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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빠꾸맨 님의 서재입니다.

반로환동한 헌터는 귀농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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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빠꾸맨
작품등록일 :
2024.09.1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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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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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9.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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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뭐가 이렇게 많아?

DUMMY

탁.

김선혁이 태블릿을 터치하자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홀로그램에는 내가 가져온 표본들이 영상 형태로 떠올라 있었다.


“가장 먼저 샘플 A, 가칭 황금 사과라 이름 붙인 이 물건은······.”


황금 사과.

나는 이미 알고 있던 설명을 듣던 두 제자의 눈이 커졌다.

듣고도 믿기 힘들 테지.


“그리고 이 마력수 샘플은 기존 마력수보다 마력 회복 효과가 뛰어납니다. 하급 마력 포션의 효능과 맞먹을 정도인데······.”


게이트 너머는 신세계다.

어떤 환경이 펼쳐질지, 어떤 신물질이 발견될지 알 수 없다.

마력을 품은 물, 통칭 마력수는 게이트 너머에서 흔히 발견되는 물질이다.

하지만.


“그쪽에서는 마력수가 커다란 호수를 이루고 있었다.”


그 규모가 호수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마력수는 샘 규모라면 모를까 호수 규모로 발견된 전례가 없다.

그 정도로 발견됐다면 인력을 동원해서라도 마력수를 전부 퍼냈을 것이다.

마력수는 현대 마도 화학의 기본이 되는 물질이니까.

게이트 너머에서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희석액을 사용한다.


“마력수가 호수라고요? 말도 안 되는 규모네요.”


좀처럼 놀라지 않는 차분한 성격인 성루아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녀의 목소리가 한 톤 높아졌다.

그래봤자 낮은 목소리였지만.


“대단해! 먹어볼래! 먹어볼래!”


옆에서 여전히 하이톤인 목소리로 이하나가 돌아다녔다.


“그리고 이건 영초 A입니다. 마력 회복 효과와 생명력 회복 효과가 동시에 있는 것으로 검증되었습니다. 마력초와 생명초의 효과를 동시에 내는 영초죠.”

“이론상 생명력과 마력 회복 효과를 모두 가지는 포션을 만들 수 있다는 소리군요.”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마력 회복과 생명력 회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포션은 없었다.

그래서 두 효과를 하나로 합치는 것이 마도 화학계의 지상과제였다.

그런데 이세계에서 두 효과가 같이 나타나는 영초가 발견된 것이다.


“······이 가칭 오리할콘이라 붙인 금속은 레어메탈을 뛰어넘는 마력 전도율과 강도, 경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잉.

마침내 황금빛 금속 형상이 홀로그램에 떠올랐다.

레어메탈.

헌터 장비에 사용되는 희귀 소재.

꿈의 금속인 레어메탈을 뛰어넘는 금속의 등장에 두 사람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제는 더 놀라기도 힘들군요.”

“대단해!”


차분한 표정이지만 놀란 눈빛의 성루아와 호들갑을 떠는 이하나.

제자 둘이지만 정말 성격이 극과 극이다.


“마지막으로······. 이게 공대장님이 먹은 걸로 예상되는 가칭 불로초라는 영초입니다. 효능은······. 텔로머레이스······. 를 포함한 안티 에이징으로 추정됩니다. 최고 수준의 분석 장비를 동원한 현대 마도 과학으로도 이 영초의 효능을 전부 밝혀낼 수 없었습니다.”


불로초.

그 영초의 화면이 떠오르자 모두가 침묵했다.


“이상입니다.”


탁.


“다음부터는 내가 설명하지. 내가 각성한 고유 능력은 게이트다. 공간을 잇는 문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지.”


나는 손을 흔들어 게이트를 만들어 보였다. 평상 위에 작은 게이트가 열리고 저 밭 너머에 주차된 제트기와 이곳의 공간이 이어졌다.


“나는 이 능력으로 이세계에 다녀왔다. 증거는 저기 있을 테고. 저 불로초라는 영초를 먹고 이렇게 다시 젊어졌지.”

“그렇군요.”

“신기해!”


믿기 힘든 이야기겠지만 한 치 의심도 없이 믿는 두 제자.


“의심 안 하냐?”

“선생님이 거짓말할 리가 없잖아요.”

“저는 전부 다 믿어요!”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는 성루아와 대조적으로 순진하게 웃는 이하나.

둘 다 쉽게 믿어주니 다행이군.

걱정한 것에 비해서 허무하면서도 좋은 결말이다.


“검사가 끝난 샘플은 전부 여기 있습니다.”


김선혁이 내게 가방을 건넸다.

나는 가방을 받아들면서 불로초 샘플을 손에 쥐었다.

게이트가 열리면서 현대 문명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마력이라는 새로운 에너지와 신소재의 등장은 마도 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으로 발전했다.

게이트가 인류 문명을 발전시켰다고 제5차 산업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현대 과학으로도 불로초의 효과는 제대로 밝혀낼 수 없었다.

수수께끼의 영초.


‘역시······. 이게 정말 불로초라면······. 어쩌면······.’


사라를 되살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

사라.

그녀를 소생시키기 위해서 나는 모든 수단을 다 사용했다.

하지만 아직 실마리도 못 잡았다.

그녀는 여전히 협회 지하 포트에 냉동수면 상태로 잠들어 있었다.

은퇴 이후에는 김선혁이 그 소생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은퇴한 뒤에 내가 유일하게 신경 쓰는 것도 사라 소생이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불로초를 건넸다.


“김선혁······. 이걸 좀 더······.”

“분석해서 염제 님을 소생시켜달라는 거군요. 알겠습니다.”

“척하면 척이군.”

“공대장님 보좌도 십 년이 넘었습니다. 이 정도도 눈치 못 채면 용사 딱지 떼고 헌터계의 초신성 영웅의 아들한테 물려줘야죠.”


영웅의 아들?

그거 나잖아.


“안 한다고.”


헌터계의 초신성이고 나발이고 그런 거 안 해.

아니 틈만 나면 날 헌터계로 복귀시키려고 하네.


“알겠습니다.”


그가 불로초 샘플을 받아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된 거다. 질문 있는 사람.”


내가 말하자마자 이하나가 손을 번쩍 들었다.


“저요! 저요! 사부님!”

“이하나, 말해.”


그녀가 해맑게 웃으면서 말했다.


“저 사부님이랑 같이 이세계 갈래요! 재밌을 거 같아요!”


재밌을 것 같다니.

정말 이하나다운 이유다.


“안 돼. 아직 내 능력이 숙달 안 됐어. 마력도 많이 들고.”


스킬 레벨 따위는 표시 안 되는 불친절한 상태창이지만, 본능적으로 능력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지금의 내 게이트 능력은 스킬 레벨로 따지면 1렙에 불과했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성루아가 손을 번쩍 들었다.

아니.

넌 또 왜 손을 드냐.

그냥 말하지.

쓸데없이 이하나를 의식해서인지 손을 꼿꼿이 들고 있던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말하라는 뜻이었다.

성루아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력 포션이 필요하면 제가 제공해드릴 수 있어요. 무상으로요.”

“나 아직 각성 하루 차다. 얘들아.”


나 1일차 초보 각성자야.

왜 100레벨 능력을 요구하니?


“게이트는 1인용이야. 2인이 되려면 능력을 좀 더 연습해야 해. 마력이 많다고 지금 당장 다인용 게이트를 열 수는 없어. 게다가 스승이 제자한테 빚을 질 수도 없는 노릇이지.”


어딜 손 벌릴 데가 없어서 제자에게 손을 벌리겠는가.

삥을 뜯더라도 김선혁에게 삥을 뜯어야 했다.

김선혁에게는 해준 게 얼마인데.

좀 받아도 된다.

그래도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


“하지만 선생님······.”

“됐어. 내가 제자 푼돈이나 뜯어내는 사람처럼 보여? 김선혁이한테 받아내면 되니까 걱정 마라.”

“요즘 협회랑 길드 예산이······.”


옆에서 김선혁이 헛소리했다.

나는 그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어딜 헛소리를. 재벌급으로 돈 많은 거 다 아니까 그냥 내놔라. 좋은 말로 할 때.”


협회라면 몰라도 내가 한때 길드장이었고 지금은 김선혁이 길드장인 유니온 길드는 세계 모든 길드의 정점에 선 길드다.

웬만한 재벌그룹 뺨칠 정도의 자금을 운용 가능했다.

그러니 돈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됐다.


“농담입니다. 공대장님께서 원한다면 모든 종류의 포션을 무제한으로 무상 공급하겠습니다.”

“들었지? 신경 쓰지 마라.”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제자가 준비한 성의를 안 받겠다는 건가요?”


성루아가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성의라니.

그렇게 포장하니 순식간에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루아의 얼굴이 살짝 우쭐해진 무표정으로 변했다.


“아니 그건 아닌데······.”


안 받아주면 안 될 것 같다.


“그럼 받아줄 거죠? 선생님. 제 성의요.”

“성의라면······. 안 받는 것도 좀 그렇겠지······.”


내 말을 들은 루아가 짝하고 손뼉을 쳤다.

그녀가 드물게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선생님을 생각하는 마음의 크기만큼 준비할게요.”


날 생각하는 마음의 크기라니.

대체 뭘 하려고.

벌써 두려워졌다.

게다가 어느새 프레임이 역전까지 되어버렸다.

빌어먹을.

이러면 안 되는데.


“선배! 나도! 나도 보탤래! 성의!”

“······알았어요. 이하나 헌터.”

“와아!”


옆에 있던 이하나까지 이미 합세해버린 상황.

머리가 아프군.

대체 무슨 사고를 치려고 저러는 건지.


“제자 교육이 참 잘됐습니다. 공대장님. 역시 참스승입니다.”

“불난 데 부채질이냐?”

“순수한 칭찬입니다. 이렇게 교육을 잘하시는데 그 재능을 썩힐 필요는 없습니다. 아카데미 생도가 조금 그렇다면 교관은 어떻습니까? 우수한 헌터 미래 전력을 육성하고 인맥도 다지고 여름 겨울 방학 때 쉬고 아주 일석삼조, 아니 일석 십조······.”


아니.

생도가 안 되니까 이제 교관이냐?


“아카데미 쪽으로는 오줌도 안 눌 거니까 이야기 꺼내지도 말아라.”

“아쉽군요.”


정말 아쉬운 눈빛으로 입맛을 다시는 김선혁을 바라보면서 나는 한숨을 쉬었다.


“아무튼 사정 이야기 다 했으니 오늘은 이만 마무리 작업하고 집으로 가라.”


나는 쑥덕쑥덕대며 작당모의하고 있는 두 제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부님! 마무리 작업이 뭔가요!”


이하나가 손을 또 들고 질문했다.

나는 가만히 손가락을 들어 엉망이 된 밭을 가리켰다.

제트기가 수직 착륙한 탓에 내가 열심히 갈아놓은 밭은 당연히 엉망이 되어있는 상황이었다.


“저거 너희가 저렇게 만든 거니까 전부 원상복구 해놓고 가. 너희 손으로. 일단 전용기부터 좀 보내고. 나갈 때는 농장 문 열어 줄 테니 알아서 나가.”

“워, 원상복구요?! 말도 안 돼! 전용기는 선배 거고 저, 저는 그냥 선배 따라온 건데요! 그렇지만 사부님이 하라면 하, 할게요!”


내 말에 놀라는 이하나.

성루아가 그런 이하나의 머리를 꾸욱 눌러서 숙이게 만들어 인사를 시켰다.


“원상복구 해놓고 갈게요. 선생님.”

“그래.”


나는 게이트를 열어 창고와 평상을 연결했다. 게이트 너머로 가지런히 정리된 농기구가 보였다.

나는 거기에서 호미와 괭이를 꺼내 나눠주면서 말했다.


“자, 지금부터 원상복구 작업 개시.”


농기구를 받아든 성루아와 이하나가 등을 돌렸다.

지이이이잉.

이하나가 지시를 보낸 건지 전용기가 이륙하며 다시 한번 밭을 박살내놨다.

밭 한가운데 호미를 든 성루아가 손을 휘젓자 땅이 움푹 패였다.

염동력이었다.

옆에는 괭이를 든 이하나가 마력까지 쓰면서 소보다 더 빠르게 밭을 패고 있었다.

흠.

기계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빠르긴 하다.

나는 그 광경을 보면서 김선혁에게 말했다.


“김선혁이.”

“네 공대장님.”

“이세계 게이트 다시 열고 들어갈 거다. 그러니까.”

“탐사 장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죠? 알겠습니다. 길드랑 협회 창고에서 물자 불출하겠습니다. 새벽까지 여기 도착할 겁니다.”


김선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끔 얄밉긴 하지만 이렇게 알아서 척하면 착하는 것도 김주혁밖에 없다.

반면에 우리 제자들은.


“야! 너네! 밭 원상복구 시켜놓으라니까 땅 속살을 다 뒤집어엎으면 어떻게!”


밭을 아주 뒤집어엎고 있었다.그날.

결국 나는 김선혁까지 합류시키고 나서야 밭 원상복구를 끝낼 수 있었다.

그리고 새벽.

마침내 김선혁을 통해 주문한 헌터 전용 탐사 장비가 도착했다.


“도착했습니다.”


그것도 무려 컨테이너 한 대 분량으로.

뭐가 이렇게 많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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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루노드
    작성일
    24.09.15 20:28
    No. 1

    게이트 너머로 컨테이너 가져간 다음에 같은 세계끼리는 마나 조금 쓰니까 이세계에서 게이트 연결하면 쉘터 겸 장비 창고 겸 쓸 수 있어서 그런거 아닐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시몬느
    작성일
    24.09.16 05:02
    No. 2

    사라가 정실이 될 것인가 두근두근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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