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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거스 님의 서재입니다.

북부 전선의 고인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공모전참가작 새글

데거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3:33
최근연재일 :
2024.06.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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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전환 : 3일 남음

작성
24.05.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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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호송임무(3)

DUMMY

놈들의 망언에 여린(?) 가슴이 상처 입긴 했으나 상관없다.


응징은 저기 정규직 아저씨들이 대신해줄 테니까.


“다들 쏴라!!!”


“컥!”


“피,피해!!”


펠론의 지시에 정규병 중 활을 소지하고 있던 궁병들이 화살을 날린다.


나와 대원들이 예상치 못한 활약으로 전력을 분산시켜준 덕에 그들은 큰 어려움 없이 적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이런···!”


“개자식아! 어차피 징벌병이라며!!”


하나둘씩 쓰러지는 동료들의 모습에 용병들이 분노를 터트렸다.


만만하게 봤던 징벌병들이 10명이 넘는 동료들을 전투 불능으로 만들고 20명에 달하는 아군을 붙잡고 있었으니 복장이 터질 만도 했다.


놈들의 생각은 나와 대원들을 빠르게 정리하고 펠론과 정규병들을 처리하는 것이었겠지만,


‘우리가 밀면 밀리고 불면 날아가는 X으로 보이나?’


놈들은 우리를 너무 만만하게 봤다.


‘난전에 익숙한 전쟁 용병이었다면 달랐겠지만,’


나는 놈들이 처음 계획이 틀어지자마자 머뭇거리며 망설이는 모습을 봤을 때부터 확신했다.


이놈들은 제대로 된 전쟁을 겪어본 경험이 없는 도적 떼나 마찬가지라는 걸.


혹한의 날씨 속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죽어라 야만족들과 싸우는 북부의 병사들과 돈을 쫓아다니며 목숨이 위험해지면 고민 없이 도망치는 용병들이 어찌 대등할 수 있을까?


적들도 이를 감안해 매복을 준비한 것 같았으나,

나에게 계획이 들킨 시점부터 놈들에게 승산은 없었다.


‘이제 천천히 시간을 끌면서 수를 줄이면 어렵지 않게 정리할 수 있겠어.’


그러나,

우리의 대처가 너무나도 훌륭했던 탓일까?


궁지에 몰린 용병들과 겐이 최후의 발악을 시도했다.


“마차를 열어!”


“예?!”


“호송마차의 문을 열고 그 안에 있는 징벌병들을 인질로 잡으라고!!”


저 미친 새끼가?


겐의 외침에 펠론의 표정이 다급해졌다.


“놈들이 마차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라!”


“예,옙.”


펠론이 다급히 마차를 사수하려 했지만 용병들이 더 빨랐다.


드르륵-


용병들은 마차 문을 열고 안에 있던 신병들을 끄집어냈다.


“뭐해? 뒤지고 싶어?”


“빨리 안 튀어나와?!”


칼 든 용병들의 위협에 신병들은 어쩔 수 없이 끌려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 새끼들 죽는 꼴 보기 싫으면 당장 무기 버려!!”


“후우, 저 X랄 맞은 새끼들이···”


“왜 그러십니까? 그냥 무시하고 다 죽여버리면 안 됩니까?”


“그래도 상관은 없지. 대신 우리 모가지도 같이 날아가겠지만,”


막스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어처피 저희랑 같은 징벌병 아닙니까? 죽든 말든 부대에선 신경도 안 쓸 텐데,”


“쟤들이 징벌병이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저 신병들이 죽는 순간 우리 임무가 실패한다는 게 중요한 거야.”


군은 명예와 체면을 중시하는 조직이다.

사정이 어찌 됐든 임무에 실패하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 인원을 고려하면···’


내가 희생양이 될 확률이 높았다.


정규병보단 징벌병을 처벌하는 게 절차적으로도 대외적으로도 보기 좋았으니까.


에이, 설마 그간 쌓아온 친분이 있는데 정말 그러겠어? 라고 말할 수도 있으나 아무리 베룬이 나를 좋게 본다고 해도 윗선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나저나 자기들이 내다 팔려 했던 징벌병들을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살아남아 보겠다는 건가? 정말 바퀴벌레 같은 생존 본능이네.’


하지만, 놈들은 알고 있을까?

자기들이 붙잡은 인질 중에는 감당할 수 없는 괴물이 있다는 걸.


“이 새끼들 죽는 꼴 보고 싶어?”


“당장 무기 버려. 안 그러면···커헉!”


적들이 인질을 앞세워 무장해제를 강요하던 그때.

신병 하나가 자신의 목덜미를 붙잡고 있던 용병의 얼굴에 머리를 박았다.


그 후, 재빠르게 놈의 들고 있던 검을 낚아챈 뒤,

손에 묶여 있던 밧줄을 끊어냈는데,


“이,이 새끼가 지금 무슨 짓을···”


인질 하나가 적진 한가운데에 홀로 탈출한 상황이었음에도 달려드는 용병은 없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에 압도당한 것이다.


“징벌병을 빼돌려 노예로 팔아버리려 한 것도 모자라. 상황이 불리해지자 인질로 잡는다라,”


주변을 훑어보던 청년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창과 검을 주워들었다.


“정녕 명예라곤 찾아볼 수 없는 자들이로군.”


푸른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좌검우창(左劍右槍)을 쥔 청년,

그가 바로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마커스였다.





용병들을 적으로 인식한 마커스의 마치 목줄 풀린 호랑이처럼 미쳐 날뛰었다.


“이,이 새끼 대체 뭐···컥!”


“죽어, 이 망할놈아!!”


마커스는 검으로 바로 앞에 있던 용병의 목을 꿰뚫은 뒤,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며 반대 손에 들고 이던 창으로 뒤따라오던 적의 안면을 가격했다.


콰직!


코뼈가 으깨지는 소리와 함께 허물어지는 육신,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이 쓰러지자 적들은 분노를 토해내며 달려들었다.


“어차피 혼자야. 그냥 조져!!”


“으아아!!”


그들은 자신들이 다수라는 것을 위안 삼았지만,


‘멍청한 놈들.’


세상에 어떤 토끼 무리가 늑대를 이긴단 말인가?


푹-


“커헉!”


“그롬! 이런 애송이가···!!”


그는 다가오는 적을 창으로 꿰뚫고 등 뒤에서 날아드는 또 다른 용병의 공격을 검으로 흘러냈다.


그야말로 공방일체라는 말이 어울리는 신위.

용병들은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갔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는 걸 파악하고 곧장 펠론에게 소리쳤다.


“펠론님 지금입니다! 적들을 단번에 격멸해야 합니다.”


“알았다. 모두 방진을 풀고 저 빌어먹을 도적들을 도륙하라!”


마커스가 적들의 내부를 흔드는 사이,

우리는 매섭게 치고 들어갔다.


혼란에 빠져 있던 용병들은 달려드는 병사들을 막아낼 수 없었다.


“제,제기랄!”


전세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기울어지자 겐은 곧장 등을 돌리고 허겁지겁 눈길을 따라 도망가려 했는데,


애석하게도 나는 그를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후우웅!


있는 힘껏 손도끼를 던졌다.


콰직!


도끼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정확히 놈의 등 짝에 적중했다.


“컥!”


“어딜 가려고?”


“끄으윽···”


겐의 머리를 발로 짓누르며 놈과 결탁했던 병사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너희도 이놈처럼 도주할 생각인가?”


“아,아닙니다!”


“항복하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목숨만은···”


망설임 없이 무기를 버리고 바닥에 넙죽 엎드리는 병사들, 거구인 내가 야만족들이나 쓸법한 도끼를 들고 위협하니 그 모습이 제법 무섭게 느껴졌나 보다.


대원들 중 몇 명을 불러 이놈들을 포박하게 하고 남아있는 용병들을 바라봤다.


‘기세가 완전히 꺾였으니 이제 곧 정리되겠군.’


그나저나,


‘저놈은 벌써 마나를 각성한 건가?’


종횡무진하며 적들을 휘젓는 마커스의 모습에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베룬과 수없이 대련하다 보니 이제는 어렴풋이 상대가 마나유저인지 아닌지 가늠할 수 있었다.


‘베룬처럼 마나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걸 보면 마나를 깨우친 지 얼마 안 된 것 같긴 한데,’


현재 마커스의 나이는 18살, 대륙에서 천재라고 불리는 자들이 20대 초반에 마나를 각성한다는 걸 감안하면 두려울 정도의 재능이다.


베룬조차 20대 중반을 넘어서야 마나를 각성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저런 재능충을 귀족모독죄로 징벌병으로 만들어버리다니,’


대체 어떤 놈인지 얼굴 한번 보고 싶다.


겐이 붙잡히고 얼마지나지 않아 상황은 정리되었다.


50명이 넘던 용병들 중 투항한 자들은 겨우 15명,

나머지는 죽거나 패색이 짙어지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그에 반해 아군은 부상자 12명을 제외하곤 별다른 피해가 없었으니 압도적인 대승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었다.


이제 투항한 놈들을 포박하고 억울하게 붙잡혀온 사람들을 풀어주기만 하면 끝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거,거기 너! 무기를 내려놓고 다시 마차로 들어가라.”


“··················”


정규병들은 아직까지 창을 내려놓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마커스를 포위하며 그에게 다시 호송 마차로 돌아갈 것을 명했다.


방금 전 그의 신위를 두 눈으로 목도했던 참이라 혹시라도 도주하지 않을까 경계한 것이다.


흉흉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

참다못한 펠론이 뭐라 말을 하려던 찰나 내가 한발 먼저 나섰다.


“하하, 다들 진정하시죠.”


“유벨, 자네···”


“이 친구도 아직 혼란스러워 그런 걸 겁니다”


친근한 표정으로 다가가 은근슬쩍 그의 창대를 붙잡았다.


마커스는 눈살을 찌푸리며 떨쳐내려 했으나 나는 손에 힘을 줘 창대를 꽉 움켜쥐었다.


꾸욱!


심상치 않은 괴력에 그가 놀란 기색을 보이자 싱긋 미소를 흘리며 펠론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펠론님, 이 신병은 그저 ‘명예’를 모르는 자들을 보고 참지 못해 나섰을 뿐입니다. 설마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었겠습니까? 안 그래?”


“··················”


나는 마커스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세상 그 무엇보다 명예를 중히 여기는 인물,


게임에서도 명예롭지 않은 지시를 내리면 충성심이 떨어지지 않았던가?


이를 증명하듯 명예를 언급하니 마커스의 손이 움찔거리는 게 느껴진다.


그도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징벌병이 되었던 까닭에 내심 많이 고민했을 거다.


이대로 순순히 잡혀갈지 아니면 탈출할지 말이다.

나는 그런 그에게 지금 경고를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명예를 모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거든 소란 피우지 말고 조용히 가자’라고,


다행히 마커스는 내 말뜻을 알아듣고는 창을 내려놓았다.


툭!


“마차에 다시 타면 됩니까?”


“그렇다.”


“알겠습니다.”


그는 자신이 타고 있던 마차에 다시 올라탔다.

손에 포박이 풀어진 상태였으나 펠론도 그 정도는 눈감아주었다.


마커스로 인해 벌어진 소란이 마무리되자 우린 곧바로 복귀할 준비를 했다.


“용병들과 결탁한 병사들은 모두 포박하여 호송 마차에 싣는다.”


“예!”


갑자기 데려가야 할 인원수가 늘어나며 자리가 부족해질 뻔했으나 갇혀 있던 노예들을 풀어주자 마차 안이 금세 널찍해졌다.


“가,감사합니다. 병사님”


“구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이 주변은 짐승들이 많으니 병사 둘을 붙여주마. 거기 둘!”


“충!!”


펠론이 휘하에 있는 정규병 둘을 지목했다.


“너희는 붙잡혀 있던 사람들을 가까운 영지로 안내하고 경비대에 사정을 설명한 뒤 도움을 요청해라.”


“예, 알겠습니다!”


두 사람이 붙잡혀 있던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에서 벗어나자 펠론이 좌중을 향해 소리쳤다.


“나머지 인원들은 이제 부대로 돌아간다.”


“알겠습니다!”


다사다난한 호송 임무를 마치고 드디어 복귀할 시간이 된 것이다.





예정보다 시간을 많이 지체한 탓에 혹시라도 오늘 안에 복귀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우리는 해가 지기 전에 부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베룬님께 보고를 하러 가봐야 하니 유벨 자네가 보급대에 신병들을 인솔하도록.”


“알겠습니다.”


나는 펠론을 대신하여 부대에 도착하자마자 신병들을 데리고 보급대로 향했다.


“야, 왔다!”


“이야~이번엔 좀 많은데?”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리며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징벌병들, 모두 신병을 구경하기 위해 나온 모양이다.


“근데 몇몇 놈들은 꼴이 왜 저래?”


“오다가 맞았나 보지.”


“피까지 흘리고 있는데?”


“저 새끼들 도주라도 하려고 한 거 아니야?”


부대에 잔류하고 있던 인원들은 아직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듣지 못했기에 신병들 사이에 껴 있는 용병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변의 숙덕거림을 무시하고 보급대 앞에 마차를 세우자 보급대장 맥이 나를 반겨준다.


“오! 유벨, 잘 다녀왔나?”


“···아하하, 그게,”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차를 살펴보던 맥은 예정된 인원보다 수가 많다는 걸 파악하곤 눈살을 찌푸렸다.


“무언가 일이 있었나 보군.”


“그렇게 되었습니다. 지금쯤 펠론 십인대장이 백인대장님께 보고하고 있을 겁니다.”


“흠, 뭐 그 부분은 백인대장님께서 알아서 아실 일이니, 우리는 우리 일을 하도록 하지.”


백번 옳은 말이다.


“일단 신병들부터 도열시키겠습니다.”


“부탁하네.”


투항한 용병들과 병사들은 내버려 둔 채,

신병들이 갇혀 있던 마차의 문을 열어줬다.


“다들 밖으로 나와 막사 앞에 도열한다.”


주변에 몰려든 인파 탓일까?

신병들이 주뼛거리며 막사 앞에 나란히 섰다.


그들이 모두 내리자,

주변에 있던 징벌병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


“이 개새끼들아!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


“오는 길에 얼어 뒤지는 게 더 나았을 텐데, 꾸역꾸역 기어왔구나!”


“자자, 보급품 걸고 저 신병들 중 누가 제일 먼저 뒤질지 내기나 하자고,”


“푸하하! 나는 저 띨빵하게 생긴 놈한테 건다.”


“난 저 멀대같은 놈, 딱 봐도 둔하게 생겼잖아.”


놀랍게도 이것이 북부 징벌병들만의 환영식이다.

다른 측면에선 초장부터 신병들의 기를 죽여 놓기 위한 술수이기도 했다.


다소 유치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의외로 이게 효과가 좋았다.


“으으으...”


피부를 저미는 듯한 추위와 사방에서 쏟아지는 야유에 신병들은 몸을 떨며 고개를 숙였고, 그럴수록 징벌병들은 더욱 신이 나서 목소리를 높였다.


“하하! 축 처져 있는 꼬락서니 봐라!”


“아래는 제대로 달려 있냐?!”


“근데 저놈은 뭐야? 뭔데 혼자 고개를 쳐들고 있어?”


신병들 중 유일하게 기죽지 않고 꼿꼿이 서 있던 청년,

그는 다름 아닌 마커스였다.


“흐음, 저놈···쓸만할 것 같은데?”


“담력도 좋고, 얼굴이 좀 재수 없게 생기긴 했지만 덩치가 좋으니 힘도 깨나 쓰겠네.”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마커스의 모습에 징벌병 출신 십인대장들이 눈을 빛내며 그를 탐냈으나 모두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었다.


왜냐하면,


“베룬님께서 자네 십인대는 직접 신병을 차출하라고 했다면서?”


“그렇습니다.”


“이제 곧 신병들의 소속을 정할 예정이니 그 전에 빨리 한 놈 골라가게.”


“감사합니다!”


마커스는 이미 내가 침 발라둔 상태거든.


이미 안면을 터놓은 사이였기에 살가운 표정으로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또 보네?”


“························”


“나는 유벨 그라움이라고 한다.”


“···마커스라고 합니다.”


“낮에는 고마웠어. 네 도움이 아니었으면 신병들이 많이 죽었을 거야.”


“그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눈치챘을 수도 있지만 나도 너와 같은 징벌병이다.”


어깨의 견장을 가리키자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낮에 보니까 실력이 보통이 아니던데, 혹시 우리 십인대에 들어올 생각 있나?”


내 물음에 마커스가 묘한 눈빛을 보냈다.


“제게 선택권이 있습니까?”


선택권?

당연히 없지.


아마 본인도 잘 알고 있을 거다.


허나, 마커스는 자존심이 강하고 강직한 성향을 가지고 있어 곧이곧대로 말하면 반발심을 심어줄 수도 있었다.


이럴 땐 한발 물러서서 다독여주면 된다.


“원치 않는다면 강요하진 않아. 선택은 너의 몫이야.”


능글맞은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거리자 그가 눈매를 좁힌다.


‘내가 이렇게까지 호의를 보이는 이유가 궁금하지?’


정 궁금하면 십인대에 들어와.

그럼 친히 알려줄게.


내 생각을 읽은 건지,

그는 잠시 미간을 좁히더니 이내 결론을 내렸다.


“유벨님의 권유···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식구가 된 걸 환영한다.”


미래에 수많은 군주들이 탐내고, 기사들이 질투하며 지휘관들이 두려워했던 군신(軍神)이 내 밑에 들어오게 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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