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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장 님의 서재입니다.

내 소환수에겐 비밀이 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SF

검장
작품등록일 :
2024.02.08 20:40
최근연재일 :
2024.05.0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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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042

작성
24.03.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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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12쪽

52. 귀환

DUMMY

"정말···아무것도 받지 않겠다."

"그렇습니다."

"음···."


태진명이 까칠해진 턱을 매만지며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마다한다면···어쩔 수 없겠군."

"그럼, 그만 일어나도 되겠습니까? 사실 제가 좀 바빠서요."

"혹시···."

"예?"

"협회로 들어올 생각은 없나?"

"협회로···말씀입니까?"


뜻밖의 제안에 놀란 눈으로 되물었다.


"어떤가? 원한다면 비어있는 감사단 단장 자리를 주겠네!"


헌터 협회의 감사단은 평범한 조직이 아니다. 헌터는 기본적으로 엄청난 무력을 지닌 존재다.

또 헌터 중엔 육상 최강 병기 기간트를 보유한 헌터도 다수 있다. 이런 무력 집단을 통제하려면 협회 역시 강력한 무력을 보유할 수밖에는 없다.

그렇다고 정부 지원금을 받는 헌터 협회에서 독자적으로 강력한 무력 집단을 공식적으로 운용할 수도 없다. 헌터 협회는 모든 헌터를 관리하는 주체다. 이런 곳에서 공식적인 무력 조직까지 생긴다면 자칫 러시아나 동남아시아처럼 헌터 조직이 정부를 장악하는 초유의 사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터의 질서와 관리, 나아가 통제까지 도맡아야 하는 헌터 협회에서 무력 조직은 반드시 필요했다. 그래서 탄생한 조직이 바로 감사단이다.

어차피 감사라는 직책 자체가 조사와 감사, 소집 등 헌터에 대한 정식 조사가 가능한 직책이다. 협회는 감사단을 확대 조직화시키고, 이곳에 뛰어난 헌터 다수 배치해 협회장 직속 무직 조직으로 만들었다.


"감사 단장···요?"


제임스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감사단의 존재는 헌터들 대부분이 알고 있지만, 조직의 규모나 인원 능력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네! 벌써 수년째 단장직이 공석이라서 말이야!"

"감사단은 협회 유일무이한 무력 단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 곳을 왜 제게 맡기려는 겁니까?"

"난 이제 나이를 먹었고, 이제 그 녀석들을 통제하는 것도 힘에 부치거든."

"하지만···전 외부인입니다만?"

"대신 권력이나 재물욕이 없지! 그리고 아직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백지상태고!"


백지상태, 정확히는 길드나 권력자들과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도 권력, 재물···다 좋아합니다."

"하하! 그랬다면, 프랭크 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였겠지! 자네 실력 정도면 미국에서 더한 것도 받아 낼 수 있어!"

"그냥···차리리, 내부에서 뽑으면···."

"감사단은 철저히 실력으로 서열이 결정돼, 하지만···다들 실력이 종이 한 장 차이로 비슷하고 그래서 경쟁들도 심해, 내부에서 단장을 뽑았다간 자칫 내부 분열이 생길 수도 있어! 그러니 녀석들을 압도할 실력 있는 단장을 외부에서 뽑는 게 오히려 나아. 그래야 녀석들의 온전히 단장을 따를 거고!"

"그래도···저 말고도 찾아보면 분명 단장이 될 만한 사람이 있을 겁니다."

"물론 있었지! 안타까운 건 그나마 있던 사람도 자네가 꺾어 버려서 문제야! 그 녀석도 어렵게 설득했는데 말이야."


흑 백작 이강천이 아무래도 차기 감사단장으로 유력했던 사람인 모양이다.


"그 대결, 무승부였습니다."

"내가 중단시키지 않았다면, 이강천이 패했겠지."

"그야 모르는 일이지요."

"하하! 날 누구라 생각하나?"


태진명이 크게 웃으며 물었다.

그렇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무려 대한 헌터 협회 협회장이자 대한민국 유일의 공작급 헌터, 뇌검 태진명이다.

태진명의 눈은 속일 수 없다.


"···죄송합니다. 전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해야 할 일?"

"네! 아마···곧 알게 되실 겁니다."


제임스가 웃으며 답했다.


"흠···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쩔 수 없지! 알겠네."

"그럼, 일어나 보겠습니다. 말씀드렸듯 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알겠네! 시간 내 줘서 고맙군."

"아닙니다. 오히려 협회장님을 뵙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제임스는 고개를 숙이며 최대한 예의 있게 물러났다.


"그만 나오게!"


제임스가 물러나고 곧 매화나무 그림자 아래서 젊은 사내가 불쑥 튀어 올랐다.


"협회장님!"

"자네가 보기엔 어때?"

"···강자입니다."

"응?"

"저자···제가 숨어있는 걸 알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제 움직임에 따라 시선이 바뀌었습니다."


태진명은 제임스와 긴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어 정확히 제임스의 시선을 알 수 없었다.


"오호! 그래?"


태진명이 눈을 빛냈다.


"역시 놓치기엔 아까운 녀석이군!"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간만에 후작급 헌터가 탄생했어! 저런 녀석을 협회 밖에 둘 수는 없지!"

"포기하신 거 아닙니까?"

"내가···? 글쎄? 난포기란 단어를 몰라서 말이야!"


협회장 태진명이 웃으며 답했다.

한편 협회를 벗어난 제임스와 하인선은 곧장 본사로 향했다.

이미 헌터 협회에서 있었던 대결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부화장인 박인환이 대응책 논의를 위해 급하게 복귀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본사 정문에 제임스의 차가 도착하자 박인환이 다짜고짜 차 문을 열고 버럭 소리쳤다.


"여기···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지 않냐?"

"이씨···너!"


제임스의 나지막한 말에 박인환 급히 시선을 돌렸다. 경비원들과 경호원들이 몰려든 기자들을 힘겹게 막아내고 있었다.


"들어···가자!"


박인환이 경우 분을 삼키며 몸을 돌려 안으로 향했다.


"너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 줄 알아! 언론에서 지금 난리가 났단 말야!"

"그런가?"

"그‧런‧가! HM길드 동원석을 무릎 꿇리고 무려 대한민국 5대 검객으로 알려진 흑 백작 이강천과 공개된 장소에서 그것도 검술로 무승부를 이뤘어! 언론이 가만있을 것 같아!"

"이강천과 대결은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허···! 그럼 동원석과 대결은 예상했고?"

"글쎄?"


제임스의 대답에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걸어가던 박인환이 멈춰 서며 날카로운 눈으로 제임스를 노려봤다.


"글쎄···? 너 지금 회사에서 사건을 축소 시키려 얼마나 고군분투 중인지 알아!"


공개된 장소에서의 대결이라 아예 사건을 없는 것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대신 기사를 단순한 다툼이나 충돌 정도로 축소 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왜?"

"왜라니? 몰라서 물어! 넌 우리가 만들고 있는 길드의 핵심이자 비밀병기야! 당연히 외부에 알려지면, 안돼!"

"쓸데없는 짓이다."

"뭐?"

"새로운 고위급 귀족이 탄생했다. 그것도 대한민국에선 처음으로 후작이 탄생했어! 이게 감춘다고 감출 수 있을 것 같냐?"


제임스의 말에 박인환의 눈이 커졌다.


"너···! 설마···일부러 정체를 드러낸 거냐?"

"쓰레기 같은 녀석들이 있어서···겸사겸사"

"야!"


박인환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덕분에 로비에 나와 있단 사람들 시선이 모두 박인환과 제임스에게로 향했다.


"쯧! 일단 가자! 나도 생각 없이 일을 벌인 게 아니다."


제임스의 말에 박인환도 어쩔 수 없는지 앞서 걷기 시작했다.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이젠 제임스의 말도 들어봐야 했다.

두 사람은 곧 부회장실로 향했다.


"부회장님!"

"아! 최 비서, 오늘 일정 모두 취소시켜!"

"저···그게, 회장님께서 본가로 바로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휴~ 일단 알았어!"


박인환이 손을 저으며 제임스와 함께 부회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휴~봤지? 이번 일! 아무 생각 없이 일을 벌였으면···내 입장이 아주 곤란해진다!"

"곤란할 것도 걱정할 것도 없다. 오히려 잘된 일이니까!"

"잘···된 일? 그게 무슨···!"

"길드 설립···어렵지?"


지금껏 수많은 기업과 그룹들이 헌터 길드를 기업 산하에 두려 노력했다. 헌터 길드가 기업 산하에 있다면 아무래도 이계대륙 진출 및 자원 수급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대부분 실패했다.


"그야···대다수 기업이 겪었던 문제다. 일단 최대한 실력이 알려진 중소길드나 소규모 파티를 중심으로 접촉 중이다."


박인환이 힘없이 답했다.


"별 소득이 없다는 뜻이군."

"휴~ 솔직히···실력이 검증된 헌터 대부분은 4대 길드 소속이다. 그쪽으론 접근이 아예 불가능해, 중소길드나 파티 쪽은 몇몇 관심을 보이긴 하는데, 실력은 죽도 없으면서 원하는 게 너무 많아!"


박인환의 답변에 제임스가 피식 웃었다.


"헌터는 누구나 길드에 가입하길 원지! 그런데 유독 헌터들이 기업소속 길드 가입을 꺼려해! 왜 그런지 알아?"

"그야···타 길드 견제가 워낙 강해야 말이지, 설립 전임에도 견제를 받고 있다. 그리고 원래 기업 산하 헌터 길드는 대형길드의 주요 타깃이다."


기업소속 헌터 길드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이계 대륙에서 자행되는 공격으로 인한 실질적인 인적, 경제적 피해 때문이다.


"정확히는 외부 공격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줄 확실한 실력자가 없기 때문이지!"


실제 헌터와 헌터, 길드와 길드간 검과 총을 맞대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곳이 바로 이계 대륙이다.

특히 자원을 사이에 두고 국가와 국가, 길드와 길드 사이 전투는 아주 치열해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 그만큼 길드 안에서 검증된 실력자의 유무가 아주 중요했다.

실력자 한명 한명이 바로 길드원들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러···!"

"어차피 하루면 스카우터들이 내 정체를 파악할 거다. 그렇게 될 바에야 공개적으로 내 실력을 보여주는 게 너에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다."

"아~!"


제임스의 랭킹은 대한민국에 단 하나뿐인 후작이다.

거기다 대한민국 5대 검객 흑 백작 이강천과 정면 대결에서 대등한 검술을 선보였으며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원소 계열 특수 이 능력자다.

즉 순수한 무력만으로 대한민국에서 제임스를 압도 할 수 있는 사람은 뇌검 태진명이 유일하다는 뜻이다.

물론 랭킹이 높고 무력이 강하다고 꼭 전투에서 승리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적들도 공격을 꺼릴 수밖에는 없었다.


"미안하다. 난 설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사실 나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덕분에 약간 난처한 일도 생겼지만, 별일은 없을 거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임스의 생각이었다.

이미 아메리카 헌터 협회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협회장 뇌검 태진명 역시 제임스를 쉽게 놓아 줄 생각이 없었다.



* * *




"헉헉~"


거대한 포탈 속에서 한 쌍의 남녀가 비틀거리며 밖으로 걸어 나왔다.

헌데 그 모습이 처참했다.

얼마나 처절한 전투를 벌였는지 남자의 팔 한쪽이 어깨까지 잘려 나가 있었고, 남자를 부축하며 걸어 나온 여성 역시 얼굴엔 좌에서 우로 가로지른 긴 상처가 남아 있었다.


"이런···괜찮으십니까?"


포탈을 지키던 병사와 부사관들이 황급히 달려와 이미 반쯤 기절한 사내를 부축했다.

그제야 여인도 더는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오늘이···며칠이죠?"

"예?"

"오늘 날짜···."

"아! 10월 8일입니다."

"10월···8일."


무려 한 달 하고도 보름을 늪지 몬스터와 사투를 벌이며 겨우 포탈에서 빠져나온 것이다.

허탈한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 있던 그녀도 곧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런···헌터님!"


주변에 있던 병사들이 다급히 달려왔다.


"이거···중독 아닙니까?"


여인의 얼굴과 목 주변으로 붉은 반점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젠장! 구급차! 구급차!"


붉은 반점을 확인한 장교가 다급하게 소리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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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2. 등급을 초월하는 검 3 24.03.25 887 19 12쪽
61 61. 등급을 초월하는 검 2 +3 24.03.24 894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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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 영입 +2 24.03.22 930 22 12쪽
58 58. 전승자 +1 24.03.21 952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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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 헌터 로빈 1 24.03.19 958 18 12쪽
55 55. 수식의 발견 +1 24.03.18 989 19 12쪽
54 54. 모두 죽을 순 없다고 그랬죠? 24.03.17 1,025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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