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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의 서재입니다.

삼한 최강 주작 술사! 고려를 세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장호(章淏)
작품등록일 :
2021.05.12 17:59
최근연재일 :
2021.08.12 06:00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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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51
추천수 :
427
글자수 :
430,690

작성
21.05.12 18:27
조회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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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1쪽

태백에서 온 도술사(2)

DUMMY

한산주에는 근래 이해 못할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 일들이 임금이 덕이 없어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주 도독 장사평의 걱정은 날이 지날수록 심했다.


”군사들을 보내도 안 되고, 장수들을 보내도 안 되니 이 일을 어찌해야 한단 말이냐?“


옆에 있던 윤 사령이 도독의 눈치를 보다가 슬쩍 말을 꺼냈다.


”일전에 한양군의 목멱산 자락에 주작이 나타났는데, 태백에서 온 도술사가 그 주작을 한 손에 처치했다고 합니다. 그 도술사를 한번 데려와 볼까요?“


일순간, 도독의 눈이 초롱초롱해지며 사령에게 말했다.


”나도 그 이야기는 들었다. 한 손으로 주작의 모가지를 비틀어 잡아 손에서 나온 불길로 태워버렸다는 그 신비한 도술사의 이야기가 아니더냐? 그냥 시장통에 떠도는 헛소문이 아닌가 싶었은데 말이다.“


윤 사령은 도독이 그자의 정체를 알자 신이 나서 말했다.


”아닙니다. 제가 그 자리에 있으면서 봤는데, 정말 신묘한 술법으로 그 주작을 처치했습니다. 제가 그자의 묵는 곳을 아는데, 사람을 보내 볼까요?“


윤 사령의 말에 도독은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만약 그자가 도와준다고, 한주에서 일어나는 이 괴이한 일들을 맡겨도 좋지 않겠는가? 자네가 직접 찾아가 보게."

”네. 알겠습니다. 제가 그자에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윤사령은 음흉한 표정으로 손바닥을 비비며 웃었다.


"흐흐흐. 좋은 건수가 생겼어. 좋아 가 볼까?"


윤 사령은 한달음에 달려 영이 묵고 있는 주가로 찾아왔다.

손님을 응대하느라 바쁜 객주에게 물었다.


”이보시오. 객주. 나요. 나! 윤 사령이야.“


객주는 반색하는 얼굴로 들고 나가던 상을 얼른 손님 자리에 내려놓고는 윤 사령에게 다가왔다.


”아이고! 사령님. 어인 일로 여기까지 오셨어요.“

”내가 긴히 물을 말이 있어서 그러네. 여기에 그 도술사···.“


객주는 갑자기 사령의 입을 막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아이고! 사령님. 경을 치시려고 그 이름을 말한다요! 있기는 있는데, 절대로 자기가 여기 있는 것을 알리지 말라고 했다니까요.“


사령은 입을 막고 있는 객주의 손을 치우고는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내가 알리지 않을 테니, 나하고 긴히 만나자고 알려주시게나.“

”알았습니다요. 제가 아주 긴밀하게 알려드릴 테니, 오늘 3경(자정)에 목멱 북쪽 기슭의 회동 버드나무로 나오십시오. 제가 일러드리겠습니다요.“


”알겠네. 내 오늘 밤에 나올 터이니, 꼭 좀 전해주시게.“


사령은 의기양양하게 주가를 떠났다.

객주는 사라지는 윤 사령을 보며 비굴하게 굽어 있던 허리를 펴며, 거만한 미소를 띠었다.


”단순한 놈. 아무튼, 난 영이한테 알려만 주면 되니까.“


객주는 소화의 변신이었다.

남자 객주로 변하여 마치 오랜 시간 윤 사령이 알았던 것 같이 윤 사령에게 미혼술을 걸었던 것이었다.


소화는 얼른 영에게 가서 일러줬다.


”오늘 목멱 회동 버드나무 아래로 3경까지 가면 널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을 거야. 그 사람을 따라가면 돼.“


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했어. 누이. 일단 이렇게 장 도독하고 연줄이 닿으면 서라벌로 들어가기가 조금은 나아지겠지?“


소화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주 도독은 고구려 사람이야. 진정으로 서라벌로 가고 싶다면, 상주 도독하고 친해져야 해. 그놈이 진골이거든. 근데, 그놈이 여기 한주 도독하고 친하다고 하더라고.“

”그렇구만. 누이는 어찌 이렇게 모르는 게 없을까. 그럼 누이는 바로 상주로 내려갈 거야?“


"그래야지. 거기서 난리를 좀 피고 있으면서 땡중 놈들이나, 귀신 본다는 화랑 새끼들, 머리 벅벅 깎고 다니는 조의 나부랭이들 때려잡고 있다가, 너 오면 사라져줘야지 않겠냐?“

"항상 이렇게 크게 도와줘서 고맙네.“


"간지럽다. 그딴 소리 하지 마라. 그럼 넌 잘 준비해서 일 잘 보고 얼른 상주로 내려와. 내가 거하게 잔치를 벌여야 너도 올 수 있지 않겠냐.“

"알았어. 누이. 사람은 죽이지 말고.“


"소는 죽여도 되냐?“

"돼지도 돼.“


"크크크. 알았어. 사람은 절대 손 안 댈 테니까. 한주 도독에게 얼른 신임을 얻도록 하라고.“

"알았어. 너무 걱정하지 마. 나도 그 옛날 그 순진하던 영이는 아니야. 누이한테 빡씨게 훈련받았으니, 다른 보통 사람들하고는 차원이 달라.“


"알았다. 이거 원.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아서 내가 안심을 할 수가 있나. 암튼 잘 해봐.“


그날 자정.

영은 소화가 말한 목멱산 회동(지금의 회현동) 버드나무 아래로 갔다.


버드나무 아래에서 영을 초조히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영은 그 사람에게 다가가 물었다.


"혹시 윤 사령님이십니까?“


나무 아래 서 있던 사람은 흠칫 놀라더니, 이내 반가운 얼굴로 영을 맞이했다.


"맞네. 내가 자네를 찾았던 윤 사령이야.“

"저를 찾으신 이유가 무엇인지 여쭤도 될지요?“


"암! 되고말고. 지금 말이야. 여기 한주에 여러 변고가 일어나고 있네, 한수에는 두 마리의 용이 나타나 온통 강을 휘젓고 있고, 산에는 백호가 붉은 눈을 하고는 사람을 잡아먹으며, 김포에는 황충이가 때로 나타나 곡식을 갉아먹고 있다네. 아무래도 뒤에서 못된 요괴가 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네. 그것을 자네가 처리해 주었으면 해서 내 이렇게 왔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도독부로 가시죠.“


영의 말에 윤 사령은 당황한 얼굴을 하고는 손사래를 쳤다.


"이 일은 내 선에서 은밀하게 하는 일이야. 도독님께도 말씀을 드렸지만, 민심이 흔들릴 수도 있으니, 도술사를 불렀다는 소문이 나지 않도록 하라는 도독님이 명이 있었네.“


영은 윤 사령을 보며 비웃음을 띄었다.


"그래? 내가 뭘 믿고 이 일을 해야 하는 거야? 그 도독, 참으로 심보도 고약할 세. 얼굴이라도 보여주고, 통성명이라도 한 다음에, 술이라도 한잔 내 오고 해야 사람이 정이라는 게 생겨서 일도 더 열심히 하고 품도 좀 덜 받고 할 게 아닌가? 그래. 내가 이 일을 하면 나한테 뭘 주려고 하는가?“


윤 사령은 얼굴을 찌푸리고는 말했다.


"아니, 어찌 사람이 국가의 일을 하는데, 이렇게 이문만 밝히려 하는가? 내가 말한 일들을 모두 처리하고 나면 도독님께서 자네에게 분명 큰 상을 내리실 게야.“


윤 사령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영은 칼을 빼 들어 목을 쳤다.

하지만, 그 자리에 윤 사령의 흔적은 없었다.


다만, 열 걸음 정도 뒤에 무서운 얼굴을 한 괴물이 영을 노려보았다.

파란 얼굴에 가시 같은 머리카락을 하고, 눈은 쭉 찢어져 귀에까지 닿아있었으며, 송곳니가 위아래로 크게 나 있어 마치 늑대나 범과 같았다.

떡 벌어진 어깨에, 네 개나 되는 팔에 각각 철로 만든 곤봉과 칼, 방패를 든 것이 마치 신장과 같은 모습이었다.

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길달(도깨비의 기원) 이었느냐?“

"나의 정체를 알다니, 괴이한 놈이로구나. 네 정체가 무엇이냐?“


"내가 영이지 누구야. 보통 길달은 귀신 놈들하고 같이 뭉쳐 다니는 데, 너는 왜 혼자냐?“

"네가 알 바가 아니다.“


영은 길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게 굳이 내가 알아야 할 것은 아니야. 사실 궁금하지도 않았어. 그보다 윤 사령은 어디 있냐?“

"내가 그것을 순순히 말해 줄 것같더냐?“


길달이 커다란 쇠몽둥이를 휘두르며 큰 소리로 영을 위협하였다.

영은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길달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순순히 말을 해주지 않으면 이 세상에 있을 이유가 없단다.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하겠니?“


영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주저하며 대답을 못 하자 영이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멸할 거야. 무슨 소리인지 알지? 소멸. 이승에도, 저승에도 너의 존재는 남지 않는다는 말이란다. 얼른 말하는 게 좋을 거야.“


영의 말에 길달은 커다란 소리를 지르며 영의 키보다도 큰 철 몽둥이를 들고 영을 내리쳤다.

철 몽둥이가 내리 찍혀진 곳은 피가 낭자해 움푹 팼고, 영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길달은 영이 몽둥이에 맞아 피떡이 된 것으로 보고 비웃었다.


”내 앞에서 그런 속 찬 소리를 한 것도 내, 용하게 봐주마.“


그때 길달의 옆에서 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와. 이거 진짜 쇠몽둥이네. 내 몸뚱이만 한 걸 휘두르는 거야? 힘이 장사네.“


길달은 깜짝 놀라 옆으로 튕겨 나갔다.


”뭐, 뭐야? 이, 이걸 피, 피했단 말이냐?“


피한 길달의 눈에 뭔가 이상한 것이 들어왔다.

많이 낯이 익은 하반신이 영의 옆에 서 있었다.


영은 손에 불덩이를 잡으며 말했다.


”하반신 없이도 잘 다니네. 이건 소멸시켜버려야겠다. 흉측하게 생겨서 놓고 볼 수가 없어.“


말을 하고는 길달의 하반신을 순식간에 태워버렸다.

길달은 너무도 놀라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커졌다.


”뭐, 뭐야? 그, 그게 왜, 왜 탄단 말이냐?“


길달의 몸은 인간 세계의 물질로 이뤄진 몸이 아니었다.

기운이 뭉쳐서 보이는 허상과 비슷한 것이었다.

길달이 원할 때는 물체가 되었다가, 원하지 않을 때는 허상과 같이 변하는 그런 것이어서 태우고 싶다고 맘대로 태울 수 없는 것인데, 영이 만들어낸 불꽃으로 한 번에 타버리자 너무 놀라서 온몸이 얼어버렸다.

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주작의 불꽃이 못 태우는 것도 있다더냐. 이 아둔한 요괴 놈아. 자 다시 한번 묻겠다. 윤 사령은 어디 있어?“


영의 말에 길달은 상황을 파악하고는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자, 잘못했습니다요! 나리! 제발 소, 소멸만은 시키지 마, 말아주십시오.“

”윤 사령이 어떻게 되었는가에 따라서 다르지.“


길달이 답을 못하고 덜덜 떨고 있는데, 소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녀석이 잡아먹었어. 내가 다 봤지.“


갑자기 들린 소화의 목소리에 영은 반색하며 소화를 돌아봤다.


”오! 누이! 아직 상주로 안 갔나 보네?“

”이런 좋은 구경을 놓아두고 내가 어딜 가겠냐?“


영은 소화의 말을 듣고는 손에 황색의 불꽃을 잡았다.

길달은 그 불꽃을 보며 깜짝 놀라 말했다.


”화, 황염!?“


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알아는 보는구나. 그래. 이게 니가 듣기만 했던 그 황염이라는 거다. 뭔가를 느낄 새도 없이 소멸할 수 있지. 어차피 너희들은 고통을 느낄 수 없으니 상관은 없겠지만, 고통을 느끼는 자들도 아무 고통 없이 순식간에 사라지게 할 수 있어. 그 영혼까지 말이지.“


상반신밖에 남지 않은 길달은 땅에 뒹굴며 말했다.


”아이고! 살려주십시오! 대왕님!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요!“


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죽을죄라니···. 소멸할 죄.“

”소, 소, 소멸해도 마땅할 죄를 지었습니다요! 제발 제발 소멸만은!!!“


영은 분노에 찬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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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하늘의 문(4) +8 21.05.18 119 6 11쪽
10 하늘의 문(3) +10 21.05.17 140 7 11쪽
9 하늘의 문(2) +8 21.05.16 154 7 11쪽
8 하늘의 문(1) +8 21.05.15 192 8 11쪽
7 태백에서 온 도술사(4) +12 21.05.14 208 6 11쪽
6 태백에서 온 도술사(3) +6 21.05.13 207 7 11쪽
» 태백에서 온 도술사(2) +10 21.05.12 254 7 11쪽
4 태백에서 온 도술사(1) +8 21.05.12 317 9 11쪽
3 불의 아이(2) +12 21.05.12 353 8 11쪽
2 불의 아이 (1) +8 21.05.12 608 16 11쪽
1 프롤로그 +12 21.05.12 976 3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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