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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동이 님의 서재입니다.

총열개조 원딜 독립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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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동이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3
최근연재일 :
2023.06.12 18:43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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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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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
글자수 :
182,787

작성
23.05.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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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3화 콜트(COLT)사 - 1 괴물 (수정)

DUMMY

일단은 함께 화기를 고안할 총포기술자하나. 같이 용병단을 키울 오른 팔 하나.


"이렇게 둘."


이미 총기사업을 하겠노라 마음 먹었을 때부터, 총포기술자는 점찍어둔 인물이 있었다.

그럼 용병단의 키카드는 누구로 할까로 고민을 하는 와중 퇴근하라는 종소리가 들린다.


퇴근 후, 몸의 단련에도 부단히 신경썼다.

고단하긴 해도 익숙해지니 어려울 건 없었다.


이후 침대에 누워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벌써 반년은 훌쩍 지나가 버렸고, 언제까지 허드렛일하면서 푼돈벌이하고 있을 순 없다."


나도 모르게 마음의 소리가 튀어나왔다.

크게 보면 총포상이 되어야 할 것이요, 당장에는 한 걸음이라도 떼어야 한다.


현재 20세기 초.

농장일을 마칠 때 즈음 든 생각이 아주 틀린 소리도 아닐것이,

대한제국 입장에서 보면 침략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의 임기가 끝나고 미국의 28대 대통령 토머스 우드로 윌슨의 시대가 온다.


미국내에선 새 정책과 변화로 인한 혼선이 빚어질 것이고,

외부적으로는 멕시코혁명, 제1차세계대전 등, 군수물자와 용병단이 확실히 돈을 물어오기 좋은 때가 올 터 였다.


정리하자면, 크고 작은 분쟁과 전쟁으로 돈을 벌겠다.란 생각이다.


"어쩌면 괴물같은 생각일지 모를테지."


니체가 말했던가,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하지만 난 괴물이 되어야 겠어."


개고생을 안한건 아니지마는.

일제시대라고 해봤자, 얄팍하게 단 시간 매질 당한게 전부.


"난 척하는 놈이 되긴 극구 사양이다."


애써 독립투사가 목표라지만, 이 시대를 어린시절부터 글, 책, 영상같은게 아닌 피부로 느낀 독립영웅과 난 궤가 다를 수 밖에 없다.


난 그저 일본에 아버지, 집안을 투영해 소설 주인공 행세를 할 뿐.

반항심에 기반한 애국심, 이 알량한 마음으로 증조부와 얼마나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까.


어차피 해야할 일.


독립영웅들처럼 간절하고 진정성 있는 마음이고 싶었다.

그래서 난 괴물이 되어야 한다. 증조부가 나라와 국민을 파는 괴물이었다면, 난 대한제국 독립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괴물.


"이제 정말 뒤돌아보지 않겠다. 헛 짓도 그만하고."


어느정도 미국 내에서 움직일정도의 돈은 생겼으니, 행동개시다.


대한제국의 만세운동 그 현장에 꼭 서 있기 위해서.


"조국에서 기다리는 어머니 고기반찬 사드려야지. 한참 손자로써도, 아들로써도."


난 조용히 눈을 감았다.



* * *



-툭.


침대 위에 소정의 돈과 편지를 한 통 내려 놓았다.

필립 제이스는 나에게 그 어떤 것도 받으려하지 않을테니, 이렇게라도 해둬야 속이 편하다.


방에서 나와 나갈 채비를 하고 있던 필립 제이스에게 인사를 했다.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이 은혜 잊지않고 제가 꼭 곱절로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갑자기 어디라도 떠나는 건가? 좀 더 편히 지내고 있지는."


"하하, 해야할 일이 생겨서요. 이렇게 신세만지고 훌쩍 떠난다는 말을 하니 마음이 참 편치 않습니다. 너그러이 용서하세요."


"용서는 무슨. 결국 우리의 뿌리는 같지 않은가. 너무 무리만 하지말게나."


필립 제이스는 뭔가 아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기분 탓이겠거니 했다.

그는 나에게 손을 척 내밀었다.


"인연이라는게 참 웃기지 않은가? 겨우 같은 배에 탓을 뿐이었는데 반년 넘는 세월을 한 집에서 살 줄은. 서로 일이 바빠 시간을 보내지 못한게 참 아쉽지만 다음엔 차라도 한 잔 하자고."


난 그가 내민 손을 턱 잡고 악수에 응했다.


"물론입니다, 필립씨."


난 작별인사를 하고 코네티컷 하트퍼드로 향했다.


난 하트퍼드에 도착한 후, 작은 창고를 하나 구했다. 다시 네브래스카주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여기가 내 침소이자, 연구실이 되어줄 장소였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창고긴 해도, 비바람만 막아주면 그만이었다. 결정적으론 월세가 거의 없다시피한게 컸지마는.


이 곳에 온 이유는 콜트라는 총기회사에 취직하기 위함이다.


미국의 유서깊은 총기회사 콜트.

창립자 새뮤엘 콜트가 발명한 회전식 약실관이 달린 연발 권총. 리볼버가 주력이었던 회사다.


"리볼버. 로망있는 총이지."


20세기는 리볼버의 황혼이라고 볼 수 있다. 자동화기 개발을 위한 군비경쟁과 존 브라우닝에 의해 자동권총의 설계가 정립되며 리볼버는 군용으로써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콜트사는 미군 제식 권총으로 애용되던 M1911 자동권총으로 재미를 꽤나 보았으나, 보수적인 경영방식으로 그 영광은 그리 길지 않을 터 였다.


자동권총으로 재미를 보았음에도, 리볼버의 고급화 외에 다른 전략이 거의 전무 했기에.


하지만 내 머리 속엔 미래의 개인화기에 대한 정보가 훤하다.

곧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새로운 화기 기관총에 관심이 쏠릴 것이고, 난 여기서 기회를 잡아 내 용병단이자 자회사를 차릴 돈을 벌 작정 이었다.


일단은 채용이 되어야 뭘 해도 할테니, 무식하게 들이박기로 했다.


"좋은 아침 입니다. 꼭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콜트사 공장에 들어가기위해 아침마다 서서 회사사람들이라면 누구든 꾸벅 인사를 했다.

그리고 하루종일 공장 근처를 청소하고 다녔다.


다들 모자란 사람이겠거니 하며 외면했지만, 상관없다. 될 때까지 할꺼니까.


그렇게 혼자만의 구애는 계속 되었다. 이 짝사랑을 한지 3주차.

여느 때처럼 인사를 하고 공장 앞을 청소했다.


그 때 한 백인이 나를 유심히 쳐다보다 앞에 척 섰다.


"흠... 이봐요,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어요?"


"아니요, 전 꼭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저희 조국엔 안되면 되게하라란 말이 있거든요."


그 사람은 내 말을 듣고 조금 생각하는 듯 하더니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잠시 차나 한 잔 합시다."


난 이게 하늘이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나를 사무실 안으로 데려가 차를 하나 내주더니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까지 일하고 싶어요?"


"나의 조국에 돌아가기 위해서 입니다."


"조국이요? 돈을 벌기위해선 다른 일도 많을텐데요."


"전 꼭 총기 만드는 일을 하고싶습니다."


그는 책상을 손가락으로 톡톡 치다 나를 바라봤다.


"조국이 어디시길래 총을 만들고 싶단 거요?"


"대한제국. 지금 일본의 식민지인 나랍니다."


"아. 내 그 나라에 대한 사정은 잘 모릅니다마는, 일본사람들을 다 쏴죽이는 총이 갖고 싶은 것이요?"


"아뇨, 총은 사람을 죽이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지."


나의 말에 백인 남자는 조금 의아한 듯 물었다.


"그건 무슨 뜻입니까?"


"전 그저 응당 복수를 위해, 사람을 해치기위함으로 총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전 우리 국민이 더 이상 유린당하지 않고 평등해지길 바랍니다. 이 회사의 슬로건 처럼 말입니다. 총은 무기가 아니라 방패라고 생각해요. 주인을 지켜주는."


그는 뒷목을 주무르더니 나에게 물었다.


"난 이 회사의 사장 다니엘 콜트라고 합니다. 그 쪽 이름은?"


"병오 리 라고 합니다."


"특이한 이름이네요, 말만으로는 내가 그 쪽을 믿긴 힘드니 무슨 일이든 괜찮겠어요?"


"네, 다니엘씨. 가치를 증명한다면 꼭 정식적으로 총기 다루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십쇼. 아직 시민권은 없지만 재직기간 동안 어떻게든 취득할테니 말입니다."


난 강한의지를 담아 호소했다. 다니엘 콜트는 재밌는 사람을 본 것처럼 웃는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자신 있나 봅니다? 제가 하나 약속하죠. 만약 당신이 가치를 증명한다면 정식채용 뿐만아니라 시민권도 쉽게 딸 수 있도록 도와주겠어요. 일단은 공장 경비와 청소 담당이긴 하겠지만. 내일부터 나오세요."


"감사합니다. 꼭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로."


난 그렇게 유서깊은 총기회사 콜트에 말단 경비이자 청소부요, 잡일꾼으로 고용 되었다.

보기에는 전과 다름없는 것 같아도 장족의 발전이다.


창고로 돌아와 차가운 바닥에 털썩 앉아서는 아직 세상의 빛도 보지 못했을 화기의 작동원리를 끄적였다.

대략적인 형태를 그려놓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분명히, 그 사람도 이 총을 구상하고 있을테지."


이 화기를 구현해줄 도안을 그리는 것까진 능력이 닿지는 못하나, 내가 끄적여놓은 것만봐도 그 총포기술자는 답을 금새 찾아내겠지. 답례로 기술을 전수받으면 땡큐고 말이야.


"콜트사에서 일하다보면 분명히 마주칠 일이 생길꺼야. 분명히."


언젠간 마주칠 총포기술자를 만날 생각에, 이 시대 화기들을 정리하는데 정신이 다 쏠려 있었다. 이내 땅바닥에서 잠들어버렸다.


그때 나는 몰랐다.


출근 첫 날부터 전쟁을 치룰 거라고는.


아침이 밝고, 콜트사의 성실한 경비이자 청소부로써 서둘러 창고를 나섰다.


공장 앞에 도착하자, 다니엘이 나를 불렀다.


"오늘 날 찾는 사람들이 올거에요, 만나지 않겠다고 전해줘요. 과격하게 굴지도 모르니 조심하시고, 감당되는 선에서만 막으세요. 정 안되면 내가 해결할테니."


"네, 맡겨만 주십쇼."


"정말 무리는 하지말아요. 내가 NRA(전미총기협회)에 자금을 댄 것에 화가난 무법자들이니까."


"걱정마세요."


20세기초의 전미총기협회는 민간인들의 총기규제를 매우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단체였다. '미국의 헌법 제2조에 명시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국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란 구절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총기가 위험하게 사용되는 것을 막고, 최소한 쓰는 법은 제대로 알고 쓰자는 취지.


허나 이런 규제들이 생겨나면 범죄단체나 전과자들이 손쉽게 무기를 구할 길이 좁아지니 달갑게 보지 않는 범죄자들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돈이 최고라지만, 체할 것이 뻔한 일은 않하는게 맞다.

회사총기들이 범죄자들 손에서 놀려지다보면 좋을게 없다. 회사 이미지만 망가질 뿐이지.


그러나 사장의 의미심장한 말과는 달리, 별 다른 일없이 오후가 찾아왔다.


"크게 시끄러운 일은 없겠는데."


그냥 속 편하게 바닥이나 쓸고 있었다.


역시 문제는 항상 마음 놓고 있으면 생기더라. 불문율인건지.


덩치좋은 백인 사내들이 다가왔다. 걔 중에 제일 말이 통할 것 같은 점잖은 사람이 나를 부른다. 목소리엔 짜증이 가득했다.


"이봐, 여기 사장 다니엘 콜트를 만나고 싶은데. 안내해."


'뭐야, 저 싸가지 밥 말아 먹은 새낀.'


점잖은 생김새와 달리 꽤나 시건방진 태도의 남자였다. 다짜고짜 하대를 하는게 높으신 양반인가?


"죄송하지만, 사장님이 뵙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다음에 다시오시는게."


"헛소리말고, 당장 안내해."


"다시 말씀드리지만, 안됩니다."


"잔말말고 비켜."


이 점잖은 싸가지는 내 어깨를 툭 밀치고는 지나가려고 했다.

난 그 앞을 척 가로막으며 안된다고 손사레를 쳤다.


"안된다잖습니까."


"아잇 이 건방진 동양인놈이. 내가 누군지 알고 계속 성가시게 굴어!"


시대와 세계를 막론하고 항상 나오는 말.

'내가 누군지 알고 그러냐?' 미국도 별다를 것 없었다. 어떻게 알겠니 초면인데 새끼야.


"누구시길래 그러십니까."


"네가 말하면 알아?"


"후. 무슨 일인지라도 말씀해주세요. 전달이라도 해드릴께요."


"누군진 알거 없고. 다니엘이 NRA(전미총기협회)에 로비자금을 대주었다는데, 따져볼게 있어. 어차피 네놈은 알아듣지도 못할소리지, 비켜."


뭘 자꾸 비키라는건지. 내가 완강히 버티자, 그 점잖은 양반은 덩치 좋은 백인 둘에게 지시를 내렸다. 성가시게 구는 나를 치우라는 것 같다.


두 덩어리가 다가와서는 표정을 구겼다. 안그래도 험상궃은 얼굴이 우악스럽게 변했다.


"괜히 다치지말고 말 들어."


"안된다는데 왜 이렇게 행패를 부리십니까."


덩치 큰 백인 둘은 가소로운 듯 웃으며 날 툭 밀었다.


"야 혼나기전에 길 터. 우린 참을성이 없는 사람들이라서."


"죄송합니다. 저도 이게 일이라서요."


둘은 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휘졌고는, 솥뚜껑같은 손을 날 향해 휘둘렀다.


-퍼억.

-콰직.


"크아아악!"

날아오는 손을 가볍게 흘렸다. 한 놈의 턱에 주먹을 꽂아넣고,

동시에 반댓 팔꿈치로 다른 놈의 코를 그대로 후려쳤다.


덩치에 맞는 큰 소리로 고통스런 비명을 질렀다. 온갖 무게는 다 잡더니마는.


"다음에 다시 오세요."


날 치우려던 놈들은 되려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점잖아보이던 백인남자는 머리가 아픈지 이마에 손을 올렸다.


"저런 동양인 하나를 못잡아서는."


놈은 미간을 구기며 수하의 무능력함을 탓했다.

이내 회사쪽을 응시하더니 크게 소리친다.


"다니엘! 정말 전쟁이라도 할 생각 아니면 나와. 갱단을 끌고와서 모가지를 다 비틀어버리기전에!"


놈이 소리치고 얼마지나지않아 사장이 회사 안에서 걸어나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혹여나 문제가 생길지 몰라, 실존 인물들을 토대로 조금 가공하여 가상의 인물들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고증은 정말 필요한게 아니면 지킬 수 있게 빡빡하게 공부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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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콜트(COLT)사 - 2 콜트 폴리스 포지티브 리볼버 (수정) +7 23.05.12 1,378 38 12쪽
» 3화 콜트(COLT)사 - 1 괴물 (수정) +4 23.05.11 1,410 44 13쪽
2 2화 서시(序詩) - 2 총기사업 종잣돈 마련 +3 23.05.10 1,523 46 15쪽
1 1화 서시(序詩) - 1 +12 23.05.10 1,774 4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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