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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의 서재입니다.

삼한 최강 주작 술사! 고려를 세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장호(章淏)
작품등록일 :
2021.05.12 17:59
최근연재일 :
2021.08.12 06:00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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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57
추천수 :
427
글자수 :
430,690

작성
21.05.14 06:00
조회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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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태백에서 온 도술사(4)

DUMMY

배현이 자신이 데려오려던 도술사에 대해서도 알고 있자, 장 도독은 경탄의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중앙 관리라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이보게. 윤 사령. 어서 파진찬께서 말한 그 도술사를 극진히 모셔오도록 하게나!“


윤 사령은 장 도독에게 공손히 예를 취했다.


"예. 알겠습니다.“


윤 사령은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주가로 행차해갔다.

사람들이 모두 나와 행차 행렬을 지켜보며 수군거렸다.


”뭐여? 닛금이라도 오시는 건가? 저거, 저거 맨 앞에 가는 건 윤 사령이 아닌가?“

”허이고. 그런 소리 하덜 말어. 그 님이 오시면 우리는 죽을 지경이니까.“

”허긴.“


구경하던 사람 중 하나가 행차 행렬에 낯익은 얼굴을 하나 붙잡고는 물었다.


”이보게. 지금 뭐 하는 행차인가?“

”지금 이게, 금성에서 변고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 변고를 잠재우려고 고명한 도술가를 금성으로 데리고 가려고 금성에서 직접 진골 귀족이 나왔다네.“


”아니! 도술가 하나 데리고 가자고 이렇게 뻑적지근한 행차를 한단 말이야?“

”그 도술가가 보통 도술가가 아닌가 보오. 여기 도독도 원래 그 도술가를 모시려고 했는데, 도술가를 모시기도 전에 이미 자기를 모실 줄 알고, 한주에 일어나는 변고를 모두 해결했다고 한단 말이야.“


”어메. 그런가? 대단한 사람이구먼. 어쩐지 요즘 한주가 조용하다 싶었더니만, 그런 일이 있었구먼.“


윤 사령은 주가로 와서 영을 불렀다.


”도술가님. 저 윤 사령입니다. 금성에서 사람이 와 도술가님을 모셔오라는 분부이옵니다.“


행차 일행이 도착해서 영을 부르니, 주가에 있던 사람들 역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내 방에서 영과 소화가 나오자 사람들이 더욱 웅성거렸다.


”어메, 저 사람들이었어? 맨날 밥이나 축내는 식충이들인 줄 알았더니만, 큰 사람들이었네?“

”어이구! 니가 그러니까 안되는 것이여. 나는 저 사람들이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봤다니까.“


소화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거만한 표정으로 뒷짐을 지고 행차 행렬을 향해 나아갔다.

영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이었다.

얼른 가서 윤 사령에게 다가가서 나무랐다.


”아니! 도대체 일을 이렇게 크게 벌리면 어떻게 하잔 말이야? 소멸하고 싶냐?“


윤 사령은 기죽지 않고 의기양양하게 영에게 말했다.


”진골 귀족 파진찬이 움직이면 그러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여기 도독이라 봐야, 외위의 가장 높은 악간인데, 제가 그보다도 세 품계가 높은 파진찬이니, 게다가 배현이지 않습니까? 진성 여왕에게 총애를 받던 해운 공의 동무이기도 하고, 지금 금성에서는 실세 중 실세이니, 여기 도독도 배현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해야 하죠.“


영은 쓴 소태라도 씹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알았어. 젠장.“


말을 하고는 걸어가려는 데, 윤 사령이 영을 잡았다.


”주인님? 잠시만요. 그냥 걸어가시면 안 됩니다. 여기 가마에 타시죠.“


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냥 걸어가면 안 돼?“

”뭐, 그러셔도 되는데, 도독부에 들어가는 순간 여기 행차 행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물고가 나겠죠.“


영은 다시 소태 씹은 얼굴을 하고는 가마로 갔다.

소화는 이미 예전부터 가마를 타고 다녔던 듯 익숙하게 가마에 올라있었다.

영도 가마에 타서 도독부로 이동했다.


그곳 상석에는 한주 도독 장사평과 함께 배현이 앉아있었다.

영이 도독부로 들어서자마자 한달음에 내려와 가마에 올라가 있는 영의 손을 잡았다.


”아이고, 당신이 그 신묘한 도술사군요.“


파진찬 배현이 한달음에 달려가 영의 손을 잡으니 한주 도독 장사평은 깜짝 놀랐다.


배현은 영의 손을 잡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 대왕께서 금성에 하루가 멀다고 요괴들이 창궐하니, 민심이 흉흉해져 근심이 날로 크십니다. 도술사 님께서 이름이 아주 높다 하기에 이렇게 모시러 왔습니다. 저와 같이 가주시겠습니까?“


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소화가 앞으로 나섰다.


”당연히 가드려야죠. 신라의 백성으로 나라에 어려운 일이 닥쳤는데, 가지 않는다면 그 또한 아주 불충한 일이 아니겠소?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우리 모두 한 몸 기꺼이 바칠 각오가 되어 있소.“


청산유수 같은 소화의 말에 영은 기가 막혔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감동한 듯했다.


”오! 역시 큰 사람들은 뭔가 다르구먼.“

”아직도 이 신라에 저런 사람들이 남아있으니, 망하지는 않겠구먼.“

”그렇지. 신라가 그래서 천년의 왕국인데, 그렇게 쉽게 망하겠는가?“


도독부에서는 큰 잔치가 열렸다.


소화는 즐겁게 놀고 있었지만, 영은 이 자리가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다.

한성 백제의 중심이였던 터라 꽤 융성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한주 대부분 사람은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삶을 살고 있었음에도 이런 큰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 영으로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금성으로 향하는 길도 큰 행차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영이 강력히 반대하여 사람마다 말 한 필씩만을 타고 가는 것으로 끝을 냈다.

가는 동안 영은 배현에게 말했다.


”네가 요괴지만, 신라의 조정 관료로 해운 공과도 각별한 사이이니, 무도한 관료들은 처벌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니?“


배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이번에 잡아먹은 윤 사령도 한주에서는 아주 악독한 놈으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요. 이번에도 어떤 잡놈하고 일을 꾸미는가 싶어서 찾아간 것인데···.“


배현은 말을 하다 아차 싶었는지 영의 눈치를 살폈다.


”내 눈치를 보는 것이 잘못한 것은 아는구나.“

”허허. 죄송합니다요. 욕을 하려는 것은 아니었는데···.“


”그게 아니라, 인간을 잡아먹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아.“


소화가 옆에서 듣고 있다가 말했다.


”그래도, 그냥 막 무뢰배는 아닌가 보네.“

”제가, 이래 봬도 신라 왕실과의 친분이 400년 가까이 됩니다요. 그 산신도 저의 그런 배경 때문에 부탁을 한 거구요. 하지만, 아무리 제가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해운 공과 함께 공직에 나선 뒤로 잡아먹은 관료만 10여 명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되어 정말 잘 하려고 노력했지만, 몇 명 잘 한다고 잘 되는 건 또 아니어서···.“


영은 가만히 배현의 말을 듣고 있다가 말했다.


"그런다고 봉인을 없애주지는 않을 거야. 그건 그거고, 너는 요괴로서 하면 안 되는 짓을 한 거야. 네가 그렇게 해서 벌써 망했어야 할 신라가 조금이라도 더 이어진다면, 어쩔 것이냐.“


배현은 말 위에서 잠깐 말없이 생각하다 입을 뗐다.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을 제가 거스르려 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일행은 한참 말없이 말을 타고 갔다.

저녁이 다 되어 해 질 녘이 되자 배현이 물었다.


"주인님. 여기서 북원경(지금의 강원도 원주)까지는 두어 시진(1시진은 지금의 2시간, 즉 4시간)은 더 가야 합니다. 본디 보통 사람 같으면, 요괴와 도적, 그리고 맹수가 출몰하여 근방에서 자리를 잡겠지만, 주인님과 소화 님은 괜찮으시겠죠?“


소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자. 가긴 하는데, 요괴는 그냥 소멸시켜도 되지만, 사람은 겁만 줘서 쫓아버리도록 해.“


소화의 말에 배현이 이외라는 듯 물었다.


"무도한 놈들인데, 왜 그러십니까?“

"염왕 오라버니하고, 상제 오라버니가 내가 하도 죽여서 보내니, 사자들이 너무 격무에 시달린다는 거야. 게다가 보내는 대부분이 염왕 한테로 가는데, 거기 옥리들이 매일같이 야근하니까, 미칠 것 같다는 거야. 그래서 화풀이를 지옥으로 온 놈들한테 하다 보니까, 팔열 지옥이나, 팔한 지옥으로 가려고 대기하는 곳이 본 지옥보다 더 지옥 같다고 하더라고. 게다가 상제 오라버니도 가끔 착한 사람도 올라오니, 주의하라고 해서 그때부터는 다 허락받고 하고 있어."


"오. 그렇군요.“

"그런데, 니가 허락도 받지 않고, 그렇게 인간의 목숨을 거둬버리면 어떻게 하겠냐? 넌 어느날 갑자기 끌려갈 수도 있어. 그래도, 나한테 먼저 걸렸으니, 염왕 오라버니한테는 내가 잘 말해둘게.“


염왕의 소리를 듣자 배현은 몸을 덜덜 떨더니, 말에서 내려 소화에게 큰절을 올렸다.


"감사합니다요.“

"그러니까, 이번에 잘해. 우리를 잘 도우면 내가 정상참작 해달라고 할 테니까.“


옆에서 듣고 있던 영은 기가 막혔다.


"둘이 너무 진지하게 말하니, 내가 깜빡 속아 넘어가겠어."


소화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는 요괴는 보면서, 왜 염왕이나, 상제의 존재는 안 믿냐? 니 안에도 주작이 있잖아?“

"솔직히 누이가 내 안에 주작이 있다고 하니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그게 믿어서 그러는 건 아니야. 염왕이나, 상제는 내가 본 적도 없으니, 어떻게 믿겠어.“


소화는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 니 안의 주작은 지옥에 있는 것보다 힘든 상태야. 도대체 삼신할미한테 무슨 잘못을 했길래, 니 안에다가 그렇게 집어 넣어두었는지···. 그 주작은 니 눈으로는 볼 수가 없을 거야. 주작이 니 몸에서 나오는 날이 니가 죽는 날이지.“


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확실히 누이의 논리가 확실해. 어디 한 군데 빠져나갈 곳이 없잖아. 내 눈으로는 절대 확인 못 한다니···. 옥왕이나, 상제도 마찬가지일 거 아니야.“


소화는 고개를 자로 저었다.


"아니. 그들은 그들이 원할 때, 네가 볼 수도 있어. 아마도, 머지않은 시일 내에 네가 한 번은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영은 말이 없었다.


삼경이 거의 다 되어 북원경에 도착한 일행은 관아로 들어가지 않고 객주로 향했다.

배현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이곳에 제가 잘 가는 객주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시죠.“


소화가 눈을 옆으로 흘겨보며 말했다.


"색주가는 아니겠지?“


배현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제가 벌써 신라에 산 지가 400년이 넘습니다. 재산도 있을 만큼 있고, 세상에 볼 재미도 볼 만큼 봤습니다. 굳이 그런 것 운영하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 만합니다.“


소화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쉽네. 술은 있냐?“

"하하하. 말씀만 하십시오. 술은 넘치게 있습니다.“


"그래. 그러면 오늘은 생육으로 주안상 좀 만들어봐. 요즘 맨날 익힌 것만 너무 먹다 보니까, 영 입맛이 까실해서 못 살겠어.“

"알겠습니다. 꿩, 토끼, 염소, 닭 등 생육으로 주안상을 마련해드리겠습니다. 어떻게 방은 두 개를 마련해드릴까요?“


소화는 손을 내 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 하나만 내줘도 돼.“

"알겠습니다.“


배현이 마련해준 방은 제법 크고, 잘 꾸며진 방이었다.

소화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배현에게 말했다.


"몸 좀 푹 지지려고 하니까, 불 좀 팍팍 때. 장작 아끼지 말고. 여기 구들이지?“

"네. 맞습니다. 불은 제가 팍팍 때라고 이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의말

직장을 다니면서 글을 쓰려니...


여간 피곤한게 아니네요..


작가의 글도 이제야 써봅니다. 


설명의 글..


닛금: 임금의 어원입니다. 신라에서는 왕을 이사금으로 불렀는데,

이사금은 닛금의 가차자 표현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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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하늘의 문(3) +10 21.05.17 140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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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태백에서 온 도술사(3) +6 21.05.13 207 7 11쪽
5 태백에서 온 도술사(2) +10 21.05.12 255 7 11쪽
4 태백에서 온 도술사(1) +8 21.05.12 317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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