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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1, novel

신을 찾는 자 : EAST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백아™
그림/삽화
키샷
작품등록일 :
2015.11.06 21:44
최근연재일 :
2016.02.06 16:1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5,791
추천수 :
356
글자수 :
368,327

작성
15.11.12 12:00
조회
209
추천
7
글자
15쪽

1부. 하늘이 내린 돌 : 여섯

DUMMY

“어이. 성천 재무대신 해기서. 맞지?”

한 사내가 해기서의 얼굴에 씌워두었던 복면을 거칠게 벗기며 물었다.

사방이 새까만 돌로 된 방이었다. 벽 한 쪽엔 사람 하나 겨우 통과할 작은 나무문 하나가 달려 있었고, 한 가운데 놓인 탁자 위에는 촛불 하나가 흔들리고 있었다.

해기서는 그 탁자 한 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 반대편에도 의자가 놓여 있었는데 나무로 된 데다 낡아 해기서가 숨을 좀 거칠게 몰아쉬면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해기서의 복면을 벗긴 것은 군복을 입고 있는 젊은 사내였다. 사내는 의자에 앉으며 앞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 덕분에 이마가 훤히 보였다.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해기서에게 반말로 묻고 있었다.

“안 들려? 성천 재무대신 해기서 맞냐니까.”

사내는 해기서를 무섭게 노려보며 다시 물었다. 해기서는 순간 울컥하는 마음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당신, 지금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거야?”

해기서의 말에 사내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피식 웃었다.

“지금 모르니까 내가 물어보고 있는 거 아니겠어? 재무대신 해기서 맞아, 아니야.”

해기서는 어이가 없어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어딘지도 모를 곳에 갑자기 끌려와 이런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해기서는 라다, 윰과 함께 별궁으로 들어갔었다. 윰과 함께 방에서 쉬다가 저녁밥을 먹고, 화장실을 갔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납치돼 이곳에 끌려와 있는 것이었다.

사내는 군복 외투를 벗어 탁자 위에 올려놓더니 옆에 있던 나무 몽둥이를 집어 들었다.

“아, 이거 참. 그냥 묻는 말에만 대답해주면 되는데…. 여기 오는 사람들은 도대체가 왜 하나같이 맞아야 입을 여는지 모르겠어.”

사내가 몽둥이를 든 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순간 바뀐 분위기에 해기서는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그때 아까 보이던 나무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뭐 이렇게 시끄러워.”

안으로 들어온 것은 군복을, 장수가 입는 군복을 입은 중년의 남자였다. 중년의 남자가 들어오자 사내는 몽둥이를 다시 내려놓고 오른손 끝을 눈썹 쪽으로 올려 경례를 했다.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해기서를 바라봤다. 사내가 경례했던 손을 내리며 입을 열었다.

“협조를 하지 않아 좀 언성이 높아졌었습니다.”

“그래도 너무 험하게 하지 마.”

“알겠습니다.”

장수의 말에 사내가 절도 있게 대답했다. 장수는 방 한 쪽에 널브러져 있던 의자를 세워 앉았다. 그리곤 사내를 향해 손을 휘휘 저었다. 하던 일을 계속 하라는 뜻이었다. 사내가 얼른 다시 자리에 앉았다.

장수는 해기서를 쳐다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해기서는 떨리는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몸에 힘을 주고 있었다. 장수는 해기서가 앉아 있던 의자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단순히, 건방지기 짝이 없는 턱짓이었지만 마치 칼을 들이밀고 협박을 하는 듯 해기서는 자기도 모르게 다시 의자로 다가갔다.

“여기가 어딘 줄 아세요?”

“모, 모르겠습니다.”

해기서가 의자에 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장수의 침착하고 정중한 목소리가 오히려 더욱 무섭게 다가왔다.

“여기 대장군부입니다. 아시죠? 대장군부.”

“대, 대, 대장군부….”

대장군부(大將軍部)라는 말에 해기서는 머리가 띵하고 어지러워졌다.

대장군이 그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고 통솔할 수 있는 유일한 직속 병력. 그것이 이곳 대장군부의 병력이었다. 약 이백여 명뿐이었지만 대부분이 하급 장교로 구성돼 있었으며, 이들이 나중에 다른 곳의 고위직으로 발령이 날 때도 많았다.

또한 이 대장군부는 지금까지 알량한 권세를 믿고 날뛰던 수많은 권력자들이 가장 두려워한 곳이기도 했다. 그들 중 대다수가 대장군부의 자객에게 암살당했으며, 이후 권세를 누릴 때 대장군부를 제압하느냐, 못 하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맞은편에 앉은 사내가 목소리를 한 번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성천 재무대신 해기서. 맞지?”

“예…. 마, 맞습니다.”

해기서의 아래턱이 덜덜 떨렸다.

“당신. 지금부터 몇 가지 물어볼 텐데, 다 솔직하게 대답하는 게 좋을 거야. 대장군부에서 멀쩡히 걸어 나가는 경우가 얼마 안 되는 건 알지?”

“아, 알고 있습니다.”

해기서는 어느새 양 팔을 무릎에 올리고, 정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때 한 쪽에 앉아 담뱃대에 불을 붙이던 장수가 일어나 탁자로 다가왔다.

“어허. 그렇게 겁을 주면 되나. 이봐요. 해기서 씨.”

“예, 예….”

“지금부터 저희가 물어보는 말에 대답만 잘 해주시면 별 문제 없어요. 아시겠죠?”

“알겠습니다.”

해기서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장수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앞에 아무것도 놓이지 않은 빈 탁자만 바라보며.

장수의 담뱃대에서 나온 연기가 해기서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진한 담배 냄새에 해기서는 오히려 더욱 긴장감이 심해졌다. 그때 장수가 입을 열었다.

“한 달 정도 전에 백경에 왔었죠?”

“하, 한 달이요?”

“누가 질문해도 된데, 이 새끼야.”

해기서의 질문에 앉아 있던 사내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장수가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어허.”

“죄송합니다.”

사내가 고개를 숙여 사과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장수가 그 자리에 앉으며 다시 해기서를 바라봤다.

“한 달 전에 백경에 온 적 있죠?”

“네…. 왔었습니다.”

“무슨 일로 오셨었죠?”

“그게….”

“잘 기억 안 나세요?”

장수가 빙긋 웃으며 물었다. 해기서는 차마 대답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 장수가 담배 한 모금을 빨았다가 뱉었다.

“기억 안 나시나 보네. 이봐. 이 분 어디 가셨었지?”

장수가 옆에 서있던 사내를 바라보며 물었다. 사내는 들고 있던 종이를 보며 입을 열었다.

“정오를 약간 지나서 루캄 공사관에 들어갔었습니다.”

사내의 말에 장수가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여 탁자에 기댔다.

“이제 기억이 좀 나세요?”

“아, 아니요.”

해기서는 무서움을 무릅쓰고, 떨리는 팔과 입술을 최대한 억눌러 목소리를 뱉었다. 순간 장수의 표정이 변했다. 아까까지 미소를 짓던 입술 끝이 천천히 내려갔고,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던 눈도 제 모양을 찾았다.

“뭐라고 하셨죠?”

“하, 한 달 전에 백경으로 들어온 건 맞지만…. 공사관을 찾아가진 않았습니다.”

해기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있던 사내가 아까 나무 몽둥이를 집어 들었다.

“이 좆만한 새끼가,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나오는 데로 지껄여!”

“어허. 가만히 있어.”

장수가 다시 한 번 손을 들어 사내를 가로 막았다. 사내는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해기서를 노려보고 있었다. 해기서는 덜덜 떨리는 입술을 다시 열었다.

“그날, 백경에 들어와서 배급 후 남은 천부석 중 일부를 조정에 전하고, 하룻밤 머문 뒤 바로 돌아갔습니다. 공사관은 결코 들린 적이 없습니다.”

해기서는 똑바로 장수를 쳐다보지 못했다. 시선은 불안하게 탁자와 바닥 여기저기를 옮겨 다녔다. 장수가 담뱃대를 입에 문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만 풀어드려.”

“예?”

장수의 말에 사내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장수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사내를 바라봤다.

“풀어드리라고. 어이, 해기서 씨. 오늘 일은 발설 안 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리고 조만간 다시 올 수도 있으니까 알아 두시구요. 다음에 오실 때는…. 아마 오늘처럼 걸어 나가진 못 할 겁니다.”

장수의 말에 해기서는 온 몸이 떨렸다. 뭐라 대답을 하려 했으나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곧 사내가 다시 해기서의 얼굴에 복면을 씌웠다.


달이 구름에 가려 유독 어두운 밤이었다. 궁궐도 숙직을 서는 신하와 병사들을 빼고는 모두 퇴궐하여 조용했다. 어두운 궁궐에 눈에 띄는 곳이 한 곳 있었다. 궁궐의 한 가운데에, 가장 넓은 전각. 당연히 불이 꺼져있어야 할 이곳, 조당 안에서 환하게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조당 앞에는 내관과 궁녀들이 줄을 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조당의 가장 높은 곳. 옥좌 위에는 왕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앞. 텅 빈 조당 한 가운데, 적로 위에 누군가 무릎을 꿇고 앉아 왕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왕의 앞에 앉은 자는 상투를 틀고 있었다. 그 상투만 가릴 수 있는 작은 관을 쓴 채, 왕족이 입는 하늘색 관복을 입고 있었다.

장현군(長賢君)이라 불리는 자, 오시윤이었다. 그는 왕의 이복동생으로, 어머니가 정식 왕후에 봉해지기 못했기 때문에 그 또한 대군(大君)의 칭호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왕족은 머리카락을 자를 수 없으며, 손발톱은 자른 뒤 비단에 넣어 태운다는 케케묵은 법도. 그는 그 법도에 따라 왕도 자른 상투를 아직 자르지 않고 있었다. 깨끗한 피부에 새까만 머리. 작은 얼굴 안에 오뚝한 코와 오밀조밀 눈, 입이 들어 있어, 딱 보아도 귀티가 흘렀다.

내관, 궁녀까지 물리친 조당 안. 그는 왕과 단 둘이 앉아 있었다. 왕과 똑바로 시선까지 마주한 채 장현군이 입을 열었다.

“제게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그의 물음에 왕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보는 구나.”

“국사가 바쁘시니 어쩔 수 없지요.”

“어렸을 때는 함께 잘 어울려 놀았는데 아쉽구나.”

“그때의 정으로 제가 아직 살아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장현군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왕이 옥좌에서 일어나 한숨을 쉬었다. 왕은 옆으로 서서 한 쪽 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조당은 창문 하나 없었다. 오로지 옥좌 반대편 벽에 달린 문들로만 밖을 볼 수 있었다. 왕의 시선이 이번에는 조당 천장으로 옮겨갔다. 화려하게 용과 봉황이 그려진 천장. 너무 화려했기에 오히려 거북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부탁이 있다.”

왕이 힘들게 입을 열었다. 여전히 장현군을 바라보지 않고 있었다.

“말씀하시지요.”

장현군도 이번에는 고개를 숙여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장현군의 대답이 있고 약간 뜸을 들인 뒤에야 왕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방으로 가다오.”

왕의 입에서 나온 말에 장현군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장현군이 놀라서 대답하지 못하자 왕이 다시 옆으로 몸을 돌렸다. 장현군을 바라보며 왕이 말을 이었다.

“이번에 대리자를 찾기 위해 서방으로 사람들을 보낼 것이다. 그때 네가 함께 가다오.”

장현군은 대답이 없었다. 잠시, 아주 잠시 멍하니 엎드려 있던 장현군이 피식 웃었다.

“언젠가, 올 줄 알았던 일입니다. 이 날이 언제 올까, 생각하면 밤마다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즉위하신 후 지금까지 소신을 살려주신 것만 해도…. 그것만 해도…, 전하께서 신을 어찌 생각하시는지 잘 알겠사옵니다. 하오나, 이것은 너무 하옵니다. 그래도, 비록 후궁의 자식이라 해도, 신 또한 왕가의 혈통인데…. 어찌 타향에서 죽으라 하십니까. 차라리 사약을 내려 주십시오. 기꺼이 받겠나이다.”

장현군의 말에 왕이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적로를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긴 왕의 걸음이 엎드린 장현군의 앞에서 멈췄다.

“장현군. 고개를 들라.”

왕의 명에 장현군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허리를 펴고 앉았다. 왕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장현군과 눈을 맞췄다.

“누가 감히 네게 죽으라 한단 말이냐. 누가 감히 과인의 하나 뿐인 아우를 죽인단 말이냐. 과인이 살아있는 한 그 누구도 너를 죽일 수 없다.”

왕의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으나 눈망울이 살짝 젖어있었다. 왕의 말에 장현군이 표정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하오면 어찌 서방으로 가라 하시옵니까? 신을 이해할 수가 없나이다.”

장현군의 물음에 왕이 다시 일어나 뒷짐을 지고 뒤돌아서 옥좌를 바라봤다.

“지금 왕실의 권위가 어떠한가. 신하들은 왕보다 국무대신과 대장군을 더욱 두려워한다. 이번에 대리자가 사라져 민심까지 떠나가고 있으니…. 지금 이 나라에 과인을 진정 왕이라 여기는 자가 얼마나 있겠는가.”

장현군이 송구스럽다는 듯 고개를 떨궜다. 왕이 이를 개의치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서방으로 가라. 가서, 대리자를 찾으라. 대리자를 찾아서…. 찾아서…, 그에게 후계자로 선택을 받아라.”

왕의 말에 장현군의 표정이 굳었다. 왕은 여전히 옥좌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돌아와서 세자를 후계자로 선택하라. 그리고 대리자가 서방인들에게 죽으며 어쩔 수 없이 너를 후계자로 선택했다 말해라.”

“하오면…, 대리자는….”

“죽여라. 보는 눈은 생각하지 말라. 너와 함께 돌아오는 자들은 내가 처리하겠다.”

장현군은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 대리자를 죽이는 일은 결국 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일과 같았다. 그가 시선을 떨어뜨린 채 입술을 달싹거리는데 왕이 다시 돌아섰다. 왕은 뒷짐을 진 채 장현군을 내려다봤다.

“과인은 어쩔 수 없다지만, 세자는, 세자에게 까지 이런 옥좌를 물려줄 수는 없다. 적어도 세자만은 만인의 위에 서서 당당하게 천하를 호령하는, 그런 왕으로 만들 것이야. 왕권으로 권위를 보일 수 없다면, 신을 이용해서라도 세자에게는 제대로 된 옥좌를 물려주겠다. 그게 내 생각이다. 네 생각은 어떠하냐?”

왕의 물음에 장현군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왕 또한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장현군의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왕은 아무런 행동도, 말도 없이 기다렸다. 그때 문득 장현군의 눈에 옥좌가 들어왔다. 비어 있는 옥좌.

“만약…. 제가 대리자가 되어 돌아와, 신의 힘을 이용하여…, 불순한 무리들과 왕위를 노린다면 어쩌시려 하십니까.”

장현군의 어깨와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본인이 말을 하면서도, 무슨 소리를 뱉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왕은 갑작스러운 장현군의 물음에 살짝 놀란 표정이었다. 역모의 발언. 동생이라도 용납할 수 없는 말이었지만 왕은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 장현군과 똑바로 눈을 마주쳤다. 장현군의 떨리는 시선, 눈동자를 보며 왕이 미소를 지었다.

“내가 만약 대리자를 죽였다고 만인의 비난을 받고, 신의 저주를 받는 한이 있더라도. 내 왕의 권한을 모조리 동원하여, 이 나라의 모든 군대를 동원하여서라도 너를 죽일 것이다.”

왕의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장현군은 결국 왕과 마주쳤던 눈을 내리 깔았다.

“명을 받들겠나이다.”

장현군이 왕의 발치에 머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왕은 그런 장현군의 모습을 보고 천천히 계단을 올라갔다. 그의 황색 용포자락이 계단에 끌렸다. 옥좌 앞에서 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숨을 한 번 깊게 들이마셨다.

“성심을 다하라.”

겨우 한 마디를 내뱉고 나서야 왕은 옥좌에 앉았다. 장현군은 한 번 더 고개를 조아리며 명을 받았다. 장현군을 내려다보는 왕의 눈동자가 촉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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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1부. 하늘이 내린 돌 : 여덟 15.11.14 188 7 15쪽
8 1부. 하늘이 내린 돌 : 일곱 15.11.13 169 6 14쪽
» 1부. 하늘이 내린 돌 : 여섯 15.11.12 210 7 15쪽
6 1부. 하늘이 내린 돌 : 다섯 15.11.11 204 7 16쪽
5 1부. 하늘이 내린 돌 : 넷 15.11.10 249 7 13쪽
4 1부. 하늘이 내린 돌 : 셋 15.11.09 253 7 13쪽
3 1부. 하늘이 내린 돌 : 둘 15.11.08 307 7 13쪽
2 1부. 하늘이 내린 돌 : 하나 15.11.07 563 11 16쪽
1 프롤로그 +2 15.11.07 889 2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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