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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거스 님의 서재입니다.

북부 전선의 고인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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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거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3:33
최근연재일 :
2024.06.16 12:2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38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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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80
글자수 :
340,439
유료 전환 : 3일 남음

작성
24.05.08 13:45
조회
64,361
추천
978
글자
5쪽

프롤로그

DUMMY

휘이이잉-


뼈가 시릴 정도의 한풍이 몰아치는 어느 설산,

일련의 무리가 마차를 끌고 그곳을 오르고 있었다.


덜컹!


거지꼴을 한 사람들과 함께 손발이 포박된 채 마차에 구금되어 있던 나는 조심스레 눈을 뜨며 생각했다.


‘이게 무슨 X랄 맞은 상황일까?’


정신을 차린 지 어느덧 1시간째,

아직도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기분 좋게 퇴근하고 맥주 한 잔 마시며 게임을 하던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갑자기 시야가 암전되었고 눈을 뜨니 이 모양이다.


특전사에서 워낙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어온 탓에 전역한 지 5년이 넘었음에도 어지간한 일에는 놀라지 않는 나였지만, 지금만큼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X발, 대체 뭔데?’


마차와 그 주변을 지키고 있는 사내들,

아마도 병사로 추정되는데 왜인진 몰라도 그들은 중세시대의 의복을 입고 있었다.


그뿐인가?


슬쩍 손을 바라봤다.


낯설기 그지없는 손등.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이건 내 손이 아니라는 걸.


그렇다.

나는 지금 모르는 누군가의 몸에 빙의한 상태였다.


‘후우, 일단 진정하고 상황을 정리해보자.’


내가 어쩌다 이런 꼴이 됐는지,

또 여기가 어딘지,

이놈들이 누구인지는 모른다.


다만, 확실한 건 나는 지금 어딘가로 끌려가는 중이고,

꼬라지를 봐선 죄수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탈출할 수 있나?’


손발의 포박을 푸는 건 어렵지 않다.

문제는 주변을 지키는 놈들이다.


병사들의 숫자를 확인하며 계산기를 두들겨 봤다.


‘당장 마차 주변에 4명, 후미에도 5명 정도 있고, 선두에 몇 명이 있는진 파악되지 않는다라···’


만약 이놈들이 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가정하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속으로 각오를 다지고 탈출할 각을 봐야겠다고 생각하던 그 순간,


쿵!


마차가 멈춰 섰다.


“도착했다!”


“징벌병들을 꺼내라.”


“예!!”


분명 낯선 언어임에도 병사들의 말이 한국어처럼 또렷하게 들려온다.


‘징벌병이라고?’


징벌병은 보통 죄수 출신 병사들을 지칭하는 말일 텐데?


눈살을 찌푸리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던 와중, 병사들이 마차 안에 있던 나를 반강제로 끄집어냈다.


“빨리빨리 나와!!”


굴비처럼 밧줄에 묶여 줄줄이 마차 밖으로 끌려 나오자,

웅장한 성채가 나를 반긴다.


“모두 주목해라 버러지들아!”


선두에 서 있던 흉흉한 인상을 가진 사내가 좌중을 훑어보며 소리친다.


“네놈들은 모두 죽어 마땅한 죄인이나, 운이 좋게도 제국에 헌신하여 그 죄를 씻어낼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제 너희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


“하나는 형량에 따라 부여된 복무기간을 모두 채우고 전역하는 것, 다른 하나는 죽어서 시체로 나가는 것이다. 그 전까지 너희는···”


뜸을 들이던 사내가 이윽고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곳 엘네스 산맥에 위치한 제국의 북부 전선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거룩하신 스카디님의 이름으로 천명하마.”


엘네스 산맥,

제국 북부 전선,

그리고 방금 전 놈이 언급한 스카디라는 신의 이름.


이 세 가지 단서를 조합하자 익숙한 이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제국의 노래]


황제와 간신배들로 인해 개판이 된 제국을 통일하는 일종의 군주제 전략게임.


성인이 되기 전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즐겨 했으며 플레이 타임은 정확히 확인하진 않지만, 마지막으로 봤을 때 5000시간 정도 되었으니 아마 1만 시간 가까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고였다면 고였고,

썩었다면 썩었다고 할 수 있는 수준,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제국의 노래]는 코X이에서 만든 삼국지와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이다.


농민들의 반란,

야만족들의 침공,

영주들의 군웅할거 등등,


나라가 개판이 된 상황 속에서 영지를 키우고 인재를 모아 전쟁을 통해 세력을 일궈, 끝내 황제의 자리에 오르는 게 [제국의 노래]의 궁극적인 목표고,


나는 그런 게임을 수천 번 넘게 클리어한 고인물인 만큼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X발, 북부 전선이라고?’


아무래도 나는 게임 속에 빙의한 거로도 모자라, 유저들 사이에서 차가운 무덤, 뉴비 분쇄기라 불리는 북부 전선에 끌려온 것이다.


그것도 징벌병 신분으로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5

  • 작성자
    Lv.94 강현신
    작성일
    24.06.03 21:06
    No. 61

    스카이림삘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북극오로라
    작성일
    24.06.04 05:53
    No. 62

    아 그으 1만시간.. ㅋㅋ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24.06.05 00:20
    No. 63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2 형이하백
    작성일
    24.06.05 02:19
    No. 64

    작가능지박살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71 독서쟁
    작성일
    24.06.05 11:25
    No. 65

    마블(마운트앤블레이드) 조금 했더니 1000시간..아직 초보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wj***
    작성일
    24.06.05 18:10
    No. 66

    스카이림 좀 해보면 만시간 순식간이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트럭9호기
    작성일
    24.06.05 20:02
    No. 67

    쩌렙 겜이라 500시간도 도인물되나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ai*****
    작성일
    24.06.05 21:07
    No. 68

    스팀은 아니지만, 문피아에서 2015년 부터 놀았고

    노는양은 .. 꾸준히 이패턴을 지켜오며 봄.

    하루 수면들기전 보면서 잠들기 수면시간4시간~5시간, 식사 중 문피아보기
    화장실 문피아 보기, 일나가서 문피아 보기
    (일은 하루 3시간.)
    그 외의 시간은 모두 웹소보기를 즐김.

    평균 일 15시간 이라 계산해 보니 9년간
    49,275시간을 보냈음.
    딱히 달라진건 없고, 가끔 금전적으로 쪼달리면
    완결 봤던거 2~5번 계속 봄.

    딱히 내가 고인물이 된 것 같지도 않음.
    그냥 행복함.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1 k4******..
    작성일
    24.06.06 01:50
    No. 69

    솔직히 게임은 표시가 되니까 몇만시간 이러지 바둑 장기 체스 카드 이런거도 옛날에 기록 할 수 있었음 비슷했을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jhj
    작성일
    24.06.06 12:50
    No. 70

    1만시간은 가능한데 수천번 클리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메디치
    작성일
    24.06.06 20:46
    No. 71

    삼국지류 1만시간은 좀 해봤구나긴 한데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학생대백과
    작성일
    24.06.07 10:50
    No. 72

    작가가 대단하네ㅋㅋ 플탐 한단어로 투기장 열어버리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4.06.08 10:55
    No. 73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필인서생
    작성일
    24.06.08 11:20
    No. 74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HolyGrou..
    작성일
    24.06.09 11:17
    No. 75

    페이커만봐도 롤하는 시간보면 몇만시간은 될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규잉
    작성일
    24.06.09 21:59
    No. 76

    X검열 쓸바에는 그냥 언어순화하는게 낫지않나 대체 X로 어디뭐 중국도 아닌데 X신같이 가릴바엔 좀 보기에좋지않지않은가 정도로 순화하는게 좋은거같으면 개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so******
    작성일
    24.06.10 00:11
    No. 77

    대전략게임에서 1만시간이 많다는건 뭔소리임 최소 5만시간은 채워야하는데 당장 eu4나 호이4만해도 개발자피셜로 천시간도 뉴비취급인데 수백판 500시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개돼지꿀멍
    작성일
    24.06.10 00:40
    No. 78

    게임을 기준으로 따지면 1년당 2500시간정도 안 한거면 열심히 한것도 아니예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나는정령
    작성일
    24.06.10 01:21
    No. 79

    스팀같은 겜 1만 시간이면 고인물 맞긴한데
    롤을 하루 5시간씩 6년 동안 했다고 생각하니까 그냥 평범한 유저같기도 하네 ㅋㅋ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g8******..
    작성일
    24.06.10 21:24
    No. 80

    걍 적당히 받아들여
    만시간했으면 고인물이라고 할만하구만
    만시간정도로는 고인물 못합니다~
    만시간을 현실적으로 어떻게 하나요~
    찐들만 모여있나..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9 Crr밤비
    작성일
    24.06.12 16:40
    No. 81

    1만 시간 플탐을 고인물로 취급하는 건 어찌저찌 납득한다고 치고요. 클리어 횟수 수천번은 아무리 봐도 어색하기 짝이 없음. 뭔 전략게임이 볼륨이 얼마나 작으면 플레이 시간이 그렇게 짧음? 개인이 만든 인디게임 수준이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DavidAhn
    작성일
    24.06.13 10:08
    No. 82

    역사겜에서 만시간이 고인건가?? 거기서 수천회가 어케됨? 3시간에 한판을 어케끝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魔羅
    작성일
    24.06.13 18:35
    No. 83

    1회차 플레이 순타임이 게임마다 틀리지만 24에서 48시간..실제 날짜가 아니라 게임을 순수히 플레이하는거..
    약 일주일 정도 잡는거임..
    버통 게임마다 다회차 엔딘늘 제공하니 5회차가 다회 엔딩 보는 기본이라 따지면됨..
    약 500시간은 아 뉴비급 적당히 했구나 수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버벌진트
    작성일
    24.06.14 02:35
    No. 84

    나 카스를 20년했는데..스타도 15년? 그 디아블로 2도 5년? 디아3 플탐(시간나옴)3천넘음..인생겜 poe도 5년..많이할땐 24시간기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lOC
    작성일
    24.06.15 21:55
    No. 85

    이상 게임에 인생갖다바친 문피아 딸피들의 하소연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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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수도 헬레니움(1) +30 24.06.10 17,441 494 15쪽
48 길을 정하다. +22 24.06.09 18,327 559 16쪽
47 전쟁 그 이후 +27 24.06.08 19,229 525 16쪽
46 전쟁의 종막(3) +25 24.06.07 19,547 577 14쪽
45 전쟁의 종막(2) +25 24.06.06 19,432 528 13쪽
44 전쟁의 종막(1) +18 24.06.05 18,818 547 14쪽
43 제그 할리오스 +20 24.06.05 18,983 535 14쪽
42 폭우 속 행군 +19 24.06.04 18,867 516 13쪽
41 천벌(2) +17 24.06.04 19,332 539 13쪽
40 천벌(1) +17 24.06.03 20,380 533 13쪽
39 후방군 구원 작전(2) +22 24.06.02 21,046 553 15쪽
38 후방군 구원 작전(1) +17 24.06.01 21,310 531 12쪽
37 출전 +17 24.05.31 21,896 538 11쪽
36 카밀라 요새 공방전(2) +15 24.05.30 22,263 531 12쪽
35 카밀라 요새 공방전(1) +25 24.05.29 22,670 569 12쪽
34 대침공 +18 24.05.28 23,095 539 15쪽
33 전란의 서막 +20 24.05.27 23,808 578 13쪽
32 주먹패와 양치기(3) +22 24.05.26 23,442 593 13쪽
31 주먹패와 양치기(2) +22 24.05.25 23,437 603 13쪽
30 주먹패와 양치기(1) +19 24.05.24 23,765 56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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