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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랄 님의 서재입니다.

영웅에게 붙은 기생충들이 너무 많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쥬랄
작품등록일 :
2021.05.17 18:11
최근연재일 :
2021.06.09 22:05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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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0
추천수 :
166
글자수 :
15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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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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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4. 박멸의 시작

DUMMY

“이 씨발놈아!”


하품 나올 정도로 느린 공격이다.

덩치.

성진하를 두들겨 패던 녀석.


가볍게 몸을 틀어 놈의 공격을 피하고, 발로 바닥을 쓸듯이 놈의 발을 후려침과 동시에 어깨를 붙잡아 당겼다.

우로 쓰러지는 덩치.


“자, 잠깐!”


포로는 필요 없다.

녀석의 얼굴을 발로 후려쳤다.


“도련님.”


피가 튄 구두를 보며 김 집사가 손수건을 건넨다.

하지만 난 고개를 저으며 사양했다.


“아직 깔끔 떨 때가 아니야.”


“··· 전 도련님께서 왜 이런 자들에게 신경 쓰시는지 이해가 안 되는군요. 이들이 손을 더럽힐 정도의 가치가 있는 이들입니까?”


“······”


김 집사의 물음에 난 입을 다물었다.

미래에 이놈들이 해악을 부릴 것이다.

그러니 제거해야한다.

··· 내가 생각해도 미친 소리같다.


“우두머리가 보이질 않는군.”


“아까 외부로 도망간 이들 중에 섞여 있었나 보군요.”


빌어먹을 정도로 눈치 빠른 놈이다.

경호원들이 무기를 꺼내들자마자 수하들을 돌진시키고 자기는 뒤로 쑥 빠져버렸으니까.

하긴 그 정도 눈치는 있으니까 미래에도 끝까지 살아남았겠지.

나에겐 애석한 일이다.


“놓치면 안 돼. 범산과 신은영은 무조건 제거해야돼.”


“경호원들이 놈들을 쫓고 있습니다. 잡히는 건 순식간입니다.”


“그러길 바라지. 그럼 우리도 늦기 전에 놈을 쫓도록 하지.”


“··· 원하시는 대로.”


난 즉시 경호원들이 남겨놓은 표식을 따라 이동했다.

거리를 따라 피로 그려진 붉은 X자 마크.


다른 이들이 본다면 섬뜩할 표시지만, 나에게 있어선 그저 이정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거리에 널려진 마포 팸의 시체들을 보며 비명을 지르는 시민들이 서둘러 집안으로 들어갔다.


한밤중의 살육전.

보통의 평범한 세상이었다면 즉시 경찰이 출동하고 난리였겠지만, 이 혹독한 세상에서는 심심찮게 일어나는 이벤트나 다름없다.


“도련님. 경호원들이 보입니다.”


앞서 달리던 김 집사가 외쳤다.

그의 말대로 경호원들이 도망가는 일단의 무리들을 쫓고 있었다.


“이 씨발롬들아! 대체 뭐 땜에 우릴 공격하는 거야!”


범산 또한 그 무리에 속해있었다.

다만, 신은영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안에 들어간 뒤 한참을 기다려도 안 나오더니··· 결국 눈치를 챈 모양이다.


젠장!

그년이 없으면 이 계획은 반쪽짜리 성공일 뿐이다.


“이 개새끼들아! 너희들이 이러고도 대기업이냐? 이 좆같은 새끼들!”


물론 절반의 성공이라도 지금은 거둬야 할 때.

난 발 쪽으로 기운을 몰아 땅을 박찼다.


“저, 저 새끼도 각성자다!”


포탄처럼 쏘아져가는 내 모습을 본 마포 팸이 비명을 내질렀다.


“이 씨발!”


사시미를 휘두르는 한 놈의 공격을 고개를 숙여 가뿐히 피하고 그 옆구리에 장검을 꽂아 넣었다.

칼날이 피륙을 가르고 놈의 척추를 끊어놓는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으아아, 장천아!”


쓰러진 놈을 보며 다른 녀석이 덤벼든다.

친구인가? 아니, 형제였나보다.

생김새가 서로 비슷하다.


놈의 공격이 다다를 때쯤 검은 봉이 날아와 놈의 머리통을 부쉈다.

옆을 흘깃 보니 경호원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있었다.

생소한 기분이다.


“놈들이 한강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도련님.”


옆에서 뛰던 김 집사가 말했다.

그의 말대로 놈들은 한강을 향해 뛰고 있었다.

곧 있으면 군인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통제선 부근이다.


“귀찮게 됐군.”


놈들이 한강으로 내달릴수록 거리의 사람들은 사라지고 총칼을 든 각성자들과 군인들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갑자기 등장한 우리를 보고 경계심 어린 눈빛을 보냈으나 딱히 제지하진 않았다.

우리 또한 냉병기 따위로 무장하고 있었으니 같은 각성자라고 짐작했을 것이다.

뭐··· 그게 사실이기도 하고.


“이 새끼들은 뭐야!”


한강에서 올라온 괴물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던 한 각성자가 짜증을 내뱉었다.

그는 한참 괴물들을 베어넘기던 와중에 마구잡이로 끼어든 마포 팸의 행태에 전투에 지장을 받은 상태였다.


“아잇, 지랄하네!”


결국 짜증이 머리끝까지 솟은 그가 괴물과 그 사이를 빠져나가는 마포 팸에게 검을 휘둘렀다.

서걱하는 소리와 함께 재수 없는 한 사내의 머리통이 허공에 치솟았고, 그와 대치하던 괴물이 재빨리 위로 몸을 날려 머리통을 낚아챘다.


퍼석.


입을 쩍쩍대며 머리통을 씹는 괴물과 그런 괴물을 노려보는 각성자 사이를 우리는 재빨리 파고들었다.

각성자가 새로이 등장한 우리를 보고 다시 고함을 내질렀지만, 애석하게도 우린 마포 팸과 같이 허접한 이들이 아니었다.


“꺼져!”


경호원 하나가 각성자를 걷어찼다.

각성자는 너무나도 손쉽게 튕겨 나갔다.


조무래기 하나가 간단히 처리된 사이 우리와 마포 팸의 거리는 상당히 가까워졌다.

이제 곧··· 범산의 목이 바닥을 구를 것이다.


“이 씨바아알!”


아무리 고함을 지른다 한들 녀석이 벗어날 방법은 없다.

달리는 속도를 보아하니 놈 또한 각성자겠지만, 빈민가에 굴러다니는 쓰레기와 고르고 고른 정예들인 중산 그룹의 경호원들과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었다.

도망칠 수 없다는 소리다.


그래도 놈이 필사적으로 달린 덕에 원래 살던 하수구까지는 도달했다.

하수구로 도망쳤다면 놈은 목숨을 건졌겠지만, 정말 애석하게도 하수구의 입구는 완전히 무너져 내려 입구가 막혀있었다.


“이제 그만 포기하지?”


놈의 눈이 나와 마주쳤다.

분노. 지독한 분노가 놈의 눈에 깃들어있었다.


“넌 대체 뭔데 우리에게 이러는 거야? 엉? 우린 댁들하고 얽힐 일이 없는데 대체 왜 이러는 거냐고!”


“얽힐 일이라··· 글쎄.”


“글쎄?”


“그게 정 궁금하면 지금이라도 고민해 보지.”


“뭐? 이 씨발 새끼가 그걸 말이라고!”


범산이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와 달리 그의 눈은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대, 대장······”


“대, 대장에게 원한이 있는 거라면 우리는 보내주세요! 우린 아무것도, 아무것도 모릅니다!”


“마, 맞아요!”


놈에게 그나마 남아있던 졸개들이 앞다퉈 그를 배신했다.

범산의 입이 소태라도 씹은 것처럼 일그러진다.


좋은 광경이다.

놈에게 어울리는 최후의 순간이다.

웬만하면 기념으로 몇 놈 살려주고 싶은 생각도 약간 들긴 했다.


하지만.


푹!


벼락처럼 날아간 단검이 놈들 중 하나의 목에 꽂혔다.


“미안하지만 내가 좀 결벽증이 있다.”


돌아다니는 바퀴벌레를 하나라도 놓치면 순식간에 다시 수백 마리로 불어난다.

난 그 꼴을 볼 생각이 전혀 없다.


“어차피 뒤질 거 다들 발악이라도 해!”


놈들이 마지막 고함을 내지르며 달려든다.


까딱.


내가 고갯짓을 하자 경호원 둘이 앞으로 나서 덤벼드는 두 놈을 처리한다.

압도적인 실력 차이.


평생 수련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 범산의 패거리로는 도저히 메꿀 수 없는 격차다.


순식간에 홀로 남은 범산이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친다.


“저놈은 내가 맡지.”


경호원들이 뒤로 물러나고 난 조금씩 범산에게 다가갔다.

범산은 그 큰 덩치가 아깝게 칼을 들고 좌우로 마구 휘두르고 있었다.


“오지 마! 오지 마, 이 새끼야!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저벅저벅.


“귀먹었냐, 이 새끼야!”


휙!


“끄아악!”


어깨에 검이 박힌 범산이 칼을 떨어뜨렸다.


“벌레를 죽이는데 이유가 있나?”


“··· 이 씨발······”


난 천천히 다가가 기습적으로 범산의 발을 쓸듯이 걷어 찼다.

그러자 범산의 몸이 기우뚱 땅에 처박힌다.


“끝이다, 더러운 기생충.”


놈의 명줄을 끊기 위해 놈의 어깨에 박힌 검을 뽑아냈다.

비명을 내지르는 놈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이내 힘을 주려는 순간.


쾅-!


무너져 내린 하수구의 입구가 폭발했다.


**


첨벙··· 첨벙···


끝이 보인다.

더러운 오물이 가득한 하수로의 끝이.


신은영은 달빛이 내리쬐는 출구에 앞에 섰다.


“어, 어떻게 하지? 이젠 어떻게 하지?”


중산 그룹이라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 마포 팸은 먼지처럼 흩어져버렸을 것이다.

자신을 짓누르는 족쇄이자 반대로 자신을 보호하는 지붕이었던 마포 팸.

괴물들이 출몰하고 범죄자가 들끓는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씨, 씨발.”


자신이 보통의 평범한 여자였거나 남자였다면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부, 분명 다른 구역의 놈들이 가만두질 않을 거야.”


그러기엔 자신이 저지른 일이 너무 많았다.

마포 팸은 서울 부랑자 패거리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세력.

그 마포 팸에서 신은영은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꽤나 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리고 그 위치를 이용해 다른 이들을 겁박하고 수탈했다.


마포 팸이 와해됐다는 소식이 퍼진다면 다른 세력의 부랑자들이 보복을 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잔당을 찾아다닐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자신이 발각된다면······


“방법을 찾아야 돼, 방법을.”


새로운 지붕이 되어줄 이들이 누가 있을까.

중랑 팸? 강북 팸? 일산 팸?


신은영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안돼. 그놈들도 안돼.”


비록 그놈들과는 접점이 적어 원한은 덜 샀지만, 그놈들은 다른 팸과 연계가 긴밀히 이뤄지는 놈들이다.

그렇다면 사실상 서울의 모든 팸들은 마포 팸과 적대관계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놈들에게 멋모르고 갔다간 온갖 치욕을 당하고 마약에 절여져 창녀로 팔리게 될 거다.


“아아악! 어떡하냐고오오!”


신은영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성을 질렀다.


“씨발! 이럴 때 돈 많고 병신같은 호구 새끼 하나만 있으면 좋······”


잠깐.

문득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얼굴.

잘생긴 얼굴에 헤실헤실한 표정의 소년.


“서, 성진하!”


신은영의 표정이 밝아졌다.


**


-꾸룩 꾸룩.


멍청해 보이는 생선이 통째로 머리처럼 달린 근육질의 거인.

일견 방심을 불러일으키는 외형이지만, 깊은 곳에 박혀있던 내 기억이 놈의 정체를 떠올리게 했다.


“범상치 않아 보이는 놈입니다.”


“그래. 그래 보여.”


난 짐짓 모르는 척 대꾸했다.

생선머리는 입을 쉴 새 없이 뻐끔대며 눈을 붉히고 있었다.


저 모습.

이전의 기록에서 관련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놔, 놔줘!”


범산이 내게 붙잡힌 멱살을 풀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내 여린 팔로 제법 만만찮은 반동이 느껴졌다.

각성자의 힘이다.


“가만히.”


그런 범산을 주먹으로 후려쳐 손쉽게 제압했다.

그 고된 훈련을 받고서도 이런 버러지 같은 놈 하나 제압 못한다면 난 당장 목 매달고 죽어야 할 거다.


그보다.

생선 머리가 보이는 반응이 더 중요하다.


난 범산과 생선머리를 번갈아 훑어봤다.

범산은 그런 내 행동에 불안감을 느끼는지 다시 발악을 시작한다.


“네놈에게 세상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지.”


“뭐, 뭐?”


난 멍청하게 되묻는 범산을 있는 힘껏 생선 머리에게 집어던졌다.


“뭐, 뭣!”


생선머리의 눈앞에 툭하니 떨어진 인간.

생선머리는 갑자기 날아온 인간을 그 멍청한 눈깔을 데룩데룩 굴리며 쳐다봤다.


“으으··· 씨, 씨발.”


그리고 이내.


“끄아아악!”


범산을 산 채로 집어삼켰다.


“저런······”


김 집사가 침음성을 흘리며 말했다.

인간을 먹이로 주다니.

뒷말을 잇진 않았지만, 꽤나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런 비인간적인 행동 덕에 한숨 돌릴 시간이 생겼다.

천천히 원래의 썩은 동태눈으로 돌아오는 생선머리를 보면 알 수 있다.


일명 생선머리.

강한 근력과 종잡을 수 없는 공격패턴, 그리고 지나친 식탐.

한강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괴물.


회귀 전에도 수 많은 군인들과 각성자가 희생되어서야 겨우 잡았다고 들었다.


“놈이 잠잠한 것 같습니다. 이때 물러나시지요.”


김 집사가 조용히 옆에서 말을 건넨다.


물러나야 하나?

생선머리는 지금의 나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괴물이다.


하지만··· 생선머리를 잡음으로서 얻는 이득이······


“도련님?”


재차 재촉하는 김 집사.


“김 집사. 아버지는 언제 돌아오지?”


갑작스러운 질문에 김 집사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답을 건넸다.


“정확히 삼일 뒤, 아침에 오실 겁니다. 그렇게 일정이 짜여 있습니다.”


“그렇군······”


부모란 인간들이 돌아오기까지 삼일.

그 사이에 내가 이룰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없다.

도저히 평범한 방법으론 그룹 내에서의 내 위상을 재고할 방법이 없다.


결국 방법은 이것뿐.


“모험을 해야겠어, 김 집사.”


“도련님······”


“군인들과 각성자들을 모아줘. 아무래도 우리끼리 도모하기엔 힘들 것 같네. 다행히 지금은 당장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이니 사람들을 모을 시간은 충분할 거야.”


“··· 도련님이 가시지요. 제가 막겠습니다.”


김집사의 권유에 난 고개를 저었다.


“나같이 어린놈이 가서 명령해봤자 씨알도 안 먹혀. 적어도 김 집사 정도는 돼야 권위가 생기지. 김 집사 같으면 햇병아리가 와서 이래라저래라 하면 귀담아듣겠어?”


“도련님······”


“가.”


내 재촉에 김 집사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뒤 재빨리 아까 전 각성자들이 있던 곳으로 사라졌다.


김 집사가 떠나고 난 과거의 기억을 더듬었다.

그리고 떠오르는 과거의 기록들.


생선머리는 먹이활동을 한 후 십여 분 정도 공격 성향이 약화된다.

공격패턴은 단순화되고, 육체적 능력도 상당히 감소한다.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생선머리의 약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놈을 해치우는 게 쉽진 않다.

공격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그 우월한 육체 능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뿌하아.


도무지 적응이 안 되는 소리를 내뱉는 생선머리를 경호원들이 포위했다.


-뿌옹?


생선머리가 머리를 갸웃거린다.

멍청한 대가리로 이 상황을 이해해보려는 것인가.

놈은 한참을 머리를 갸웃거리다 이내 이들이 자신을 공격하려 한다는 것을 겨우 이해했다.


-뿌아!


엄청난 속도로 앞으로 튀어나왔다.


“미친!”


경호원 중 하나가 목표였다.

졸지에 생선머리의 공격대상이 된 경호원은 과묵한 입을 열고 욕설을 내뱉었다.


쾅!


“미, 미친······”


다행히 중산 그룹의 엘리트답게 공격을 피해냈다.

하지만 하수구 옆 교각 기둥 하나를 거의 반파시키다시피 부셔놓은 그 몸뚱어리에 상당히 질린 기색이었다.


“계속 주위를 돌아! 놈은 지능이 낮다!”


보다 못한 내가 외쳤다.

비록 육체적 능력은 경호원들에게 못 미치지만, 회귀 전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생선머리의 움직임을 보고 바로 놈의 약점이 뭔지 파악했다.


“놈의 정면을 조심하되, 공격 또한 정면으로 해라! 정면 시야가 좋지 않다!”


쉴 새 없이 고개를 흔드는 모습만 봐도 그렇다.

측면의 시야는 좋은 반면, 정면 쪽 시야가 좋지 못하여 고개를 흔들어 상을 맺으려 하는 행태가 드러난다.


즉 측면으로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려 상을 맺은 뒤 즉시 공격하는 형태다.



-뿌옹.


“피해!”


쾅!


예의 폭음과 함께 쏘아지는 생선머리.

내 설명덕인지 이번의 경호원은 무리 없이 피해냈다.


해당 경호원은 그 회피에 만족하지 않고 이내 정면으로 생선머리에게 접근해 검을 휘둘렀다.


서걱.


-뽁!


피부가 베이자 기민하게 반응하는 생선머리.

우람한 팔뚝이 경호원의 몸을 노리고 휘둘러졌다.


“크악!”


경호원이 기겁하며 몸을 꺾었으나 완벽하게 피해내진 못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팔이 처참하게 꺾여버렸다.

전투 불능이다.


“너, 빠져.”


뒤로 황급히 물러나는 경호원을 향해 내가 뒤를 가리켰다.

그러자 경호원은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이내 조용히 자리를 이탈했다.


이 수월한 명령체계.

확실히 중산그룹에서 심혈을 기울여 육성한 전투 엘리트답다.

회귀 전 그 머저리 같고 형편없던 전투 대원들과는 천지차이였다.


하지만 다섯의 경호원 중 하나가 빠지니 놈의 시야 교란에 차질이 생겨났다.

놈이 목표를 정하는 주기가 빨라졌고, 또한 놈의 포만감이 빠르게 줄어 좀 더 공격 성향이 강해졌다.


결국 그 빈자리를 누군가는 메꿔야만 한다.


“도련님. 위험합니다.”


주위를 맴돌던 경호원 중 하나가 날 만류한다.

하지만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라도 나서지 않는다면 팀이 위험해진다.”


“저희 팀의 임무는 도련님을 보호하는 겁니다.”


“네놈들의 임무따위 내가 알 바 아니다.”


“······”


결국 생선머리와 대치 중인 상황에 나를 말릴 방법이 없던 경호원은 결국 날 포메이션에 끼워 넣을 수밖에 없었다.


“어디 한번 해보자고 생선대가리.”


-뿌오오오!


그새 배가 고파진 것일까.

놈이 괴성을 지르며 이제까지와는 다른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이군.”


생선머리의 눈이 붉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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