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검장 님의 서재입니다.

내 소환수에겐 비밀이 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SF

검장
작품등록일 :
2024.02.08 20:40
최근연재일 :
2024.05.04 21:2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102,706
추천수 :
1,839
글자수 :
443,042

작성
24.04.03 21:00
조회
738
추천
19
글자
11쪽

70. 파티장에서 1

DUMMY

"그 녀석들을 어떻게 요리한다?"


다케사 노료가 생각에 잠겼다.

바로 이틀 전 뇌검이 직접 암살자를 찾겠다고 나섰다. 그 괴물 같은 놈이 직접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그만큼 제임스 강이란 인물이 그와 대한민국에 중요한 인물이란 뜻이다.

마음 같아선 당장 달려가 '암살자는 아메리카 헌터 협회에서 보냈다.'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

일단 그 사실을 말한다 해도 증거가 없다. 아메리카 헌터협회 역시 강하게 부인할 것이다.

오히려 미국이 천황파를 압박할 빌미만 줄 뿐이다.

또 다케사 노료 역시 암살을 목적으로 담을 넘었을 때 암살자를 목격했다.

자칫 역으로 암살자로 몰릴 수 있었다.

그러니 앞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두 세력을 충돌시킬 방법을 찾아야 했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십니까?"

"응?"


고개를 들자 마쓰다 요시히로가 눈앞에 서 있었다.


"근심이 있어 보이십니다."

"휴~ 아무래도 수련이 부족한가 보군, 생각 좀 했다고 누가 옆에 올 때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그···그건, 소···송구합니다."

"아! 자넬 탓하는 게 아니다. 요시히로! 그냥 본인의 게으름을 자책하는 것뿐···."


다케사 노료가 무릎에 올려놓은 타치를 쓰다듬었다.


"헌데···고민이 있으신 겁니까?"

"고민? 그래, 고민이 있긴 하지."


다케사 노료가 잠시 망설이다가 며칠 전 목격한 암살자에 대해 말했다.


"아메리카···헌터 협회가 암살자를 보냈단 말입니까?"

"이상 할 것 없다. 그 녀석들도 우리와 같은 게지, 조생징들이 기어오르는 게 싫은 거야."

"아···예"


다케사 노료는 평소엔 진중하다가도 유독 한국을 언급할 때면 과격해졌다.


"그래서다. 마음 같아선 이번 기회에 코쟁이들과 조생징 녀석들을 싸우게 만들고 싶지만, 여의치가 않다. 괜히 나섰다간 오히려 우리가 역으로 몰릴 수도 있고···."

"뇌검···때문이십니까?"

"맞아! 그 망할 영감탱이가 직접 나선 이상 섣불리 움직일 순 없다."


다케사 노료가 은연중 몸을 부르르 떨었다.

겁을 먹은 것이다.

다름 아닌 뇌검에게 말이다.

내부에선 쉬쉬하고 있지만, 마쓰다 요시히는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훗카이도 점령전, 그 당시 천황의 8본 창이 뇌검 한 명에게 깨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이미 뇌검은 나이를 먹었고, 천황의 8본창은 최 전 성기를 구사하고 있다. 지금 겨룬다면 그때와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다케사 노료는 뇌검을 겁내고 있다. 뼛속까지 박힌 그때의 패배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당장 방법이라면 두 가지가 있습니다."

"두 가지나?"


며칠을 고민했지만 다케사 노료는 아직 이렇다 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요시히로는 무려 두 가지 방법을 생각했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방법은 그냥 양쪽에 모두 이 사실을 알리는 겁니다."

"알려?"

"예! 비밀리에 투서를 보내는 겁니다. '대한 헌터 협회엔 제임스 강을 죽이려 한 곳은 아메리카 헌터 협회다.' 아메리카 헌터협회엔, '뇌검이 암살자의 배후를 알았다.' 이렇게 말입니다."

"그게 끝인가?"

"예! 끝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패를 그렇게 버리라는 건가?"


요시히로가 내어놓은 방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다케사 노료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렇지 않습니다."


요시히로가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다?"

"예! 당시 상황은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제임스 강에게 암살자가 왔다는 정도죠. 그런데 투서 내용엔 당시 정황이 자세히 적혀 있다면 어떨까요?"

"흠···투서의 신빙성이 높겠군! 허나, 헌터 협회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간질이라 생각할 텐데?"

"맞습니다. 그렇다고 조사를 안 할 수는 없지요. 또 아메리카 헌터 협회 역시 대한 헌터 협회가 암살자의 배후로 자신들이 의심받기 시작하는 걸 안다면, 그들도 어떤 식으로든 움직일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흠···아예 풀을 건드려 뱀을 놀라게 하겠단 말이군!"

"맞습니다. 우린 이후 지켜만 보면 되는 겁니다. 양쪽이 서로를 의심하며 분열할 때까지 말이죠."

"···만약 아메리카 헌터 협회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럴 리는 없을 겁니다. 무려 뇌검이 직접 움직였습니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죠."

"고작 그 정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란 말인가?"

"시간을 더 주시면 좋은 작전을 짤 수 있을 겁니다."

"시간···."


시간은 많지 않다.

지금 중요한 건, 우명환 박사의 수식을 찾는 것이다. 더해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많아지고 작전은 복잡해진다. 때론 단순함이 오히려 큰 효과를 낼수 있었다.


"아니, 이 정도가 적당하다. 작은 의심이 때론 큰 분열이 되기도 하고···."

"맞습니다. 어쩌면 이번 기회에 두 나라간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덤이라면···시선이 서로에게 쏠린 틈을 이용한다면, 다이묘께서 원하시는 바를 이룰 수도 있을 겁니다."

"내가 원하는 거?"

"제임스 강을 직접 죽이고 싶어 하시지 않았습니까?"

"아!"

"제임스 강에 대해 알아보던 중 알게 된 사실입니다."


요시히로가 테블릿을 다케사 노료에게 내밀었다.


"바라산 포탈?"

"예! 현재 아우스 길드에서 군부대와 협약을 맺고 바라산 포탈을 전용 포탈로 사용하기로 했답니다."

"전용포탈?"


길드 전용 포탈이란 길드가 군부대와 협약을 맺고 포탈 이용에 대한 우선권을 선점한 것이다. 대신 포탈에 대한 방어와 포탈을 관장하는 군부대에 대한 지원 일부를 길드에서 감당해야 했다.

때문에 보통 중, 대형 길드에 한해서만 전용 포탈 계약이 성사되었다.


"아우스 길드?"

"아우스 길드가 바로 S사에서 창단시킨 헌터 길드입니다. 단장은 S사 부회장인 박인환이 부단장은 제임스 강이 맡았습니다."

"위치로 보면 서울과 근접한 곳인데, 용케 선점한 길드가 없었나 보군."

"여긴 그다지 매력적인 포탈이 아닙니다. 포탈 크기도 고작 2M 정도입니다. 지키는 부대 역시 중대 규모입니다."

"그럼 별 볼일없는, 쓰레기란 말이잖아! 그런 곳을 전용 포탈로 쓴다고? 운송업이라도 할 생각인가?"


도로와 공항이 파괴되고, 일부에선 포탈이 생겨났다. 다행히 바다를 통한 물류 운송은 여전히 성행했지만, 공항 이용률은 뚝 떨어졌다. 대신 포탈을 이용한 물류 운송이 부쩍 늘면서 중소형 포탈을 전용 포탈로 이용하는 운송 길드가 늘고 있었다.

하지만 고작 2M정도 초소형 포탈은 물류 운송에도 그다지 유용한 포탈은 아니었다.


"용도는 모르겠지만 몇달 전부터 숙소를 증설하고 훈련장까지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본거지를 아예 전용 포탈 옆에 만들 생각인가?"


중 소형 길드 중엔 전용 포탈 옆에 길드 본부를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길드가 전용 포탈로 활용하기 위한 조건 중 첫 번째가 바로 포탈 방어와 경계에 길드 소속 헌터가 참여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숫자가 부족한 중소 길드의 경우 포탈 옆에 본부를 둠으로써 포탈 경비에 동원되는 병력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우스 길드원 숫자는 80여 명이 넘었다.

물론 이중 20여 명은 나이 어린 평민급 초인에 불과했지만 그런 사정까진 알 수가 없었다.


"훈련장까지 건설계획인 걸 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며칠 전 길드원들과 포탈로 이동한걸 보면 당분간은 이계를 오가며 길드원들과 손발을 맞춰 볼 것 같습니다."

"잠깐! 녀석들이 이계로 넘어간다고?"

"예? 아마도, 신생팀이니, 손발을 맞춰볼 시간은 필요할 겁니다."

"흠···그럼 당연히 녀석도 넘어가겠군."

"단장인 박인환은 스야리(평민급 초인) 입니다. 결국 명목상 단장일 뿐 진짜 단장은 부단장인 제임스 강일 테니, 분명 훈련에 동참할 겁니다."

"하하! 그거 잘 됐군! 잘됐어!"


다케사 노료의 말에 마쓰다 요시히로가 눈을 빛냈다.


"···이계에서 놈을 노릴 생각이십니까?"

"물론! 이계라면 굳이 외부 시선에 신경 쓸 필요가 없지!"

"알겠습니다. 그럼, 준비하겠습니다."


예상했다는 듯 요시히로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사실 이미 습격에 참여할 사무라이 30명을 선발 중이다. 아마도 보름 정도 뒤면 본국에서 출발 사무라이들이 바라산 인근 포탈에 도착할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이번 습격을 알지 못할 것이다.

이유는 습격은 이계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30명이나 되는 사무라이들이 동원되지만, 한국으로 입국할 필요도 없이 모든 작전은 이계에서 끝난다. 즉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다는 뜻이다.



* * *




이른 저녁이다.

새로 맞춘 양복을 입었다.


"으···불편하군."


목에 건 넥타이를 반쯤 잡아당겼다.


"멋져요."


하인선이 웃었다.

그녀도 오늘은 평범한 모습이 아니다.

잘록한 허리가 돋보이는 푸른색 파티복을 입었다.


"옷이 잘 어울리는 군요. "

"파티잖아요. 저도 오랜만에 꾸민 거라 어색한걸요."


하인선이 베시시 웃었다.


"그래도 예쁘군요."

"그런···가요?"


제임스의 말에 하인선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그런 모습을 감추려는 듯 재빨리 화재를 돌렸다.


"이사님! 이제 그만 가셔야 해요."

"어···시간이 벌써 그렇게 되었군요."


시간을 확인했다.

어영부영 벌써 6시가 훌쩍 넘었다.

약속시간까지 가려면 서둘러야 했다.

회장 박대중은 제임스를 파티에 초대했다.

두 달에 한 번씩, 기업인과 유명 헌터들이 모이는 친목 자리다.

박회장은 몇달 전부터 줄 곳 제임스를 이곳에 부르고 싶어 했다.

일종에 과시다.

처음엔 뛰어난 기간트 마스터를 얻었다는 기쁨에서, 이젠 대한민국 유일의 후작급 헌터, 뇌검 다음으로 강할 거라 생각되는 헌터가 자신의 품 안에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다.


"이봐! 이번엔 진짜 오는 거요?"

"어허! 진짜라니까!"

박회장이 큰 소리로 말했다.


"자네, 지난번에도 그러지 않았나! 이거 원, 믿을 수 있어야지!"

"염병! 암살자가 목에 칼을 들이밀었는데, 다음날 웃으며 여길 와? 엉!"

"크험, 그야 그렇지···."

"누가 뭐래?"


박 회장의 말에 뻘쭘해진 두 노년의 신사들이 와인잔 홀짝이며 시선을 피했다. 서로 가볍게 농담을 주고받고 있지만 두 노년의 신사들은 한국에서도 유명한 재벌기업, 전직 회장들이다.

다들 기업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이렇게 모임이나 들락거리며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후계는 막내로 정한 건가?"

"쯧! 말하면 뭐해? 3서클 하트에 이어 이번엔 2서클 하트 개발도 성공 직전이잖아! 그것 때문에 우리 아들 녀석이 밤잠을 다 설치더니만···."


눈앞에 있는 사람은 L사의 전우진 명예 회장이다.

S사와 마찬가지로 전자와 기간트가 주력이다. 서로 경쟁 기업이지만 또한 두 사람은 오랜 친구이기도 했다. 전우진 명예회장은 아들 하나에 딸만 둘이다. 덕분에 무난하게 아들에게 회장직을 넘기고 말년을 보내고 있었다.


"성과가 좋긴 한데···서자 아닌가? 그래도 장자에게 넘기는 게 좋지 않겠나?"

"흥! 장자 승계? 그 녀석들에게 회사를 넘겨? 멍청한 녀석들, 능력이 없으면 포용력이라도 있어야지!"


박대중 회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소환수에겐 비밀이 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3 83. 뜻 밖의 손님 3 +3 24.05.04 353 11 12쪽
82 82. 뜻 밖의 손님 2 +1 24.04.29 456 12 12쪽
81 81. 뜻 밖의 손님 1 +3 24.04.26 507 10 12쪽
80 80. 풀을 건드리다 3 +1 24.04.23 515 10 12쪽
79 79. 풀을 건드리다 2 24.04.20 535 14 12쪽
78 78. 풀을 건드리다 1 24.04.18 549 14 12쪽
77 77. 천황파 4 24.04.16 576 17 11쪽
76 76. 천황파 3 24.04.14 576 17 12쪽
75 75. 천황파 2 24.04.12 583 16 11쪽
74 74. 천황파 1 24.04.10 626 16 11쪽
73 73. 파티장에서 4 24.04.08 649 19 12쪽
72 72. 파티장에서 3 24.04.07 652 16 11쪽
71 71. 파티장에서 2 +1 24.04.04 727 16 12쪽
» 70. 파티장에서 1 +1 24.04.03 739 19 11쪽
69 69. 혈연 24.04.02 773 16 12쪽
68 68. 족쇄 24.03.31 812 18 11쪽
67 67. 조사단 24.03.30 776 17 11쪽
66 66. 암살자2 24.03.29 756 21 12쪽
65 65. 암살자1 +1 24.03.28 803 19 12쪽
64 64. 비밀공안지부 +1 24.03.27 831 19 11쪽
63 63. 움직이는 주변국 24.03.26 860 19 12쪽
62 62. 등급을 초월하는 검 3 24.03.25 887 19 12쪽
61 61. 등급을 초월하는 검 2 +3 24.03.24 894 21 12쪽
60 60. 등급을 초월하는 검 1 +1 24.03.23 925 20 12쪽
59 59. 영입 +2 24.03.22 930 22 12쪽
58 58. 전승자 +1 24.03.21 952 20 12쪽
57 57. 헌터 로빈 2 +1 24.03.20 959 19 12쪽
56 56. 헌터 로빈 1 24.03.19 958 18 12쪽
55 55. 수식의 발견 +1 24.03.18 989 19 12쪽
54 54. 모두 죽을 순 없다고 그랬죠? 24.03.17 1,025 2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