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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hion의 작품 서재

용사였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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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7.09 16:53
최근연재일 :
2018.08.2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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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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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2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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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왕도(完)

DUMMY

대부분의 도시는 하나의 거점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면서 형성 되어가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왕이 거주하는 지역 가까이에 신하가 거처를 잡고 그 근처에는 그 하인들이 자리를 잡는다. 궁전이 생기고 저택이 생기고 민가가 생기게 되는 거다. 그러면 점점 밀집한 곳에는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점이 형성되고, 상점 가까이에는 상인들의 집과 공장이 퍼져나간다. 보통 이러한 방식으로 왕도가 도시가 마을이 형성 되어간다. 왕도 근처에는 큰 도시가 주변에 있고 그 인근에는 항상 작은 마을이 훑어져 있다.

왕도 인근에 형성 된 작은 마을까지 무사히 지나온 건 행운이다. 주요 도시에는 치안 유지를 위해 반드시 기사단이 머물고 있다. 그들은 주변 마을까지 미쳐 도적을 비롯한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보호 해주기 위해 넓게 퍼져있다. 그러나 그들 이외에도 나를 쫓는 이들까지 있어서 왕도 인근에 잡인 한 직전에도 간단하지 않았다.

그러한 탓에 거리를 예전에 교회에서 내가 용사인 걸 알리려고 왕궁으로 가는 길과 다른 길을 걸으며 이동한다. 한 번 갔었던 큰 길이 아닌 좁고 가는 길을 몸을 숨기며 걷는다.

이윽고, 초대장에 적힌 예배당에 도착했다.

예배당에는 과거 내가 용사임을 알리기 위해 간 적 있는 왕궁에서 본 제 3위 왕자 코르넬리우스 폰 퓨리 첼이 예복을 입고 있다. 사실 본적이 없다면 왕족의 상징인 밝은 보라색 망토를 이 사람, 저 사람 두르고 있어서 헷갈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 본 적이 있고 그 만이 왕족들 중에 유일하게 칠색 깃털이 달린 왕관을 쓰고 있는 걸 보면 결혼하는 신랑임을 알겠다. 자고로 왕가의 결혼식에서 신랑은 왕가의 상징인 칠색 깃털이 달린 왕관을 머리에 두르니까 말이다.

“용사여, 이제 보니 꽤나 거친 남자구나.”

그런 말을 옆에서 같이 몸을 숙이고 있는 발렌타인은 히죽거리며 말한다.

그 말은 물론 장난 섞인 말이겠지만. 어떤 의미로는 맞을지 모른다. 지금 상황이 상황인 만큼 틀리지는 않다.

그 날 이후로 점점 침식이 되어가던 여동생은 위험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 지금 당장 영영 기회가 없어져 버린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 그러니 내게는 방법이 없다. 다른 선택이 없다. 차근차근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할 시간이 말이다.

그런 내가 택한 건 지금 결혼식장에 돌입하여 강제로 현자를 납치 할 생각이다. 납치하여 부탁을 할 작정이다. 그러려고 지금 곧 열릴 결혼식에 맞추어서 이곳에 도착한 거니까. 과연 그녀가 내 여동생의 몸에서 발렌타인을 무사히 떼어 내는 방법을 알 던 모르던 말이다.

“지금부터 결혼식을 거행한다.”

사제로 보이는 이의 발언이 울리고 순백의 망토를 두른 여인이 버진 로드를 통해 걸어 나온다.

필시 현자겠지.

자, 그럼 틈을 보아서.

“어?”

라고 마음을 먹고 있었으나.

한 순간 이곳에 있을 리가 없는 있을 수 없는 인물을 보고 나는 놀라 몸이 굳어 버린다.

“저 놈이 어째서 이곳에.....”

발렌타인 역시 옆에서 놀라는 목소리를 흘린다.

나와 발렌타인을 놀라게 한 자는 검은 갑옷을 두르고 있다. 기사라면 백색의 갑옷 일반적이지만 그 남자의 갑옷은 검다. 정교한 장식도 없을 뿐 아니라 잘 연마된 광택의 색도 없다. 어둠과 같이 나락과 같은 그저 밑도 끝도 없이 검다.

그리고 그 검은 갑옷의 주인의 얼굴은 높은 콧대와 용맹스러운 눈썹을 가진 정한한 얼굴 생김새를 보유하고 있다. 굳게 다문 입술은 엄격하고 금욕적인 의사를 엿보이게 한다. 한없이 차분하고 근심을 담은 눈빛이 남자만이 가질 수 있는 성적 매력을 강하게 풍긴다. 왼쪽 눈 밑에 눈물방울 같은 점이 있다. 인상적인 눈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실로 시선 하나만으로 여심을 녹여버리는 게 가능 할 거 같다.

여기까지만 말을 해도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정체를 알아차린다고 해도, 어째서 이 자리에 있는 건지에 대한 답이 될 수는 없다.

의문을 표하려는 그 상황 속에서도 결혼식은 계속 진행이 되어간다.

신을 모방하여 만든 조각상 앞, 현자와 제 3위 왕자 코르넬리우스 폰 퓨리 첼 마주보고 가볍게 절을 한다.

사제로 보이는 이의 결혼식을 진행하는 목소리가 귀에 와 닿는다. 꽤나 멀지 않은 곳에서 숨어서 듣고 있지만 멀리서 울리는 소리처럼 흐릿하게 들린다. 그렇게 느껴지며 그의 발견과 동시에 머릿속은 짙은 안개가 피는 느낌이다. 마음에는 시커먼 구름이 끼며 설마 하는 기분을 들게 한다.

“신랑, 제 3위 왕자 코르넬리우스 폰 퓨리 첼 차기 국왕께서는 신의 앞에서 이 여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아내로 맞이할 걸 맹세하십니까?”

그 말은 더욱더 내 안의 흔들림을 떨게 만든다.

제 3위 왕자 코르넬리우스 폰 퓨리 첼, 그는 왕위 계승 꽤 뒤에 있던 자다. 아무리 내가 속세를 등지고 지냈다고는 해도 그런 말은 들은 적이 없다. 국왕이 죽었으며, 제 1위, 제 2위 왕자들과 제 1위, 제 2위, 제 3위 공주들 모두 왕권 계승을 포기했다고 말이다. 제 아무리 하루 먹고 사는 게 급급한 가난한 마을에 있었다고 한들. 왕가 안에서 벌어지는 일 보다 밭일에 더 관심 있는 이들이 있는 곳에서 살았다고 했다고 해도 이건 이상하다. 왕위 계승은 상당히 중대한 일이라서 시골 마을까지도 보통 소식이 퍼지길 마련이다.

“짐은 망설임이 없다네. 맹세하지.”

이미 왕이 된 거처럼 행세 하는 제 3위 왕자 코르넬리우스 폰 퓨리 첼을 보며 나는 믿을 수 없는 게 떠오르고 만다.

“신부, 라 발라 르 블랑은 맹세 합니까?”

라 발라 르 블랑, 현자에게 그런 질문을 한다. 현자는 고개를 끄덕인다. 목소리를 내어 대답을 하지 않고 말이다.

사제는 응답이 끝나는 걸 확인하고 혼인 서약문을 읽어 내려간다.

나는 확인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우선 납치 하는 걸 우선시해야 하는 건가. 그런 고민 속에서 내게 답을 주는 이가 있었다.

“드디어 재회 하는 군.”

내게는 스승님이 있었다. 그리고 그 스승님에게는 아들이 있었고, 그 아들은 나와 함께 검을 배웠으며. 훗날 나와 함께 여행을 했다.

최근 재회를 통해서 더는 나는 옛 동료와 친하다고 말 할 수 없지만. 그 스승님의 아들, 짐 프릭스와는 그 때부터 사이가 좋지는 못했다. 일방적으로 나를 그가 싫어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질투다. 스승님께 검을 배우면서도 점차 나는 신뢰와 칭찬을 받았지만. 그는 그러지 못했다. 엄격했던 스승님은 그에게는 여전히, 아니 내게 했던 거 이상으로 엄격했다. 당연했다. 그는 스승님의 아들이었으니까. 자신의 아들은 더욱더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랬다는 걸 나는 훗날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걸 알지 못 한 건지. 이해하려고 하지 않은 건지. 여행 내내 나를 질투 했으며 시기하며 미워했다. 그런 마음은 다른 동료들에게도 표출은 되었으나, 유독 내게 심했다.

“천천히 양 손을 들고 돌아. 수작 부리며 어떻게 되는지 알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였다.

이 결혼식장에 있으면 안 되는 사내, 드빌. 내가 드빌을 처음 보았을 적에 떠올랐던 그, 짐 프릭스가 내 뒤에서 내게 검을 드리우고 있었다.

목소리마저 변하였다면 나는 그를 알지 못했을 거다.

짐 프릭스의 얼굴은 꽤 변해 있었다. 드빌이라는 그 사내 못지않게 여성에게 있을 정도의 미인이었다. 미인이었던 그의 외면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보아 하니 나를 알아보는 모양이네. 정말 다행이군.”

왼쪽 눈동자는 동공이 보이지 않는다. 주변은 괴사하여 뿌옇게 흐려진 안구와 함께 그 주변의 얼굴근육마저 마비 된 모습이다. 눈꺼풀이나 눈썹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거의 얼굴 왼쪽 절반이 죽을상으로 변하여 가면처럼 경직돼있다. 또 한 머리카락은 하얗게 변하였고 목 주변은 비늘이 자라나있다.

아마 그의 발언은 이런 겉모습을 염두하고 한 말이겠지.

“못 알아 볼 리 가없지. 친우였으니까.”

내 그 발언에 그는 언성을 높인다.

“웃기지마, 나는 단 한 번도 네놈을 그 따위로 생각 한 적 없다!”

그는 역시 화를 낸다. 여전히도 내게 증오를 품고 있는지 그런 말을 흘린다.

하긴 스승님은 자신의 아들이 용사인 나보다 더 검에 능통하기를 바라며 엄격하게 대한 거라고 알려 주었지만. 그에게는 그 진실을 알리지 않았다. 알리는 순간 자신의 진심은 왜곡 될 거라고 말이다. 허나 내가 보기에는 그 행동 자체가 그를 어긋나게 한 게 아닌 가 싶다.

“초대 하지 않은 불청객 때문에 짐의 결혼식은 중단해야겠군.”

그의 언성 때문에 제 3위 왕자 코르넬리우스 폰 퓨리 첼은 이쪽을 응시한다.

“이런, 이런. 정말로 올 줄이야.”

제 3위 왕자 코르넬리우스 폰 퓨리 첼의 발언과 함께 짐프릭스는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바로 대중들이 모인 식장으로 말이다.

“당신이 어째서 차기 국왕이 된 거지?”

그가 나를 발견 하고 건넨 말에 대한 답은 이거다.

왕족 결혼식에 너무 뻔뻔하게 존재를 드러내는 드빌, 그리고 있을 수 없는 제 3위 왕자의 차기 국왕. 거기다 악마에게 타락 된 자의 말로 같은 모습의 짐 프릭스를 보면 한 가지 가설은 떠오르지만. 그걸 확인 차 묻는다.

“이런 무례한 것, 어디서 차기 국왕님께 건방지게 함부로 질문을 던지는 거냐.”

짐 프릭스는 나를 덮쳐 몸을 짓누른다.

“괜찮다 허가하지.”

그제야 짐 프릭스는 내게서 떨어진다.“짐작은 가지만, 설마 당신.”

“웃습군. 알면서 묻는다니.”

내 질문에 제 3위 왕자 코르넬리우스 폰 퓨리 첼은 양손을 벌리고 고개를 저으며 웃는다.

“이미 깨닫고 확인한다고 뭐가 달라지지? 어리석군. 이런 거에 한 번 패했다니. 자네들 실력을 다시 한 번 심사숙고 해봐야겠군.”

여기서 자네들은 드빌을 시작으로 다른 마족인 모양이다.

“그런 말씀을, 섭섭합니다. 어차피 그건 저기 용사의 여동생 몸에 잠들어 있는 한심한 왕이 이끌던 옛 군사의 이야기란 거 잘 알지 아시잖습니까.”

그 말은 나를 분노하게 한다.

“설마, 역시 당신 마족하고 손을 잡은 거냐. 그런 거냐.”

그 발언에 너무나도 뻔뻔하게 답을 취한다.

“그게 뭐 어쨌다는 거냐, 세상이 내 것이며, 이 아름다운 여자가 내 것이 된다. 나는 여자도 국가도 손에 넣는다. 그러기 위해서 잠시 힘을 빌렸을 뿐이다.”

“그게 무슨.....”

어느 부분은 이해가 가는 바이지만. 알 수 없는 맥락이 있었다.

“그래, 짐은 왕이 되기 위해 이 여자에게 최면을 걸어 달라고 마족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데 그게 나쁘다는 듯 말하는 거냐. 알 수 없군.”

그의 발언에 나는 몸을 부르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한 힘을 빌렸을 뿐이다.”

그 발언에 잠시 망설임이 있었으나.

“그렇다면 용사여, 너도 나와 손을 잡으면 그만 아니더냐.”

망설임은 존재했다.

그건 마족과 손을 잡는 게 꼭 나쁘게 볼 일인가라는 의문 때문이다. 일전에도 본 착한 마족 때문도 있고, 그들과 화합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내 안 어디가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마족은 내게 꼭 사악한 존재는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저 제 3위 왕자 코르넬리우스 폰 퓨리 첼이 손을 잡은 이들은 아니다. 내가 아는 바로는 저들의 속셈은 왕도를 일방적으로 집어 삼킬 작정이다. 그런 이들과 동맹을 체결했다라고 보기 어려울 거다. 욕심에 눈이 멀어 그저 이용당하는 걸 혼자만 모르는 게 분명 한 느낌이다.

그런 내게 발렌타인은 말을 걸어온다.

의외로 절망감은 크지 않다. 여동생은 구하지 못할 걸 예견 하고 있던 건지. 크게 나락에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저 멍청한 제 3위 왕자 코르넬리우스 폰 퓨리 첼을 비롯한 세상을 다시 한 번 위기에 빠트리려는 이들에 분노 할 뿐이다.

“좋아, 다만 잠깐 일 뿐이다.”

나는 용사로서 직책을 결코 놓지 못 할 모양이다. 결코 누가 알아주지 못하여도 다시 한 번 더 모든 이들의 위해 힘을 빌린다.

발렌타인이라는 유일한 동반자이자 동료이자 공범이자, 내게 유일한 신뢰를 주는 이가 될 이의 손길을 비로써 잡은 채 달린다.


작가의말

개인 사정으로 업로드가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처음부터 인기가 없을 걸 알면서 연재했던 작품이며, 목표 자체가 완결을 나름 처음 구상 때부터 계획한 대로 가보자. 그리고 오늘 기점으로 짧은 단편으로 집필 예정을 무사히 완결 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보시는 분들은 적지만 또 하나의 작품을 완결 내어 잠시 쉬었다가, 날이 선선해지면 다음 작품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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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도(完) +1 18.08.22 217 3 13쪽
46 왕도 18.08.21 76 1 16쪽
45 왕도 18.08.20 68 1 10쪽
44 란스 랜스 형제 18.08.16 72 1 10쪽
43 란스 랜스 형제 18.08.15 72 1 10쪽
42 란스 랜스 형제 18.08.14 63 1 12쪽
41 란스 랜스 형제 18.08.13 56 1 12쪽
40 란스 랜스 형제 18.08.12 87 2 12쪽
39 란스 랜스 형제 18.08.11 78 2 14쪽
38 란스 랜스 형제 18.08.10 82 2 15쪽
37 란스 랜스 형제 18.08.09 73 2 15쪽
36 새로운 마왕 18.08.08 87 2 20쪽
35 새로운 마왕 18.08.07 77 2 14쪽
34 새로운 마왕 18.08.06 68 2 14쪽
33 새로운 마왕 18.08.05 78 2 15쪽
32 새로운 마왕 18.08.04 90 2 15쪽
31 새로운 마왕 18.08.03 116 2 14쪽
30 새로운 마왕 18.08.02 85 2 17쪽
29 새로운 마왕 18.08.01 91 2 15쪽
28 새로운 마왕 18.07.31 120 2 16쪽
27 이단(異端) 18.07.30 86 2 15쪽
26 이단(異端) 18.07.29 77 2 16쪽
25 이단(異端) 18.07.28 81 2 10쪽
24 이단(異端) +2 18.07.27 85 2 10쪽
23 이단(異端) 18.07.26 85 2 10쪽
22 이단(異端) 18.07.25 99 2 10쪽
21 이단(異端) 18.07.24 137 2 10쪽
20 이단(異端) 18.07.23 104 2 16쪽
19 쉐브닉 18.07.22 104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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