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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의 서재입니다.

삼한 최강 주작 술사! 고려를 세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장호(章淏)
작품등록일 :
2021.05.12 17:59
최근연재일 :
2021.08.12 06:00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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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8
추천수 :
427
글자수 :
430,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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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7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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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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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둥지(1)

DUMMY

배현은 영에게 웃으며 말했다.


"아마도 주인님이 신라 역사에서 가장 어린 대대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들 나는 이 신라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망하게 하려는 사람이니,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냐?“


배현은 잠깐 말없이 생각하다 결심한 듯 말했다.


"신라는 여기서 마무리되는 게 저도 좋다고 봅니다. 다만, 주인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뭔데?“


"신라의 운명은 신라의 주인인 신라의 왕이 결정하도록 하여주시옵소서.“

"신라의 운명을 신라의 왕이?“


"네. 천년을 이어온 처음으로 통일된 삼한의 주인입니다. 그의 운명 정도는 그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삼한을 이어온 주체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배현의 말에 영은 깊게 생각하였다.

한참을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의 주군인 왕건 장군이 다시 삼한을 통일하게 된다면, 내 꼭 주청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 대신 나도 부탁할 게 하나 있다.“

"분부 내려만 주시옵소서.“


"지금부터 신라의 조정을 모두 왕건 장군에게 우호적인 사람들로 채우도록 해줘.“

"알겠습니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나는 내일 떠나면 되는 거야?“

”네. 그렇습니다. 남천정에는 이미 통고해두었습니다.“


”그래. 고생하고, 남천정으로 가면 한주에 있지 말고 바로 나한테 올 수 있도록 해.“

”알겠습니다. 한주 도독에게도 기별해놓겠습니다.“


영은 일주일이 걸려 한주의 남천으로 부임해왔다.

신라군의 기강은 해이해질 대로 해이해져 군대라고 할 수도 없었다.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는 영이었지만, 그렇다고 쓰지도 않을 군대를 훈련하고 싶지도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남천에는 더욱 있고 싶지 않아 처음에 살던 한양군으로 거처를 옮겼다.

남천정의 모든 업무는 원래 있었던 소감에게 맡겨 놓았다.

영이 와서 여간 불안했던 소감이었지만, 영이 남천정의 일에 크게 관심이 없자 크게 다행이라 생각하는 듯했다.


하지만, 영은 따로 생각이 있었다.

아버지가 살던 한양군의 곡양에 있던 산채에 별도의 병영을 세울 생각이었다.

벌써 배현의 분신인 윤 사령에게 말해서 비밀리에 병영을 세워두었다.


영은 병영을 둘러보며 만족스러운 듯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고생 많았어.“


배현은 어깨를 쭉 펴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하하하. 이 정도는 가뿐하지요.“

”배현은 참으로 겸손한데, 윤 사령으로 바뀌어 있어서 그런지 넌 참 나대는구나.“


배현은 갑자기 윤 사령에서 배현의 모습으로 변화하였다.


”하하하. 아무래도 이 모습을 해야 배현의 성격이 나오게 되죠. 윤 사령의 모습을 하면 아무래도 윤 사령의 성격이 되다 보니···.“


영은 그 모습을 보다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너 그러고 다니다가 걸리면 큰일 난다. 또 한주가 발칵 뒤집힐 거 아니야. 윤 사령의 성격은 내가 감당할 테니, 그냥 윤 사령으로 있는 게 좋겠어.“


배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겠네요.“


말을 마치고는 바로 윤 사령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배현은 영에게 물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어떤 군대를 키우실 생각이십니까? 왕건 장군의 군사를 키우는 것은 저로서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일이긴 합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소화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영이의 사병을 키울 생각이야.“


배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된다는 듯 얼굴이 펴졌다.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야, 얼마든지 지원해드릴 수 있죠. 그런데, 주인님이 이미 이렇게 강한데, 사병까지 있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영이 대답했다.


"어. 나도 너처럼 몸이 나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나는 한 사람이니, 아무래도 공간적으로 제약이 있거든. 그래서, 나를 대신할 사병이 필요한 거야.“

"주인님을 어떻게 대신합니까? 저들이 주작을 몸에 담지도 않을 텐데···.“


옆에 있던 소화가 말했다.


"주작의 기운이라는 것이 그냥 불의 기운이야. 그 불의 기운에 특별히 민감한 자들이 있지. 그들을 찾아서 영의 사병으로 만들 거야.“

"오. 그렇군요. 저는 어떤 기운입니까?“


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떤 기운 같아?“

"저는 불 아닐까요?“


"아네?“

"하하하. 길달이라는 것이 불에서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에, 순수한 불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맞아. 그래서 나한테 안되는 거야. 나하고도 잘 맞는 거고."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찾으실 겁니까?“


"이곳에 구호소를 만들 거야.“

"구호소요?“


"그래. 내가 다니다 보니,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래서 이 주변을 그런 구호소로 만들고, 그중에 자질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조의의 신병으로 키우려고 해. 물론 표면적으로는 남천정의 신병이 되겠지만, 이들은 철저하게 교육해서 주군의 군대로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야.“


배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저도 주인님을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한주 도독에게 말해서 구호소에 대한 구상을 말해야겠습니다.“

"그래. 여기 곡양현(현재 금천구와 과천 일대)을 구호소로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가능하겠어?“


"그럼요. 제가 불가능한 것이 신라 내에 있겠습니까?“


그 옆에 앉아있던 소화는 시큰둥한 얼굴로 다른 곳을 보며 중얼거렸다.


"하이고, 아무튼 군자님 나셨어요. 나라님도 못하는 걸 왜 니가 하려고 하는 거야. 이 자식 사병 키운다는 건 다 풍이고, 구호소 여는 게 목표야. 내가 다 알고 있지.“


배현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진짜 삼한의 주인이 되셔야 할 분은 주인님이 아닌가 싶네요.“


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사람마다 그릇은 따로 있는 거야. 그러니, 함부로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영의 구호소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한주뿐 아니라, 삭주(지금의 영서 지역), 웅주(지금의 충청남도), 상주(지금의 충북과 경북 지역)에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출신을 구분하지 않으니, 발해에서도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한 달이 넘지 않아 곡양현과 그 옆의 공암현(지금의 양천구와 강서구)까지 꽤 큰 마을이 생기기 시작했다.

신라 조정에서 김춘수와 배현이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한주 도독 역시 지원을 해주니, 빠르게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돌아가는 듯 하자, 영은 만족스러웠다.

비밀리에 키우는 병사도 제법 그 수가 모여 십인대(十人隊) 다섯을 거느릴 수 있었다.

각 10인대에 1명씩은 십인 대장으로 임명하여 체계를 세웠다.


898년 6월.


영이 있는 병영으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침입해왔다.

영은 병영의 지휘소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내 검은 옷의 침입자가 들어와 영의 앞에 섰다.

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누구지? 간이 부었나 보네? 여기를 이렇게 내 허락도 없이 들어오고 말이야?“


검은 옷의 첩자가 복면을 벗자 영은 갑자기 황망한 얼굴이 되어 얼른 상좌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었다.


"주, 주군!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나이까?“


영의 앞에 서 있던 사람은 왕건이었다.

왕건은 자신보다 한 살 어린 충실한 부하인 영을 보며 대견하다는 듯 어깨를 다독였다.


"내 이곳으로 오면서 네가 한 일을 잘 보았다. 잘 하고 있더구나.“

"과찬이십니다! 이 모든 것이 주군의 뜻이 아니옵니까?“


옆에 있던 박술희가 두건을 벗으며 말했다.


"형님은 정말 말을 잘해. 어떻게 그런 말을 막 입에 올리고 그럴 수 있냐? 그나저나 먹을 것 좀 없냐?“


영은 깜짝 놀랐다.


"술희도 왔어? 당연히 있지.“


그 옆에 서 있던 두 사람도 두건을 벗었다.

하나는 능산(신숭겸)이었고, 또 하나는 유검필이었다.


영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했다.


"능산형님! 검필이! 오래간만이야! 무탈하게 잘 지냈어?“


유검필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님도 잘 지내셨소?“

"나야. 보는 바와 같이. 능산 형님도 안색이 좋아 보이네.“


"그럼. 그나저나 너하고 같이 다니던 그 처자는 이제 다른 곳으로 갔느냐?“


소화가 나오며 말했다.


"내가 가긴 어딜 가?“


소화는 왕건과 눈을 마주치자 가볍게 고개를 끄떡하고 인사했다.

왕건은 고개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소화 낭자 잘 지냈습니까?"

"그럼.“


영이 아연실색하고 소화의 옆구리를 쿡 찌르자 소화가 버럭 성을 냈다.


"야! 니 주군이지 내 주군이냐?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 확 깽판 쳐불기 전에!“


왕건은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하. 영이 아우. 괜찮아. 괜찮아. 나는 이런 소화 낭자의 모습이 보기가 좋구나.“


소화는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간드러지게 웃었다.


"호호호. 역시 나중에 삼한에 주인이 될 사람이라 그런지 배포가 커. 좋아.“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은 듯했다.

왕건은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


"그런 말씀을 삼가주시오. 내가 궁예 장군을 주군으로 모시고 있는데, 어찌 삼한의 주인을 할 수 있겠습니까?“


소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그 중놈은 안된다니까. 야! 니들은 주군 잘 모셔! 괜히 다치게 하면 나중에 상제 오라버니한테 올라가서 겁내 깨질 테니까.“


세 명이 입을 모아 말했다.


"알겠소. 소화 낭자."


난처해하는 왕건의 눈치를 살피던 영이 기회를 봐 물었다.


"어찌 오셨나이까?“


왕건이 머뭇거리자, 옆에 있던 유금필이 말했다.


"이번에 형님이 정기대감에 제수되어 양주(지금의 서울 광진구 구리 일대)하고 견주(지금의 양주와 의정부)를 복속시켰어. 그런데, 문제가 좀 있어서."

"나도 소식은 들어서 잘 알고 있지. 무슨 문제?“


유금필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일단은 전투다운 전투도 안 하고 정말 무혈입성을 하게 되었데, 그곳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는 거야.“


소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뭐, 요괴들이 들끓고 있겠지.“


능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그런 것 같아. 동물들도 하나같이 사납고, 우물들은 먹지도 못하게 흙탕물이 되어 있질 않나.“


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제가 해야죠.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아도, 제 수하에 그런 일을 하기 위해 정예부대를 키우고 있습니다.“


왕건은 대견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역시 우리 영이가 대단하구나. 내가 그렇게 도와주겠다고 하여도 자기 스스로 하겠다 하더니, 이렇게 큰일을 해내었어.“


영은 황송한 듯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말했다.


"과찬이시옵니다.“


왕건은 영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아마도 내년에는 여기 한주의 대부분을 공격해 들어올 거야. 그러니, 그 전에 네가 한주 일대를 정리해 주었으면 싶구나.“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되옵니다. 양주와 견주야 이미 주군께서 복속하시어 제가 직접 가지 못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제가 직접 다니며 정리할 수 있사오니,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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