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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orn's Yggdrasil

아이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理本
작품등록일 :
2012.11.10 13:48
최근연재일 :
2013.06.25 16:22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74,113
추천수 :
333
글자수 :
157,381

작성
12.11.29 23:27
조회
2,497
추천
11
글자
8쪽

3장 약한 놈이 지는 게 아니라 지는 놈이 약한거지 3

DUMMY

본선 64강의 대진표 추첨이 끝나고 대회 진행본부에는 대략 열 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 중에는 여태껏 경기에 규칙을 설명한 괴팍한 사내도 있었다.


“BP 0인 사람이 얼마나 남았지?”


“예, 천 명 중 이미 500명 이상이 BP 10 이하로 남아있습니다. 그 중 0인 사람은 300명 이상. 당장이라도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전원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사내의 질문에 사내의 뒤를 이어 경기를 진행시켰던 사회자가 딱딱한 목소리로 말을 받았다.


“그럼 첫 번째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실행시키도록. 흠,……. 그것보다 300명 이상이 0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남아있는 사람도 다 금괴로 바꿨다는 건가?”


이번에는 사회자 옆에 앉은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가 말을 받았다. 그가 말을 받는 사이 사내는 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네. 회장님께서 룰을 발표한 이후 환전소는 포화가 되어서 말도 못하게 정신없었습니다. 환전소에 찾아온 선수는 대부분 탈락자로 모두 BP 전부를 금괴로 바꿔서 가져갔습니다.”


“크크……. 멍청한 놈들. 그것이 제 놈들 목숨 줄인 것도 모르고. 본선 진출 선수 중 환전을 한 사람은?”


“아, 모두 왔었습니다. 와서 BP를 10 ~ 20정도만 교체할 뿐 그다지 큰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금괴를 선택한 것이지. 어차피 패배하면 그럴 기회도 없을 텐데 말이지. 이미 지구에서 금값을 하락시키는 작업은 시작됐고, 그들이 돌아간다고 해도 금괴의 가격은 똥값이겠군.”


계속되는 사내의 조소에 입에서 연기가 빠져나왔다. 이미 비밀리에 화성에서 발굴되고 있는 수많은 금괴. 모든 사용자에게 입이 딱 벌어지게 할 수 있는 정도의 금을 지불하고도 남을 셀 수 없는 금. 그리고 애당초 그들은 우승자에게 금괴를 지불할 생각은 있어도 그것을 가지고 지구로 돌아가게 하려는 계획은 없었다.


“그렇다면 계속 계획대로 진행하게.”


사내는 만면에 비웃음을 띄우고 들고 있던 담배를 짓이겼다. 조만간 이 담배처럼 짓이겨질 다른 선수들을 생각하면서.




“단 스무 번으로 승부를 보죠.”


“좋아. 이쪽도 바라던 바야.”


리 치앙과 레미제라블은 서로가 보는 앞에서 BP 20을 제외한 모든 코스트를 금괴로 바꿨다. 그리고 금괴에는 신경도 안 쓰고 바로 경기를 위해 링 위로 올라가는 그들의 모습은 서로를 향한 살기로 흉흉했다. 링 양쪽에 선 두 선수는 몸을 풀었고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싸움을 시작했다.


퍽!


레미제라블의 잽이 빠른 속도로 리 치앙의 안면을 치고 나왔다. 하지만 주먹에 의한 충격 돌아간 리 치앙의 눈빛은 전혀 죽지도 굴하지도 않고 야수의 눈처럼 번들거렸다. 일전의 무념의 눈과는 다르게 마치 먹이사슬의 정점에 선 포식자가 먹이사슬의 최하위에 속한 약체(弱體)에게 맞았을 때처럼 오히려 콧방귀를 뀌며 반격을 시작했다. 주먹을 쥔 것도 아니고 안 쥔 것도 아닌 애매한 손동작은 사마귀의 낫과도 같았다.


“당랑권의 동작은 죄다 이해가 안 간단 말이야.”


리 치앙의 공격을 계속 가드하거나 피하면서 간간히 빈틈에 잽이나 날리는 정도로 버티며 이죽거리는 그를 보고 리 치앙의 탄식이 이어졌다.


“하……. 계속 그런 기교로만 저를 상대하실 건가요?”


떨어져봐야 10까지만 떨어지고 다시 오르락내리락은 반복하는 BP. 리 치앙의 다리가 곧게 오르며 레미제라블의 턱을 노리자 레미제라블은 살짝 뒤로 뛰어오름과 동시에 가드를 올리고 있던 양팔을 교차했다.


퍼억-!


리 치앙의 발차기와 그를 방어하며 생긴 반동으로 뒤로 살짝 뜬 레미제라블에게 리 치앙이 달려들었다. 진짜 한 마리의 짐승인 사마귀처럼 날렵하게 이리저리 페이크 동작까지 구사하며 공중에 뜬 레미제라블의 품에 파고들어 다시 한 번 공격을 가했다.


“크윽!”


리 치앙은 주먹을 거두자 급소를 가격당한 레미제라블은 그 자리에서 꼬꾸라졌고 리 치앙은 쓰러진 그를 내려다보았다.


“저는 전력(全力)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쪽에서도 성의를 좀 보이시죠?”


리 치앙은 다리를 그를 마구 짓밟기 시작했다. 보고 있는 관중이나 다른 선수들의 눈에도 애처로워 보일 정도로 리 치앙의 발길질은 가차 없었다.


“……전력을 다하는 것이 겨우 상대를 이렇게 유린하는 것인가. 우습군.”


“…….”


레미제라블이 다시 한 번 이죽거리자 리 치앙의 눈이 살기로 번들거렸다. BP가 2,3 정도가 남아 불안하기라도 할 텐데 그의 태도에 패배에 두려움이나 공포는 없었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다시 한 번 전력을 다하죠.”


리 치앙이 발을 그의 허리 아래에 넣고 들어 올리자 레미제라블의 몸이 믿을 수 없게도 가볍게 들어 올려졌다.


퍽!


그의 발차기가 공중에 들려진 레미제라블에게 적중하자 그의 몸은 그대로 날아가 로프에 걸렸다. 레미제라블의 BP가 1로 줄어들었다.


“당신을 죽이는 게 더 재밌을 것 같군요.”


피를 토하며 링의 바닥에 널브러져있는 레미제라블을 향해 다가가는 리 치앙은 사마귀가 아닌 호랑이의 모습이 보일 정도 웅대하고 태산과도 같았다.


“쿨럭! 그거 좋군. 어디 한번 마음대로 해보라고. 실력이 없어서 당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니깐.”


레미제라블은 로프를 잡고 일어나 천천히 자세를 잡았다.


“퉤!”


그는 입에 고인 피를 링에 뱉고 복싱의 기본자세를 잡았다.


“예전이랑 똑같아. 자네는 변화란 게 없어. 어느 정도 감이 잡혔단 말이지.”


빠르게 치고 들어오는 리 치앙에게 타이밍을 맞춰 훅을 휘두르자 예상치 못한 공격에 리 치앙이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레미제라블은 몸을 낮추고 리 치앙이 그랬던 것처럼 날쌔게 그의 품으로 파고들어가 어퍼컷을 올려쳤다. 비틀거리던 리 치앙의 몸이 그대로 공중에 떠올랐다.


“이제 탐색전은 끝났다.”


이를 악문 레미제라블의 주먹이 떠오른 리 치앙을 연타했고 그의 눈이 한 순간 살기가 돌자 천근의 무게를 담고 있는 잽이 정확히 리 치앙의 얼굴에 틀어박혔다.


순식간에 10까지 회복한 레미제라블. 그의 주먹이 다시 한 번 리 치앙의 얼굴에 틀어박혔다. 그의 눈은 기회를 잡은 맹수와도 같았다. 그리고 떠올랐다. 일전에 리 치앙에게 패배했던 자신의 모습이.




-30분 후 A조의 3차전이 시작됩니다. 3차전에 참가하는 두 선수는 링 위로 올라와 주시기 바랍니다.


정진을 비롯한 대부분의 관중들은 백짓장이 된 얼굴로 참혹한 링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생사를 알 수 없이 피범벅이 되어 링 위에 걸레조각이 되어 있는 레미제라블을 향해 진행요원들이 들것을 가지고 그를 향해 달려갔고 리 치앙은 생사를 알 수 없는 레미제라블을 뒤로하고 그 역시 피범벅이 되어 링을 내려왔다.


코뼈가 으스러지고 광대가 함몰되고 눈두덩이 깊게 찢어졌음에도 고통의 표정 없이 무념을 나타내는 평안의 모습. 정진은 그의 담담함에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 정진이 가진 도덕적 관념으로는 저렇게 사람을 두들겨 패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리 치앙은 레미제라블의 코스트가 바닥 난 후에도 계속 그를 난타했다. 발로 걷어차고 멱살을 잡은 채 턱을 후려치고 마치 길거리 싸움과 다름없었다. 결국 레미제라블은 들것에 실려 나갔고 그것을 바라보는 정진은 몸이 깨진 독 같았다. 아무리 물을 부어도 차지 않는 독. 힘이 주어지지 않았다. 주는 족족 풀려버리는 온 몸. 휴식시간이 되었음에도 다음 경기를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는 두 선수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자리를 떠날 엄두를 못 냈다. 2차전 마지막에 리 치앙과 레미제라블 두 사람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서로에게 한가득 뿌려낸 위압감과 살기. 그 압박감이 고스란히 경기를 보는 모든 선수들을 짓눌렀다.



작가의말

작년이 생각나는 군요 부러진 팔로 글을 쓰던 때가 말이죠. 그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엄두도 못냈는데 지금 보니 팔이 멀쩡한 것이 이렇게 감사한 일이더군요.ㅎㅎ 즐감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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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4장 흑막 3 12.12.18 1,560 7 6쪽
14 4장 흑막 2 12.12.18 1,720 4 7쪽
13 4장 흑막 1 12.12.14 1,259 4 7쪽
12 3장 약한 놈이 지는 게 아니라 지는 놈이 약한거지 4 12.12.02 2,031 4 6쪽
» 3장 약한 놈이 지는 게 아니라 지는 놈이 약한거지 3 12.11.29 2,498 11 8쪽
10 3장 약한 놈이 지는 게 아니라 지는 놈이 약한거지 2 12.11.23 2,362 9 7쪽
9 3장 약한 놈이 지는 게 아니라 지는 놈이 약한거지 1 +2 12.11.10 2,712 9 10쪽
8 2장 예선, 그것은 약육강식 (4) +3 12.11.08 2,475 5 9쪽
7 2장 예선, 그것은 약육강식 (3) +2 12.11.03 2,544 12 10쪽
6 2장 예선, 그것은 약육강식 (2) +2 11.10.27 2,662 17 9쪽
5 2장 예선, 그것은 약육강식 (1) +4 11.10.26 2,506 6 11쪽
4 1장 의문의 대회, 천상제일무도회 4편 +2 11.10.15 2,366 7 10쪽
3 1장 의문의 대회, 천상제일무도회 3편 +2 11.10.12 3,169 9 18쪽
2 1장 의문의 대회, 천상제일무도회 2편 +2 11.10.10 2,773 18 9쪽
1 1장 의문의 대회, 천상제일무도회 1편 +2 11.09.30 3,347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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