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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orn's Yggdrasil

아이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理本
작품등록일 :
2012.11.10 13:48
최근연재일 :
2013.06.25 16:22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74,115
추천수 :
333
글자수 :
157,381

작성
12.12.23 22:15
조회
1,934
추천
6
글자
8쪽

4장 흑막 4

DUMMY

단정하게 자른 검은 머리. 그에 반해 잘 다려진 백색의 도복. 우승후보라던 리 치앙. 그는 비장한 표정으로 자세를 잡고 견택과 정진을 노려보고 있었다.


“하……. 이거 참 뭣하게 재밌고만. 아들, 리 치앙을 상대할 수 있겠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견택의 소곤거림에 정진은 거부를 표하면서도 은월을 빼어들었다. 이 대회 때문에 강 우창이 죽었다. 그 사실이 둘을 분노케 했다. 특히, 우창의 가족을 생각하던 정진의 분노는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길 거라고는 생각 안 해. 시간만 조금 벌란 뜻이다. 춘식이 놈을 처리하고 바로 이어서 처리할 테니.”


소곤거림을 마치고 견택이 이빨을 악물고 춘식에게 달려들려고 할 때였다. 발소리와 함께 정진의 뒤에서 두 명의 사내가 천천히 걸어 올라왔다.


“어허, 이제야 도착하셨군. 쥐새끼들아.”


춘식이 꽤나 오랜 친구를 대하 듯 반가운 모션을 취했다. 두 부자는 뒤를 돌아 두 명의 모습을 확인하자 정진의 입 꼬리는 위로 올라갔고 견택의 눈은 더 신경질 난 듯 구겨졌다. 이 한석과 심 한규는 둘의 모습을 보며 재미있다는 웃음을 지었다. 도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둘. 그 웃음 속에는 견택과 정진처럼 비장함이 꿈틀대고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형.”


“그렇지.”


화색이 도는 정진의 목소리. 한석은 정진의 어깨를 두드리고 그를 지나쳐 리 치앙의 앞에 섰다.


“다 들었다.”


한규 역시 견택의 뒷머리를 한 대 툭 치고 한석의 뒤에 섰다. 한석은 고개를 돌려 춘식을 바라보았다.


“역시 이럴 줄 알았습니다. 이 정도 대회에 그런 뒷거래와 왔다 갔다 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죠.”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


둘이 리 치앙을 상대하려는 듯이 그의 앞에 서자 춘식의 표정이 심하게 꿈틀거렸다.


“원래 이런 배경이 있을 줄 알고 참여한 겁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태권도의 정신이 가만히 있지를 못하게 해서 말이죠.”


한석의 말에 춘식은 비웃음을 흘리며 자세를 잡았다.


“리 치앙. 자네를 믿네. 저 꼴통 도인들을 자네가 완벽하게 때려눕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야.”


춘식의 말에도 리 치앙은 그저 그렇다, 아니다 라는 대답도 행동도 없이 한석과 한규를 노려봤다. 한석은 춘식에게서 시선을 떼고 리 치앙을 향해 자세를 잡았다.


“저기 미친 사마귀 새끼는 우리가 맡을 테니깐 미친놈은 그쪽에서 맡아주게.”


“명령 하지 마.”


한석을 따라 자세를 잡은 한규가 뒤를 살짝 돌아본 채 말하자 견택은 차갑게 대답하고 2장의 자세를 잡았다. 정진도 은월에 기를 불어넣으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한규는 견택의 태도에 작은 실소를 터뜨리고 리 치앙을 노려봤다.


“그럼, 심 장로님. 가실까요?”


“명령대로 행하겠습니다.”


한석의 말에 둘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는 리 치앙의 양 옆에 나타났다. 둘의 발차기가 리 치앙의 얼굴과 다리를 동시에 노렸고 예상치 못한 기습에 리 치앙은 둘의 공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고대 무술의 고수답게 바로 정신을 차리고 두 명의 공격을 차분히 막아내기 시작했다.


“저쪽은 걱정할 것 없을 것 같네요.”


정진의 말에 견택은 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밥 몇 끼 더 먹었다고 꼬박꼬박 명령질인 심 학규의 태도가 맘에 안 들었다. 견택은 그 분노와 짜증을 춘식에게 돌리기로 마음먹고는 정진을 바라봤다.


“죽지 마라. 그리고 방해하지 마.”


‘약한 사자 새끼는 아비가 숨을 끊어주는 것이 전통이니깐.’


견택은 언제나처럼 제 말만 마치고 그대로 춘식에게 돌진했다.


“사자예치!”


적월이 견택의 손 안에서 빠르게 노니며 춘식을 향해 휘둘러졌다. 108개의 검이 빠르게 휘둘러지니 어디 한군데 실수라도 할 법도 하건만, 휘두르는 견택의 움직임에는 군더더기가 없었고 그것을 막는 춘식 역시, 단 한 번의 공격도 허용하지 않으며 노련하게 견택의 검을 쳐냈다. 견택이 두 번째 사자예치로 넘어갈 때까지 정진은 뒤에서 자세를 잡고 검에 기를 밀어 넣었다.


‘아직 아냐.’


견택이 두 번째 사자예치를 끝내고 뒤로 한 발짝 물러날 때였다. 정진이 그대로 춘식에게 달려들어 그의 뒤에서 검을 휘둘렀다.


“사자견풍!”


화성의 거친 바람이 정진의 검에 섞이어 돌풍을 만들었다. 그대로 쏘아져나간 검은 견택에게만 신경을 쓰고 있던 춘식이 어찌 피할 새도 없이 그대로 등을 베었고 검에 섞인 칼바람은 춘식의 등에 난 상처를 더 크게 찢었다.


“크윽! 이 새끼가!”


“컥!”


후방의 기습에 뒤로 돈 춘식의 언월도가 그대로 달려들었던 정진의 목덜미를 베었다. 순식간에 세상이 노랗게 보인 정진은 그대로 뒤로 쓰러졌고 그의 은월이 땅에 떨어지며 구슬픈 소리를 내었다.


“끄룩…….”


목을 감싸진 정진의 손이 점점 피로 물들었다. 뭔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못하는 듯 계속 입만 뻥긋거리는 정진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최 춘식, 너 이 새끼…….”


“비겁하게 뒤에서 기습을 하니깐 이 꼴이 되는 거지. 그리고 그 눈은 대체 뭐야. 공격은 네 아들 녀석이 먼저 했다고.”


견택은 춘식의 말에 다시 검을 휘둘렀다. 최대한 빨리 눈앞에 이 개새끼를 죽이고 아들을 살피는 게 가장 중요했다.


“어허, 이렇게 하다가는 네 아들이 먼저 죽겠구먼.”


춘식은 여유를 가지고 견택의 검을 쳐내지도 않은 채 그저 유유히 좌우로 피했다. 계속 신경 쓰이는 아들의 안위. 그것이 견택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렸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아들이 죽어 가는데 신경이 안 쓰이는 아비가 어디 있겠는가. 그것도 아들이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중한 상태라면 말이다.


“병신.”


허점을 찾아낸 춘식이 견택의 단전에 검을 찔러 넣었다.


“큭! 찾았다…….”


견택의 단전에 내공이 일순간 흩어지며 적월에 막이 씌었다. 마치 낫처럼 길게 늘어진 기는 그대로 견택의 손에 맞추어 춘식의 목을 몸에서 분리시켰다. 춘식의 양복차림이 그대로 허물어지고 견택은 비틀거리며 아들 정진의 옆으로 이동했다. 원통한 듯 눈을 부릅뜬 정진은 덜덜 떨면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견택은 정진을 무릎에 눕히고 아들의 목을 지혈했다.


“정진아, 아버지다. 아버지야.”


지금껏 눈물 한 번 보인 적 없던 견택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눈물은 정진의 볼에 떨어져 또르르 볼을 타고 떨어졌다.


“아, 아, 아버지…….”


이미 쉴 대로 쉰 쇳소리가 같은 목소리가 정진의 출혈을 가속시켰다.


“흑……. 말하지 마라. 괜찮아. 안 죽어. 괜찮아. 흑, 말하지 마.”


“아버지……. 죄, 죄송……. 먼저 가서……. 죄송해요……. 끄륵…….”


“말하지 말라니깐. 흐끅……. 죄송할 거…… 없다. 그러니, 죽지 말거라. 흑…….”


정진은 경련을 일으키며 제 아비의 멱살을 잡아챘고 답답한 듯 피 섞인 말을 쏟아내고 한 섞인 눈으로 아버지를 똑똑히 쳐다보았다. 견택의 멱살을 잡고 있던 정진의 팔이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견택의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정진아!”


정진의 눈은 부릅 떠져있지만 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흘려준 눈물에 만족한 모습이었고 그 부릅뜬 눈은 아비에 대한 송구스러움이었다.


작가의말

크리스마스에 썼던 글을 수정하는 군요. 3장 역사가 들어있는 파트였는데 갑자기 꿀꿀한 이미지가 강하게 글을 썼습니다. 흑막은 다음 편에서 마무리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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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4장 흑막 3 12.12.18 1,561 7 6쪽
14 4장 흑막 2 12.12.18 1,720 4 7쪽
13 4장 흑막 1 12.12.14 1,259 4 7쪽
12 3장 약한 놈이 지는 게 아니라 지는 놈이 약한거지 4 12.12.02 2,031 4 6쪽
11 3장 약한 놈이 지는 게 아니라 지는 놈이 약한거지 3 12.11.29 2,498 11 8쪽
10 3장 약한 놈이 지는 게 아니라 지는 놈이 약한거지 2 12.11.23 2,362 9 7쪽
9 3장 약한 놈이 지는 게 아니라 지는 놈이 약한거지 1 +2 12.11.10 2,712 9 10쪽
8 2장 예선, 그것은 약육강식 (4) +3 12.11.08 2,475 5 9쪽
7 2장 예선, 그것은 약육강식 (3) +2 12.11.03 2,544 12 10쪽
6 2장 예선, 그것은 약육강식 (2) +2 11.10.27 2,662 17 9쪽
5 2장 예선, 그것은 약육강식 (1) +4 11.10.26 2,506 6 11쪽
4 1장 의문의 대회, 천상제일무도회 4편 +2 11.10.15 2,366 7 10쪽
3 1장 의문의 대회, 천상제일무도회 3편 +2 11.10.12 3,169 9 18쪽
2 1장 의문의 대회, 천상제일무도회 2편 +2 11.10.10 2,773 18 9쪽
1 1장 의문의 대회, 천상제일무도회 1편 +2 11.09.30 3,347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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