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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달에 울려퍼지는 소나타

제국의 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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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소나타
작품등록일 :
2013.07.08 23:56
최근연재일 :
2014.01.05 14:42
연재수 :
8 회
조회수 :
12,970
추천수 :
27
글자수 :
33,244

작성
13.07.29 14:10
조회
2,452
추천
3
글자
10쪽

Chapter 1 - 그가 가르친 것 #3

제국의 수호자(The Lights of Empire)




DUMMY

"드... 들켰다. 어떡하면 좋지!"


"바보야, 세상에 어떤 허수아비가 길 한가운데 툭하고 나타나겠...!"


갑자기 허수아비속에서 나온 인영의 모습에 할말을 잃고 만 케인. 생그럽고 탐스런 검은색의 머리결, 그리고 선명하고 고운 앵두색의 앙다문 입술, 그리고 솜털같이 뽀얗고 하얀 피부, 그리고 마지막으로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마른 몸매까지... 도저히 남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 앞에 멍한듯이 뚫어져라 바라보는 그 소년의 모습을 보고는 그는 긴 생머리를 만지며 고상하게(?) 말했다.


"...?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그런데... 갑자기 케인의 표정이 이상했다.


"풉... 푸흡... 푸하하하하하하!"


박장대소를 터뜨리며 바닥에 데굴데굴 뒹구는 케인, 그리고 그런 그 소년이 이상했는지 의아해하는 표정을 짓는 그 남자.


"도... 도대체 왜 웃으시는거죠?"


"아, 미안. 그렇게 멍청한 두뇌를 가진 인물이 이런 온실에서 자란 귀공자같이 생긴 녀석일줄은 몰라서 큭큭큭큭!"


"귀... 귀공자라뇨!"


갑자기 부끄러운듯 볼을 밝히며 우물쭈물하는듯한 말투로 어쩔 줄 몰라하는 그를 보고는 케인이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쉬고 말았다.


'이... 이녀석, 어쩌면 다루기 쉬운 녀석일지도?'


"저기를 살펴보자!"


그런데 갑자기 멀리서 들려오는 낯선 말에 태도가 싹 바껴버린 그 남자. 이전에 있었던 귀엽고 수줍은 구석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어느새 냉정하기 짝이 없는 정색한 얼굴로 바뀌었다. 케인은 그 모습을 보고는 뭔가 깨달은듯 눈동자가 약간 커졌다.


'그렇군, 저녀석이 병사들이 찾고 있던 그 도둑인가...?'


"일단, 장소를 옮기죠."


툭!


"엥? 아앗!"


갑자기 순식간에 케인을 업은 그 남자가 어딘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스스슥!


"야, 이봐!! 이거 놓지 못해?"


가히 말을 탄 병사들을 가볍게 따돌릴만한 수준의 빠른 발걸음! 어찌나 엄청난 이동속도의 발놀림이었는지 명색이 날렵한 케인조차도 어지러움증을 느낄 정도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을에서 완전히 벗어나 멀리 자리잡은 한 들판의 커다란 나무그늘에 도착한 그 남자는 케인을 사뿐히 놓아주었다.


"이제, 됐습니다. 여기라면 제대로 이야기를..."


쾅!


"아야야야! 왜 때리시는건가요!"


머리를 부여잡으며 금방이라도 울듯이 울먹거리며 그 남자가 투덜거렸다.


"뭔가 되긴 돼! 너때문에 토할 뻔했잖아, 이 좀도둑 고양이 녀석아! 우웁!"


금방이라도 게워낼 것 처럼 얼굴이 초록빛깔이 다 된 케인이 고통스러운듯 주먹을 부여잡고 있었다.


'저녀석, 머리에 도대체 뭐가 든거야...!'


"좀도둑이요? ...앗! 이것도 들킨건가요? 어쩌지... 흐흑..."


그 남자에게서 눈물이 글썽거리자 그제서야 케인이 약간 미안했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어쨌든... 때린것은 미안해. 하지만 도둑질은 나쁜 짓인거 알아, 몰라?"


"...... 몰라요."


"......"


전혀 예상치 못한 그 남자의 대답에 케인은 잠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어... 어쨌든 도둑질은 나쁜거니까, 어서 돌려주고 와."


"싫어요!"


갑자기 떼를 쓰며 투정부리는 그 남자를 보고 케인은 기가 찼는지 손을 이마에 짚고 말았다.


'아이고 머리야, 나이는 더 나보다 많아보이면서 왜 내가 이런 사람한테 설득을 해야 하는거지...'


"돌려주고 오라니깐?"


"시... 싫어요, 붙잡히면 엄청나게 혼날거라고요!"


겁을 먹은듯한 말투를 하면서 정색하는 그 남자에 살짝 케인의 주먹이 떨렸다.


'으이구, 저녀석을 그냥 확 억지로라도 끌고 가버려?'


"잠깐만, 그러고보니 너 훔친 물건이 도대체 뭐길래...?"


"앗! 저기 오네요!"


그 남자가 남쪽 저멀리 들판을 가리키자 케인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쿠구구구구!


지진이 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진동과 함께 점점 다가오는 산더미같은 백색의 거대한 보따리를 짊어진 마차.


"......!"


"저... 저게 도대체 뭐야!!!"




***************************************************




이곳은 코르디움 자유왕국의 서쪽에 위치한 한 작은 마을 테린트, 아기자기한 작은 벽돌 집들이 즐비하게 서있고 작은 돌들로 이루어진 도로와 가로수들은 언뜻보면 마치 이곳이 동화속 마을인 것 마냥 아름다워보였다. 그러나 멋모르고 이 마을에 들어왔다가는 커다란 봉변을 당하리라!


안개가 자욱히 낀 오후 무렵, 한 로브를 머리끝까지 뒤집어 쓴 인물이 아무도 없는 마을 도로를 걷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누구인지 들키지 않으려고 하는 듯 최대한 몸을 수그린 채 눈치를 살피며 가는 모습이 누가 봐도 수상쩍어 보였다. 그런데......


"어이, 누가 감히 겁도 없이 이곳을 함부러 거닐고 다니는거냐?"


로브를 쓴 인물이 갑자기 멈췄다. 꼼짝않고 가만히 서있는 그 인물의 모습이 마치 무언가 최면이나 마법에 걸린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사사삿


갑자기 난데없는 허공에서 그 로브를 쓴 인물의 앞에 칼을 든 도적이 나타났다... 아니 정확히는 그 인물의 목에 칼을 대고 있는 채로 도적이 옆에서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서있었다.


"호오, 이곳에 온 적이 있나보군. 우리들의 존재를 알아차리다니!"


"이번에도 도움을 요청하러 왔네."


그 로브 안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고는 그 도적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저자는...?'


"오셧군요. 안으로 들여보내드리겠습니다."


갑자기 급격하게 공손해진 도적. 그리고 그는 그 인물을 데리고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




터거덕터거덕


심하게 흔들리는 마차 속에서 한 커다란 덩치의 인물이 손을 내밀었다.


"타이드의 집사인 와시드 탤런이라고 합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아, 네... 잘부탁드려요."


굵은 검은 콧수염과 매서운 눈, 그리고 구리빛 피부에 엄청나게 근육질의 몸을 가진 중년으로 보이는 인물. 그러한 와시드가 울긋불긋하게 생긴 굵다란 손을 내밀자 케인 자기도 모르게 내민 손이 벌벌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야, 그런데 타이드. 우리 지금 너네 집으로 가는거냐?"


"아... 아뇨. 그게 저 사실은..."


이번에도 우물쭈물하며 말을 못하는 타이드. 그의 눈치를 알아챘는지 와시드가 대신 입을 열었다.


"아닙니다. 타이드님은 집을 갖고 계시지 않습니다."


"네......? 그럼 집사란 건..."


"이 마차를 지키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죠."


"......"


어이가 없어 하는 표정을 짓는 케인을 보고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목적지는요?"


"음 그러니까..."


"없어요."


끼어들어 딱잘라 말하는 타이드. 더이상 와시드가 뭔가 비밀을 더 말하게 내버려두기 싫었던 모양이다.


"없다고...?"


"네......"


그런데 딱잘라 말한것과는 달리 뭔가 눈동자가 떨리는 모습에서 케인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이 녀석, 뭔가 수상한데...?'




**********************************************




어두침침한 방 안, 거미줄이 여러곳에 나있고 먼지가 사방에 풀풀 날리는 걸로 봐서 딱 봐도 엄청나게 오래된 건물 안인 것 같았다. 지하라서 그런지 퀴퀴한 냄새가 사방에서 진동을 하였고 여기저기엔 곰팡이가 잔뜩 껴있는 이곳에서 한 명의 남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매우 창백한 얼굴에 흑색의 단발머리, 그리고 뚜렷한 이목구비는 그냥 곱상하게 생긴 인물이라 착각할 수 있지만 얼굴에 나있는 수많은 흉터들이 그가 만만치 않은 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끼익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그 남자. 그리고는 문 앞에 보이는 한 인물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두 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오, 환영하네. 나의 오랜 친구 처치키스여."


"오랜만일세, 대도적 간트."


아까 전 로브 사이로 들려왔던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처치키스 자작이었다. 간트라 불린 인물은 처치키스에게 와인으로 보이는 술 한병을 건내주며 말했다.


"이번엔 무슨 일로 온건가?"


"한 인물을 찾고 있다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한 청년과 중년의 인물을 합해서 둘이지."


태연하게 무표정으로 말을 하는 처치키스. 그러나 그의 눈빛에선 형용할 수 없는 분노가 느껴지는 듯 했다. 그의 눈빛을 알아차렸는지 간트의 입가에 걸렸던 미소가 싹 가셨다. 처치키스가 내밀은 초상화를 보고는 약간 놀란듯한 표정을 한 간트였다.


"호오, 이건 왕국 최고의 사기꾼인 타이드와 그 하수인 아닌가. 그들을 찾는 이유가 뭐지?"


"꼭 말해줘야 아는건가? 감히 나 처치키스 자작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였다네. 대상인으로 감쪽같이 속이고 나서 말이지!!!"


쾅!


결국 참다못한 처치키스가 탁자를 주먹으로 힘껏 내리쳤다. 진심으로 화가 났다는 것을 깨달은 간트가 손을 들어 제제했다.


"뭐... 진정하고, 그래서 그들을 찾아 죽이면 되는건가?"


"아니... 그럴 필요는 없네. 그냥 붙잡아오게나."


갑자기 소름이 끼칠듯한 미소를 짓는 처치키스. 왠지 그의 미소를 보고는 자신도 모를 오한이 밀려오는 듯한 기분을 받은 간트였다.


"온갖 고문도구로 죽음보다 더한 공포가 무엇인지 철저하게 가르쳐 주겠네, 크크크크!"


이곳 평온한 마을 테린트... 아니 잔인한 대도 간트가 지배하는 도적의 마을 테린트에는 설명하지 못할 공포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작가의말

아, 막상 계속 연달아서 쓰려고 하니 잘 안되는게 사실이군요. 아마 오늘중으로 4화도 올릴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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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hapter 2 - 지켜야 하는 것 #2 14.01.05 390 1 16쪽
7 Chapter 2 - 지켜야 하는 것 #1 13.08.13 1,006 2 9쪽
6 Chapter 1 - 그가 가르친 것 #5 13.07.31 366 2 10쪽
5 Chapter 1 - 그가 가르친 것 #4 13.07.31 685 2 9쪽
» Chapter 1 - 그가 가르친 것 #3 13.07.29 2,453 3 10쪽
3 Chapter 1 - 그가 가르친 것 #2 13.07.28 2,529 5 9쪽
2 Chapter 1 - 그가 가르친 것 #1 13.07.18 3,188 6 9쪽
1 prolog - 대참사 13.07.11 2,003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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