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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천재 흑마법사의 영웅 방송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배드애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03.17 17:57
최근연재일 :
2023.04.20 21:51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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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3,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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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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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영웅 협회 (2)

DUMMY

영웅협회는 손서호가 임시로 의장직을 맡고 있다.

혹자는 궁금해할 것이다. 길드와 협회는 그 성격이 다르다. 길드는 사적, 협회는 공적 성격이 짙다.


그런데 왜 백호 길드장이 협회 의장직까지 맡고 있는가?


이유는 단순하다.

협회에 그를 넘어서는 영웅이 없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프로듀스 히어로가 개최된 건 단순히 탑을 오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프로젝트는 국가 소속 영웅을 늘리려는 의도 역시 깔려 있어요. 백호, 우뢰 길드가 아무리 재벌의 돈을 받아 먹고 컸다지만 나라의 입장을 해아려주는 거고. 하지만 여명의 행보는 결이 다릅니다.”


손서호가 얘기를 시작한 건 불과 5분 전이었다.


그 전까지 나는 적절치 못한 자리배치 탓에 약간의 서늘함을 느끼고 있었다.

반대편에서, 여명 길드원들이 나를 죽일 듯이 쏘아보고 있었던 까닭이다.


이유는 익히 짐작간다.


저들 입장에서 나는 동료를 죽인 살인자의 아들 아닌가. 껄끄러울 수 밖에.

하지만 손서호가 여명을 질타하며 말문을 떼자, 내 쪽의 싸늘한 분위기는 흔적도 없이 가셨다.


“아무리 일성, 미래그룹이 다국적 기업이라지만 그 뿌리가 한국에 있는 이상 국력이 약해지는 걸 마냥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 말입니다. 결국 한 배를 탔으니까.”


일성, 미래 그룹은 백호와 우뢰매를 후원하는 한국의 가장 큰 기업들로, 현재 통신과 마석제련, 유물 제조 및 방산 산업에 손을 대고 있다.


“저 역시 그런 이유로 프로듀스 히어로에 참여한 후배들에게 손을 대거나 푸시하지 않았지요. 한데 당신들은 어떻습니까.”


손서호가 여명이 모인 방향을 바라본다. 눈빛은 준엄했다.


“당신들은 방송을 통해 특정 후보생을 계속 밀어주고 있어요. 물론 보상을 얻기 위해서겠지요. 당연하지만, 전 걱정이 됩니다. 협회는 국가 소속 영웅을 양성하고자했는데, 예상과 달리 길드 출신들이 작정해서 참여하고 있으니까요.”


뭔가 했더니.

얌체 같은 여명의 행태를 질타하고 있는 거다, 손서호는.

보상은 보상대로 가져가고 빠지면 그 손실을 매우기 어렵다는 거겠지.


“오늘 여명을 부른 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협회의 보상을 받을 거라면 적어도 <앞으로 협회가 부를 때 응하겠다>는 걸 서명하라 이거지요.”


당연하게도 천용이 펄쩍 뛰었다.


“그건 부당합니다!”

“그렇다면 이 레이스에서 빠지는 게 좋을 겁니다.”

“그 무슨 불공정한···”

“불공정한 건 바로 당신들 작태입니다.”


투표하는 건 세계의 평범한 시민들이지만, 후보생을 등재하는 건 협회 주관이다.

그러니 손서호가 뜻을 굽히지 않는 한 여명은 어느쪽이든 선택해야한다. 잠시 후 이를 악물고 있던 천용이 입술을 뗐다.


“저 혼자서는 답변드리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제 의사조차 자기 뜻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자를 두고 ‘영웅’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손서호의 음성이 싸늘해져서, 나는 문득 그를 바라봤다.


옛 성격 그대로군.


세간에는 그의 성격이 온화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내가 알기로는 조금 다르다.

탑을 올라가는 자들의 성격이라는 건 좋을래야 좋을 수 없다. 늘 피를 보고 사는데 어찌 그럴 수 있을까.


손서호는 냉혹한 검사다.


그는 굳이 정치판에 뛰어들지 않지만, 정치적 감각이 있는 철혈의 검사다.

지금 천기태가 아닌 그의 아들 천용을 불러 압박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신은 아버지의 그늘 아래 언제까지 머무를 셈입니까.”


회의실에 침묵이 감돌았다.

한참 후에, 결국 천용은 항복하듯 대답했다.


“정 그렇다면 개인의 선택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말씀처럼 영웅이라면 스스로 결정하는 게 맞을테니까요.”

“좋습니다. 협회 뜻에 순응하겠다 하는 분들은 이쪽으로 오기 바랍니다.”


천용은 불안한 표정이었지만, 그럼에도 길드원을 믿는 눈치였다.

나는 속으로 고소를 머금었다.


가장 바보 같은 선택을 했군.


손서호가 압박하고 있지만 그거야 제가 결정할 사안이 아닙니다— 잡아떼면 되는 일이다.

이미 욕도 먹었겠다 뻔뻔하게 나중으로 미루면 됐을 터.


“···정말로?”


당연하게도 사람은 빠진다. 방금 대화를 통해 우위는 손서호가 가졌다는 걸 파악했을테니까.


“당신들——”


천용이 협회측으로 움직이는 이들을 노려보며 짓씹듯 말했다.


“그간 여명에서 받은 은혜를 생각해보세요.”

“···크흠. 소속을 옮기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저 호출에 응하는 건데요.”

“협회가 부를 때마다 움직인다면 그게 협회 소속이 되는 것과 뭐가 다르단 말입니까.”

“···죄송합니다.”


하지만 나라도 빠진다.


결국 콩고물을 얻어먹기 위해 영웅 짓을 하고 있는 놈들인데, 더 큰 파이를 먹을 수 있는 편에 달라붙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기어이 한 명이 더 빠지자, 천용이 눈에 핏발을 세웠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셈통이다.’



***



“사적인 이익을 위하는 분도 있겠지만, 어쨌든 세계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바. 모두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말뿐인 인사는 아닙니다.”


손서호가 뒤를 향해 손짓하자 협회 직원들이 뭔가 가져온다.


“마력의 비약입니다. 여러 대형 길드에서 소속 루키들에게 지급하는 거지요.”


상태창을 통해 확인해보니 과연 F등급 이하 마력을 한 단계 올려준다고 나와 있다.

적당히 귀한 거다. 다만 현재 내 마력 등급은 E+. 제한에 걸려 일단 주머니에 챙겨뒀다.


나중에 사역마들에게 주거나 해야지.


“근래 세간이 떠들썩하다는 건 알겠지요. 기회, 라는 이유로.”


뭘 얘기하는지 알겠다.


——영웅에게 영웅이 될 기회를 달라는 거죠.


마침 오는 길에 들었다. 길드와 무소속 후보생은 시작점부터가 다르다.

당장 지금만해도 회의실에 모인 이들은 비약에 딱히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고 있었다. 길드 놈들은 이런 걸 밥먹듯 먹는다는 거겠지.


그게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다.


저들은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했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유소년 팀에서 활약하고 훈련하고, 나름대로 열심히들 살아왔을 것이다.


다만 손서호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이런 거였다.


“기회의 불균형이라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그러니 주최측에서 균등하게 기회를 줄 생각입니다.”


균형을 맞출 필요성.


“영웅 후보생들은, 본인이 원한다면 협회로 거주지를 옮겨 훈련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아시겠지만 협회엔 최상위 트레이닝 센터가 있으며,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습니다. 누구나 협회에 머무는 영웅들에게 자문을 구할 수도 있죠. 물론 훈련 성과에 따른 보상 역시 지급할 예정이구요.”

“······!”


그런 방식으로 해답을 낸 건가.


“또, 앞으로의 커리큘럼에 협회의 훈련 일정을 넣을 예정이고— 예.”


누군가 손을 들어서, 손서호가 그쪽에 시선을 던졌다.


“여명이 아닌 타 길드원도 협회로 소속을 옮길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길드 차원의 보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협회뿐 아니라 백호와 우뢰 길드가 우산이 되어줄 테니.”


손서호. 역시 정치적 감각이 있는 사내다. 이 모든 과정이 협회를 위한 것처럼 보이나 실상 가장 큰 이득은 대형 길드가 본다고 해도 무방하다.

왜, 따지고보면 이는 중소 길드의 루키들을 협회가 흡수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이만한 보상을 계속 지원해준다고?”

“그럼 나도···”


대부분의 후보생들은, 굳이 어줍잖은 길드에 얽매일 필요가 없어 진다.


하나 궁금한 건 있다. 후인을 육성하겠다는 협회의 의지는 잘 알겠다.

그런데 왜 지금, 이렇게 사활을 건다는 느낌을 주는 걸까.


“슬슬 의아해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우리가 탑을 오르는 이유에 대해 말입니다.”


왠지 본론이 나올 듯해서, 나는 귀를 기울였다.


“일전 방송을 통해 탑을 오르는 게 벅차다는 말을 했지요. 여러분은 왜 그런지 알고 있습니까.”


[그러고보면 그렇다.]


풋내기들의 얼굴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

나는 잠자코 있었다.


“여길 봐주시기 바랍니다.”


손서호가 뭘 누르자 화면에 홀로그램이 뜬다.

어떤 영웅과 괴물이 싸우는 영상이 지나갔다. 형편 없이 밀리는 건 의외로 영웅쪽이었다. 누군가 물었다.


“저게 뭡니까? 마수는 아닌 걸로 보이는데.”


손서호가 대답했다.


“악마.”

“···예?”

“인간형 마물. 저희는 놈들을 악마라고 규정했습니다. 마수와 달리 월등한 지능을 가진 객체로 그 위험도는 감히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세간에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는, 엠바고를 걸어두었지요.”


충격을 해소할 겨를도 없이, 손서호가 연이어 말했다.


“여러분은 균열이 왜 생기는지 알고 있습니까.”


[또 그런 이유가 있단 말인가]


풋내기들은 얼떨떨하다는 식으로 입을 다문다.

마찬가지로, 나는 잠자코 있었다.


이제 왜 협회가 사활을 거는지 알겠다.


“균열은 악마들이 차원석을 이용해 여는 겁니다.”


장내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동안 악마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탑에서 나올 수 없었습니다. 허나 자신의 뜻에 따르는 ‘권속’을 만들어 탑 바깥으로 보내고 있었지요.”

“그런···”

“벌써 꽤 많은 영웅이 저들에게 희생당했습니다. 심지어 길드 곳곳에 일종의 간첩을 심어둔 정황도 있죠. 어쩌면 협회와 대형 길드에도 숨어있을지 모릅니다.”


“——말도 안 되는!”


누군가 펄쩍 뛰어오른다.


나는 다른 방면에서 놀랐다. 협회가 악마에 대해 알고 있었을 거란 사실은 짐작했다.

탑 전반에 영역을 두고 있는 놈들이다. 인류의 적이자 내 복수의 대상.

악마가 인위적인 균열을 만들어내므로, 협회는 저들을 누구보다 주시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보까지 과감하게 말해버리다니.


대놓고 밝힌 것은 반드시 잡아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 아닌가.


“악마는 권속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제약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적은 계속 늘어날 수 있습니다. 말인즉 사태를 방관하다가는 우리의 힘이 닿지 않는 영역으로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증원이 불가피한 건 그래서입니다.”


손서호가 단호한 투로 말을 이었다.


“곧 엠바고가 풀릴 거고, 사람들은 당황스러운 진실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깨닫겠죠. 인류가, 지금 어떤 전환점에 서 있다는 것을.”


자리는 순식간에 어색하게 굳었다.


“차세대 영웅은 반드시 필요해요. 탑을 정복하지 않으면, 균열은 계속해서 생길 겁니다. 악마를 죽이지 않으면, 세계는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직면할 겁니다. 프로듀스 히어로를 시작한 이유는 문자 그대로 ‘영웅’을 뽑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장난을 하는 게 아닙니다. 컨셉이나 투표 놀이를 하는 것도 아니죠.”


모두가 침묵하는 가운데, 손서호는 말을 끝맺었다.


“영웅. 우리는 영웅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영웅이 되어야 해요.”



***



사람들의 표정이 좋지 않다. 나도 그렇다.


악마.


탑을 올라가면서 이미 마주쳤던 놈들이다.

처음 놈들을 마주했을 땐 충격이 상당했었지. 다만 이들과 내 감상은 조금 달랐다.


말하자면, 기어이 찾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균열을 만드는 주최가 악마라면 내 가족이 몰살당한 근본적인 원인 또한 저들에게 있는 게 아닌가.


자연히 복수심이 타올랐다.


계속 얘기하지만, 나는 세계의 멸망을 바라는 사이코 빌런이 아니다. 그저 복수를 원하는 청년일 뿐. 계속 힘을 키우며 탑을 올랐던 건 악마를 쫓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물론 지금은 약해진 상태이므로, 현재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야금야금 협회 지원을 받아서 강해지는 것 밖에는.


“해산.”


충격적인 발표 이후로는 별 거 없었다.

우리는 탑에 대해 몇 마디를 더 나눴고, 예의 ‘심사’를 마친 영웅 후보생들은 특별한 서류를 작성하고 자리를 떠나갔다.


“영웅 사냥꾼의 아들 김서원. 영웅명 삼장법사.”


나는 추가로 손서호와 일대일 대면을 가졌다.

그가 나를 보며 말했다.


“당신에 대해 말이 많은 걸 알고 있을 겁니다.”

“···예.”

“누군가는 당신에게 영웅이 될 자격이 있는가 궁금해하더군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하여, 그에 대한 최소한의 심사를 거칠 예정입니다.”


심사?


눈으로 묻자, 손서호가 웬 저울을 들이밀었다.


“간단해요. 그냥 여기에 손을 올리면 됩니다.”

“···그냥 올려요?”

“예.”


올리자 저울이 꽤 기울어졌다. 그게 끝이다.


눈금을 확인한 손서호는 조금 놀란 것도 같았는데, 금방 표정을 추슬렀다.

누가 오정의 제자 아니랄까봐 아주 석고상처럼 딱딱한 인간이다.


“됐습니다.”


오정과 오공도 같은 검사를 받았다. 어느정도 저울의 눈금이 내려간 걸 보니 둘 다 합격인 모양.

그 다음으로는 정신과 전문의라는 사람들이 설문지를 잔뜩 줬다. 말하기로 앞으로 몇 번 더 할 수 있다고.


뭐, 이 정도는 각오했다.


모든 걸 끝냈을 때는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떨어지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난 결론은 이렇다.

서혜수가 계속 내 맨토로 있고, 나는 협회의 ‘케어’를 받으며 후보생 활동을 지속한다.


“···저, 그런데 이전에 했던 얘기 기억하십니까? 제 아버지의 물건에 대해서요.”


협회 건물을 나서려던 때였다.

나는 문득 따라붙은 서혜수를 향해 말했다.


“뭐. 계속 가지고 있으면 문제가 생길 거라고?”

“예.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싶어서··· 만약 협회가 공증을 서 준다면 저는 일부 내놓을 생각이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교환이겠습니다만.”

“응?”


꽁꽁 숨기고 있다가 장물로 헐값에 넘기느니, 차라리 협회의 도움을 받아 팔아먹는 게 났다는 판단이 불현듯 선 것이다.


“교환이라니?”

“근래 흑시가 열린다는 거 아실 겁니다.”


세계 제일의 경매장 흑시.


“짐작하시겠지만 아버지의 물건 중에는 내놓으면 문제될 게 있습니다. 현상금을 노리고 온 이들을 죽이고 얻은 거라던가, 여명—뭐 그런 거 말입니다. 협회도 그런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빌런이 오직 나 하나였을까.


당연하지만, 아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대체로 별로다. 갑작스럽게 얻은 힘으로 악행을 저지르던 이들은 제법 많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사라졌다.


물론 ‘사라진’ 것이다. 자칭 ‘영웅’이라는 놈들의 손에 의해.


비전마법은 무척 특별한 아이템을 통해 계승할 수 있다. 말인즉 회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날 죽이려던 이들이 괜히 나를 죽이려고 했던 게 아닌 셈이다.


“···흑시를 통한 교환이라. 이를테면 처치 곤란한 장물을 장물로 바꾸자는 뜻이네? 높은 등급의, 그러나 아주 귀한 애물단지를.”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했다.


협회가 회수했으리라 짐작하는 비전마법 중에, 내게 필요한 게 있다.



***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최강의 마법사’를 논할 때 늘 꼽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고작 E+등급 마력을 가진 풋내기 영웅 후보생에 불과하다.


이 간극은 ‘시체 폭발’을 썼을 때 체감했다.


고작 한 번. 단 한 번 비전마법을 썼는데 마력이 그야말로 훅 빠져나갔던 것이다.

심지어 다른 비전마법은 사용에 필요한 마력이 부족해서 쓰지도 못하고 있다.


마력의 총 용적량을 늘려야 한다.


“···이것들 전부를, 단 하나의 비전마법서와 교환하자구요?”


장물과 장물의 교환.

이를 들은 서혜수는 고민하다가, 잠시 후 기획조정실장 김재성이라는 사람과 함께 돌아왔다.


나는 그를 보자마자 [무한의 주머니]에서 스크롤을 꺼냈다. 전직 스크롤.

레어 클래스로 거듭날 수 있는 스크롤이 많고, 개중에 유니크 전직서도 하나 끼어 있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기조실장은 기함했다.


“이, 이건 유니크 클래스 전직서인데···.”

“예. 저는 필요 없거든요. 저야 이미 최상위 등급의 클래스를 갖고 있으니까.”


나는 로드 클래스다. 로드 클래스는 각성(覺醒)이니 탈각(脫殼)이니 할 필요 없이 재능 하나로 모든 걸 뛰어넘을 수 있는 등급이다. 재능만 있다면 마법으로 마법을 만들 수 있는 등급.

그러니 이것들은 내게 필요 없다. 하지만 협회는 필요하다. 저들은 영웅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하니까.


“이 많은 것들을, 다?”


기막혀하던 김재성이 곧 목소리를 딱딱하게 굳혔다.


“···이만큼 귀한 걸 내놓은 걸 보면 바라는 것 역시 그에 상응하는 거겠죠?”

“예.”


거두절미하고, 곧장 용건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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