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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일님의 서재입니다

무신급 천재가 회귀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무협

이도일
작품등록일 :
2024.04.20 17:03
최근연재일 :
2024.06.21 09: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30,810
추천수 :
390
글자수 :
64,677

작성
24.04.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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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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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글자
9쪽

10화

DUMMY

영운이 진유신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대공자님. 무공의 성취가 대단하십니다.”

“운이 좋았을 뿐이야. 오히려 영운 무사의 실력이 훨씬 매섭던걸.”


실력을 인정해주는 진유신의 말에 영운의 미소도 한층 깊어졌다.

졌다고 해서 그의 표정엔 분기나 억울함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동안 망나니 소리를 듣던 대공자의 실력을 확인하고 나서 후련해졌다는 표정이었다.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는 진천우의 얼굴도 참을 수 없는 희열을 간신히 억누르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분명 처음 비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자신의 아들이 밀리고 있었다.

하지만 싸움이 진행될수록 얘기가 달라졌다.

영운의 공격을 자연스럽게 막아내면서 결국에는 그를 제압하지 않았는가.


‘물론 영운의 전심전력을 봤다곤 할 수 없다. 이 점은 유신이 또한 다를 바 없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신이가 가진 무서울 정도의 재능이다.’


싸우는 순간순간 발전하는 그 모습은 진천우 조차 일찍이 본 적 없는 재능이었다.

진천우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쩌면 천도문의 긴 역사 중에도 최고의 천재가 탄생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게 바로 자신의 아들이었다.


진유신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이제는 아들이 원하는 대답을 돌려줄 시간이었다.


“본 천도문 문주의 이름으로 말한다. 현 시각부로 대공자의 천무서고 입장을 재가한다.”


아버지의 허락을 들은 진유신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가 아버지께 정중히 인사를 올렸다. 


“감사합니다. 문주님.”



***



“뭐라?”


천도문 청룡당. 

보고를 올리는 수하를 바라보던 초무룡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온 기도에 보고를 올리던 수하의 몸이 움츠러들었다.

초무룡은 줄기줄기 뻗어나가던 살기를 간신히 억누르며 말했다.


“대공자가 천무서고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받았다고?”

“그렇습니다.”

“대체 언제?”

“어제 아침에 허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어떻게 천무서고를······.”

“그것이···무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천검단 무사인 영운과의 비무에서 승리하였다고 합니다.”


영운.

그 이름은 초무룡 역시 알고 있었다.

재능이 출중하고 무공에 정진하는 자세가 요즘 무사 같지 않은 참된 무사였다.

초무룡은 그를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서 한때 그를 청룡당으로 데려오기 위해 애를 쓴 적도 있었다.


그를 포섭하기 위해 많은 월봉과 보다 높은 지위를 제안했던 것.  

영운이 정중하게 거절해서 흐지부지 되긴 했지만.


‘그런 녀석을 쓰러뜨렸다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술과 여자나 밝히던 대공자가 갑자기 이렇게 변할 수 있단 말인가.


‘설마 이 모든 것이 계략이었나.’


다른 사신부의 후계자들이 서로 견제할 때, 그 견제의 알력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망나니를 연기했다고 보면 설득력이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쉽게 이해가 안가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대공자가 그동안 감쪽같이 우릴 속여 왔단 말인가.’


초무룡의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일렁였다.


“저번에 얘기한 건 어떻게 되어가지?”

“연락이 닿았으니 곧 답을 줄 것 같습니다.”

“꼬리가 잡히지 않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몇 계단 건너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습니다.”

“그래. 알겠다.”


만족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린 초무룡이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



천무서고는 천도문의 비전무공과 그 외에도 수많은 비급서들이 보관되어 있는 무공서고였다. 


전생에 진유신은 천무서고에 몇 번 들어간 적이 있었다.

다만 그 때는 혼자서 들어간 게 아니라 아버지를 따라서 들어갔을 뿐이었다. 


아버지 진천우는 나태하고 방탕해진 진유신을 자극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했는데 그 중 하나가 천무서고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수많은 무공비급이 꽂혀있는 책장을 보여주며 잠들어 있을 무인의 본능을 자극하면 혹여 아들이 다시 의욕을 되찾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이 곳에는 많은 비급서와 무공절학이 잠들어 있다. 제대로만 터득하면 천하에서 어느 누구도 네 이름을 가벼이 여기지 않을 정도의 무공비급들이지. 만일 유신이 네가 자격을 갖추면 언제라도 이곳에 입장을 허락해주마.”


진천우는 그렇게 말하며 진유신을 바라보곤 했다. 

아들이 뭔가 깨우치길 바라면서 말이다.


“그런가요? 흐아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진유신은 하품을 쩍쩍하거나 별로 관심이 없단 표정으로 심드렁하게 바라 볼 뿐이었다. 


‘결국 그 이후 다시는 천무서고에 들어가 보지 못했지.’


허나 지금의 진유신은 그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그는 스스로 천무서고에 들어가길 원했고, 아버지는 그런 진유신에게 시험을 주었다.  


천검단 소속 무사인 영운과 비무를 해서 승리한다면 천무서고에 들어갈 수 있게 허락해주겠다는!

그건 시험인 한편 천도문의 다른 문도들 앞에서 아들의 자격을 입증하는 절차이기도 했다.


결국 진유신은 천검단에서도 뛰어난 무사인 영운을 이기고 천무서고에 입장을 허락받았다. 


이는 진천우 뿐만 아니라 천도문내의 모두를 놀라게 하는 결과였다.


***


후웅!

진유신은 아침부터 일어나 평소처럼 몸을 단련했다. 

그가 펼쳐내는 무공초식은 점점 정교해 지고 있었다. 


진유신이 사용하는 개인 연무장엔 삼동이 함께였다.


삼동은 처음으로 가르쳤던 호형권을 시전하고 있었다.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호형권의 초식을 펼치는 움직임이 능숙했다. 

녀석이 몸을 날리니 진짜 인간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있는 호랑이 한 마리가 날뛰는 것 같았다.


퍽! 퍼억! 퍽!

삼동이 초식수련을 위해 만들어진 목인형을 주먹으로 칠 때마다 목인형이 부러질 듯 흔들렸다. 

확실히 동물적인 순발력이나 저 강인한 신력만큼은 타고났다.


단순히 힘을 타고났을 뿐 아니라 무공에 대한 재능도 뛰어난 편이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그 재능이 권법에 특화되었다는 점이었다. 

칼을 한 번 가르쳐봤는데 칼을 휘두를 땐 둔재만도 못했다.

삼동은 권법 외엔 재능이 일천했다. 


사람의 재능이란게 저 정도로 한 쪽에 집중 될 수도 있구나. 

진유신은 삼동을 보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정도였다.


결국 진유신은 결정했다. 

삼동에겐 권법만 가르치기로. 

그것만 제대로 숙달해도, 삼동은 제 한몫 해낼 수 있을 터였다.


진유신의 검이 정면으로 떨어지다가 우뚝 몀췄다.


스르릉!

잠시 동안 허공에 검을 멈춘 자세로 뭔가를 되짚어 보던 진유신은, 칼을 칼집으로 돌려보냈다. 


이 정도면 부족한 점 없이 완벽했다.

조금 더 경지가 오른 뒤에 되돌이켜보면 부족한 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랐으나 지금은 아니었다.


이것으로 기본 무공이랄 수 있는 건 다 익힌 셈. 


그는 천무서고에 입장을 허락받았음에도 바로 들어가지 않았다. 


기본공을 완벽하게 익힌 다음에 들어가려 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스스로 만족할 상태가 된 후에 들어가려 했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천무서고에 발을 들이는 날이었다. 

방금 마지막 초식을 펼치며 스스로의 동작을 복기했을 때, 부족한 점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먼저 수련을 끝마친 진유신이 삼동에게 다가갔다. 

삼동은 아침 일찍 나와 무공을 수련하다가 밤이 늦어서야 수련을 끝냈다. 

힘이 셀뿐만 아니라 체력도 보통이 아니었다. 


“어떠냐? 할 만해?”


퍼어어억!

목인형이 다시 한 번 크게 흔들렸다.

삼동이 주먹을 멈추고 진유신을 돌아보며 말했다. 


“예, 도련님. 무공이 이 정도로 재미있는 건줄은 몰랐습니다요. 헤헤.”

“호형권은 기초적인 무공일 뿐, 제대로 된 무공을 수련한다면 재밌지만은 않을 거다.”

“준비는 다 되었습니다요!”


조금 겁을 줘봤지만 삼동의 눈빛은 형형했다.

이미 무공을 배우는데 제대로 재미를 붙인 모양이었다. 


진유신은 새로운 권법을 전수해줬다. 

검초를 가르쳐주려 하면 그렇게 둔감해보이면서도 권법을 배울 땐 희한하게도 바로 바로 따라했다. 


사실 진유신이 삼동에게 진짜 가르치고 싶은 권법은 따로 있었다. 

허나 그것은 자신이 가르칠 무공은 아니었다. 


‘기회가 되면 꼭 배울 수 있게 해줘야겠어.’


방금 배운 동작을 열심히 펼쳐보이는 삼동을 바라보던 진유신이 말했다. 


“난 가볼테니 넌 계속 열심히 해라.”

“옙. 쇤네는 좀 더 있다가 가겠습니다요.”


아침 일찍 수련을 마무리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오늘 드디어 천무서고에 들어가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몸부터 씻을까?’


수련을 할 땐 기본공이라 해도 전력을 다해 하기 때문에 땀으로 몸이 흠뻑 젖어 있었다. 

진유신이 평소에 머무르는 전각으로 돌아오니 시비인 연화가 다가왔다. 


“도련님. 물 받아놨습니다. 식사는 씻고 나오시면 드실 수 있게 바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다.”


진유신이 입고 있던 무복을 훌렁 훌렁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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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1 24.04.22 1,859 3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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