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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안경님의 서재입니다.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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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안경
작품등록일 :
2024.08.2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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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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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23

DUMMY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23






평창동 집에 도착한 진혁과 김소현.

집 안으로 들어가자 어딘가 기분이 좋아 보이는 김철한과 메이크업부터 헤어스타일, 옷까지 풀 세팅을 한 박진숙이 반겨주었다.


"크흠···. 왔냐."

"어서 와! 차 서방."

"와···. 우리 엄마 아주 작정을 하셨네. 대통령 만날 때도 저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때보다 오늘이 더 중요하거든. 하나뿐인 사위가 그림을 그려준다는데."


그런 박진숙을 보며 김소현은 미소를 지으며 놀렸다.


"엄마 새로 시집가도 되겠어."

"얘는! 내가 이 나이에 무슨 시집을 가니! 그리고 네 아빠도 버젓이 살아있는데. 죽었다면 모를까."

"..."


그 이야기를 들은 김철한이 두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았다.

그러자 박진숙이 김철한의 어깨를 툭 치며 웃었다.


"농담이에요! 뭘 또 그렇게 노려봐요."

"됐어. 농담도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지."

"삐졌어요? 아이, 사위도 왔는데 왜 그래요. 진짜."

"됐어. 할 거 하고들 가. 나는 서재에서 책 읽을 거니까."


단단히 토라진 듯한 김철한이 서재로 향하려 하자 진혁이 서둘러 박진숙에게 말을 건넸다.


"저···. 어머님. 두 분을 같이 그려드리는 건 어떨까요?"


어찌 되었든 두 사람은 정략결혼이 아닌 서로 사랑하기에 결혼한 사이.

지금은 정으로 산다고 할지 몰라도 옛날엔 두 사람도 뜨거운 사랑을 했었다.

진혁의 제안에 박진숙이 김철한에게 함께 모델을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것도 괜찮겠다. 어때? 자기도 같이 모델 할래?"

"뭐? 그럴 줄 알았으면 나도 샵에 다녀왔지."


박진숙의 함께 모델을 하자는 말에 김철한의 기분이 풀렸는지 입꼬리를 씰룩대며 언성을 높였다.


"자기가 언제부터 샵에 갔다고 그래. 맨날 내가 다 해줬지."

"그건 그래···."

"따라와."


박진숙은 김철한을 방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옷을 갈아입히고 다시 나왔다.


"우리 사위 기다리게 하는 건 좀 미안해서 화장은 안 했어. 대신 보정 해줄 거지?"

"당연히 해 드리겠습니다."

"자자. 얼른 자세 좀 잡아보자고."


천하의 김철한도 그림 모델은 처음인지 어색하게 박진숙과 이런저런 자세를 취했다.


"이렇게 하는 게 맞아?"

"네, 그냥 자연스럽게 자세를 취해주시면 됩니다."


사실, 진혁은 이곳에 들어와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그림을 그릴지 정했다.

당연히 저들의 포즈는 그림에 아무런 영향도 없었지만, 그런데도 진혁이 자세를 취해보라고 하는 이유는 그저 두 사람의 표정이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재계 서열 1위의 회장도.

그의 부인도.

결국은 소소한 것에도 행복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와닿았다.


1시간 정도 이런저런 자세를 요구한 뒤 진혁은 그림을 그리겠다며 방으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에 혼자 방에서 잡생각 없이 그림을 그리는 게 여러모로 좋았다.

물론 식사도 하지 않고 방에 들어가 그림을 그린다는 말에 박진숙은 걱정 섞인 말을 건네왔다.


"밥이라도 먹고 그리지···."

"아닙니다. 느낌이 왔을 때 그려야죠."

"그럼 어쩔 수 없지."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그 느낌이라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기에 박진숙은 진혁을 더 말리지 않았다.


"오빠. 필요한 거 있으면 문자 보내."

"알겠어. 자기는 어머님, 아버님 모시고 밖에 나가서 데이트라도 시켜드리고 와."

"응."


김소현이 부모님을 모시고 떠난 뒤 진혁은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그림 그릴 준비를 했다.


"후우···."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오늘 이 집에 들어오기까지 어떤 그림을 그릴지 고민을 했었던 진혁.

그러나 그런 건 전부 쓸데없는 고민이었다.

집안에 들어오자 행복해하는 두 사람이 있었고, 그저 보이는 대로 두 사람을 그리기만 하면 되었다.

오히려 당사자들을 보자 머릿속에 엉켜 있던 실타래가 말끔히 풀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진혁은 기억 속 김철한과 박진숙을 떠올리며 붓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


김소현은 진혁의 말대로 김철한과 박진숙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에이, 이렇게 꾸몄는데 집에만 있긴 조금 그렇잖아요."

"그런 그렇지."

"자자. 오늘은 이 딸이 요즘 젊은 사람들 데이트 코스로 안내하겠습니다."

"데이트는 무슨···. 그냥 마실이지."


김철한은 툴툴대면서도 발은 열심히 김소현 모녀를 따라다녔다.


이후, 김소현은 20대들이 자주 가는 곳으로 김철한과 박진숙을 데리고 돌아다니며 오랜만에 딸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진도 열심히 찍고 부모님의 의견이 충돌할 때면 중간에서 잘 중재하며 분위기가 나빠지지 않게 노력했다.


시간은 흘러 어느새 밤 11시가 되었다.

여전히 미소가 가득한 부모님을 보자 김소현은 기분이 뭉클해졌다.


'엄마, 아빠가 저렇게 웃는 건 오랜만에 보네···.'


김소현은 이런 추억을 만들게 해준 진혁이 보고 싶어졌다.


"슬슬 들어갈까요?"

"그러자꾸나. 차 서방도 기다리고 있을 것 같고···."


세 사람이 외출을 마치고 12시쯤 집에 도착했다.

그런데 진혁이 방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김소현도 슬슬 걱정되었다.

보통 집에서 그림을 그릴 땐 3~4시간 정도에 한 번씩 휴식을 취했다.

체력도 체력이었지만, 집중력 때문에 중간에 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어째서인지 밖에 나갔다 온 6시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러다 쓰러지는 거 아니야···? 아니야, 방에서 쉬었겠지."


김소현이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진혁을 걱정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김철한이 다가와 조언을 했다.


"아내란 자고로 남편이 무슨 일을 하든지 믿어줘야 한단다. 물론 술, 도박 불법적인 것만 빼고."

"믿긴 하지만···. 워낙 자기 몸을 생각 안 하니까 그렇죠."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거겠지. 그럴 때일수록 내조가 중요하단다."

"알고 있어요."

"그래도 딸 가진 아빠 입장에서 괘씸하긴 하구나···. 딸을 걱정시키다니. 나오면 내가 한소리 해주마."

"하기만 해봐요···."

"이것 참···. 딸 무서워서 사위한테 장난도 못 치겠군."


김철한은 김소현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자리를 떴다.


결국, 진혁은 새벽을 지나 아침 7시에 방문을 열고 나와 물을 마셨다.


"크아아아. 피곤하다."


진혁이 시원한 물을 마시는 소리에 거실에서 졸던 김소현이 눈을 뜨고 진혁에게 달려갔다.


"오빠!"

"소현아. 뭐야? 너 안 잤어?"


김소현의 피곤해 보이는 얼굴에 진혁이 당황하며 김소현의 얼굴을 살폈다.


"어떻게 자···. 오빠가 한 번도 쉬러 안 나왔는데."

"아···. 미안. 집중하다 보니까···."


진혁의 사과에 김소현은 그를 더욱 세게 안았다.


"고마워."

"응?"

"어제 엄마랑 아빠 되게 행복해하시더라."

"다행이네."

"다 오빠 덕분이야. 오빠 아니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네 덕분이지. 네가 나를 좋아해 줘서 결혼했으니까."


둘이 서로를 향한 감사를 표하며 분위기가 핑크빛이 되었다.

점점 두 사람의 입술이 가까워지던 그때.


"크흠···. 그래, 차 서방. 그림은 다 그렸나."

"네, 아버님."


김철한의 기침 소리에 황급히 몸을 떨어뜨린 두 사람이었다.


"기대되는군. 일단 아침부터 들지."

"감사합니다."


김철한의 말에 김소현과 진혁은 식당으로 향했다.


"어머. 차 서방!"

"어머님?"

"엄마?"


식당에 도착하자 그곳에선 주방 이모님과 박진숙이 직접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차 서방이 고생하는 데 가만히 있기가 조금 그렇더라고."

"아···. 죄송합니다."

"죄송하긴. 얼른 와서 앉아."

"감사합니다."


의자에 앉자 박진숙이 음식을 몇 가지 더 가져왔고, 식사를 시작했다.


"맛이 어때?"

"맛있습니다."

"다행이다. 오랜만에 요리해서 걱정이었거든."


아침부터 엄청난 진수성찬.

맛도 수준급이었다.


밤새 그림을 그리느라 배가 고팠던 진혁은 밥을 3공기나 먹고서 수저를 내려놓았다.


"진짜 맛있었나 보네. 3공기나 먹고."

"하하하."


차마 밤새 그림을 그리느라 배고프다는 말은 하지 않은 진혁이었다.

아침 식사가 끝나자 박진숙은 기대가 가득한 눈빛으로 진혁을 바라보았다.

바로 그림을 볼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자···. 그럼 들어가실까요?"


진혁의 말에 박진숙이 제일 앞장서서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 들어오는 그림.

커다란 캔버스엔 박진숙과 김철한이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복장은 어제 입고 있던 옷이었고, 표정은 그 어떤 표정보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예쁘다···."


박진숙은 진심으로 감동하며 입을 손으로 가렸다.

하지만 이 그림의 진가는 이제 시작이었다.


"그리고 보고 있는 자리에 따라 그림이 조금씩 바뀝니다."

"뭐?"


진혁의 말에 따라 왼쪽에 서서 그림을 바라보자 그림 속 두 사람의 자세가 미세하게 바뀌었고, 외모도 더 어려졌다.

그 모습은 젊은 시절의 김철한과 박진숙의 모습이었다.


"아니···. 이게 무슨···."

"그럼 오른쪽은···."


김철한과 박진숙이 당황하며 오른쪽으로 가서 그림을 보자 이번에는 노부부가 나타났다.

심지어 각각의 표정도 다 달랐다.

젊은 자신들은 수줍은듯한 얼굴.

현재의 자신들은 행복해하는 얼굴.

늙은 자신들은 여유로운 얼굴.

각각 다른 매력을 내뿜는 이 그림에 세 사람은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림을 본 세 사람은 생각이 바뀌었다.

그림을 보기 전까지는 그림을 그리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 그림을 어떻게 하루 만에 그렸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

"진짜 말도 안 되는 선물을 받은 것 같네···."


그림에 문외한인 김철한조차 신기함을 느끼고 있었다.


"왜 그렇게 아내가 자네 그림에 호들갑을 떨었는지 이해가 됐어."


그동안 내심 진혁의 그림을 극찬하는 박진숙을 이해하지 못했던 김철한이었다.

그런데 막상 자신을 모델로 한 그림을 보니 기분이 이상하고 뭉클했다.


"그래서 차 서방 전시회가 언제라고?"

"이번 겨울에 열려고요."

"그림이 40개 정도 있다고?"

"응."

"나도 가야겠어."


김철한이 전시회에 간다는 말에 박진숙이 크게 놀랐다.

박진숙이 같이 가자고 며칠을 졸라야 겨우 가주었던 김철한이었다.

그런 그가 직접.

먼저 전시회에 가겠다고 한 것이었다.


"자기가?"

"이런 그림이 40개가 있다는데 당연히 가봐야지. 이참에 그림도 좀 배워볼까 고민도 되고."


그림을 배워보겠다는 말에 박진숙이 미소를 지었다.


"모르는 거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 당신 아내가 또 그림에는 일가견이 있잖아."

"그래."


두 사람의 분위기가 훈훈해지자 김소현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박진숙을 불렀다.


"엄마."

"응?"

"이 그림도 전시회에 보낼 거야?"

"아니."


그림을 전시회에 보내겠냐는 말에 박진숙이 정색을 하며 대답했다.

며칠 전 김소현에게 그림을 빌려달라고 할 때와는 정반대의 태도였다.


"이제 내 기분이 이해가 가?"

"미안해."


박진숙은 바로 김소현에게 사과를 건넸다.

정작 그림을 보니 전시회에 보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보다 이거 어쩌지···. 업체가 보존하려다가 실수로 훼손이라도 되면 어떻게 해."

"엄마! 호들갑이 심한 거 아니야?"


김소현의 말에 박진숙이 진지하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는 모르겠지. 이 그림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나는 피카소가 와서 자기 그림이랑 바꾸자고 해도 안 바꿔."


박진숙에게 진혁은 피카소 이상의 화가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차 서방. 그림 제목은 뭐야?"

"제목은···. '춤추는 동반자'로 하겠습니다."

"춤추는 동반자라···. 애들 가고 나면 오랜만에 블루스라도 한번 춰야겠어."

"호호호."


오늘도 분위기가 좋은 김소현의 부모님을 본 진혁은 김소현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우리는 이만 집에 갈까?"

"응!"


그리고 한 달 뒤.

진혁의 전시회가 열렸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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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23 +2 24.09.18 1,982 47 12쪽
22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22 +3 24.09.17 2,372 43 12쪽
21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21 +3 24.09.16 2,679 44 12쪽
20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20 +3 24.09.15 3,023 53 13쪽
19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19 +4 24.09.14 3,133 46 12쪽
18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18 +3 24.09.13 3,335 49 12쪽
17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17 +3 24.09.12 3,516 59 12쪽
16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16 +5 24.09.11 3,689 49 12쪽
15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15 +2 24.09.10 3,815 56 12쪽
14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14 +7 24.09.09 4,000 54 12쪽
13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13 +6 24.09.08 3,958 59 12쪽
12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12 +7 24.09.07 4,015 55 12쪽
11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11 +2 24.09.06 4,081 54 13쪽
10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10 +2 24.09.05 4,262 53 12쪽
9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9 +1 24.09.04 4,286 54 13쪽
8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8 +1 24.09.03 4,377 55 12쪽
7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7 +2 24.09.02 4,539 55 13쪽
6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6 +6 24.09.01 4,579 64 12쪽
5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5 +6 24.08.31 4,818 54 12쪽
4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4 +1 24.08.30 5,095 54 13쪽
3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3 +4 24.08.29 5,327 66 12쪽
2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2 +3 24.08.28 5,563 70 12쪽
1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1 +5 24.08.28 5,992 6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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