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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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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작품등록일 :
2019.03.05 13:45
최근연재일 :
2019.03.18 21:25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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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319

작성
19.03.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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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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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0. 시험 - 1

DUMMY

“이건...?”


갑작스레 팔랑거리며 나타나 자신의 손 위에 안착한 나비의 모습에 상이는 손을 멈추고는 눈에 이채를 띄며 나비를 찬찬히 바라봤다.


“어머니가 저희를 부르실 때 사용하는 전서구입니다.”


“흐음...”


어머니가 집안에 있는 누군가를 –주로 형과 나를- 부를 때 사용하는 영력으로 이뤄진 나비로, 그 나비의 모습과 날갯짓은 언제 봐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근데 스마트폰도 있으시면서 왜...’


“어머니가 벌써 돌아오셨나? 그럼 저는 이만 밥을 하러...”


순간 누구의 것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머릿속에 속삭였다. 그 내용을 들으며 형과 상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둘의 얼굴을 보니 아무래도 나만을 향한 말은 아니었던 것 같았다.


* * *


“무슨 일로 부른 것인가 애염명왕의 무녀여.”


어머니의 부름에, 나를 비롯한 셋은 상이를 필두로 어머니와 마주 앉았다. 어머니와 상이 사이의 긴장감이 여전히 사랑방의 허공에 감돌고 있었지만, 처음의 그 긴장감에 비하면 많이 부드러워진 것에는 분명했다. 그 긴장감 속에서 어머니는 아무렇지 않게 답문을 열었다.


“퇴마사들은 단체로부터 일을 받아 악행을 저지르는 잡귀나 요괴들을 붙잡아서 봉인한 뒤, 그것들을 단체에 넘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그렇게 말을 하며 허공에 두 손가락을 가볍게 뻗었다. 그러자 진홍색의 불길이 두 손가락에 맺혔고, 허공에 글씨를 쓰듯 손가락을 놀리기 시작했다.


“제 아들인 도진이가 그 일을 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부匹婦가 능력은 있어 도진이가 잡아온 녀석들을 단체에 넘기지 않고 제가 직접 교화시키거나 승천시키는 일까지 도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 오늘 승천시켜야 할 악령이 하나 있습니다.”


“...그래서. 내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말이 끝남과 동시에 어머니는 글의 마침표를 찍듯 허공의 한 부분을 찍었다. 그러자 병풍이 한 쪽으로 스르륵 밀려났고, 병풍 뒤에 있던 벽면이 푸르게 불타오르며 직사각형으로 일렁이는 벽으로 변모했다.


“상이님. 도영이를 도와서 악령을 승천시켜 주세요.”


* * *


승천昇天.


직독직역하면 하늘에 오른다는 말이지만, 이쪽 업계에서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보내 재판을 받게 만든다는 말로 쓰인다. 하지만 서양의 다른 종교에서는 위대한 분이 행하신 업적으로 인해 매우 신성시되는 단어라서, 누가 이 단어를 내뱉는 순간 두 종교 사이에서 개싸움이 일어난다고 한다.


“나만 몰랐네.”


“뭘?”


“우리 집에 지하 수련장 같은 곳이 또 있다는 거.”


긴장감과 호기심을 반씩 안고 일렁이는 벽을 통과하자, 생각보다 협소한 크기의 공간이 나타났다. 크기는 우리 집의 거실정도 될 만한 크기로 결코 작은 공간은 아니었지만, 수련장 정도의 크기를 생각하면 꽤나 작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짝.


어머니가 합장을 하듯 박수를 치자, 환상이라도 보고 있었다는 듯이 공간 전체가 일렁이며 본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벽면과 천장은 정체는 알 수 없지만 강력한 기운이 느껴지는 부적들

로 덕지덕지 붙여져 있었고, 텅 빈 공간이었던 곳에는 다층 구조의 투박한 선반들이 모습을 드러냈으며, 선반에는 입구가 단단히 틀어 막힌 그릇들이 빼곡하게 놓여져 있었다. 그것들은 제각각의 특색을 가지고 있는 도구들이었지만 단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 공통점이 뭐냐 하면 전부 부적들이 덕지덕지 붙여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거야 도영이 네가 이런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으니까 그렇지.”


“그렇긴 한데 조금 서운하달까...”


“걱정 마. 조만간 전부 알 게 될 거니까.”


“...전부라는 건 이런 게 더 있다는 거야?”


“글쎄...”


“말 돌리지 말고 제대로...”


“이제 되었다 도영아.”


어머니의 말에 본능적으로 시선을 돌리니 어느새 벽면에 위치해 있던 선반들은 전부 사라져 있었으며, 텅 빈 방에는 중앙 바닥에 가만히 놓인 하나의 호리병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저건...?”


“악령을 봉인해 놓은 봉인구야. 저기에 봉인된 녀석을 네가 승천시켜봐.”


“...내가?”


“네가.”


부적으로 만들어진 결계의 정 가운데에는 호리박으로 만들어진 호리병이 가만히 놓여 있었다. 덕지덕지 붙여진 부적으로부터 불길함이 풀풀 느껴지고 있었지만 정작 체감상으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더욱 섬뜩하게 느껴졌다.


“여기서 몇 달 동안 정신교육을 받으면서 순화된 녀석이니까 별 거 없어 쫄지 마. 여차하면 어머니와 내가 움직일 테니까 넌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그리고 자.”


형은 내가 반박할 틈도 없이 두 개의 부적을 내 손에 쥐어줬다.


“이게 승천용이고 이게 소멸용이야.”


“...뭔 차이야?”


“딱 보면 그림이 다르...”


“아니 그게 아니라 실용적인 기능면으로 무슨 차이인지...”


“이게 쌘 거 이게 덜 쌘 거.”


순간 말문이 막혀 어안이 벙벙한 채 가만히 있자 형은 그런 내 등을 떠 밀었고, 그 힘에 밀린 내 발은 호리병의 바로 앞에 당도했다.


“근데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 거야?”


“훈련보다는 실전 경험이 더 효율이 좋은 법이란다 동생아.”


“그런데 과연 이걸 실전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음... 실전 경험을 위한 실전 경험이지.”


“......”


될 수 있다면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가득 차올랐다.


“이 몸은 해보지도 않고 도망치는 녀석을 매우...”


“안 도망쳐요! 안 도망치니까 보채지 좀 말아주세요!”


“흐음... 알겠느니라.”


조금만 더 자극했다면 가족이고 뭐고 폭발했겠지만 안타깝게도 상이는 물러날 때를 알고선 순순히 물러났다.


평소에도 이랬으면 좋았겠지만 그걸 바라는 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욕심에 불과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호리병을 들어 올렸다.


“......”


손으로 만져보니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호리병 안에 든 것은 사악한 존재다라고, 음험하고 음침하고 오싹한 기운이 손을 간질이며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두 부적과 호리병을 번갈아 바라봤다. 그리고 고개를 돌렸다.


“여기에 들어 있는 게 악령라고 했지?”


“그랬지.”


“많은 해를 끼친 악령을 굳이 승천시킬 필요가 있어?”


죽은 사람의 영혼은 승천을 해야 한다. 그렇게 저승으로 가서 재판을 받은 뒤 자신이 저지른 업에 따라 맞는 상벌을 받는다. 하지만 그게 과연 악행을 거듭한 악령들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걸까?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구나. 하지만 악령이라고 처음부터 악령은 아냐. 얘기치 못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사람들과 사건 사고들에 휩쓸리다 보니 그렇게 악령이 되어 버린 거지. 처음부터 악한 존재들은 아니야.”


“...뭔지 대충 알 것 같아.”


“죽어서도 사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승천을 할 수 없고 윤회의 굴레에도 들어갈 수 없어. 그러니까 이렇게 교화 시킨 뒤 살아서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을 죽어서라도 구원받게 해 주자는 거지.”


형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호리병과, 호리병의 마개를 붙잡았다. 긴장감과 두려움으로 손이 떨리기는 했지만, 상이의 말처럼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후우...”


그렇게 한숨을 쉬며 마음을 다지고, 굳게 막혀 있던 마개를 뽑아냈다. 그러자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바깥과의 연결을 허락했다.


“......”


“......”


“아무 일이...”


그 순간


“캬아아아아악~~~!”


“으와아아앗!”


갑작스레 폭주하듯 검은 기운이 호리병 속에서 솟아오름과 동시에 공포영화에서 나오는 귀신들 뺨치는 두려움와 위압감을 내뿜는 귀신이 호리병을 박차고 튀어 올랐고, 나는 그 모습에 기겁을 하며 넘어졌다.


“뭘 그리 겁먹는 것이냐 악령 같은 건 살면서 여럿 봐온 것이 아니더냐?”


“한 번도 없거든요!”


“흠. 생각보다도 온실 속 화초로 자란 녀석이로다.”


“......”


“키야아아아악!”


악령은 바깥으로 나가기 위해 마구 날뛰었지만, 주위의 결계가 보이지 않는 단단한 벽처럼 가로막아 녀석의 출입을 일체 허가하질 않았다.


“...이걸 어떻게 승천시키면 되는 거야!?”


“승천 취소. 소멸시켜라 도영아.”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나 조금 전의 일장연설에 감동했었다고.”


내 감동 돌려줘.


“그건 고맙지만... 예를 들어 교도소에서도 교화가 무리다 싶으면 형량 늘리고 못나가게 하지?”


“그렇지.”


“그에 비해 사람들은 매일매일 죽고, 악령의 숫자도 비례해서 늘어나는데 비해 교도소는 공간이 포화상태. 그러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크와아아악!”


머리 바로 위에서 사납게 포효하는 악령 때문에 깊게 생각할 겨를은 없었지만, 애초에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주제였다. 그렇기에 약간의 망설임 끝에 소멸용 부적을 손에 쥐었다.


“걱정 마. 소멸이라고 진짜 소멸되는 게 아냐. 단지 지옥행이 다이렉트라는 것뿐이야.”


그렇게 말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지옥이 어떨지는 몰라도 완전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는 나을 터. 게다가 악령이란 나쁜 짓을 했으니 악령이고, 나쁜 짓을 하면 지옥을 가는 게 바로 이 세상의 섭리이다 feat. 세계 3대 종교


‘이렇게 생각하니 세계의 위대한 신들이 나를 비호하는 느낌이...’


“하아...”


한심하다라는 느낌이 가득한 한숨이 지근거리에서 귀를 간질였지만 애써 무시하며 눈앞의 악령에 집중했다. 여전히 무서웠지만 부적만 붙이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캬아아악~”


게다가 녀석은 여전히 나를 바라보지 않고 있으니 더욱 간단하다. 그렇게 마음을 굳히고 손을 뻗은 그 순간.




위험을 감지한 건지, 내 손의 움직임을 감지한 건지 결계 범위 내에 있는 내게로 녀석의 눈빛이 향했다.


“으익!?”


고작 한 뼘 밖에 남지 않은 거리였지만 흉흉한 눈빛과 마주하자, 뱀 앞의 쥐 꼴이라도 된 것마냥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이런!”


그 모습에 이도진이 나서려 했지만, 그의 몸을 한 여성의 손이 가로 막았다.


“어머니!”


“잠시 기다려 보거라.”


이도진은 자신을 가로막은 움직임에 망설이며 갈등했지만, 그녀의 굳은 얼굴을 보고는 애써 움직임을 거두며 눈앞을 주시했다.


“키야아--악!”


“으앗!”


입을 쩌억 열고서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밀며 날아오는 움직임에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고통을 예상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눈을 뜨거라.”


“키햐아 캬아아아아-”


“으... 어라?”


흉측하고 무서운 악령의 얼굴이 바로 앞에 다가와 있었지만, 녀석을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게 막고 있는 탄력성이 강한 막의 형태와, 녀석을 향해 뻗어 있는 가녀리면서도 강인한 팔이 두 눈에 들어왔다.


“이건...”


“네 녀석은 이 몸의 가호를 받고 있는 몸. 고로 내 허락 없이는 그 누구도 네게 생채기 하나 내지 못하느니라.”


그 말을 증명하듯, 상이는 조금 전 보다 거세진 녀석의 움직임을 태연히 막아내고 있었다.


“가만히 보고만 있을 것이냐.”


“아 그렇지.”


상이의 질책에 정신을 차리며 부적을 손에 들고 녀석의 얼굴을 노려보며 정확히 조준 한 뒤 손을 내 뻗었다. 순간 내 손이 저 막에 가로 막히는 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다행히도 걱정과는 달리 내 손과 부적은 태연히 막을 통과 했고, 그대로 녀석의 이마에 부적을 붙였다.


“키야아아아아악!”


녀석의 이마에 부적이 붙여지자, 고통에 몸부림치는 듯한 비명을 지름과 동시에 부적과 맞닿은 이마에서 보라색 빛의 스파크가 거세게 튀기 시작했고 음침한 검은 색의 기운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성공... 인가...?”


“그래”


“정말요?”


“그래. 네 녀석이 한 건 별로 없지만 성공한 것이니라.”


“윽.”


실제로 한 게 없긴 하지만 팩트폭행도 엄연한 폭행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응?”


“그래도 도망은 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칭찬 정도는 해 주겠느니라.”


내가 들은 게 농담이 아닌 가 싶어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악령을 향해 있었지만, 장난기 없이 진지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얼굴을 보며 내심 미소가 나오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너무 이른 것 아닙니까 어머니?”


“뭐가 말이니 도진아.”


“도영이는 부적이나 조금 만질 줄 알 뿐이지 술법에 대해서는 기초도 배우지 못했습니다.”


“도진이 너는 중학생이 되기 이전부터 악령들을 승천시키기 시작했다.”


“그때는...”


“게다가 지금은 너와 나, 그리고 상이님까지 계시니 무슨 일이 생겨도 도영이에게 피해가 갈 일은 없지 않겠니.”


“...그렇긴 하죠.”


두 모자는 대화를 끝맺으며 소멸해가는 악령의 모습과 뿌듯하게 미소 짓는 이도영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런데 어머니, 정식 퇴마사도 아닌 도영이가 위급상황도 아닌 상황에서 이런 일을 해도 되는 겁니까?”


퇴마라는 것은 허가받은 퇴마사들의 일. 일반인이 우연찮은 계기로 다른 존재들을 소멸시키거나 성불 시키는 경우도 가끔씩 일어나지만, 그런 간단한 일들은 확인 후 간단하게 넘겨 버린다. 문제는 영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 소수의 사람들이 요괴나 영을 성불시키거나 소멸시킨다는 명분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감시자가 넓은 범위를 지켜본다고 해도 직접 관리하는 것만은 못하는 법. 게다가 퇴마사는 언제나 부족하다.


“괜찮다. 다른 가문들도 아이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종종 하는 것이니 이 정도는 문제없단다.”


“하지만 요즘 본청의 법규가 빡세져서 미리 허가받지 않으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놈의 법은 시도 때도 없이... 응? 왜 잠잠해 진 거니?”


“그러게요.”


갑자기 조용해진 상황을 파악하던 둘은 가만히 축 쳐져있는 악령과, 방금 전까지 악령에게 붙여져 있던 부적을 손에 들고 있는 도영의 모습을 곧바로 발견했다.


“아니... 왜....”


“듣다 보니까 그만 둬야 할 것 같아서 땠는데...”


“그건 그런데 그렇게 멈추면...”


잠잠하던 악령의 몸에 경련이 일더니, 무언의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펑 소리와 함께 보라색 빛무리가 일시에 터져나갔다.


“......”


“...끝난 건가요?”


“아니, 탈출했어.”


“어떻게?”


“글쎄... 탈출할 수 있을 리가 없는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악령이 탈출해 나갔다는 게 중요한 거다 얘들아.”


단호한 어머니의 정리에 악령이 어떻게 탈출했는지에 갇혀 있던 초점이 탈출한 악령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맞춰졌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나가도 괜찮은 거니 도진아.”


“잠깐... 이라면 괜찮겠죠. 마주치더라도 따돌리면 되는 거니까.”


“잊혀졌다고 해도 서낭당의 신을 우습게보지 말거라. 집요하고. 끈질기단다.”


“그래도 어머니가 나서시는 것보단 제가...”


“제가 할게요.”


갑작스런 내 말에 모두가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다들 그런 얼굴을 보이자, 오히려 내가 놀라 당황해 버렸다.


“네가?”


“에... 일단 제가 시작한 일이니까요. 그러니 제가 할게요.”


시작은 떠밀리다시피 되었지만 일단 내가 시작한 일이기도 하니 내가 마무리 짓는 게 맡는 법이다.


“게다가 내 실수 인 거 같기도 하고...”


“하지만...”


“하거라.”


“어머니!”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게다가 그 늙은이가 이 상황을 모를 리가 없을 테니 기왕 이렇게 된 거 도영이 네가 수고를 해 주려무나.”


“그래도 도영이 혼자서는...”


“이 몸이 도와주겠느니라.”


상이의 그 한 마디에 형에게서 느껴지던 걱정과 우려의 눈빛이 괜찮겠지라는 눈빛으로 확 변했다.


“이거 차별이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차별이 아니라 정확한 판단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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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 일상 - 2 19.03.06 23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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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 호가호위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 2 19.03.05 2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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