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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벨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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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젠장
작품등록일 :
2022.10.28 15:51
최근연재일 :
2022.12.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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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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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과정(3)

DUMMY

처음 새로운 방식의 식당을 열겠다는 공고가 올라왔을 때.

사무엘은 이것이 실패하건, 성공하건 배울 것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지원했다.

그런데 배우기는커녕, 부잣집 도련님과 소꿉놀이할 처지에 처했으니.

기분 좋게 생각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


동생과 함께 데넷에서 더 일하는 것이 나은 일 아니었을까.

그리 생각하며 지금 상황에 한탄하는 사무엘에게 루스벨트가 다가섰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는 알겠지만, 그리될 일은 없을 겁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데?"

"부잣집 도련님의 소꿉놀이에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 아닌가요?"


사무엘은 이를 듣고는 헛웃음을 지었다.

소꿉놀이에 어울릴 일이 없다는 그 말, 그 말을 믿는 자신이 어이없었다.


"내가 그 말을 믿을 거 같아?“

"제가 작성한 식당 운영 계획서입니다. 이걸 읽으시면 저한테 그런 생각이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사무엘은 미심쩍은 눈초리로 계획서를 바라봤다.

과연 그리 말할 자신이 있는 체계적인 계획이었다.

문제는 그것을 그의 눈앞에 보이는 저 꼬맹이가 만들었냐는 것이지만 말이다.


"정말 네가 만든 것이 맞는 거냐?"


사무엘이 읽은 계획서는 아이가 작성할 수준이 아니었다.

이를 알기에 그는 루스벨트가 조리 있게 말을 하고 있음에도, 계획을 작성한 사람이 맞는지 의심했고, 루스벨트는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아직도 믿지 못하시겠다면 제게 계획서에 적힌 내용에 관해 질문해보세요. 무엇이건 답변할 수 있어요."

"...됐다. 그 정도로 확인하고 싶은 거는 아니었으니까."


사무엘은 루스벨트가 자신 있다는 듯 말하자 확인할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저렇게 질문에 답변하려 한다는 것은 이 계획서를 만들거나, 통으로 외우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니까.


"네 말대로 소꿉놀이는 아닌 것 같지만, 그것만 믿고 너를 따라 식당을 운영할 생각은 없다. 한 달 정도의 기간을 두고 식당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볼 거다."

"그동안 문제가 생기면 그만두겠다는 이야기죠? 좋아요. 그렇게 하죠."


루스벨트는 사무엘을 설득할 자신이 있었다.

고작 몇 분의 대화로 사무엘을 설득해 식당 운영에 도움을 주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한 달을 준다면? 자신의 사람으로 만드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니다.

그리 생각한 루스벨트는 빙그레 웃으며 사무엘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제 같이 일하게 되었으니 통성명을 해야겠죠?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라고 합니다."

"사무엘 차일드다. 사무엘이라고 불러라, 꼬맹이."


1889년 식당을 만들어, 1920년대에 미국, 캐나다에 백여 개의 매장을 운영한 수완가, 사무엘 차일드가 루스벨트에게 영입된 날이었다.


===


루스벨트와 사무엘의 대화가 끝나고 며칠 후.

뉴욕주 올버니에 있는 한 건물로 사무엘과 루스벨트가 움직였다.


"사무엘, 당신이 운영할 식당의 위치는 여깁니다."


1870년대에 조성된 워싱턴 공원, 1867년부터 건설 중인 뉴욕주 의사당, 이 둘 사이에 있는 도로, 라크 스트리트와 워싱턴 에비뉴 사거리.

루스벨트는 이곳에 식당을 운영하기로 했다.


"왜 이곳을 택한 거지?"

"무슨 말씀이세요?"

"네가 올버니로 위치를 정한 이유는 알겠지만, 올버니에서 굳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서 말이다."


루스벨트가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올버니.

올버니에 매장을 여는 것은 관리를 쉽게 하려면 필요한 일이다.

사무엘은 이에 대해서는 동의했지만, 굳이 이 사거리를 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제가 관리 가능한 곳 중 유동 인구가 가장 많고 홍보가 될 수 있는 곳. 그것을 선택한 겁니다."

"유동 인구는 인근에 있는 올버니 사범학교, 올버니 약학 대학의 유동 인구를 확보하겠다는 말은 이해하겠지만, 홍보? 그게 무슨 말이야?"

"뉴욕 주로 확장하려고 한다면, 사람들이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허···. 꼬맹이, 넌 계획이 다 있구나?"


지금 건설 중인 뉴욕주 의사당은 1879년, 기존의 의사당을 대체했다.

이는 뉴욕주 대부분의 의원이 뉴욕주 의사당으로 모인다는 것을 의미했고, 루스벨트는 이런 의원들의 가족들이 만든 입소문을 통해, 뉴욕주 전역에 식당이 알려지길 원했다.

이런 기대를 하고 있기에, 유동 인구가 많으면서도 주 의사당과 인접한 곳을 찾았고, 그렇게 정한 것이 지금 그들의 눈앞에 보이는 건물이었다.


"사무엘, 이곳이 당신이 운영할 식당입니다."

"차일드라니, 내 성으로 식당을 운영할 거냐?"

"다른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서요.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바꿀게요."

"아니, 바꾸라는 말은 아니었어. 얼떨떨해서 그런 거지."


사무엘은 루스벨트가 자신과 상의 없이, 식당 이름을 차일드라 쓰는 것에 잠시 거부감을 느꼈다.

그가 식당을 운용할 때, 사용하기로 한 이름, 그것이 차일드 아닌가.

이를 생각한 그는 식당 이름을 바꾸는 것이 맞을지 고민했지만, 이내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눈 앞에 보이는 꼬맹이가 자신을 영입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알기에.

이렇게 식당 이름을 정한 것도, 호감을 보이려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차일드는 루스벨트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인테리어는 나쁘지 않은데."


루스벨트가 사무엘을 고용한 후, 루스벨트는 사무엘에게 어떤 방식으로 식당을 인테리어할 것인지에 관해 물었다.

이를 들은 사무엘은 면접에서 했던 말처럼 청결을 이야기하며, 청결한 식당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흰색 타일을 바닥에 깔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들은 루스벨트는 사무엘을 고용하기 전, 인테리어 비용을 조사해, 타일의 가격이 일반 중산층은 사기 어려운 정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기에 지금 시기에 타일을 사들이는 것이 맞는지 고민했지만, 얼마 안 가 그것이 돈이 된다고 판단하고는 타일을 사들여 바닥에 깔았다.


"바닥이 왜 흰색이 아니지?"

"이거 흰색 맞는데요?"

"이게 무슨 흰색이라는 거야! 이거 베이지색 아냐?!"

"아, 다른 백색을 원하셨나 보네. 저는 미백색을 원하시는 줄 알았거든요."


사무엘은 어이가 없다는 듯 루스벨트를 바라봤다.

백색이면 백색이지. 뭔 미백색 같은 소리를 하는 것인가.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는 루스벨트 때문이었다.

루스벨트가 타일 업자를 만나 이에 관해 이야기하자, 업자는 백색보다 이 시기 가장 많이 팔리는 색들을 선택하는 것은 어떤지 제안했다.

이러한 색을 본 루스벨트는 업자의 추천을 믿는 것이, 사무엘이 말한 것보다 나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이를 선택했다.

타일 업자니 여러 상가에 타일을 깔았을 터고, 이렇게 쌓은 경험이 사무엘보다 좋은 것은 당연하다는 짧은 생각으로 사무엘과 말없이 추진한 일이기에, 말다툼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 그래 네 말이 옳다고 치자."


사무엘은 타일의 색을 바꾸는 것이 한두 푼 드는 것이 아니고, 그가 운영하는 식당도 아닌데 이를 굳이 지적하고 싶지 않았다.


"뭐 어쨌건 인테리어가 나쁘지 않으니 넘어가고, 뭘 팔 거냐?"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거를 팔 겁니다."

"뭐?"


루스벨트는 사무엘의 의문을 무시한 듯 부엌으로 걸어갔고, 사무엘은 그런 루스벨트를 따라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햄버거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십니까?"

"햄버거? 그 간 고기로 만든 스테이크?"


1880년대, 햄버거가 알려지기 전.

독일 이민자들을 통해 햄버그스테이크란 음식이 전해졌지만, 그것이 우리가 아는 햄버거로 변하는 것은 이 시기였다.


루스벨트는 이를 알게 된 후, 지금 시기에 없는 햄버거를 만들어 팔면 돈이 되리라 판단하고는 식당을 운영하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예, 간 고기로 만든 햄버그스테이크. 그걸 샌드위치 형식으로 제공하는 거예요.“

"간단하게 들고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형식에, 값싼 간 고기를 넣어 판다···. 이거 독일 놈들이 파는 뜨거운 닥스훈트랑 비슷한데?"


뜨거운 닥스훈트, 프랑크푸르트 소시지의 별명인 이 음식은 1860년 즈음부터 미국에서 팔리기 시작했고, 이런 닥스훈트 소시지가 핫도그라는 이름으로 알려지는 것은 1890년대다.


"확실히 이거 돈이 될 것 같다. 문제는 새로운 음식이 유행한다면 같은 음식을 파는 놈들이 나온다는 건데···. 생각한 바는 있어?"

"그때를 생각할 이유가 있나요? 사람들이 저희를 떠올리게 하면 되는데."

"그 일은 내가 하고?"

"아뇨, 저희가 같이하는 거죠."


사무엘은 그 말을 듣고는 픽 웃었다. 같이한다는 그 말.

과연 눈앞에 보이는 꼬맹이는 그 말을 무슨 뜻으로 한 것인지 알까.

사무엘은 한 번 루스벨트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꼬마 사장님은 이제 뭘 할 생각이지? 말하면서 부엌은 다 확인한 거 같은데."


사무엘은 한층 더 살가운 태도로 루스벨트를 대했지만, 루스벨트는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 것인지 이전처럼 그를 대했다.


"부엌도 제대로 만들어져 있고···. 여기서 확인할 거는 끝났습니다. 이제 남은 거는 이 식당에 필요한 식료품들을 공급하는 것과 일해줄 아르바이트생 분들만 구하면 됩니다."

"... 잠깐, 잠깐만.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거지? 알바만? 요리사는 없어도 되는 거냐?"


요리사가 없는 식당을 운영하겠다는 말에 사무엘이 당황한 기색으로 말하자, 루스벨트는 그런 사무엘을 보고 픽 웃으며 말했다.


"뜨거운 닥스훈트를 만드는 법 보셨죠? 데운 빵 위에 구운 소시지, 소스와 피클. 이렇게 만들기보다는 어렵겠지만, 요리사를 고용할 필요는 없죠."

"네 말대로 쉽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면 돈을 절약할 수 있겠다. 내가 있던 식당의 요리사가 받는 월급은 알바가 일하는 것과 비교하면 1.5 배는 버니까."


1880년대 알바와 요리사가 받는 금액은 식당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돈을 더 버는 직종은 언제나 요리사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알바 공고는 나를 고용했을 때처럼 신문사를 통해 진행할 거고···. 남은 문제인 식료품을 사들이는 거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이겠지?"

"제가 가면 그분들이 상대하지도 않을 거라는 거 알잖아요."

"뭐, 네 나이가 나이니까."


그렇게 말한 사무엘은 실소를 지었다.

그리 말하는 자신도 눈앞에 보이는 꼬맹이를 믿지 못한 주제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참 세상사라는 것은 알 수 없었다.


"어쨌건 식료품을 사들이는 일이라면, 내가 매니저 일을 할 때 연을 맺은 분들이 있으니 이 사람들과 계약하면 괜찮을 거다."

"신선하게 살 수 있어요?"

"내 능력을 무시하는 거냐?"

"아뇨. 그건 아니고, 예전에 일했던 직장은 거리가 거리고, 우유 관련해서 아시잖아요."


사무엘이 일하던 식당은 뉴욕 인근 필라델피아에 있는 곳이다.

뉴욕시에서도 멀리 떨어진 올버니시인데, 필라델피아 인근에서 사들이는 것은 철도를 운용해도 하루는 걸릴 것이 분명했다.


또 우유는 어떤가. 사무엘이 아는 곳이 좋은 곳이라고 한들, 우유를 가지고 사기 치는 사람이 많은 지금, 신선한 우유를 어떤 문제 없이 사들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었다.


"올버니시와 뉴욕시 사이에 있는 곳에서 목장, 농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이니 큰 문제는 없을 거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식재 계약을 인근에서 끝내시면, 음식을 포장할 포장지 계약을 위해 펜실베이니아로 가시라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그 근처에서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면, 굳이 이에 대해 언급할 필요는 없겠죠."

"음식 포장지? 그런 거를 사야 한다고?"

"간단하게 들고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형식, 이거 사무엘 씨가 여기 들어오면서 한 말이니 기억하죠? 저는 사람들이 밖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거를 원해서요."


사무엘은 루스벨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뜨거운 닥스훈트를 떠올렸을 때, 그때부터 루스벨트가 이를 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래서 언제까지 해오면 되는 거냐?"

"3일 후에 아르바이트생 분들 모집 공고가 끝나니, 늦어도 그날에는 오셔야 할걸요."

"3일? 그 안에 계약을 끝내고 돌아오라고?! 거기까지 오고 가는 데 이틀이 걸리는데, 나보고 그런 일을 끝내라고?"

"저도 힘드신 거 알지만, 모집 공고를 그날 끝내는 걸로 해서 시간을 그렇게 드릴 수밖에 없어요. 정 힘드시면 이 근처에서 찾아보시는 건 어때요?"


새로운 거래처를 찾는다면 좋은 일이지만, 짧으면 이틀, 길어도 사흘 안에 계약까지 맺고 다시 돌아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사무엘은 새로운 거래처를 찾는데, 시간만 낭비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렇기에 사무엘은 한 가지 꾀를 낸다.


"...이건 어떠냐. 내 동생이 내가 일하고 있던 곳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놈을 여기로 부르면, 문제없는 거 아냐?"

"그래주시면 저야 고맙죠."


그의 동생 윌리엄을 불러, 일을 돕는 것.

사무엘은 그것이 지금 그가 내릴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라 생각했지만, 과연 이 선택이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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