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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의 서재입니다.

삼한 최강 주작 술사! 고려를 세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장호(章淏)
작품등록일 :
2021.05.12 17:59
최근연재일 :
2021.08.12 06:00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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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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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글자수 :
430,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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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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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금성 블루스(5)

DUMMY

영의 겸양에 김춘수는 크게 웃었다.


"하하하. 이 사람아 그게 문제인가? 내 자네에게 부탁하지. 왕께 주청하여 자네를 아찬으로 올리고, 남천정의 대대감으로 임명할 테니, 받아주겠는가? 자네 역시 진골 귀족이니 아찬이 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은가?"


10정의 책임자인 대대감으로 가장 높은 관등이 아찬이었다.

6두품의 가장 높은 관직 역시 아찬이었다.

대아찬부터는 진골 귀족만 할 수 있는 자리였다.


배현은 뜬금없는 영의 말에 의아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하지만, 영의 상태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김춘수의 생각이었다.

영은 김춘수의 되지도 않는 생각에 기가 찼다.


’지 혼자 아주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고 있구나. 그래. 어디까지 가지고 노나 지켜나 보자.‘


영은 김춘수가 다른 영의 자아에게 시키는 대로 말했다.


”공께서 그렇게까지 말씀을 하신다니, 제가 감히 거절할 수가 없나이다. 맡겨주신다면 제 한 몸을 신라에 다 바치겠나이다.“


영의 말이 흡족했는지, 김춘수는 마치 무대의 배우처럼 옷자락을 휙 날리며 왕에게 다가갔다.

그 앞에서 격하게 감동한 얼굴로 왕에게 말했다.


"왕이시여! 이렇게 장한 청년이 있나이다! 왕께서는 이런 청년을 부디 외면하지 마옵시고, 나라의 동냥이 되도록 하여주시옵소서!“


왕은 초점 없는 눈으로 말했다.


"공의 말이 옳소. 모든 것을 경의 뜻대로 처결하라. 대아찬 설중 공의 아들, 화광 장군 설영을 아찬에 제수하고 한주 남천정의 대대감으로 임명하노라.“


영은 즉시 그 앞에 무릎을 꿇고는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충심을 다하겠나이다!“


왕과의 알현을 마친 영은 준흥과의 만남도 대충 하고, 배현의 집으로 바로 왔다.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을 하고는 대청마루에 팔을 뒤로 짚고 앉아서 하늘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촉촉이 맺혔다.

소화가 옆에 와서 영을 놀리기 시작했다.


"애냐? 질질 짜고 있게? 아빠 생각나냐? 신라의 일척이었던? 아빠. 저 신라의 아찬이 되었어요. 뭐 이런 거야?“


영이 갑자기 몸을 일으키자 소화는 반사적으로 마당으로 확 뛰어나가서 방어태세를 갖췄다.

영은 힘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리가. 우리 주군이 이런 병신같은 것들과 싸우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게 너무 짜증 나. 조의들도 주군을 도와서 최선을 다하고 있건만, 우리가 싸우려는 것들은 이런 병신들이었다니···.“

"아버지 생각은 안 나니?“


"왜? 아버지 복수라도 할까? 한나절이면 여기 서라벌을 불지옥으로 만들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말이지.“

"한나절이면 삼한을 통째로 불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을 거야.“


영은 소화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내 힘이 그 정도로 세구나.“

"그렇지. 그래서, 내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겁내는 존재가 너거든.“


영은 소화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배현에게 물었다.


"그래서, 나 임관은 언제인 거야?“


배현은 씩 웃으며 말했다.


"언제 가고 싶으세요? 말씀하시면 제가 임관장 써서 올게요.“


영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배현에게 말했다.


"뭐야? 왕이나 귀족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관리들도 일을 안 하는 거야?"


배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일을 안 한다기보다는 주인님이 지금 그런 벼슬을 제수받았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을 거예요."

"대전에 태감도 없어?“


"있지요. 그런데, 그 태감들이 감히 궁궐의 귀족들에게 말을 거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어요.“

"왜?“


"양물도 없는 것들은 재수가 없다고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하거든요.“


영은 크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처구니가 없네. 알았어. 난 여기 오래 있고 싶지 않으니 최대한 빨리 진행 좀 해줘.“


마침, 배현의 집 집사가 급하게 내당으로 뛰어들었다.


"나, 나리! 김춘수 공께서 오셨습니다.“


소화는 얼른 사라졌고, 영은 미약한 영을 불러냈다.

배현이 의관을 정제하고는 김춘수를 맞이했다.


”김춘수 공! 어찌 이리 누추한 곳까지 걸음을 하셨습니까? 하하하하하“


김춘수는 자신을 맞이하는 배현을 반갑게 대했지만,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배현이었다.


’이 자는 도저히 속을 알 수가 없다는 말이지. 어허.‘


하지만, 그런 속내를 내보일 수는 없었다.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내당으로 들어섰다.


”하하하. 배 공은 언제나 이렇게 단정한 모습으로 맞이해주니, 후학으로 본받지 아니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어찌 오셨습니까? 하하하하. 술상을 봐오라 할까요?"


배현이 갑자기 술상 이야기를 하자 구미가 당겼지만, 김춘수는 침을 한번 꼴깍 넘기고는 마다했다.


"아닙니다. 오늘은 공무로 온 것이오. 술자리는 미리 기별을 드린 후 오리다.“

"하하하하. 그러십시오. 미리 기별을 주시다면, 내 금성 최고의 기녀들과 무희들을 데려다 놓고 제대로 대접해드리겠습니다.“


"하하하하. 기대되는구려.“

"그런데, 공무라는 것은 무엇이옵니까?“


"아. 우리 설 아찬이 임지로 부임을 해야 하지 않겠소? 그래서, 그 일정을 상의하고자 이렇게 온 것이오.“


지배당한 영이 나서서 말했다.


"저야 지금 당장이라도 출발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분부만 주시옵소서.“


김춘수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설중 공의 아들이라 했지? 내가 그대의 앞길을 잘 열어줄 테니, 나만 믿고 따라오면 되는 거야. 알았지?“


배현이 혹시라도 영을 차지할까 겁나서 미리 한 말이었다.

사실상, 오늘 배현의 집으로 온 이유는 영에 대한 소유 관계를 확실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영은 넙죽 절하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김춘수 공께서 저를 이끌어주신다면, 이 한 몸 다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배현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래야죠. 여기 김춘수 공은 욕심도 없으시고, 현자 같은 분이십니다. 이런 분이 신라를 위해 이렇게 큰일을 해주고 계시니, 당연히 따라야죠.“


배현도 김춘수가 듣고 싶은 말을 내뱉자 입이 귀에 걸릴 듯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하. 신라를 위한 마음은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같구려! 하하하하. 내 오늘은 그냥 갈 수가 없겠소이다. 배 공께서는 술상을 봐주셔야겠습니다. 하하하하. 내 기분이 좋아서 이 두 분과 한 잔 해야겠소이다.“


배현은 흡족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셔야죠. 여봐라. 거기 아무도 없느냐?“


말을 하자 집사가 얼른 뛰어들어왔다.


"예이! 부르셨습니까?"

"오늘 김춘수 공과 함께 날이 새도록 마실 것이니, 당에서 가져온 가장 좋은 술로 내오도록 하여라!“


"예! 별실에 차릴깝쇼?“

"그렇게 하여라!“


"준비되면 바로 모시러 오겠습니다!"


얼마 걸리지 않아 집사가 내당으로 들어와서 배현과 영, 그리고, 김춘수를 데리고 별당으로 갔다.

문 몇 개를 지나자, 마치 무릉도원 같은 곳이 나타났고, 그곳에 커다란 집이 한 채 있었다.

김춘수는 놀라 말했다.


"이런 아름다운 정원을 갖고 계시는지 몰랐습니다. 이곳에 저런 궁궐과도 같은 커다랗고 아름다운 집이 있다니. 오늘 제가 대취하여 실수하더라도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배현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김춘수 공 그런 말씀 마십시오. 아직 우리는 술잔을 들지도 않았습니다. 그려.“


방으로 들어가자, 이미 차려놓은 술과 음식이 방안 가득 차려져 있었다.

가운데를 비워놓고, 방을 빙 둘러서 상이 차려져 있었고, 그 가운데에 하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가운데 앉아있었다.

김춘수는 흡족한 마음으로 방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저자는 누구이외까?“

"아. 저자는 술자리를 도와줄 하인입니다. 우리 집에서 술을 빚고 관리하는 자입니다. 저자가 술을 하나씩 내와 설명도 해드리고, 가끔 몇 가지 술을 섞어서도 드릴 것입니다. 그 맛이 기가 막히니 맛을 꼭 보시기 바랍니다."


"허허. 그렇구려. 자네 이름은 무엇인가?“

"저는 박탄도라고 하옵니다.“


"어허. 박씨 성을 갖고 있는가?“

"아닙니다. 어머니께서 박을 타다가 나았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나이다.“


"하하하하. 그렇구만. 알았네. 나는 몰락한 진골 귀족인가 싶었네. 하하하하.“


배현은 웃으며 박탄도에게 말했다.


"이보게. 이제 술을 내오게.“


박탄도가 항아리에 술을 내왔다.

자기 앞에 놓아두고는 한 바가지를 떴는데, 그 빛이 마치 우윳빛이었다.

김춘수가 물었다.


"그 술이 무엇인가?“

"이 술은 미온주(지금의 막걸리)라고 하옵니다.“


"미온주라면, 서민들이 먹는 술이 아닌가?“

"서민들은 각종 곡식을 넣지만, 제가 만든 미온주는 미강을 모두 깎은 도정미를 사용하여 깨끗하게 술을 담아 맛이 달고, 뒷맛이 없어서 마치 우유와 같은 맛을 내줍니다. 다른 술을 드시기 전에 드시면, 뱃속도 편안하고, 다음날 숙취도 없사옵니다.“


박탄도가 주는 작은 사발의 술을 보고 있자니,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김춘수였다.


"허허허. 알았네. 이렇게 술에 해박한 자가 배 공의 집에 살고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오. 좀 더 일찍 올 걸 그랬나 보오.“


배현이 술잔을 들어 한 모금을 들고는 자리에 내려놓고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자주 오셨으면 좋았을 걸 그랬습니다.“


김춘수는 배현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고는 따라 마셨다.

달면서도 부드럽고, 향긋한 냄새가 나는 술이 목구멍으로 들어가자 더욱 기분이 좋아져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어허! 미온주라는 것이 이렇게 맛있는 술이었단 말이오? 이 좋은 것을 혼자 드시었소?"


배현은 웃으며 말했다.


"다른 술들도 더 드셔보십시오. 좋은 술들이 많답니다.

"알았소!“


박탄도의 주도로 여러 술이 나왔고, 술이 나올 때마다 김춘수는 감탄을 금치 않았다.


"아니! 이렇게 좋은 술을 혼자만 드시다니, 너무하셨소!“


배현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하하하. 그 술은 저 혼자 먹을 수밖엔 없었습니다.“

"아니? 왜 그렇단 말이오?“


배현의 얼굴에 검은 미소가 드리웠다.

그러고는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술을 맛본 사람 중 살아있는 사람이 없거든.“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김춘수는 가소롭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 무슨 무례인가? 벌써 술에 취한 게인가? 지금 내게 한 말이 맞는가?“


그때, 소화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맞아. 너한테 한 소리야. 술을 그렇게 먹었는데도, 괜찮네. 야! 탄도! 나도 좀 따라줘 봐.“


갑자기 나타난 소화에 김춘수가 깜짝 놀랐다.


"이 여인은 누구인가? 누구이기에 이 자리에 와있는가?“


소화는 막걸리에 독주를 타서 사발에다 주는 술을 입에다 털어 넣고는 감탄을 마지않았다.


"캬! 술맛 대박이네. 나는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


소화가 주변 신경을 전혀 쓰지 않고, 술과 안주를 먹어대기 시작했다.

게다가 방은 점점 더워지기 시작했다.

김춘수는 점점 뜨거워지는 방에 버럭 화를 냈다.


"방은 또 왜 이렇게 더운가?“


김춘수의 말에 배현이 비웃으며 말했다.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작가의말

신라에는 수도인 서라벌의 관직인 경위 17등급이 있었고,

통일되며 고구려인과 백제인이 할 수 있는 외위 11등급이 있었습니다.

당나라의 제도를 조금은 배꼈을 수도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꽤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제대로 된 중앙 집권적 국가였다는 반증이니까요..


하지만, 여기 소설 속에서는 그냥 높은 냥반들이셨다..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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