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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호 님의 서재입니다.

전능한 손(almighty hands)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반달호
작품등록일 :
2020.05.11 16:55
최근연재일 :
2020.05.18 12:45
연재수 :
6 회
조회수 :
997
추천수 :
75
글자수 :
27,101

작성
20.05.18 12:45
조회
99
추천
9
글자
9쪽

전능한 손-006

작가의 상상에 의한 허구입니다.




DUMMY

하지만 진우는 일단 젊은 혈기를 꾹 눌렀다.

자신보다 열 살 정도 나이가 많아 보이기도 했고, 아직 어떤 상황인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진우가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물었다.


“우리 아버지가 판 물건이 금방 고장 났단 말이죠?”

“······아버지? 네가 아들?”

“예. 어떤 물건입니까?”

“TV하고 냉장곤데, 왜? 네놈이 물어주기라도 하려고?”


아들이라는 말에 두 남자가 조금은 멈칫하는 게 보였다.

진우의 덩치가 그리 작지 않았고, 진우의 인상이 순해 보이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진우가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부류는 보통 강한 사람한테는 약하고 약한 사람한테는 강한 척하던데······.’


진우는 아버지가 쉽게 고장 날 것을 팔았을 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혹시 실수했을 수도 있기에 일단 가서 직접 보고 싶었다.


“예. 우선 죄송합니다. 제가 가서 확인해보고 조치해드리겠습니다.”

“조치? 보상이라도 해주겠다는 거야?”

“지금 하신 말씀이 사실이라면 그래야겠죠.”

“······흠.”


두 남자의 거친 행동에도 불구하고 진우가 차분하게 대처하자 두 남자는 잠시 표정을 누그러뜨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에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다.

곧 두 남자는 잠시 멈칫거리다가 진우에게 따라오라고 눈짓하며 앞장섰다.


“따라와.”

“예.”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서 도착한 곳은 2층짜리 다세대 주택이었다.

두 남자 중 하나가 안내하는 곳에 도착해보니 냉장고가 있었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에 여기저기 긁힌 부분이 많았고, 결정적으로 눕혀져 있었다.

게다가 부품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어디가 고장 난 거죠?”


진우가 진지하게 물었다.

그러자 한 남자가 다가와 거들먹거리며 입을 열었다.


“보면 몰라? 고장 난 거 다 뜯어놨잖아.”

“그냥 봐선 모르겠는데요.”

“냉장고가 갑자기 안 돼서 음식도 상하고 말이야. 이거 피해보상도 해줘야 할 걸?”

“그러니까 어디가 고장 났던 건데요?”


거친 눈빛을 하고 있던 두 남자는 점점 혈압이 오르는 듯 미간을 모으며 입매를 비틀고 있었다.


“야, 씨······. 내가 기술자냐? 그걸 알게. 그냥 안 된다고.”

“근데 왜 이렇게 뜯어놓으신 겁니까?”

“뭐? 이게 정말, 내가 한 번 고쳐볼라고 그랬다, 왜?”

“아, 그러세요. 기술자도 아니신데, 이렇게 뜯어놓으면 안 되죠.”


진우가 계속해서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자, 점점 말문이 막혀가던 한 남자가 금방이라도 멱살을 움켜잡을 것 같은 험한 얼굴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진우가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고장의 원인을 빠르게 알아야 반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제대로 아는 게 없어서······.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열심히 배워둘걸.’


되돌릴 수 없는 지난 시간을 아쉬워할 틈은 없었다.

그때였다.

문득 떠오른 생각.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왼손에 분명 이상한 힘이 있다는 것이었다.


왼손을 이용하면?

혹시 뭔가 알 수 있지 않을까.

진우는 왼손을 잠깐 바라보고는 그 손을 그대로 냉장고로 가져갔다.


천천히 윗부분에서부터 손을 천천히 쓰다듬으면서 내려갔다.

특별히 이상이 느껴지는 것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길게 숨을 들이쉬고 내뱉던 진우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가 볼 땐 아무 이상이 없는 냉장곤데요?”

“뭐? 뭐라는 거야?”

“냉장고가 멀쩡하다고요.”

“하······이게 지금 장난하나.”

“장난이 아닙니다.”


남자는 속으로 흠칫 놀라면서도 태연한 척했다.

아무 이상이 없는 냉장고를 보상을 받아내려는 속셈으로 일부러 고장 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혹시라도 이놈이 냉장고를 고치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잠시 걱정했지만, 금세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아예 작은 부품하나를 없애버렸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없어진 부품이 어느 정도 중요하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설마, 아무리 기술자라도 중요 부품이 없는데······.’


마음을 다잡은 남자가 오히려 큰 목소리를 냈다.


“그럼 제대로 돌아가게 만들어보던가. 그럼 보상이든 뭐든 모두 없었던 일로 해주지.”

“좋습니다.”


너무나 무덤덤한 진우의 대답에 남자가 슬쩍 미간을 찡그렸다.

왠지 싸한 느낌이 들어서였다.

곧바로 진우의 손길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조립하는 것에는 거침이 없었다.

그렇게 1분이 흐르자, 점점 초조하게 변해가는 것은 바로 남자의 얼굴이었다.


‘저놈이······.’


아무리 기술자라지만, 너무 빠르게 정확하게 냉장고를 조립해나가고 있었다.

더구나 나이가 베테랑 기술자라고 보기엔 너무 어렸다.


‘조립은 잘 할 수 있어도 부품이 없는데 작동은 안 되겠지.’


스스로 위안을 하며 초조한 마음을 달랬다.

그렇게 약 3분이 지나자 모든 조립이 끝났다.

분해하느라 한 시간 정도는 걸렸던 것 같은데, 너무 쉽게 끝나버렸다.


진우는 자신의 왼손이 춤추듯 일사천리로 조립을 해나가는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겉으로 표현은 안했지만, 신기하기까지 했다.


‘와······정말 신기하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립이 끝났는데. 근데 과연 이게 작동이 될까?’


저놈들이 단순히 안 되는 냉장고를 분해한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있었기에 분명 다른 짓을 했을 것이라는 느낌은 있었다.

그러려면 조립을 하더라도 냉장고가 작동이 안 될 가능성이 컸다.

그런데 지금 조립을 끝내고 난 후의 느낌은 완벽했다는 것이었다.

왠지 바로 작동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다 조립했는데, 이제 코드를 꽂아 볼까요?”

“흠······.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지긴 했네. 근데 아까 분해하기 전에도 겉으로 보기엔 괜찮았어.”

“네. 그렇겠죠.”

“이게 작동되면 정말 웃긴-.”


남자가 말을 하려다가 멈칫했다.

혹시라도 자신이 저지른 일이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진우로서는 미심쩍었던 것들이 사실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

이제 제대로 작동만 된다면 모든 것이 역전될 상황이었다.

진우가 코드를 콘센트에 꽂았다.

세 남자의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되고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일시정지 상태.


잠시 후.

위이이잉.

분명히 냉장고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진우는 손을 툭툭 털고 일어나며 한마디 던졌다.


“고쳤으니까 됐죠?”

“······.”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의 아버지는 고장 난 물건은 절대 안 파는 분이고요. 만약 팔았다 해도 이상 있으면 무조건 교환해준다고 하셨을 거예요.”

“그······.”

“혹시 이상한 짓 하신 거라면 제가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진우의 눈빛이 돌연 사나워졌다.

그러자 남자 중 하나가 인상을 확 구기며 다가온다.


“그래서, 가만 안 있으면 어쩔 건데? 아깐 안 됐었다고 하잖아. 내 말이 말 같지 않냐?”

“다 알고 있으니까 말하는 거예요. 지금 사실대로 말하면 그냥 넘어가고요.”

“이 새끼가 진짜······.”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알아서 조치할 테니까요. 나중에 경찰서에서 보죠.”


진우는 그대로 돌아서서 방을 빠져나왔다.

더 이상 상대해봤자 해결되지 않을 게 뻔했으니까.

두 남자는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진우의 뒷모습을 멀뚱히 쳐다보기만 했다.


진우는 그냥 순순히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


‘이럴 때 써먹으라고 아버지가 세금을 열심히 내셨지.’


일단 갖고 있는 자료를 모아서 경찰서에 신고부터 할 생각이다.

혹시 몰라서 휴대폰으로 대화 내용을 녹음해 놓았다.


진우는 수레를 끌고 급히 아주머니 있는 곳으로 갔다.

한참 기다렸는지 걱정스런 표정일 짓고 있었다.


“아유, 왜 이렇게 늦었어?”

“아, 죄송해요. 누가 고장 난 물건 팔았다고 시비를 걸어서요.”

“시비를 걸어?”

“네.”

“혹시 얼굴 넓적한 놈하고 꽁지머리 한 덩치 큰 놈 아냐?”


아주머니가 두 남자를 알고 있는 듯 포인트가 되는 인상착의를 말하고 있었다.

이 세상에 얼굴 넓적한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하지만 덩치 큰 꽁지머리는 좀 특별한 경우다.

더구나 둘이 조합된 경우는 더욱 더 특별해진다.


“어? 아주머니도 아세요?”

“저런, 큰일 날 뻔했네. 동네 양아치 놈들이야. 맨날 사고 칠 궁리나 하는 놈들.”

“아, 그래요?”

“작년에도 한 번 이런 일 있어서 아버지가 꽤 큰돈 물어줬다고 들었어.”

“네에?”


이 새끼들이 정말 나쁜 놈들이었네.

진우는 좀 더 철저하게 증거자료를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주머니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이어진다.


“또 만나지 않게 조심해. 어디 다친 덴 없는 거지?”

“네, 싸우진 않았어요. 괜찮아요.”

“다행이네. 다음부턴 그놈들한테는 물건 주지 마.”

“네,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진우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졌다.

아버지에게 피해를 입힌 놈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작가의말

잘 부탁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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