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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호 님의 서재입니다.

전능한 손(almighty hands)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반달호
작품등록일 :
2020.05.11 16:55
최근연재일 :
2020.05.18 12:45
연재수 :
6 회
조회수 :
1,003
추천수 :
75
글자수 :
27,101

작성
20.05.12 09:50
조회
188
추천
10
글자
9쪽

전능한 손-002

작가의 상상에 의한 허구입니다.




DUMMY

그렇게 5분을 달렸을까?

진우는 택시도 시간도 너무 천천히 가는 것만 같았다.

택시 안에는 적막이 감돌고 있었다.

의자에서 등을 뗀 채 미간이 구겨진 얼굴로 앞만 보고 있는 진우.

입술을 꾹 다문 택시기사의 굳어진 얼굴.

아무 말 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진우는 택시가 병원 입구에 서자마자 만원을 던지듯 놓고 튀어 내렸다.

드라이버를 들고 뛰어 들어가는 진우.

이 모습을 황당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택시기사.

그를 뒤로 하고 진우는 그대로 응급실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아버지!”


진우는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간호사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우리 아버지 어디 계세요?”

“어머······.”


챙그랑!

진우가 드라이버를 들이대면서 말하는 바람에 기겁한 간호사가 들고 있던 집기를 떨어트렸다.

간호사는 놀란 눈으로 진우의 손과 얼굴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왜, 왜 이러세요.”

“뭘 왜 이래요? 우리 아버지 어디 계시냐고요.”

“그, 드라이버는 좀 놓고 말씀하세요.”

“아······.”


그제야 진우는 드라이버를 들고 있는 손을 내리면서 말했다.


“아버지가 응급실로 실려 오셨다고요.”

“환자분 성함을 말씀하셔야죠.”

“박태훈!”

“잠시 만요······.”


그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박승주가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내려오고 있었다.

진우는 명단을 찾으러 돌아서는 간호사를 뒤로 하고 박승주를 향해 뛰어갔다.


“누나.”

“진우야.”

“어디 계셔?”

“2층 수술실······.”


2층으로 뛰어 올라간 진우는 망연하게 의자에 앉아있는 어머니 김순이를 볼 수 있었다.

굳게 닫혀있는 수술실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니!”

“어, 그래. 진우야.”

“어떻게 되신 거예요?”

“교통사고······.”


어머니가 많이 놀랐는지 울지도 않고 멍한 눈으로 진우를 보며 말하고 있었다.

진우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었다.

자신까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될 거 같았다.

쿵쾅거리는 심장이 몸을 흔들고 있었지만 간신히 참아내고 있었다.

진우는 차분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약간의 떨림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으실 거예요.”

“그래, 그래야지.”


뒤따라온 박승주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의자에 털썩 앉았다.


“누나, 걱정하지 마. 아빠 별 일 없을 거야.”

“······.”


진우는 평소에 아버지가 말했던 걸 생각했다.


‘진우야, 내가 없으면 네가 가장이야.’

‘아버지는······무슨 말씀이세요. 아직 이렇게 젊으신데. 하하하.’


아버지는 커다란 고목나무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듬직한 가장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아버지의 성실과 노력으로 어느 정도 먹고 살 정도는 만들어 놓았다.

진우는 침착해야 했다.

가슴이 답답했지만 어머니와 누나를 위해서 괜찮은 척해야 했다.


“누나, 기다려 보자. 좋은 소식이 있을 거야.”

“응······그래.”


진우는 애써 태연한 척,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가 흘렀다.

가끔씩 사이렌 소리, 누군가를 부르는 커다란 외침소리가 아래층에서 들려오곤 했다.

어머니와 진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응급실 문과 하얀 벽만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시원한 물이라도 한 잔 드세요. 어머니.”

“그래······.”


진우는 종이컵에 물을 받아서 어머니와 누나에게 줬다.

그리고 진우도 물 한 모금을 마셨다.

그때, 수술실 문이 열리고 뿔테 안경을 쓴 의사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상태로 나왔다.


“박태훈 환자 분, 보호자신가요?”

“예.”

“수술은 끝났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런데 의사가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이 환자분은 운이 좋았습니다.”

“예?”

“뇌종양이 진행 중이었는데요.”

“······?”


진우는 아버지가 가끔씩 어지럽다고 하며 양손으로 머리를 누르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직 초기단계라서 회복되면 보호자 분 동의하에 제거 수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네. 가, 감사합니다.”


진우는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얼굴로 웅얼거리며 대답했다.

의사는 계속해서 심각한 얼굴로 진우와 어머니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교통사고로 머리 쪽을 많이 다치셨어요.”

“어, 얼마나요?”


의사가 잠시 안경을 벗고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쳤다.

그리고 미간을 모으며 말을 이었다.


“심장박동은 정상입니다만, 언제 깨어날지 모릅니다. 우선 상황을 지켜보죠.”

“예에······.”

“아, 어쨌든 수술은 잘 됐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엉거주춤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대답을 한 진우는 수술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산소마스크를 쓴 아버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 제 말 들리세요?”

“여보······.”

“아빠, 승주예요!”


아무 반응이 없었다.

곧 중환자실 문이 열리고 진우가 따라 들어가려 하자 간호사가 막았다.


“보호자분들은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


중환자실 문이 닫히고 다시 고요함이 찾아왔다.

간간이 박승주가 길게 한숨을 내쉬는 소리만 들렸다.

잠시 후, 정신을 가다듬은 진우는 수술비가 어떻게 마련됐는지 궁금했다.


“어머니, 수술비는요?”

“승주 대학원 등록금하려고 준비했던 걸로······.”

“아······.”


박승주는 계속 한숨만 쉬고 있었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딸 바보로 불렸다.

박승주는 진우와는 다르게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성적이 좋았다.

대학 4년 동안도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박사코스를 밟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버지가 등록금 준비한다고 더 열심히 일해서 모았다고 했었다.


“누나.”

“나 공부 포기할래. 나 때문에 아빠가 저렇게 되셨잖아.”

“누나, 그게 무슨 말이야.”

“······.”


박승주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진우도 승주를 다독이며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났다.

아버지는 상태는 호전되고 있었지만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는 그 곁을 계속 지키고 있었다.

승주는 집안일을 하며 병원을 왔다 갔다 했다.

진우가 가게를 보는 동안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수리를 제대로 할 줄 몰라서 배달 날짜만 계속 미루고 있었다.


‘아버지 병원비도 장난 아닌데······휴우.’


진우는 더 이상 가게 일을 미루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수리기사를 급하게 구한다는 광고를 냈다.

월급을 주더라도 일이 돌아가야 수입이 생기고 그래야 병원비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배달은 내가 직접 해야지.’


그때, 박승주에게 전화가 왔다.


-진우야. 지금 병원인데 오늘부터 내가 아빠 곁에 있게 됐어.

“어머니는?”

-오늘부터 식당에 일하러 나가신댔어.

“뭐?”


진우는 어머니도 병원비 때문에 걱정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알았어, 누나.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

-알았어.


진우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기위해 번호를 누르다 말고 휴대폰을 내려놨다.


‘이미 결정한 일인데······.’


수리기사는 광고를 낸지 하루 만에 구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일은 조금씩 돌아가기 시작했다.

배달을 나가는 중에도 중간 중간 아버지를 조금이라도 빨리 깨어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또 찾았다.

약물치료법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그래도 민간요법으로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네, 어머니. 괜찮으세요?”

-난 괜찮아. 우리 아들이 힘들지.

“전 진짜 괜찮아요. 아직 팔팔한데요, 뭐.”

-진우야, 네 동창 민희 있잖니.

“민희? ······아, 네.”


그리 가깝게 지냈던 친구가 아니어서 얼른 떠오르지 않았다.


-걔 엄마가 박혜자라고 내 친구잖아.

“네.”

-혜자 친구의 남편이 몇 달 전에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했었대.

“아, 언젠가 얘기 들었던 거 같네요.”

-그런데, 일주일 정도 깨어나지 못하다가 그 남편의 동생인가가 직접 캐 온 산삼을 먹고 회복됐다고 하더라.

“정말요?”


진우는 눈이 커다래지며 다시 한 번 더 묻고는 전화를 끊었다.


“지금 물 불 가릴 처지가 아니지. 무조건 해보자.”


진우는 바로 수리기사 천진수를 불렀다.


“아저씨, 저 아버지 때문에 며칠 다녀올 데가 있어서요.”

“그래?”

“그동안 가게 수리하고 배달 좀 맡아서 해주세요.”

“그럼 수당을 좀 더 줘야지.”


진우는 잠시 멈칫했다. 당연히 수당을 더 주는 게 맞다.


“······네, 당연히 그래야죠.”

“알았어.”


사정을 뻔히 알고 있는 천진수가 좀 야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급한 마음에 그러겠다는 대답과 함께 가방과 장비와 비상식량을 간단히 챙기고 강원도로 무조건 출발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건 진우가 수색대를 나왔기 때문에 산에서 2,3일 지낼 수 있는 정도의 장비와 식량은 제대로 준비할 수 있었다.


‘군 생활이 이럴 땐 그래도 좀 도움이 되는 거야?’


작가의말

잘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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