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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서 님의 서재입니다.

나노 형사는 범인을 찢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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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3 16:53
최근연재일 :
2024.09.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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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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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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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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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블랙 베어

DUMMY

-얼마 전,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모녀 살인 사건의 범인 김영식 씨가 오늘 법정에서 무기징역을 구형받았습니다.


-검찰은 김영식의 범행이 극도로 잔혹하고 반성의 기미가 없는 점을 들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였으나, 재판부는 김영식 씨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것과 심신미약이었던 점을 고려.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아들의 죄를 덮으려고 했던 김명호 씨는 징역 7년 형을 구형받았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 해결에 있어 얼마 전 아진 중부 경찰서로 발령받은 강 모 형사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강 모 형사는 남다른 감으로 홀로 진범의 존재를 의심하여 재수사에 착수. 단 하루 만에 진범을 밝혀내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원인 불명의 환각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


삑.


뉴스를 종료한 곽대호 팀장이 호탕하게 웃었다.


“으하하핫! 봤지? 강현철 그놈 대단하다니까? 우리 팀에 보배가 들어왔어!”

“에이, 팀장님. 겨우 한 건 해결한 걸로 그정도는······. 그래도 강 형사님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하긴 했어요.”

“그렇지. 엉뚱한 범인 잡아 왔다고 서장님에게 된통 깨졌을걸.”


신하윤과 도송학이 차례로 말했다. 이에 오종대도 한 마디 보탰다.


“포상은 안 주신답니까? 우리 서장님 성격상 이럴 때 뭐라도 주시잖아요.”

“야, 이놈아. 서장님이 무슨 자선사업가야? 뉴스에 조금 언급된 걸로 포상을······ 이미 쏘셨다!”


곽대호가 환하게 웃으며 뒷주머니에 꽂아두었던 봉투를 꺼냈다.


“짠! 성과급 50만 원이다! 우리 오늘 이걸로 오랜만에 회식이나 하러 가자고!”

“좋네요! 강 형사 환영식도 겸해서 하면 되겠어요!”

“그나저나 우리 강 형사는 어디 있는 거야? 아무리 사건이 없다지만, 아까부터 코빼기도 안 보이네?”

“선배님 아까 체단실로 가셨어요.”


방금까지 함박웃음 짓던 곽대호 팀장의 얼굴이 구겨졌다.


“또? 아니 그 녀석은 운동 못해서 죽은 귀신이 붙었나, 조금만 여유로워지면 사무실에 안 있고 거기 있어?!”

“그게··· 얼른 근손실 난 거 회복해야 한다고 하던데요?”


신하윤의 말에 곽대호 팀장이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근손실? 그 녀석 팔뚝이 내 허벅지 크기던데?”

“에이, 팀장님. 허벅지가 아니라 거의 허리죠. 팀장님 허벅지야말로 제 팔뚝만 한······.”

“뭐야?!”


곽대호 팀장이 과장되게 팔뚝을 걷자, 오종대도 도망가는 시늉을 하였다.


“이게 하늘 같은 팀장을 놀려?”

“아니, 근데 솔직히 맞잖아요.”

“뭐?! 오종대! 당장 이리 안 튀어 와?!”

“으악! 팀장님 진정······!”


두 사람의 추격전이 시작되던 그 시각. 강현철은 25kg짜리 덤벨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하나, 둘··· 여섯··· 아홉······ 열둘!’


마지막 5세트가 끝난 강현철이 덤벨을 내려놓으며 거친 숨을 골랐다.


“후우! 맛있다. 맛있어.”


역시 업무시간에 하는 운동이 제맛이었다.


꼬르륵.


운동을 해서 그런지 배가 빨리 고파졌다. 강현철은 외투 주머니에 챙겨온 단백질 바를 무심결에 꺼냈다가 도로 넣었다. 아직 운동이 덜 끝났기 때문이었다.


‘단백질은 운동이 끝난 후에 섭취해야 효과가 좋지.’


팔뚝을 조졌으니, 이번엔 허벅지 차례였다.


강현철은 체단실 한쪽에 자리 잡은 스쿼트 랙 앞에 섰다. 두꺼운 바벨 봉에 양쪽으로 20kg짜리 원판이 각각 세 개씩 장착되어 있었다.


‘양쪽에 5kg씩 추가할까?’


잠시 고민하던 강현철이 결심한 듯 5kg 원판 두 개를 추가했다.


‘강해져야 해. 그래야 더 많은 범인을 잡을 수 있다.’


무게를 한 번 더 확인한 뒤, 그는 천천히 바벨을 어깨 위에 얹었다. 묵직하게 느껴지는 중량이었지만, 균형을 잡고 똑바로 섰다.


호흡을 가다듬고, 강현철은 천천히 무릎을 굽히기 시작했다.


‘후읍···! 하나···! 두울···!’


허벅지 근육에 강한 자극이 느껴진다. 근육이 갈라지고 부푸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 무리한 것일까?


‘으윽···!’


고작 10kg이 추가되었을 뿐인데도 근육이 비명을 지른다. 허벅지가 당장이라도 봉을 내려놓으라고 아우성치는 것 같았다.


그는 부들부들 떨며 천천히 앉았다 일어섰다.


‘···계속한다.’


힘이 든다는 것은 제대로 운동이 되고 있다는 것. 강현철은 자신이 구한 시민들과 잔학무도한 범인들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


‘···나쁜 놈들에게, 질 순, 없지!’


지금의 고통을 즐겨야 범죄자 놈들에게 두 배 세 배 이상의 고통을 줄 수 있을 것이고. 그래야 시민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한 세트···!’


하나, 둘··· 다섯··· 열··· 열두울!


그는 온몸의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되는 것을 느끼며 묵직한 숨을 내쉬었다.


“후욱··· 후욱······.”


스쿼트를 마친 강현석의 얼굴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뿌듯했다. 그는 자신의 잔뜩 성나 부풀어 오른 근육들이 자랑스러웠다.


‘이 정도면 나쁜 놈들을 더 아프게 팰 수 있겠지.’


꼬르륵.


아까보다 더 큰 소리가 배에서 들려왔다. 빡세게 운동했으니 먹을 자격은 충분했다.


‘그럼, 어디······.’


강현철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단백질 바와 단백질 쉐이크를 꺼내 먹었다. 늘 먹던 맛이었지만 오늘따라 더 달게 느껴졌다.


‘그나저나 칼로리 문제를 어떻게든 해야겠는데.’


강현철은 단백질 바 하나를 입에 물며 생각했다.


‘앞으로도 난 노머를 과도하게 사용하게 될 거야.’


평상시라면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지만, 저번처럼 위급한 상황이 온다면 또다시 노머를 한계 이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휴대하기 좋은 고칼로리 음식이 필요해.’


지난 며칠간 강현철은 노머의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해 보았었다.


‘문서 요약이라던가 간단한 정보 검색 및 거짓말 탐지는 50~200. 해킹은 범위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충 200~600 정도. 그리고 신체 강화는 500~1,000칼로리가 소모되었지.’


신체 회복 기능은 측정하지 못했지만 노머의 계산에 따르면 300~1,600칼로리가 소모된다고 했었다.


‘게다가 이건 아주 짧게 기능을 사용할 때를 기준으로 한 거니까, 실제론 훨씬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게 될 거야.’


그러니 단백질 바 몇 개로는 어림도 없는 것이다.


물론, 노머에게 너무 의지하지만 않으면 해결되는 문제이긴 했다. 노머가 없던 시절에도 형사 노릇을 잘해왔지 않았던가.


‘그래도 노머를 활용했을 때와 아닐 때의 수사 속도가 너무 차이나.’


범인 검거는 속도전이다. 빠르게 검거할수록 살릴 수 있는 목숨이 더욱 많아진다.


‘노머, 좋은 방법 없을까?’


-특수 제작된 군용 고칼로리 에너지바라면 1개 1,000칼로리로 조건에 부합하긴 합니다.


-그 외에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있으나 대량 구매가 어려우므로, 현재로서는 군용 고칼로리 에너지바가 최선일 듯합니다.


나쁘지 않았다. 군용이라면 전투 식량에 가까우므로 영양소도 풍부할 터.


‘겨우 1,000칼로리 밖에 안 되는 게 아쉽지만, 이거라도 어디냐.’


적어도 단백질 바보단 나을 것이다.


잠시 고민하던 강현철이 마침내 군용 에너지바 구매를 결심했던 그때였다.


벌컥!


“선배님! 사건입니다!”


신하윤의 다급한 표정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


강력 2팀은 회의실에 모여 앞쪽 스크린에 떠오른 어떤 인물을 바라보았다. 브리핑을 맡은 곽대호 팀장이 레이저 포인트로 스크린을 가리켰다.


“이름 지현덕 씨. 나이는 42세. 고연대 아진 캠퍼스 식품공학과 교수인데 1년 전부터 실종된 상태다.”


잠시 말을 멈춘 곽대호 팀장이 스크린을 넘기자, 이번에는 요즘 유행하는 영양제 사진이 떠올랐다.


“너희 중에 이게 뭔지 아는 사람 있냐?”

“저거 그거잖습니까. 뚜껑에 든 알약이랑 같이 마시는 영양제. 아마 이름이··· 아! 비타코어!”

“맞아. 송학이가 말한 대로 이건 기본 비타민C에 추가 영양소를 섞어 여러 버전으로 출시한 제품이지.”


삑.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니 이번에는 무언가의 종이들이 일렬로 늘어져 있었다.


“이건 비타코어의 영양 정보가 적힌 라벨이다. 종류에 상관 없이 제조일자순으로 나열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다.”


각 라벨의 마지막 문장을 확대하자 마침표의 띄어쓰기가 잘못된 것이 보였다. 어떤 것은 한 칸, 또 어떤 것은 두 칸이 떨어져 있었다.


“처음 3개는 한 칸씩. 그다음 3개는 두 칸씩. 그리고 마지막 3개는 다시 한 칸씩 떨어져 있지?”


사진을 유심히 바라보던 신하윤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설마, 모스 부호입니까?”


곽대호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칸은 단점(짧은 신호)으로, 두 칸은 장점(긴 신호)으로 해석하면 이렇게 된다.”


··· --- ···


의미를 알아챈 팀원들의 눈이 커졌다.


“이거 SOS잖습니까?”

“맞아. 이걸 최초로 발견하고 신고한 게 바로 지현덕 교수의 제자인 송주원 씨다. 지현덕 교수는 평소 제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을 때 이런 식의 모스 신호를 숨겨놓는 장난을 즐겼고. 그 덕분에 송주원 씨가 이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고 한다.”

“음··· 확실히 우연치곤 절묘한 일이긴 합니다만······.”


오종대의 얼굴에 찝찝함이 떠올랐다.


“이걸로 수사를 시작하기엔 좀 근거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걸 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다.”


다시 한번 스크린이 넘어갔을 때, 강현철을 제외한 모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스크린에는 ‘블랙 베어’라는 글자가 떠올라 있었다.


“저거 흑곰파 놈들이 운영하는 회사 아닙니까?”

“맞아. 그리고 비타코어를 제작한 회사이기도 하지. 이제 왜 우리에게 이 사건이 넘어온 건지 알겠지?”


이번에도 강현철을 제외한 모두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어리둥절해 있는 그의 모습에 곽대호 팀장이 손뼉을 쳤다.


“아! 현철이는 모르겠구나. 흑곰파는 우리 강력 2팀과 악연이 깊은 조직이다. 그놈들 두목이 수완이 좋아서 우리를 물 먹일 때가 많았거든.”


흑곰파는 아진시가 개발되기 전부터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각종 불법 사업에 손을 대며 빠르게 성장한 1세대 조직이었다.


또한 그들은 아진시를 ‘한국의 고담’이라는 악명 높은 별명을 얻게 만든 주요 배후 세력 중 하나였다.


“그럼, 지현덕 교수의 실종이 그 흑곰파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건가요?”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니까 우리 이번 사건 제대로 파헤쳐서 흑곰파 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자.”


모두의 눈에 의욕이 샘솟기 시작했다. 특히 오종대는 크게 이를 갈 정도였다.


“내가 그놈들 때문에 뺑이 친 것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강현철이 모르는 깊은 원한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럼, 송학이랑 종대가 아무래도 익숙할 테니 흑곰파 애들 뒤 좀 파봐. 그리고 현철이랑 하윤이는 지현덕 교수 연구실에 가서 단서 좀 찾아보고. 나는 비타코어에 대해 좀 더 알아보마.”


각자의 역할을 부여받은 팀원들이 회의실을 서둘러 빠져나갔다.


***


창문 하나 없는 좁은 골방. 지저분한 수염의 중년 남성이 웅크려 앉아 있었다.


교수의 몰골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머리칼은 거의 빠져버린 듯 가닥가닥 엉켜 있었고, 눈동자는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멍하게 떠 있었다. 손은 떨리며 쉴 새 없이 벽을 긁고 있었다.


팔다리는 극도로 앙상해져 뼈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의 머릿속엔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나가야 해··· 아직 연구가 끝나지 않았어······ 연구? 무슨 연구였지? 아아··· 기억이 안 나.’


제정신이 아닌 듯한 남자가 벽에 머리를 찧기 시작했다. 그때, 누군가 골방의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아이고, 우리 교수님. 아프게 왜 그러고 계셔? 그만하고 이제 나와. 오늘치 일 해야지?”


붉게 염색한 짧은 머리의 남자가 웃으며 다가갔다.


“으으······.”


그를 보고 겁에 질린 교수가 골방 구석으로 더욱 숨어들었다.


“또 이러시네? 자꾸 이러면 나 섭섭해? 우리가 만난 지도 벌써 1년째인데 아직도 이러면 어떻게 해?”

“시, 싫어······.”


팔을 허우적대며 거부하는 교수의 모습에 웃고 있던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아······. 항상 말로 하면 안 듣지? 다리를 분질러 줄까? 저번처럼?”


꽈악.


커다란 구둣발이 교수의 앙상한 몸을 지그시 눌렀다.


“아악···! 그만···!”

“교수님. 팔다리 성하고 싶으면 나가서 열심히 일을 하셔. 그래야 나중에 밥도 먹고 쉴 것 아냐.”

“으으······.”

“왜? 이제 일하는 거 지겨워졌어? 그럼, 당신 머릿속에 있는 화학식을 넘기던가. 그것만 넘기면 내가 편하게 해준다니까?”


편하게 해준다는 말에 교수의 입이 반쯤 벌어졌지만, 이내 다시 다물어졌다.


“이, 일할게! 일할게! 아픈거 싫어!”

“······쳇.”


구둣발이 서서히 떨어지자, 교수가 쏜살같이 방을 뛰쳐나갔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남자가 바깥에 대기하던 두 명의 부하 중 한 명을 불렀다.


“동식아. 교수님 연구실로 모셔드려. 감시 잘하고.”

“예, 상철 형님.”


동식은 즉시 교수의 팔을 붙잡아 2층 연구실로 끌고 갔다.


“쯧. 언제까지 이 귀찮은 짓을 반복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 근성이 너도 지겹지?”


마치 보디빌더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덩치의 근성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아니기는. 괜찮으니까 솔직히 말해. 너도 미친놈 살살 달래가며 뒤치다꺼리하는 거 짜증 나잖아.”

“······예, 형님 말이 맞습니다.”

“에휴. 저 교수 놈이 반년 전에 완성된 화학식만 넘겼어도 이런 고생 안 하는데 말야. 하필 정신이 나가 가지고. 그나마 다그치면 만들어 내긴 하니까 다행······.”


말을 하다 만 상철이 근성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누가 봐도 의문이 많은 얼굴이었다.


“너 궁금한 거 있지?”

“···아닙니다.”

“또또 아니라고 하지? 짜샤. 궁금한 거 있으면 그냥 물어. 우리가 보통 사이냐? 다른 놈들은 몰라도 내 목숨 구해준 너는 나한테 편하게 해도 돼.”


근성은 상철을 짧게 바라보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의 눈빛에는 깊은 신뢰와 묵묵한 충성심이 묻어 있었다.


근성은 짧게 숨을 고르며 물었다.


“···그 화학식이라는 게 대체 뭐길래 이 고생을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응? 너 몰라? 아, 하긴. 넌 이쪽 파트로 넘어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잘 모를 수 있겠구나.”


상철은 재밌는 걸 알려주겠다는 듯 근성에게 가까이 오라 손짓했다.


“지금은 안 그래 보여도 저 교수, 1년 전엔 천재라고 불렸었다.”

“···저 정신병자가요?”

“그래. 잘 나가는 교수였지. 근데 저 교수가 우리한테 빚을 좀 많이 졌어. 연구비가 모자란다고.”

“무슨 연구를 했길래 빚까지 졌답니까?”

“영양소를 극한으로 압축한 고칼로리 알약을 개발한다고 했었지 아마? 아무튼 빚은 점점 불어났고, 우리는 그걸 빌미로 교수를 데려와 뭔가를 만들라고 시켰어.”

“그게 뭔가요?”

“알고 싶어?”


잠시 뜸을 들인 상철이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합법적으로 만든 새로운 마약.”

“하, 합법이라고요? 그게 정말 가능합니까?”


근성은 눈을 크게 떴다. 속으로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상철은 그런 근성을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큰형님 지시로 이 고생을 하는 거지. 게다가 이미 9개의 시제품이 완성된 상태다. 이제 마지막 10번째 시제품만 완성되면··· 우리 조직은 돈방석에 앉을 거다. 그리고······.”


살기 어린 상철의 시선이 교수의 연구실로 향했다.


“그렇게 되면··· 저 정신 나간 미친놈을 더는 살려둘 필요가 없겠지. 그동안 날 고생시킨 대가는 받아야 하지 않겠어?”


다시 근성에게로 고개를 돌린 상철이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렇지?”


작가의말

오늘도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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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이질적인 노란색 24.09.15 320 1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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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 24.09.13 365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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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노머 +2 24.09.07 431 1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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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잉 진압 전문 형사 강현철 +1 24.09.06 517 1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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