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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거스 님의 서재입니다.

북부 전선의 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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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거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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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전환 : 3일 남음

작성
24.05.0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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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첫 근무, 그리고 교전(1)

DUMMY

맥의 호감을 사고 편의를 약속받은 이후,

나와 대원들의 생활의 질은 높아졌다.


“와아···이게 오늘 점심 배급입니까?”


“이전보다 두 배는 많아졌는데?”


“유벨님, 이거 정말 저희가 다 먹어도 되는 겁니까?”


“그래, 보급관님이 챙겨주신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먹어.”


고작 밥 정도로 뭘 그리 좋아하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그건 배고픔을 겪어보지 못한 놈들이나 할 소리다.


겨우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고 살았던 병사들에게 풍족한 식사는 사기를 끌어 올리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이뿐만이 아니다.


“다 먹으면 막사 앞 공터로 집합해라.”


“옙!!”


훈련에 대한 대원들의 열정도 더욱 높아졌다. 속이 든든해진 까닭도 있으나 내 덕에 배고픔에서 벗어났다는 걸 알고 더욱 내 말을 믿고 따르게 된 것이다.


물론 힘들어하는 건 그대로였지만 말이다.


“모두 원형진을 구축한다.”


“예!”


지시가 떨어지자 신속하게 움직이는 대원들,

그들은 5초도 되지 않아 금세 진형을 만들어냈다.


“다시 헤쳐모여.”


“헤쳐모여!”


현재 나는 진형과 더불어 대원들이 명령에 재깍재깍 반응할 수 있도록 숙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사람 구실을 하게 만들려면 반드시 이 두 가지만큼은 제대로 숙지시켜야 돼.’


내가 이 두 가지 훈련에 집착하는 이유는 바로 징벌병이라는 병과의 고질병 때문이다.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들이 징벌병을 안 쓰는 이유이기도 하지.‘


징벌병은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아 가성비가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전투력과 명령 수행능력이 너무 떨어진다.


고급 병종인 레인저나 기병은 말할 것도 없고, 평범한 정규병과 비교해도 걸어 다니는 허수아비나 다름없었다.


거기다 툭하면 지시 불이행에 탈영을 밥 먹듯이 해서, 게임에서도 빡세게 훈련시키고 독전관을 배치해야 비로소 사람 구실을 하지 않았던가?


노예병 다음으로 최약체인 병종,

그게 바로 징벌병이다.


그런 녀석들을 정예병으로 만드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야야, 대열이 안 맞잖아!”


“렌, 좀 더 왼쪽으로 붙어!!”


불만 없이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는 대원들의 모습을 보니 아예 희망이 없는 건 아닌 것 같다.





내가 이 세계에 떨어진 지 일주일이 되었을 무렵,

펠론이 찾아왔다.


“오랜만이군.”


“충!”


“부대엔 잘 적응하고 있나?”


“그렇습니다.”


펠론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사람처럼 말했으나, 나는 이미 그가 며칠 전부터 막사 주변을 맴돌며 감시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다.


“으음, 다행이군. 그럼 일주일간 부대에 어느정도 적응한 것 같으니 오늘부터 곧장 근무에 투입하도록 하겠다.”


벌써?

예상보다 너무 빠르다.


“자세한 근무 내용은 병사들을 통해 확인하도록.”


“···알겠습니다.”


펠론은 그 말을 끝으로 막사를 떠났다.

갑작스러운 근무 투입 명령에 대원들도 당황을 금치 못했다.


“원래 이렇게 빨리 들어가나?”


“아닐걸?”


“맞아, 옆 막사 놈들은 새로운 십인대장이 오고 한 달 동안 꿀 빨았잖아.”


“이거 혹시 저희 찍힌 거 아닙니까?”


“으음···”


그럴 가능성도 있다.


‘딱히 베룬이나 펠론한테 밉보일 짓은 안 한 거 같은데,’


대체 왜 저러는지 모르겠네.


일단 명령이 떨어졌으니 따르긴 해야 한다.


“근무는 언제 나가는 거지?“


“제가 잠시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눈치 빠른 막스가 곧장 막사 밖으로 뛰쳐나갔고 얼마지나지 않아 근무 시간과 내용을 알아 왔다.


“초소 근무입니다. 오후 마지막 번초라고 합니다.”


초소 근무에 대해선 이미 대충 파악한 상태다.


산맥 곳곳에 자리 잡은 초소에서 야만족들의 침입을 경계만 하면 되는 거라 별로 어려울 건 없다.


종종 야만족들이 쳐들어오는 경우가 있다곤 하나,


‘설마 근무 첫날인데 그런 일이 벌어지겠어?’


만약 그렇다면 억까도 이런 억까가 없을 것이다.


쓸데없는 걱정은 미뤄두고 근무에 들어갈 준비부터 하기로 했다.


“따로 챙겨갈 게 있나?”


“갬비슨 위에 모피를 두르셔야 하실 겁니다.”


“모피?”


“예, 초소 주변에는 바람도 많이 불고 제대로 된 엄폐물이 없어서 모피가 없으면 많이 추우실 겁니다.”


“모피는 어디서 구하는데?”


“···간혹 보급대에서 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주변에서 알아서 구합니다.”


“허!”


“일단 오늘은 제 것을 쓰시고 시간이 날 때 따로 유벨님 걸 구해보는 게···”


“아니 괜찮아.”


뭐하러 그렇게 해.

우리한텐 든든한 물주가 있는데?


잠시 후


“감사합니다!!”


“뭘 이 정도로 근무나 잘 다녀오게.”


보급대에게 찾아간 결과,

맥에게 모피를 얻어올 수 있었다.


그가 챙겨준 건 다름 아닌 흑곰 가죽,

안 그래도 거구인 내가 곰 가죽까지 뒤집어쓰자 비주얼이 살벌하기 그지없었다.


‘따뜻하면 됐지 뭐.’


모피를 구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 보니 어느새 근무 시간이 다가왔다.


“유벨님 이제 출발하실 시간입니다.”


막스의 부름에 밖으로 나서자 도합 여덟 명의 대원들이 모피를 뒤집어쓴 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참고로 원래 십인대라면 10명의 편제를 유지하는 게 정상이지만, 어차피 고기 방패로 쓸 징벌병들에게 편제는 무의미했기에 징벌병 십인대 중에 열 명이 다 채워져 있는 곳은 거의 없었다.


‘그나저나 대열을 갖추니 이제야 병사다운 느낌이 나네.’


훈련의 성과에 속으로 뿌듯해하며 초소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이 세계에 빙의한 지 제법 시간이 흐른 덕에 이제는 이 누더기 같은 갬비슨도, 싸늘한 창의 촉감도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허나,


뽀드득, 뽀드득!


‘진짜 더럽게도 많이 쌓였네.’


이 수북하게 쌓인 눈은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몸이 떨려온다.


전생에 강원도에서 군대를 나온 아저씨들이 종종 이런 말을 하곤 했다.


거기는 러시아랑 다를 바가 없다고,


대충 그 정도로 춥다는 이야긴데,

강원도가 러시아면 여기는 북극이다.


‘심지어 겨울이 거의 끝나면서 따뜻해진 게 이 정도라니,’


과연 여기가 사람 사는 데가 맞는지 의문이 든다.


살을 저미는 듯한 강추위를 뚫고 초소에 도착하자,

교대를 기다리던 다른 십인대의 병사들이 우리를 반긴다.


“왔군. 그럼 우리는 이만 내려가 보겠네.”


5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십인대장이 고개를 꾸벅 숙이곤 부하들과 함께 산 아래로 내려갔다.


‘저 영감님은 숨도 안 차나?’


듣기론 10년 가까이 징벌병으로 살아남았다던데,

역시 전생이나 이곳이나 짬은 무시할 게 못 된다.


“일단 불부터 피우자”


“옙!”


몸을 녹이기 위해 초소 안에 있는 화로에 불을 피웠다.


“경계는 어떻게 서면 되겠습니까?”


발터의 물음에 잠시 턱을 쓸어만졌다.


‘아까 보니까. 초소로 올라오는 길목에 3명씩만 세워놔도 경계망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던데,’


나를 포함해 총원이 9명이고 필요한 인원이 3명이니까···


“일단 세 명씩 돌아가면서 경계를 서고 나머지는 여기서 몸 좀 녹이는 게 좋겠네.”


“옙!!”


첫 번째로 경계설 세 사람이 나가고 초소 내부에 조금씩 온기가 차기 시작하자, 어느 군대가 으레 그렇듯 노가리를 까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별거 없다.


자기 고향 이야기,

만났던 여자 이야기 등등.


대부분 남자들의 흔한 허세가 담긴 그런 이야기였다.


근데 개중엔 듣다 보면 흠칫할만한 내용도 있었다.


“야, 너희 그 소문 들었냐? 조만간 야만족 놈들이 크게 한바탕 쳐들어올 것 같다던데?”


막스의 주장에 마틴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꾸한다.


“여기 전선에서 그런 게 어디 한두 번이냐?”


미적지근한 그의 반응에 막스가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두들긴다.


“아니, 이번엔 좀 다르다니까?”


“뭐가 다른데?”


“전선 너머로 야만족들이랑 교역하는 상단들이 있는 건 알지? 다른 십인대 녀석 말로는 자기 친척의 친구가 그 상단에 곡물을 납품하는데, 요즘 야만족 놈들이 곡물을 아주 미친 듯이 쓸어가는 중이래.”


“곡물을??”


“그렇다니까. 그게 무슨 뜻이겠어? 그만큼 먹을 게 없다는 거지.”


막스는 책략가라도 된 것처럼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추측을 늘어놓았다.


“조만간 봄이 되면 매년에 그랬던 것처럼 야만족들과 제국 사이에 교역 금지령이 내려질 텐데, 그때 먹을 게 다 떨어지면 놈들이 어떻게 나올지 뻔하잖아. 아마 이 악물고 약탈하러 쳐들어올걸?”


“아이고, 막스 형님 그건 너무 갔습니다.”


반질거리는 머리가 인상적인 마르코가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요 몇 년간 대륙 전체에 풍년이 이어지고 있는데, 먹을 게 없다니요?”


“에휴···뭔 소리를 하나 했더니만,”


“막스, 너는 어디서 맨날 그런 이상한 이야기를 듣고 오는 거야?”


“아니, 진짜로 그랬다니까? 유벨님! 유벨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글쎄···”


심드렁한 대꾸와 달리 나는 내심 깜짝 놀란 상태였다.


‘막스 저 새끼, 예리한데?’


렌의 말대로 요 몇 년간 제국은 풍년이 이어졌다.


‘그 덕에 멍청한 황제와 간신들의 폭정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다.


‘내년 여름부터 이상기후로 인해 제국 전역에 흉년이 들이닥칠 테니까.‘


제국인들은 아직까지 별다른 낌새를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야만족들이 살고 있는 엘네스 산맥 너머는 이미 이상기후의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제국의 상단으로부터 닥치는 대로 곡물을 사들이는 게 그 증거다.


‘뭐, 그마저도 몇 달이 지나면 못 구하겠지만,’


제국은 대대로 야만족들의 버릇을 들이겠다는 이유로 봄, 여름이 되면 교역을 금지해왔다.


즉 몇달 뒤면 제국에게 식량을 구하는 게 불가능해진다는 소리.


여기서 야만족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이대로 굶어 죽을 것인지,

목숨을 걸고 싸워 제국의 것을 약탈할 것인지 말이다.


그들의 선택은 바로 투쟁.

제국 입장에선 안타까운 일이었다.


‘대침공이 앞으로 펼쳐질 난세의 서막이란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지.‘


상념에 잠겨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있던 와중,


탁!


경계를 나갔던 십인대의 막내 렌이 다급한 표정으로 뛰어 들어왔다.


“유,유벨님!”


“뭐야? 무슨 일인데 그리 호들갑이야?”


“야만족입니다!”


“뭐라고?”


설마 진짜로 온 거야?

그것도 근무 첫날에??


내가 멍한 표정으로 반문하자 그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다시한번 말한다.


“야,야만족 놈들이 빠른 속도로 초소를 향해 접근해오고 있습니다!”


렌의 말을 듣고 곧장 초소에서 뛰쳐나와 산 아래를 바라봤다.


몸 곳곳에 기이한 문신을 한 8명의 사내, 그들은 이 추운 날씨에도 팔뚝과 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가죽옷만을 입은 채 산을 오르고 있었다.


‘···야만족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네.’


소수로 움직이는 걸 보면 제대로 싸우려는 건 아닌 것 같고,


‘간혹 야만족들이 초소에 쳐들어와 병사들을 죽이고 무기와 장비를 뺏어가는 경우가 있다더니만, 저놈들도 그걸 노리고 온 건가?’


아니면 성인식을 치르러 온 놈들일 수도 있다.


몇몇 부족에선 성년이 된 부족원이 사냥한 사냥감을 가지고 가 부족원들에게 선보여 성인으로 인정받는 전통이 있는데, 제국인도 그 사냥감 중 하나에 포함된다.


뭐가 정답인진 모르겠으나,

일단 둘 다 미개하다 못해 개 같은 문화라는 건 확실하다.


‘으음, 일단 몸에 흉터는 없군.’


북부의 야만족들은 흉터를 전투에서 얻은 영광이라 여기는 습성이 있어 상대의 눈에 보이도록 드러내고 다닌다.


흉터가 없다?

그만큼 전투를 치른 경험이 거의 없다는 증거다.


‘옷 상태도 다들 후줄근하고,’


야만족들은 스스로 사냥해서 얻은 모피로 옷을 만들어 입는다.


허름한 옷을 입고 있다는 건 다른 야만족들보다 실력이 뒤떨어져 사냥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의미.


견적이 나왔다.


‘지금 우리의 전력으로도 충분히 상대할 만하겠어.’


응? 뭐라고?

그래도 명색이 야만족인데 이렇게 무시해도 괜찮은 거냐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안 괜찮다.


정규병도 아니고 징벌병끼리 동수의 야만족을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다만, 그건 내가 없을 때나 해당되는 말이지.’


사면을 받아 이곳에서 탈출하려면 공을 세워야 하고, 북부 전선에서 야만족들의 머리는 더할 나위 없는 실적이었다.


고로 지금 나에게 있어 저놈들은 제 발로 걸어들어온 공적이나 마찬가지,


“전원 전투 준비.”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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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전쟁의 종막(2) +25 24.06.06 19,487 529 13쪽
44 전쟁의 종막(1) +18 24.06.05 18,875 547 14쪽
43 제그 할리오스 +20 24.06.05 19,043 536 14쪽
42 폭우 속 행군 +19 24.06.04 18,922 517 13쪽
41 천벌(2) +17 24.06.04 19,385 540 13쪽
40 천벌(1) +17 24.06.03 20,429 534 13쪽
39 후방군 구원 작전(2) +22 24.06.02 21,085 554 15쪽
38 후방군 구원 작전(1) +17 24.06.01 21,353 53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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