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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1,796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6.08.10 22:39
조회
2,583
추천
30
글자
13쪽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4)

DUMMY

괴물은 계속 으르렁거리면서 자신에게 돌을 던진 윤성 쪽으로 몸을 천천히 돌렸고, 그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몸을 웅크리고 공격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젠장,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윤성은 눈앞에 있는 괴물이 자신을 바라보며 으르렁거리는 표정이 마치 자신의 행동을 비웃는 것 같이 느껴지면서 스스로도 자신이 한 행동을 자책하기 시작했다.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려고 애쓰면서 양손에 들고 있던 도끼를 다시금 움켜쥔 윤성은 괴물에 온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내가 미친 게 분명해···.’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은 윤성은 진아와 아이들을 향해 외쳤다.


“어서 도망가요!”


윤성이 진아와 아이들을 향해 외치자마자 괴물은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윤성에게 돌진했다. 윤성은 공포의 족쇄에 묶인 발을 움직이기 위해 애썼지만 윤성의 발은 생각처럼 쉽게 움직여주지 않았다.


결국, 윤성의 발이 서로 뒤엉키면서 윤성은 자연스럽게 뒤로 쓰러졌고, 운이 좋게도 윤성이 쓰러지자마자 윤성의 눈 위로 굉음을 지르면서 괴물의 앞발이 스쳐 지나갔다. 자신의 눈앞에서 거대한 기둥을 휘두르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면서 윤성은 재빨리 옆으로 굴러 근처에 있는 자동차 밑으로 몸을 피했다.


목표물을 놓친 괴물은 재미있다는 듯이 윤성이 들어간 자동차 주변을 천천히 돌기 시작했고, 침을 질질 흘리며 차 밑을 살펴보던 괴물과 눈이 마주친 윤성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심장이 뛸 때마다 자신의 몸이 같이 떨리고 있는 것이 느껴지자 스스로를 향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진정하자··· 진정해. 이대로는 무슨 짓을 해도 못 살아남아···.”


하지만 자신을 노려보는 괴물을 보고 있자니 어떤 짓을 해도 살아남을 수 없겠다는 절망감만 피어오르고 있었다.


자신을 노려보는 괴물의 눈이 두려워진 윤성은 외면하듯이 고개를 돌렸고, 그의 눈에 진아와 아이들이 괴물과 대치하던 장소가 보였다. 이미 그들은 달아난 듯 그 장소에는 네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윤성은 왠지 씁쓸함을 느끼면서 충동적으로 행동한 자신을 원망했다.


윤성은 자신이 숨어있는 자동차 바깥에 있는 괴물을 보면서 현재는 그 어떤 것보다 이 괴물에게서 도망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머리를 굴려 맹렬하게 생각을 짜내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이 괴물에게서 달아날 수 있을까?’


윤성이 자동차 밑에서 살아남기 위해 작전을 짜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괴물은 자동차 밑으로 사람의 손가락처럼 긴 앞발가락을 넣으면서 윤성을 잡아채려고 시도했다. 윤성은 이 괴물이 마치 사람처럼 앞발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내심 놀라움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호랑이를 닮은 녀석을 죽일 때도 사람처럼 주먹을 휘둘렀었지?’


잠시 윤성이 긴박한 상황에서도 딴생각을 하는 사이에 괴물의 앞발가락이 자동차 밑으로 더 깊숙이 들어왔고, 윤성은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재빨리 도끼를 휘둘렀다.


윤성이 휘두른 도끼는 운이 좋게 괴물의 앞발가락을 정확하게 맞췄고, 도끼에 맞은 괴물의 앞발가락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괴물은 생각지도 못한 아픔에 비명을 지르면서 차에서 멀찍이 떨어져 앞발가락에 난 상처를 핥기 시작했다. 윤성은 괴물을 물러나게 한 도끼를 보며 감탄하듯 중얼거렸다.


“역시! 챙겨오길 잘했어.”


하지만 윤성은 자동차 밑에서 얼핏 보이는 일그러지는 괴물의 표정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몸이 굳어졌고, 나지막하게 한마디의 말을 내뱉었다.


“···젠장.”


상처가 쓰라린지 혀로 핥던 괴물은 윤성의 예상치 못한 반격에 점점 화가 나는지 분노에 찬 괴성을 지르면서 자동차를 향해 거대한 앞발을 내리찍기 시작했고, 자동차의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동차 밑에 숨어있던 윤성은 괴물의 공격에 당황하면서 머리를 감싸 안으며 몸을 웅크렸고, 괴물이 화가 풀리지 않는 듯이 계속해서 자동차를 앞발로 내리찍기 시작하자, 그 결과 자동차가 점점 찌그러지면서 윤성이 숨어있는 공간이 좁아지기 시작했다.


‘계속 이곳에 있다가는 깔려 죽은 바퀴벌레 꼴이 되겠는데.’


윤성은 괴물이 자동차를 내려찍는 동안에 자동차가 튕겨져 오르며 생긴 공간을 이용하여 자동차에서 빠져나오기 편하도록 재빠르게 누워있는 자세를 바꾸면서 트렁크 쪽을 향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성의 상체가 어느 정도 자동차 밑에서 나오기 시작하는 데도 분노에 찬 괴물은 자동차를 깔아뭉개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어서인지 윤성이 자동차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트렁크에 가까워진 윤성은 다시 한 번 괴물의 공격에 자동차가 튕겨져 오르는 타이밍에 맞춰서 몸을 굴렸고, 운이 좋게도 자동차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다행히 깔려 죽은 바퀴벌레 신세는 면했지만, 아직 괴물은 윤성과 멀지 않는 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윤성은 자동차를 깔아뭉개는 것에만 열중하는 괴물에게 잠시 신경을 끄고, 근처에 있는 다른 자동차로 이동을 하려 했다.


그 순간 자동차를 내려찍는 소리가 없어진 것을 깨달은 윤성이 재빨리 고개를 돌리자 자동차에서 빠져나온 윤성을 노려보는 괴물과 눈이 마주쳤고, 윤성은 괴물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몸을 숨기려던 다른 자동차 쪽으로 전력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윤성이 자동차에서 빠져나온 것을 확인한 괴물은 괴성을 지르면서 자동차를 찌그러트리던 앞발로 자동차를 들어 올려 도망치는 윤성을 향해서 자동차를 내던져버렸다.


다급하게 도망치던 윤성은 숨으려고 했던 다른 자동차를 향해서 무언가 날아오는 느낌을 받고 황급히 옆쪽으로 몸을 날렸고, 몸을 피한 윤성의 옆으로 괴물이 찌그러트린 자동차가 날아와 윤성이 숨으려 했던 자동차와 충돌했다.


두 대의 자동차는 굉음을 지르며 폭발했고, 윤성은 순간적인 굉음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다행히 윤성은 폭발한 자동차들과는 어느 정도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폭발에 휘말리지는 않았고, 윤성은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함과 동시에 발을 헛디디면서 폭발한 자동차의 옆으로 달려갔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자동차의 옆으로 다가간 윤성은 열기를 참아내며 연기 사이로 몸을 숨긴 채 괴물의 시선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했다. 차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에 눈과 코가 따가워지면서 눈물이 흘렀고, 윤성은 재빨리 눈물을 닦으면서 괴물의 동향을 살폈다.


자동차를 집어 던졌던 괴물은 자동차가 폭발해서 놀랐는지 약간 뒤로 물러나 있는 상태였고,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 윤성은 폭발한 자동차를 벗어나 근처 건물로 뛰어가 몸을 숨긴 후 잠시 숨을 고르며 흐르는 눈물을 닦기 시작했다.


괴물은 불길이 집어삼키고 있는 자동차를 잠시 바라본 후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윤성을 찾기 시작했지만 아무래도 폭발과 연기로 인해 윤성이 숨어있는 곳을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듯했다.


괴물을 피해 숨을 돌리고 있던 윤성은 괴물에게서 도망칠 방법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위를 빠르게 둘러보던 윤성은 자신이 숨어 있는 건물 가까이에 있는 출입구를 발견했고, 건물 안이라면 덩치가 큰 괴물이 쉽사리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마치자마자 뛸 준비를 하고 있던 윤성은 자신이 숨어있는 곳에서 갑자기 그늘이 생기는 것을 발견했고, 서늘함이 느껴져 위를 쳐다보자 그곳에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괴물의 얼굴이 보였다. 아무래도 윤성의 인기척을 느끼고 그를 찾는 데 성공한 듯 보였다.


너무나도 쉽게 자신을 찾은 괴물을 본 윤성은 다가온 괴물을 피해 재빠르게 출입구로 몸을 던졌지만, 곧바로 다리에 강한 압박이 느껴지면서 앞으로 넘어졌다. 그리고 어찌 된 상황인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윤성의 몸은 건물의 반대편에 있던 허름한 커피숍으로 내던져졌다.


“쨍그랑!”


단단해 보이는 유리가 굉음을 내면서 깨어졌고, 윤성은 커피숍 안에서 비명을 지르며 몇 바퀴를 나뒹굴었다. 자신에게서 달아나는 윤성을 앞발로 붙잡은 괴물이 그대로 그를 커피숍으로 내던져버린 것이었다.


“으윽··· 저 개 같은 자식이··· 젠장.”


윤성은 커피숍 구석에서 고통에 찬 신음과 괴물에 대한 욕을 내뱉으며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고, 몸의 여기저기에서 통증이 느껴졌지만 어떻게든 일어서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윤성은 몸을 일으킨 후 오른발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다시 쓰러졌다.


“으아아악! 제기랄!”


괴물의 엄청난 힘 때문인지 잡혔던 오른발이 말을 듣지 않았고, 아무래도 느낌상 뼈가 부러지거나 근육이 파열된 것 같았다. 윤성이 오른발을 살펴보니 그의 다리는 괴물의 손톱에 의해 살이 찢어져서 피가 흐르고 있었고, 마치 오랫동안 사용한 걸레짝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리의 부상으로 일어서지 못하는 윤성을 향해서 괴물은 흡족하다는 듯이 천천히 커피숍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괴물이 안으로 들어오기에는 커피숍이 그다지 큰 것 같지 않았다.


커피숍에 다다른 괴물은 자신의 거대한 몸이 커피숍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자 화가 나는 듯이 가게를 앞발로 부수면서 괴성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윤성은 그런 괴물의 모습을 보면서 다급하게 벽을 짚은 채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지만, 오른발이 여전히 말을 듣지 않아 균형을 잃고 다시 쓰러졌다.


윤성은 자신이 이렇게 내던져지고 정신을 잃지 않은 것, 아니 목숨을 잃지 않은 것만도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을 물어뜯고 피로 목을 축이기 위해 계속 가게를 부수면서 난리를 치고 있는 괴물을 차분히 바라본 후 커피숍을 둘러보았다.


다행히 카운터 쪽 뒤로 문이 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멀쩡하지 못한 다리로 저 괴물이 성나게 휘두르고 있는 앞발을 피할 수 있는지가 문제였다.


그때 윤성의 눈에 자신이 부딪쳐서 부러진 테이블이 보였다. 그 잔해에서 금속으로 된 테이블 다리가 눈에 들어온 윤성은 오른발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참으면서 다행스럽게도 자신의 근처에 떨어져 있는 도끼를 주운 후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테이블의 다리를 한 손으로 잡은 다음 도끼를 휘둘렀고, 테이블 다리는 그 궤도를 따라 날카롭게 잘라내졌다.


한 번에 잘린 테이블 다리를 보면서 윤성은 자신의 상황을 잠시 잊고 중얼거렸다.


“진짜 잘 잘리네···. 대체 뭐로 만든 도끼야?”


윤성은 도끼에 날카로움에 감탄하는 마음을 접으며 테이블 다리의 뾰족한 쪽을 괴물 쪽으로 향한 후에 온 힘을 다해서 던졌다.


괴물을 향하여 날아간 테이블 다리는 운이 좋게도 괴물이 휘두르고 있는 앞발 사이를 지나가 괴물의 목에 박혔고, 괴물은 또다시 생각지도 못한 고통에 비명을 지르면서 휘두르고 있던 앞발이 뒤엉키면서 넘어졌다.


윤성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상황이 펼쳐지자 약간 당황했지만, 도끼를 지팡이 삼아 왼발로 몸을 지탱하면서 힘겹게 카운터를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카운터에 도착한 윤성은 손을 짚고 몸을 굴려 카운터 안쪽으로 들어간 후 양쪽 팔로 기어서 문에 도착하자 손을 뻗어서 손잡이를 돌렸다. 다행히 문은 잠겨있지 않았고, 윤성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다급하게 움직이지 않는 오른발을 끌고 문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윤성은 커피숍의 앞에서 다시 몸을 일으키고 있는 괴물을 향해 중지 손가락을 올려준 후 문 안쪽으로 몸을 피했다.


카운터의 문은 커피숍이 있던 건물 안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윤성은 근처의 벽에 몸을 기대려 했지만, 긴장이 어느 정도 풀린 탓인지 몸이 자동으로 바닥을 향해 눕혀지고 있었다.


숨을 고르던 윤성은 새삼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지하실에서 눈을 뜨고 난 후 기억을 잃은 채 난장판이 된 집 바깥으로 나와 사람들의 시체를 발견하고, 번화가까지 힘겹게 이동을 하고 나니 처음 보는 여자와 아이들 때문에 저런 괴물과 싸우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니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허탈하다는 듯 웃고 있던 윤성은 문득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 다리로 목에 상처를 입히긴 했지만, 괴물에게는 그리 큰 상처도 아니었고, 그 정도의 상처로 그 괴물이 포기했을 리는 없을 것 같았는데 커피숍을 부수는 소리가 더 들리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그때 윤성은 무엇인가의 시선이 느껴지면서 오싹함을 느꼈다. 마치 칼날 같은 살기가 자신을 베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윤성은 시선이 느껴지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살기 어린 시선의 주인을 발견한 후 나지막하게 욕을 내뱉었다.


“···시발.”


시선의 끝에는 괴물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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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4) 16.08.10 2,584 30 13쪽
4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3) +1 16.08.10 2,661 28 12쪽
3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 +2 16.08.10 3,282 37 14쪽
2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 +6 16.08.09 4,042 41 11쪽
1 prologue 16.08.08 5,577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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