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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비어스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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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비어스
작품등록일 :
2018.04.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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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6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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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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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3,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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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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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 제 딸이라고요? - 13

DUMMY

말이 없어도 움직이는 마차라 설명했던 택시도 신기한지 한 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니디아는 이것저것 만져보려고 들었다. 택시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결하고는 정신없이 그의 손을 흔들며 창문 밖의 풍경들에 대해서 물어왔다.


“아빠, 쩌기 어엄청 커다란 움직이는 사람드른 뭐야?”

“광고판을 어떻게 설명해야 이해하려나.”


평소 같았으면 어느 정도 설명해주다 귀찮다고 내버려뒀을 그였지만, 조금 전에 느낀 그 감정 때문인지는 몰라도 질리지도 않고 아이에게 설명해주고자 노력했다.


기본요금보다 조금 더 나오는 거리였기 때문에 머지않아 택시는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였고, 지갑에 남은 잔돈으로 그와 니디아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택시 기사에게 성민은 웃어 보이며 계산을 하였다.


그리고 택시에서 내린 그는 7년 전과 변함없이 조그만 터미널에 들어갔고, 표를 구입하기 위해 창구를 향해 걸어갔다.


“성인 한 명이랑 5살 아이 한 명 서울이요. 가장 빠른 시간으로 주세요.”


직원은 니디아의 얼굴을 확인하고 말했다.


“2명 앉아서 가려면 다음 버스가 6시간 뒤에 있고요, 15분 뒤 출발하는 버스는 취소된 한 자리 있어요. 15분 뒤 차 타시려면 미취학 아동은 좌석 구매 안 하시면 돼요. 그러면 아이는 70% 할인이라서 무릎에 앉히고 가시면 돼요.”


서울 가는 버스 시간 간격이 예전에는 30분도 안 되었던 것 같은데 오늘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생각하면서 성민은 10분 뒤 버스로 한 자리를 달라고 카드를 내밀었으나, 유효기간이 만료 된 카드라고 결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 카드가 안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이러면 보조 배터리 같은 엉뚱한데 돈을 쓸 일이 아니었는데. 저기 그럼 버스비는 얼마인가요?”

“성인 1명 34만원이고 좌석 없이 탑승하는 아이는 70% 할인 되어서 10만 2천원이니, 총 44만 2천원이에요.”


잘못 들었나 싶어서 한쪽 귀를 후벼 판 그가 다시 묻자, 똑같은 답이 되돌아왔다.


“저기, 예전에 성인 2만원 조금 넘지 않았나요? 2명이 타는데 40만원이 넘는다고요?”


당황하는 성민의 질문에 별 사람 다 보겠다는 시선을 보낸 직원이 답해주었다.


“그건 옛날 가격이구요. 몬스터들 나타나고 도로 통제되면서 교통비도 올랐고 위험에 따른 부담금 같은 것도 추가 되었으니까요. 한 번에 가는 거리가 멀수록 위험부담금이 높아지는 거라, 저렴하게 가시려면 시간은 좀 더 걸려도 여기서 대구 가셨다가 대전으로 간 다음 서울 올라가시는 게 조금 더 싸요.”


몬스터? 위험부담금? 이해할 수 없는 말에 제대로 대답조차 못하자, 때 마침 핸드폰이 울렸고 아버지에게서 걸려온 연락이라 일단 전화를 받았다.


“성민아, 정말 성민이 맞니?”

“네, 아버지. 저 성민이 맞아요.”

“세상에. 감사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어머니보다는 침착한 목소리였지만, 아버지의 목소리 또한 성민의 목소리를 들으시고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믿지도 않으시던 신을 찾으시는 아버지의 말에서 그간 어떻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왔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그래, 지금 있는 곳이 어디니? 네 엄마에게는 기다리라고 했다 하더만 어디인지는 좀 알려줬으면 좋겠구나.”

“아, 여기 진주 고속버스 터미널인데 교통비가 없어서 지금 버스를 바로 못 탈 것 같아요. 가지고 있는 돈도 떨어졌고, 카드가 유효기간이 만료 되었다고 전부 먹통이에요.”

“진주에 있다고? 그럼 지금 터미널 창구니?”

“네, 마침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난감하던 차였어요.”


계좌 이체로 어떻게든 해준다며 아버지께서 시키는 대로 핸드폰을 창구 직원에게 잠시만 받아달라며 내밀었고, 짧은 통화 끝에 직원은 그에게 핸드폰을 돌려주면서 표 한 장을 함께 내밀었다.


“원래 이렇게 안 해드리는데, 아버님이 너무 간절히 부탁하셔서 이번에만 해드리는 거예요. 서울행 입구에서 2번 버스로 15번 좌석으로 가시면 돼요. 곧 출발이니 서두르세요.”

“고맙습니다.”


창구 직원에게 인사한 그는 곧장 버스가 대기하는 곳으로 향했는데, 서울행 같은 시간 버스가 5대나 나란히 서있는 것을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우와, 아빠 여기 마짜는 아까 마짜보다 훨씬 커!”


성민의 품에서 내려왔던 니디아는 폴짝 폴짝 뛰어다니며 거대한 버스의 주변을 신기한 생물을 보는 것처럼 둘러보았고, 버스 운전 좌석에 앉아있는 기사님에게 웃으며 작은 손을 크게 흔들어 인사했다.


“하하, 아이가 귀엽네요. 곧 출발하니 탑승하시는 거면 어서 타세요.”


곧 출발한다는 버스 기사의 말에 니디아를 데리고 2번 버스에 탑승한 그는 표에 써진 자신의 자리에 앉았고, 니디아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다행스럽게도 옆 좌석 없이 혼자 앉는 자리라서 한결 편하게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빠, 마짜 안에 사람도 마나!”

“쉿.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니까 조용히 하자.”


잠시 무릎에 앉아서 주변 사람들을 구경하던 니디아는 성민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떠들었다가, 그의 쉿 소리에 자신의 입에 양 손바닥을 올려 꾹 막는 시늉을 해보였다.


“아마 5시간 정도 여기에 있어야 할 테니까, 니디아는 한숨 자고 있을래?”

“에, 니댜는 아직 안 졸린데.”

“평소에 자는 낮잠도 오늘은 낮에 다리아 양이 해주는 이야기 듣는 다고 안 잤었지? 여기 시간대가 낮이어서 그렇지 지금 원래대로면 저녁인데, 안 졸려?”

“그래두 쪼금 더 구경하고 시퍼.”


그의 무릎 위에서 작은 다리를 흔들거리며 대답하는 니디아였지만, 조용한 버스 안에 있다 보면 결국 잠들리라 생각이 들어서 그는 천천히 터미널 창구의 직원이 했던 말들을 되새김질 했다.


금액에 당황하였고 바뀐 주변 모습에 당황하였는데,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불길한 예감을 자극하는 가장 큰 한 가지는 창구 직원이 말했던 몬스터. 그 몬스터라는 것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인지는 특히 확인이 필요하였다.


그는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내었고,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 최신 뉴스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우와, 마짜가 엄청나게 많아. 쩌게 모야? 아빠?”


니디아는 출발하는 버스가 신기한지 유리창에 양손과 얼굴까지 바짝 붙여서 바깥의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다 궁금한 것이 있어 성민에게 시선을 돌렸는데, 작은 마법 도구에 진지한 얼굴로 집중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는 조용히 혼자 바깥을 구경하며 감탄하기 시작했다.


-고양시 구 지촉역 인근에서 출몰한 몬스터로 인한 사고. 52명 숨지고 21명 중상.

-靑, 지촉역과 최근 북한산 인근 몬스터 출몰 사태에 대해 “참담한 심경”, 북한산 내 몬스터 퇴치에 총력을 가하도록 대한헌터협회를 적극 지원.

-대한헌터협회, 사건 수습을 위해 최상위 헌터들 긴급 파견.

-佛 지중해 연안, 미확인 대형 몬스터의 출몰로 주민과 관광객들 긴급 대피. 실종자는 200명에 달하며, 확인된 사망자만 124명.


이해 못할 기사들이었다. 정말 몬스터가 세상에 나타난다면 이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도 들었지만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그 세상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이란 말인가. 컴퓨터 CG로도 저 정도까지 표현 할 수 있을까 싶은 종군기자들의 긴급한 사진들이 더해져, 성민은 이 현실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7년. 가족들에게 어느 정도 들을 수 있겠지만, 그 7년에 대해 핵심을 간추린 정보가 필요했다.


여러 검색을 해보다 문득 고개를 들었던 그는 텅 비어버린 고속도로와 진주에서 출발한 서울행 버스 5대가 함께 움직이는 것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도 나름대로 대책을 세운 것이구나.


여러 검색을 하던 그는 옛날 심심하면 종종 시간을 때우려고 찾아들어가던 위키백과를 우연히 접속하게 되었고, 20XX년 그가 이세계로 끌려갔던 해부터 검색해서 그 당시에 있었던 사건들을 대략적이나마 정리해놓은 자료들이 있어 당시 상황을 얼추 파악할 수 있었다.


-20XX년 10월 10일

● 최초의 몬스터가 미국과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발견되었다.


첫 등장은 그가 사라지고 3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이었다. 그리고 어떠한 대응 방법도 없었던 당시의 인류가 받은 피해는 어마어마하였고, 몬스터 한 마리에 의해 천 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하여 도시를 지금까지도 포기하고 있는 곳도 존재한다고 쓰여 있었다.


기존 군사적 무기로는 상대가 어려운데, 소형 몬스터를 잡는데 조차 어지간한 화력의 군 무기가 동원되어도 처리가 어렵다 쓰여 있었다. 그렇게 무기들은 몬스터를 견제하고 밀어내는 용도로나 쓰이게 되었고, 각 나라들은 인구밀집 지역 몇 곳을 제외한 소도시들은 대부분 포기한 채 주민 이전에 온 힘을 다하기에 이르렀다.


그가 대학 생활을 하며 머물렀던 경상권은 부산, 대구, 울산, 진주. 이렇게 4도시를 제외하고는 전부 폐쇄되었다고 할 정도였으니, 상황의 심각성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도시 내부에서는 일반인들도 차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렇게 도시간의 이동은 고속버스의 이용만으로 통제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가볍게 기감을 펼쳐보았더니 5대의 버스 모두 승객을 꽉 채우고 빠른 속도로 뚫린 도로를 내달리고 있었다.


‘목숨을 건 주행이라는 소리네. 위험부담금은 이래서 붙었나보군.’


일단 정보를 최대한 얻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혼자서도 바깥 구경에 정신이 팔려 잘 놀고 있는 니디아를 다시 확인하고 핸드폰으로 시선을 내렸다.


당시의 충격은 전세계 각지에서 적그리스도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부터, 휴거가 일어났다며 수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집단 자살을 하는 사건까지 발생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7개월 뒤 몬스터들에게 일방적으로 밀려나던 인류에게 반격을 할 기회가 찾아왔다.


-20XX년 5월 25일

● 전세계에서 헌터 능력자들의 집단 개화가 시작되었다.


찾아보니 헌터는 집단으로 몬스터들을 사냥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단어였고, 개화는 일반인이던 그들이 어느 날 알 수 없는 흐릿한 꿈을 꾸고는 초능력이 발현 된다는 의미였다.


소형 총과 포 같은 화기로는 상대할 수 없던 몬스터들이 개화된 초능력으로는 어려울지언정 결국 죽일 수 있음이 알려졌다.


세상은 급변하였고, 처음 체재가 정비되기 전까지 헌터들은 막무가내로 각 국가에 징집되어 몬스터를 잡는데 강제 동원되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마찰과 희생이 있었고, 헌터들 사이에서도 여러 파벌이 갈리며 세계가 들끓었다.


그리고 영국을 위시한 몇몇 유럽 국가에서 헌터들이 독립적으로 자신들의 협회를 이루며 국가와 등을 진 개별적인 행보를 걷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힘은 돈이 되었고, 또 곧 권력이 되었다. 이를 따라 다수의 국가들이 대대적인 변화를 겪게 되었고 몇 년 사이 각 국가 정부와 동반자적인 입장을 가진 위치로까지 격상 되었다.


미지의 생명체인 몬스터의 부산물을 통한 과학 발전도 병행되었고, 특히 그들이 몸속에 가진 특수한 광석은 여러 에너지원으로 사용 가능함이 밝혀지며 초기에는 보석과 연구용으로나 팔리던 물건이 부르면 값이 되는 자원으로 단기간에 탈바꿈 되어버렸다.


어느 정도 현 상황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순서대로 정렬이 되어있어 점점 대략적인 상황들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내 힘도 어디엔가 쓸모가 있을 수 있겠다는 건가.”


그의 힘이 어디까지 통할지는 몰라도, 초능력인지 뭔지로 잡을 수 있다는데 그의 힘도 어떻게 보면 초능력의 영역이지 않을까 싶었다.


작가의말

내일만 출근하면 다시 3일 쉬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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