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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장 님의 서재입니다.

내 소환수에겐 비밀이 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SF

검장
작품등록일 :
2024.02.08 20:40
최근연재일 :
2024.05.04 21:2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102,591
추천수 :
1,839
글자수 :
443,042

작성
24.04.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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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2
추천
16
글자
11쪽

75. 천황파 2

DUMMY

"넌 우리에게나 미국에게나 성가신 존재거든."

"내···가?"

"몰랐나? 너로 인해 뇌검의 족쇄 중 하나가 풀렸다는 걸?"

"뇌검? 족쇄?"


제임스로선 처음 듣는 이야기다.

뇌검과는 지난번 헌터 등록 당시 단 한 번 만난 게 전부였다.


"이런이런, 정말 아무것도 모르나 보군."


정확히는 헌터 세계에서의 국익이나 국제관계에 대해선 아예 관심이 없었다.


"뭐, 상관없겠지···! 어차피 넌 여기서 죽을 테니 말이야!"


타케사 노료가 피식 웃더니 귀신 가면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럼! 시작해!"

"하!"


귀신 가면들이 카타나를 뽑아 들며 대답하더니 일제히 목책 위 헌터들을 향해 돌진했다.


"막아! 수련생들이 무사히 포탈에 도착할 때까지 버텨야 한다."


차자장~


목책을 지키던 길드원들 역시 일제히 검을 뽑았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다케사 노료의 시선이 제임스에게로 향했다.


"그럼, 우리도 시작해 볼까?"


스윽


다케사 노료가 타치를 중단으로 올리며 진중한 태도로 제임스를 향해 천천히 다가섰다.

비록 태연한 척하고는 있지만, 사실 제임스에게 기습적으로 날린 검격은 다케사 노료 스스로도 완벽하다고 자신할 만큼 강력한 일격이었다.

그런 검격을 제임스는 비록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큰 상처 없이 막아냈다. 즉 절대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란 뜻이다.


'허점이···없군.'


길드원과 귀신 가면들의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지만 정작 다케사 노료는 마치 그들과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제임스와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마주 선 상태로 움직임이 없었다.


스악~


먼저 움직인 건 역시 다케사 노료다.

긴 타치가 정면에선 제임스를 향해 마치 채찍처럼 휘어지며 날아들었다.


따앙~


제임스의 환도가 아래에서 위로 튕겨 나가듯 올려 치며 목을 향해 지쳐 들어오는 다케사의 도신을 쳐냈다.


웅~


다케사 노료가 튕겨 나갔던 타치를 바짝 끌어당기며 아래로 빠르게 내려그었다.


까앙~


제임스가 재빨리 당기듯 내려찍는 타치를 한발 물러나며 짧게 쳐낸 뒤 자세를 낮추며 빠르게 안쪽으로 파고들려 했다.


후웅~


순간 다케사 노료가 칼을 수직으로 세워 손잡이 끝에 달린 둥근 철환으로 안쪽으로 파고드는 제임스의 머리를 향해 내려쳤다.


"칫!"


가볍게 혀를 찬 제임스가 급히 뒷걸음치며 물러났다.

순간 수직으로 세웠던 타치가 반월을 그리며 아래로 떨어졌다.


"헛!"


가볍게 헛바람을 집어삼킨 제임스가 급히 환도를 들어 올리며 막았다.


꽝~


"크···."


제임스의 입에서 미약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번 공격은 앞서 마치 잽을 날리듯 툭툭 던지며 날리던 가벼운 검격과는 완전히 달랐다. 환도에 비해 두 배는 긴 타치의 특성과 강력한 검기가 더해진 위력적인 검 격이었다.


"역시 소문은 믿을 게 못 되는군! 흑 백작을 압도했다고 해서 나름 기대를 했는데 말이야···."


다케사 노료가 비웃듯 말했지만, 회심의 일격이 막히자 내심 당황한 상황이었다.


"이거···실망시켜서 미안하군."


뒤로 물러난 제임스가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제임스는 지난 흑 백작 이강천과 대결에선 무난하게 이강천을 상대했고 청룡 길드장 노상길에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모두 대한민국에서 상위 랭크에 오른 헌터들이다. 그러다 보니 다케사 노료를 상대함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당연히 이길 거란 자만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턴 다를 거다."


제임스가 허공에서 새하얀 단봉을 뽑아 왼손에 들었다.


"쌍검술? 이런···최근에 헌터가 되었다더니, 헌터는 쌍검을 익히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건가?"


이유는 두 가지다.

그 첫 번째는 에테르는 집약형 에너지다. 같은 용량이라도 한곳에 집약 될 경우에 더 강한 힘과 위력을 낸다. 그리고 그 결정체가 바로 검기다.

그런데 만약 양손에 검을 든다면?

집약된 에테르가 분리되며 검기의 위력이 현격히 감소하게 된다.

두 번째는 아무리 내 몸 안에 저장된 에테르라도 한 번에 검기로 전환되는 에테르의 용량은 정해져 있다. 즉 무기가 하나 일 때 보다 둘 일때 검기의 위력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는 이론이다.

그래도 만약 양손에 무기를 들어야 한다면 무기의 길이를 일반적인 롱 소드 보다 줄여야 한다는 논리다.

그래서 장병기는 써도 쌍검이나 쌍도 등 복수의 무기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 헌터들 사이에서 통용되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쌍 단봉술을 익힌 로빈은 별종 중 별종이었다.


"그건 누가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웅~


환도 위로 치솟은 황금빛 검기가 곧장 다케사 노료를 노리며 찔러 들어왔다.


"흠!"


깜짝 놀란 다케사가 다급히 타치를 횡으로 휘저으며 환도를 막아갔다.


쩡~


어느새 황금빛으로 물든 단봉이 타치를 막았다. 헌데 그 위력이 타치에 어린 검기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다케사의 타치를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


깜짝 놀란 다케사가 칼을 비틀어 단봉을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강력한 힘에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다. 그때 갑자기 강력한 살기가 측면에서 파고들었다.


"헛!"


다케사가 다급히 뒤로 세 걸음 물러났다.


그그극~


날카로운 검기가 호심갑을 갈랐다.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만든 원형 금속이다. 만약 호심갑이 없었다면 직접 심장이 갈라졌을 정도로 날카로운 공격이었다.


"빌어먹을···실력을 감추고 있었나?"


다케사 노료로선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는 없었다.

쌍검술임에도 강력한 검기, 강력한 파워, 천황파에서도 여러 후작급 헌터를 만나봤지만 이처럼 강맹한 힘을 지닌 헌터는 만나지 못했다.


"글쎄? 숨겼다기보단, 진지해졌다는 게 옳은 말이다."


제임스가 다시 다케사를 향해 뛰어들었다.

조금 전보다 강맹한 황금빛 검기가 환도와 단봉에 맺혔다.


쩌엉~

쩡~

꽝~


칼과 칼이 부딪히고 단봉과 칼이 불꽃을 튀기며 엄청난 검 격들이 평원을 뒤엎었다.

서로를 향해 칼을 맞대던 헌터와 귀신 가면들도 급작스럽게 격렬해지는 엄청난 대결에 싸움을 멈추고 멀찍이 물러나 대결을 관전했다.

결국 저 두 사람의 싸움에서의 승자가 이번 전투의 승자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꽈앙~


눈으로 가늠할 수 없이 빠르게 흘러가던 싸움은 굉음과 함께 한 사람이 튕겨 나가며 멈췄다.


"와!"


헌터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강력한 검격에 튕겨 나간 사람은 다름 아닌 반쯤 부서진 귀신 가면을 쓴 다케사였기 때문이다.


"크윽~"


다케사가 입은 갑주와 방검복은 이미 걸레처럼 찢어지고 갈라져 본래의 목적을 상실했고, 그가 아끼던 타치는 반으로 부러져 있었다.


"빌어···먹을···."


다케사 노료는 지금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아무리 후작급 헌터라해도 상대는 헌터가 된지 이제 고작 6개월도 안 되었다.

이렇게 강력한 검술과 검기를 구사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자신의 터치를 부러트렸던 강맹한 위력의 검기는 생각 만해도 몸이 떨릴 정도로 무시무시했다.


"···괴물 같은 놈이···또 나오다니···."


처음 대한민국 방문은 단순한 발걸음이었다. 그저 우 박사의 수식을 찾는 게 목적일 뿐 대한민국 최초 후작급 헌터를 죽이는 건, 그저 여흥이자 괴물 같은 뇌검에게 족쇄를 다시 채우려는 목적일 뿐이었다.


현 천황파의 최대 목표는 훗카이도를 점령, 즉 동서 통일이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을 마치 농노처럼 부리는 천황파에 대한 반감은 이미 훗카이도 주민들에게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어 유화책만으로는 절대 통일은 불가능했다.

결국 천황파가 동서를 통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력뿐이다.

하지만 천황파의 압박이 강하면 강할수록 훗카이도 정부는 대한민국에 대한 의존도가 강해질 수밖에는 없었다.

무려 천황의 팔본 창의 합공을 받고도 상처 하나 없이 무릎 꿇게 만든 괴물이, 뇌검이 대한민국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천황파가 훗카이도 침공을 미루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 역시 뇌검이 언제 다시 훗카이도에 나타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대한민국에 뇌검 만큼이나 괴물 같은 헌터가 또 탄생한 것이다.


"넌···! 세상에 있어선 안 될 놈이다. 너 같은 놈은 우리 대일본제국에 반드시 걸림돌이 될 존재···!"


쿵~


공간이 갈라지며 소용돌이치는 거대한 암흑 공간이 허공에 생겼다.


기이잉~

쿵~


"반드시 이 자리에서···."


쿵~


암흑 공간에서 거대한 실루엣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전고, 대략 4.5M

몸체보다 긴 타치를 손에든 존재

일본 전통 갑주를 모방에 만든 황색과 검은색이 절묘하게 조화된 거신병기!

바로 다케사 노료의 챔피언급 기간트였다.


"세상에···기···기간트···."


주변이 술렁였다.

당장 지겨보던 헌터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아무리 검술 대결에서 앞섰다고 해도 맨몸으로 기간트를 상대한다는 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진배없었다.

기간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오직 같은 기간트 뿐이다.

이건 바뀌지 않는 정설이다.

더구나 상대의 기간트는 체고가 4.5m가 넘는 기간트 마스터가 한땀 한땀 정성 들여 만든 챔피언급 기간트가 분명했다.


"끝났군."


헌터 중 누군가 힘없이 말했다.

기간트가 나타난 이상 이 전투는 패배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정말 끝장을 볼 생각이군."

"지금이 아니면 네놈을 죽일 기회가 없을 것 같구나!"


다케사 노료가 기간트를 향해 막 몸을 돌렸다.

헌데 그때, 전혀 생각지 못한 굉음이 터졌다.


쿵~


"이건···설마!"


땅을 울리는 거대한 진동에 다케사 노료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 제임스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소용돌이 치는 거대한 암흑 공간이 보였다.


"네···놈이 기간트를 가졌다고?"


제임스는 아메리카 헌터 협회와 대한 헌터 협회에서 제공하겠다는 기간트를 모두 거절했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공식적으로 기간트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공식적으로는 말이다.


쿵~


"전 기간트가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만?"


쿵~


암흑 소용돌이 속에서 거대한 기간트가 서서히 모습을 들어냈다.


전고, 대략 4M

전체적인 형상은 투박한 마름모꼴 투구를 쓰고 롱 소드를 패용한, 마치 풀 메이트 갑옷을 장착한 중세기사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이 기체는 S그룹이 새롭게 개발한 고성능 2서클 하트 SS-01을 장착한 기체이며 동시에 차후 아우스 길드 간부급 헌터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제작한 시험 기체 '아우스'다.


"···기간트가 있다고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냐!"


생각지도 못한 기간트가 나타났을 때 놀라긴 했지만 그뿐이다. 녀석의 기간트는 자신의 기간트보다 기체가 작았다.

즉 챔피언급 기간트는 아니라는 뜻이다.

무엇보다 녀석이 헌터가 된 건 고작해야 6~7개월 정도, 수십 년을 헌터로서 기간트를 조정했던 자신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경험이란 간극 이 존재했다.


"그야 붙어보면 알겠죠."


그제야 돌아선 제임스가 기간트를 향해 달려가자 다케사 역시 굳은 얼굴로 자신의 기간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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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 파티장에서 1 +1 24.04.03 738 19 11쪽
69 69. 혈연 24.04.02 773 16 12쪽
68 68. 족쇄 24.03.31 812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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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63. 움직이는 주변국 24.03.26 860 19 12쪽
62 62. 등급을 초월하는 검 3 24.03.25 887 19 12쪽
61 61. 등급을 초월하는 검 2 +3 24.03.24 894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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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 전승자 +1 24.03.21 952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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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5. 수식의 발견 +1 24.03.18 988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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