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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아아 님의 서재입니다.

흑막 재벌의 사이드킥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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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아아
작품등록일 :
2023.02.27 18:32
최근연재일 :
2024.05.08 12:00
연재수 :
2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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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33,688

작성
24.03.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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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97화 - 내가 아니었으면 사고사로 요절했을 운명

DUMMY

"상관없다. 추적자를 따돌리는 게 우선이다."


육일이라 불리는 요원이, 불안정하게 떨리는 눈으로 여자와 아기를 쳐다보았다.


만약 공간전이 중 좌표가 어긋나, 소위 '뻑이 나기라도 하면'.


단련되지 않은 일반인은 쇼크로 치명적인 상황에 빠질 수 있고, 심지어 바로 심장마비까지 올 수 있다.


저렇게 체적이 안 나가고 근육량이 적은 여자는 더 위험하다.


부모가 안고 다녀야 하는 아기?


50% 이상의 확률로 즉사다.


"저... 아기는, 아기는 위험합니다. 중교님."


육일은 지금 자기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심상화가 잘 되어있는, 익숙한 장소로 이동한다 해도 뻑날 확률이 약 20%, 아니 30%까지도 올라가있다.


즉 단 한 번의 시도만으로도 이 아이는 15% 확률로 죽는 것이다.


러시안 룰렛과 비슷한 확률.


"아무리 그래도..."


철컥.


중교로 불린 남자가 이미 격발 모드로 바꾸어둔 총구를 총구를 들어 육일의 머리에 겨누었다.


"요원, 현재 임무의 위험도 등급에 따라. 명령 불복종은 즉결처분이다."


"...!!"


사람 머리에 총구가 겨눠지는 모습에, 옆에 있던 인질 여인이 비명을 지르려는 것을 참으려 입을 틀어막고 안간힘을 썼다.


"자네가 군인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여 조금 전 불복 건은 불문에 부치겠다. 그 귀한 공간전이 능력을 보유한 몸이신데, 비각성자인 내 말이 우습게 들릴 수도 있겠지."


상사가 자신에게 총을 겨누는 통에 더욱 창백하게 위축된 육일의 표정이, 그걸 지켜보는 여인의 공포를 더욱 자극하고 있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지금 요원의 선택권이 두 가지밖에 없다는 점이다. 첫 번째는 명령에 그대로 복종하는 것, 두 번째는 자네의 이능으로 내 총을 피해 이 자리에서 사라지는 것. 만약 두 번째를 택하는 경우, 자네는 평생 우리를 피하며 쫓겨다녀야겠지."


빠르지만 낮고 분명한 음성이 육일의 머릿속에 박히듯 다가왔다.


"선택할 시간, 3초 주겠다. 셋."


"으..."


"둘."


"하겠습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육일은, 아이를 안은 여자의 어깨를 쥔 상태에서, 다른 손으로 중교의 어깨를 쥐었다.


그리고 터져나갈 것 같이 어지러운 머리로, 정신을 집중하여 장거리 공간전이를 시도했다.


눈앞이 하얘지면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


"어서 이동하라, 요원."


일그러진 육일의 표정을 보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챘으면서도.


남자는 계속 육일을 채근했다.


"이, 이잇!!"


될 대로 되라지- 라는 심정으로.


육일은 오차 확률을 무시하고 집중을 반쯤 푼 채 좀 더 가볍게 공간전이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무 변화도 없었다.


좌표가 어긋나 실패한 게 아니라.


아예 발동조차 되지 않았다.


"이, 이게 무슨...??"


그렇지 않아도 불안정해보이던 육일이 얼빠진 얼굴로 두리번거리는 사이에.


감금실 바깥에서 엄청난 폭발 소리가 들렸다.


특수 목적으로 지어진 벙커가 아닌 낡은 건물이었다면, 천정부터 다 무너져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큰 진동이 이어졌고.


남자는 통신기의 열려있던 회선 중 절반 이상이 삐- 하며 고장의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음을 알아챘다.


방금 그걸로, 부하 중 절반이 죽어버린 것이다.


"비켜라."


남자는, 이미 후들거리는 다리로 비틀거리던 육일 요원을 군화발로 밀어찼다.


피할 기색도 없이 육일이 밀려 바닥에 쓰러졌고.


남자는 이를 앙다문 채, 벙커 밖을 겨누고 있던 총구를 인질 여인 쪽으로 돌렸다.


"안타깝군. 당신 남편이 영 말을 안 듣는 모양이오."


서툰 영어를 다 건네기 전부터, 동그란 총구를 본 여인은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열이 올라 얼굴이 벌개져있던 아기는 이미 폭발 직후부터 째지는 듯이 우는 중이었다.


잠깐 망설이는 듯 하다가 남자는 방아쇠를 당겼고.


그 순간 돌격소총의 약실이 폭발하는 동시에, 남자의 관자놀이에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이 박혔다.



* * *



"오빠!?"


지금처럼 시퍼렇게 질린 얼굴로 뛰어가는 내 모습은 마지카조차 몇 번 못 봤을 것이다.


"...젠장."


한 타이밍이 늦어버렸다.


그리고 애초에, 총구와 인질이 너무 가까웠다.


격발 순간에 소총에 고장을 일으킨 것까지는 좋았지만.


너무 급하게 확률조작을 한 건지.


폭발이 생각보다 좀 크게 일어났고.


하필이면 손잡이와 총열을 분리시키는 방향으로 힘이 가해졌다.


부서진 파편이 너무 날카로웠으며.


하필 그 파편이 날아간 부위가, 형수님의 흉곽 정중앙이었다.


"형수님, 정신 차리세... 씨벌."


울컥거리는 동맥혈이 분수처럼 뿜어져나왔다.


장팔사모처럼 휘어진 부품이 칼날처럼 폐를 뚫고 지나가, 심장에 닿았다.


정말이지, 하필이면 날카로운 모서리 부분이 관상동맥이 지나가는 자리를 찍어버린 것이다.


방호복 앞섶이 피로 범벅이 되어가면서도, 윤기성은 총의 파편을 조심스레 뽑아내고 나서.


GPoH, 즉 강화판 회복의 물약을 환부에 들이부었다.


하지만 뿜어져나오는 동맥혈이 물약을 그대로 밀어내버렸다.


윤기성은 어금니를 앙다물며, 급한대로 우격다짐하듯 상처 안에 손을 집어넣어 찢어진 관상동맥 부위를 틀어막았다.


찢어진 폐조직에서 숨소리 비슷한 게 흘러나왔고.


비어있던 다른 손으로 물약을 세 병 더 연거푸 흘려넣었다.


그러면서 재생 효과가 암세포 신생으로 엇나가지 않도록, 긴장한 채 확률을 조절했다.


"제발."


놀라운 속도로 살이 차올랐고.


혹시나 이물질로 들어간 자기 손까지 신생 세포에 유합되지 않도록, 윤기성은 타이밍 좋게 흉곽에 집어넣었던 손을 슬금슬금 빼냈다.


이 기적의 물약을 - 다른 한편으로는 초특급 발암물질이 되기도 하는 - 직접 제조한 게 자신이 아니었다면, 감히 시도해보지도 못했을 모험이었다.


"피가, 멎고 있어요...!"


이미 반쯤 쓰러져있던 상대편 공간전이 능력자를 포스 미사일로 기절시킨 후.


바닥에 던져졌던 아기를 안아올린 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던 마지카가 말했다.


관상동맥이 잘리면, 사람은 심허혈로 인한 쇼크로 보통 1분 안에 죽는다. 심장이 멈추니까.


비슷하게 좌우의 폐엽 한쪽에라도 바람구멍이 크게 나면, 역시나 몇 분 못 버티고 저산소증으로 죽는다.


지금 이 여인은 두 가지 모두를 처리해야 겨우 목숨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윤기성은 육체 분야 B등급에 해당하는 모든 술기를 동원하여, 회복의 물약이 꼭 필요한 부위의 조직을 재생시킬 수 있도록 인도했다.


약간의 장애나 후유증, 흉터? 그딴 사소하고 한가한 것들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일단 목숨만 부지해도 감지덕지할 상황이다.


"위급한 상태인가요?"


아직 저항 능력이 남아있는 자들을 처리하고 뒤따라온 아즈미가, 은지로부터 우는 아기를 넘겨받으며 물었다.


"아즈미, 바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출혈이 멎고 손상된 폐엽의 점막도 덮였으나.


말마따나 구멍만 막았을 뿐.


맥박, 혈압, 호흡 어떤 지표도 정상이 아니었다.


이대로 놔두면 운이 따라 죽지는 않을지라도, 어디 한 군데는 반드시 잘못될 것이다.


나같은 비의료인이 계속 붙잡고 있어봐야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는 상황.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지.


윤기성은 특수 설계된 통신기를 꺼냈다.


- 마이클, 30초 후에 해당 좌표에서 전파 출입 양쪽으로 다 차단하세요.


- 괜찮으시겠습니까?


- 저는 곧 나갈 거니까 상관없습니다.


아즈미, 마지카와 함께 공간전이하는 순간 이미 외부 전파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한 상태였지만.


인질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지금 황윤건을 억류하고 있는 상대편 본진에게 쉽사리 확인되지 않도록 완전 차단을 시도했다.


- 시몬, 지금 돌입한다. 지체없이 바로.


- 명령대로.


반면에 황윤건에게는 가족의 구출 사실을 최대한 빨리 알려야 한다.


- 누나. 범인들 본부에서 내부 통신 좀 교란시켜줘. 완전히 망가뜨릴 필요는 없어. 10분 정도만 못쓰게 만들어줘.


- 10분까지는 장담 못하겠지만, 시도해볼게. 최소 5분은 붙잡을 수 있을 거야.


이제부터는 정보전 중에서도 오직 시간 싸움만 남았다.


전력질주에서 이기는 쪽이 승기를 잡는다.


"마기시여, 어디로 이동할까요?"


"은지 집으로 가는 게 좋겠습니다. 심상의 기억은 충분합니까?"


"예. 바로 이동하겠습니다."


내 펜트하우스나 시현이 누나가 머무는 곳보다는.


은지의 주상복합 쪽이 대형 종합병원과의 거리가 가깝다.


바로 응급실로 달려가 바이탈을 틀어잡고 수혈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아즈미가 아기를 다시 마지카에게 넘긴 후, 주문을 암송하며 두 손을 얼른 내밀었다.



* * *



"휴우..."


변기 위에 앉아 황윤건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신조작 시술을 어서 시작하자고 놈들이 채근하는데.


또 한 번 배가 아프다고 화장실로 와버렸다.


능력자는 무슨, 그저 자기 건강 하나 못 챙기는 똥싸개에 불과하구만- 납치법들이 그런 느낌으로 경멸의 시선을 보냈지만.


황윤건에게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었다.


"제발."


해커로서 윤시현이 나서준다는 말을 들었으니.


조만간 성공하든 실패하든 뭔가 연락이 있을 텐데.


저 빌어먹을 안티매직 능력자 옆에서는 그 스크라잉이라는 기술을 통한 연락조차 막혀버리니까.


자꾸 이런 식으로 똥오줌 잘 못 가리는 얼간이 흉내를 내면서라도, 물리적인 거리를 벌려야 했던 것이다.


"...!"


그런 와중에, 낯선 느낌의 생명체가 황윤건의 즉시감지범위에 들어왔다.


이곳에 감금된지도 5일 정도 지났다.


그 동안 이 시설에 오가는 상대편 인력 전부의 생화학적 특징을 숙지해두었는데.


한 번도 분석해보지 않은 인물이 감지된 것이다.


게다가, 그자는 물리적으로는 이동 불가능한 경로로 움직이는 중이었다.


배관만 가득한 지하의 벽 사이로 천천히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것이, 이능자가 확실했다.


누구지?


경계심과 기대감이 반쯤 섞인 마음으로.


잠깐 두리번거리다가, 황윤건은 일부러 구르륵- 하는 방귀 소리를 한 번 크게 냈다.


최대한 의심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명백히도 초자연적인 느낌의 그 생명체가 환기구 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곧 흐릿한 안개같은 형체가, 환기구에서 흘러나와 황윤건 옆에서 형체를 이루었다.


육안 상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고,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연기가 응집하며 일정한 형체를 만들기 시작하더니, 곧 피와 살로 이루어진 생물학적인 살덩이로 거듭났다.


일종의 폴리모프 효과였다.


'윤기성 회장님이 보내서 왔습니다.'


귀를 기울여 집중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의, 아주 작고 가느다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익숙치 않은 억양의 영어.


지난번 스크라잉이라는 기술로 윤기성의 연락을 받았을 때 쓰였던 것과 비슷한 이능의 일종인 듯 싶었다.


그렇게 온전히 질량을 가진 사람의 형체를 갖추고 나서도, 남자는 마치 무중력 상태인 것 마냥 허공에 둥둥 떠있었다.


일종의 비행 능력 비슷한 이능인 것 같았다.


'저는 예전에 위저드라고 별명으로 불렸던 사람입니다만, 지금은 윤 회장님 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미스터 황, 일단 이걸 받으시죠. 전원을 키면 웬만한 전파 방해를 무시하고 회장님과 바로 연락을 할 수 있는 기기입니다. 음성, 영상 전부 가능합니다.'


남자가 작고 길쭉한 녹음기같은 것을 건넸다.







< 198화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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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202화 - 이번에도 모르는 번호였다 +8 24.04.10 10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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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200화 - 걸어다니는 재앙 그 자체 +16 24.04.05 100 10 13쪽
199 199화 - 너희처럼 나도 인질 잡을 거야 +10 24.04.03 102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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