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장. 천하제일미녀선발대회 上 (7)
14장. 천하제일미녀선발대회 上 (7)
자신의 가족이 인질이 되자 공도신우로써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산적들은 그런 공도신우를 비웃으며 공도신우의 아내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공도세가의 무사가 분개하며 달려들었지만 산적의 칼에 덧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공도신우도 열이 받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산적이 여전히 무기를 아내의 목에 가져다 대고 있는 상태라 섣불리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렇게 공도신우는 친우들이자 세가의 든든한 무사들을 잃었고, 재물을 잃었으며……,
아내를 잃었다.
으득-
과거 일이 떠오른 공도신우는 이를 갈았다. 벌써 십 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지금 생각해도 열불이 치솟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의 아내는 그 일이 있은 후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눈을 떠도 초점이 없었고, 아무리 말을 걸어보아도 반응조차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자신에게 힘을 주겠다는 자가 공도세가를 찾아왔다.
그 때 공도신우는 그 자를 향해 사생결단을 낼 마음으로 달려들었다. 자신이 약해서, 공도세가가 약해서 그런 일을 당한 마당에 사기꾼에게 베풀어줄 자비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공도신우가 생각했던 것과는 정 반대였다. 사기꾼에게 처참하게 패배한 것이다.
아니 공도신우는 처참하게 패배한 뒤 자신에게 힘을 준다고 말하는 자를 사기꾼이라 생각할 수 없었다. 굳이 그 정도 능력이 있는 사람이 중소세가 만도 못한 공도세가에 먹을 것이 뭐가 있다고 사기를 치려 하겠는가.
거기까지 생각한 공도신우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바로 자신에게 어떻게 힘을 줄 것인지 물어보았고, 그 자는 품 속에서 단약 한 알을 꺼냈다. 그리고 공도신우에게 그 약을 복용하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공도신우는 망설임 없이 단약을 삼켰다.
그 뒤로 할 짓, 못할 짓 다 하며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러나 만약 혼자의 힘이였다면 이 정도까지 올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교라니…….’
자신에게 단약을 준 사내가 마인이라는 사실은 단약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공도신우는 자신에게 단약을 준 마인에게 당신의 상관을 만나고 싶다는 요구를 했다. 그러고 공도신우는 마교의 머리라 불리는 지마(知魔)를 만날 수 있었다.
지마(知魔)와 공도신우는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화가 끝날때쯤 공도신우는 엎드려 청했다. 마교에 충성을 다 할테니 부디 힘을, 더 큰 힘을 달라고……. 그리고 공도신우는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강력한 마공을 받을 수 있었고, 마교의 고수들을 자신의 수하에 둘 수 있었다. 그 뒤로 정말 앞 뒤 가리지 않고 공도세가를 키우는 데 온 힘을 다했다.
그리고 지금 공도세가를 무시한 정파 놈들에게 벌을 내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정파임에도 불가하고 도와달라는 요청을 무참하게 짓밟았던 그들을 용서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자신이 느낀 모멸감 그 이상을 느끼게 해 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해 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때가 되면 그 누구도 다시는 공도세가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 일을 무사히 마친다면 지마(知魔) 에게서 마령단 세 알을 받기로 했다. 한 알을 복용하면 일 갑자의 마기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마령단을 세 알이나 복용한다면 단순 계산으로는 삼 갑자의 마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지금 자신의 앞을 막고 있는 깨달음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새로운 경지에 오르면 교에서 자신의 위치도 올라갈 것이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아무도 더 이상 자신을, 공도세가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려면 이번 일을 완벽하게 성공해야 했다. 천하제일미녀선발대회를 열어 안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 혼란을 공도세가가 잠식시켜 안휘를 대표하는 세가가 되는 것. 그것이 이번 일의 목표였다.
‘대회에 나오는 여인들을 납치하는 일 정도야 식은 죽 먹기일 뿐. 몇 명이 희생되어야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지.’
납치한 여인들은 요긴하게 이용 될 것이다. 천하제일미녀선발대회인 만큼 미녀들이 참가를 할 것이고, 그들을 원할 사람은 마교 내에도 많이 있었다. 특히 마인들은 마기로 인해 본능이 발달되어 있으니…….
‘십 일 남았군.’
공도신우의 눈에서 핏빛 혈광이 번뜩였다.
7일 이라는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백하연과 제갈진천은 무공을 수련하는 데 온 힘을 다 했고, 그들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진이명에게 무공을 배웠다.
진이명은 대부분의 시간을 백하연과 제갈진천의 무공을 봐주는데 사용했고, 나머지 시간에는 사람들을 만나며 정보를 얻으러 다녔다. 하지만 말이 정보를 얻는 것이지 사실상 그저 나들에 불과했다.
사람이 많은 곳에는 이유가 있는 법. 풍경이 좋은 곳을 둘러보며 눈을 호강시키고, 많은 물건과 사람들을 보며 식견을 넓혔다. 또한 사람이 많이 모이니 먹을 것이 풍부하니 식도락이었다.
예전 생에서는 이런 사소한 즐거움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아니 예전에도 분명히 많은 것을 보기도 했고, 먹기도 했고,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이런 느낌을, 감정을 가지지 못했었다.
“음, 달달하네.”
오늘도 어김 없이 진이명은 밖으로 나와 안휘성을 구경했다. 그의 입에는 당과 한 개가 물려있었다.
매일 매일이 같아 보이지만 또 달랐다.
새로운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은 진이명에게 또 다른 깨달음을 가져다 주었다. 비록 사소한 깨달음이지만 그 깨달음은 진이명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당과를 입에 문 채 거리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진이명의 눈에는 어느새 따뜻함이 담겨 있었다.
‘응? 꽤 강한 기운인데?’
거리를 걷던 진이명은 적어도 백대고수 안에 들 수 있는 강한 기운을 느끼고 그 기운을 향해 걸어갔다.
“한 푼만 줍쇼.”
그 곳에는 늙은 거지가 엎드려 몸을 굽힌 채 구걸을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진이명은 늙은 거지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어이쿠! 적선이라도 해주시려 오셨나?”
늙은 거지는 눈을 빛내며 진이명에게 물었다. 헤벌쭉하니 벌린 입에는 군데군데 빠진 이빨과 함께 검은 때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이런 사람이 있었었나?’
14장. 천하제일미녀선발대회 上 (7) (終)
- 작가의말
# 재밌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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