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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그라운드

타임 패트롤(Time Patrol)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ground38
그림/삽화
ground38
작품등록일 :
2023.11.04 22:57
최근연재일 :
2024.04.19 18:37
연재수 :
111 회
조회수 :
24,065
추천수 :
704
글자수 :
594,503

작성
23.12.09 23:05
조회
407
추천
10
글자
11쪽

일월신교 2 : 붉은 도포의 광인

DUMMY

“뭐야, 저거. 남자야, 여자야?”


“큭큭큭.”


시윤은 변칙자의 웃음소리에 눈을 찌푸렸다.

비단 그 소리 때문만은 아니었다.

성별을 가능하기 어려운 외모 탓도 아니었다.


‘젠장.’


D급이나 E급이라고 생각하고 방심했다.

적어도 지금까지 만나온 녀석들보다는 강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팔찌가 정보를 띄우지 않는 거지?


삐빅! [ 변칙자 정보가 없습니다. ]


분명히 저 몸에서 느껴지는 것은 ‘기운’이 분명한데 변칙자 정보가 없다니.

대체 이건 뭐지!?


“너...너 뭐야? 진시...윤? 진시윤 맞아?”


“한눈팔지 마!”


아차. 석호가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려던 시윤은 정신을 차렸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아니, 이제 시작이다.


펄럭, 변칙자의 도포가 펄럭였다.

휘리리릭!

또다시 바늘 몇 개가 가닥가닥 붉은 실을 달고 날아들었다.

분명 눈에 보이는 바늘은 얼마 되지 않는데, 공격은 무수하다.

시윤은 이를 악물었다.


삐빅! [ 검술을 보조합니다. ]


카캉! 캉!


정신없이 검을 휘둘렀다.

이게 바늘이 맞는 건가? 무슨 검과 바늘이 부딪하는데 이런 소리가 나지?

그때, 바늘 하나가 시윤의 팔을 쑥! 뚫고 지나갔다.

휘리리릭!


“시윤아!!”


“소년!”


뒤에서 석호와 엠마의 당황한 소리가 들렸으나 뒤돌아볼 수 없었다.

단 한 가닥의 붉은 실이 온몸을 얽어대고 있었다.


“낄낄낄!!”


변칙자의 중성적인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든다.


“[수호자]. 이 가증스러운 족속들.”


대체 이게 무슨...!


+++++


“...지, 진시윤!!!”


“조용.”


“무슨 말이야, 학생! 지금..”


“조용히 하래도. 저 정도는 괜찮아.”


놀라서 소리를 지르는 전석호.

엠마가 말을 탁 잘라버리기는 했으나, 그녀 역시 놀란 것은 마찬가지였다.

석호의 손목에서 수갑을 ‘뜯어’내던 엠마의 손이 멈춰있었다.


‘저건 대체...’


엠마는 다시 시윤에게 눈을 돌렸다.

시윤이 당한 것은 그럴 수 있다.

상대방 역시 지금까지와는 기운이 한층 달랐으니.

놀라운 것은 따로 있었다.


“...”


분명 팔찌는 어떠한 정보도 띄우지 않았다.

이번에도 오류겠거니 여겼다.

또 그 망할 놈의 기술개발부 놈들 때문이라고.


그런데 이게 뭐지?

이 정도의 실력자 정보가 누락이 됐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징계를 넘어 사형감이다.


“엠마 씨! 피해요...으읍!!”


휘리리릭! 붉은 실이 이번에는 시윤의 입을 휘감고 더욱 조여들었다.

시윤을 옴싹달싹 못하게 붙들어놓은 채 변칙자의 시선이 엠마를 향했다.


“여자. 너도 수호자로구나.”


‘수호자’.

그 단어를 듣는 순간 엠마의 눈이 또다시 움찔거렸다.

지구 633에서 나올 수 있는 단어가 아니었다.

아니, 이 지구뿐만이 아니다.

모든 시공을 통틀어 패트롤을 ‘수호자’라 부르는 곳는 단 한 군데.


“변칙자. 지구-14에서 왔나?”


“알 필요 없다. 어차피 곧 네놈들은 내 손에 죽을테니.”


“...”


온 우주에 기운이 충만하던 초창기.

그 지구의 인간은 꽤나 강한 축에 속한다고 들었다.

수백 년이 넘게 패트롤로 살아온 엠마조차도 아직 만나본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있느냐?”


팔찌가 작동하지 않는 것도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촤라라락!!

엠마는 팔찌에서 검을 빼냈다.

깨져서 절반밖에 남지 않은 검정색 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큭큭큭. 반쪽짜리 기운으로 맞서겠다니. 만용이군.”


서겅!


엠마는 대답 대신 검술의 자세를 잡았다.

석호의 옆에 서 있던 엠마는 어느새 시윤이 있는 곳에 나타나 있었다.


삐빅! [ 스킬 ‘일섬(一閃)’을 사용합니다. ]


팔찌가 메시지를 띄운 것은 엠마가 움직인 직후였다.

움직임이 팔찌의 인식 속도보다도 현저히 빨랐던 탓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조금 더 늦게,


후두둑!


시윤의 몸을 구속하던 붉은 실이 잘려나갔다.


“아쉽구나, 기운이 온전했다면 싸워볼 만했을 텐데.”


“푸하-!! 괜찮아요!?”


“소년, 집중!”


엠마는 시윤을 보고 있지 않았다.

변칙자가 입은 도포가 펄럭이며 ‘검정색’ 기운을 스멀스멀 피워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가볍게 끌어모은 기운이 이 정도라니.


“잘 들어. 소년. 저 변칙자는 지금까지 상대하던 놈들과는 달라.”


이제 변칙자의 눈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기운을 격하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증거.


시윤의 힘이 ‘제대로’ 발휘된다고 해도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엠마와 시윤은 본능적으로 파팟!

석호가 있는 곳까지 뒤로 물러섰다.


“알아요. 이제 방심 안 합니다.”


삐빅! [ 잔여 에너지 4% ]


메시지를 띄운 팔찌가 깜빡이고 있었다.


엠마는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 이 변칙자가 지구 14에서 나타난 자라면 지금으로서 남은 방법은 단 하나다.


“그 말이 아니야.”


“...예?”


“친구를 꽉 붙잡도록 해. 도망친다.”


시윤이 눈을 크게 떴다.

항상 자신감에 차 있던 엠마의 모습과는 딴판.


“...”


시윤은 엠마와 석호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변칙자에게 시선을 옮겼다.


붙어보아서 안다.

저놈의 기운이 어느 정도인지 당최 감이 잡히지 않았다.

D급이나 E급은커녕, C급도 부족하다.

아득히 그 이상의 힘.


게다가 엠마가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

저 변칙자가 그렇게 무서운 녀석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도망가기는 어렵다.’


시윤과 엠마는 저놈을 당해낼 수 없다.

그 다음 표적은 아마도 석호가 되겠지.


“...”


그럴 순 없지.


시윤은 속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했다.

최선의 방법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밖에 없다.


‘이놈을 죽게 할 수는 없잖아.’


시윤은 석호를 향해 씩 웃어보였다.


“석호야.”


스윽.

그리고 손을 뻗어 석호를 잡았다.


“고맙다.”


“지, 진시윤! 그게 무슨....어억!!!!”


그리고는 석호를 엠마를 향해 힘껏 던졌다.


“석호 데리고 도망가요!”


“뭐!? 소년!”


“어서 가요! 둘이 빠져나갈 때까지 내가 막아볼게요! 멀리 떨어졌다 싶으면 나도 도망칠게요!”


“불가능하다, 소년!”


“킥킥킥...”


변칙자의 기운이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놈은 웃으며 이쪽을 지켜보았다.

마치 재미있다는 듯이.


“놈은 즐기고 있어요. 한치의 의심도 없이 우리를 깔보고 있는 게 분명해요. 시간 정도는 벌 수 있을 겁니다.”


“안 돼! 저놈은 지구 14의 무림인이야! 게다가 넌 아직...!”


“엠마 씨!!!!”


시윤은 엠마의 말을 끊어버렸다.

엠마가 말을 그만둔 것은 시윤의 외침 때문만은 아니었다.


시윤의 눈. 이 소년의 눈이 이렇게 맑았던가...?


“이게 최선이에요.”


“...”


뿌드득!

엠마는 석호를 꽈악 껴안았다.


“어엇! 야! 이거 놔! 진시윤!!! 어떡하겠다는 거야!! 이거 놔!!!!”


석호가 발버둥을 쳐봤지만 엠마의 손을 빠져나올 수는 없었다.


“...”


“진ㅅㅣㅇㅠ----ㄴ!!!”


파팟!

석호의 말이 느려진다 싶더니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후우.”


엠마가 푸른 잔상을 남기며 사라지자, 시윤이 호흡을 가다듬었다.

젠장.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삐빅! [ 피해를 회복합니다. ]


팔찌의 메시지와 함께 팔에 난 바늘구멍, 그리고 온몸에 스친 실자국이 회복된다.

팔찌가 회복해주는 것은 치명상 뿐.

이 자국 하나하나가 치명상이라고?


삐빅! [ 잔여 에너지 70% ]


시윤이 철컥! 검을 잡았다.

변칙자가 뿜어대는 검정색 기운이 옥상을 뒤덮고 있었다.

찌릿찌릿 온몸을 조여온다.


아무리 검을 휘둘러도 닿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전에, 가까이 갈 수나 있을까?


“좋아. 해보ㅈ---.”


쾅!!!!


혼잣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어느새 시윤은 알 수 없는 기운에 두세 걸음을 밀려났다.

시윤이 밀려난 경로를 따라 바닥이 움푹 패여 있었다.



뭐, 뭐야 방금!

장풍...!?


삐빅! [ 피해를 회복합니... ]


쾅!!!


팔찌가 메시지를 띄워오기도 전. 또다시 알 수 없는 공격이 날아들었다.

시윤의 몸이 한 번 더 부웅 떠오르더니, 이번에는 옥상의 끄트머리까지 밀려났다.


쿨럭!


“어억...”


입에서 비릿한 피맛이 올라왔다.


“어이. 수호자. 가소롭구나. 진정으로 네가 저들을 도망치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더냐?”


“...시끄...러...”


비틀거리며 자세를 잡았다.

시야가 흔들린다.


‘어이. 내 속에 들어앉은 기운인지 뭐시긴지.’


몽롱한 의식 속에서 시윤이 누군가에게 말을 걸었다.

엠마가 말하는 ‘그’ 기운을 향해서였다.


부우우웅.

변칙자는 또다시 기운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간이 없다.


제발... 제발...!!!!!


휘리리릭!!!


변칙자의 도포에서 바늘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쏟아졌다.


파파파파파팟!!!


무수한 바늘이 시윤의 왼팔을 뚫고 바로 뒤 벽에 꽂혔다.

팔에서 흐르는 피가 방울방울 실을 타고 흐르다 바닥에 떨어졌다.

팔에 더 이상 감각이 없었다.


“으으으윽!!!”


‘제발. 제발...! 대체 왜 나타나질 않는 거야...!!’


그러나 시윤의 생각은 단 하나.

그 힘을 불러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왜지?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대로 죽어도 된다는 거야?


“흥, 발버둥도 치지 못하는군.”


변칙자의 말이 들려왔다.


무력하다.

D급이 된 순간부터 이런 녀석들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긴 했다.

그런데 이렇게 바로 만나게 될 줄은.


삐빅! [ 피해를 회복합니다. ]


[ 잔여 에너지 60%... 50%... ]


이 순간에도 기운은 깎여나가고 있었다.

팔에 꽂힌 실더미들의 기운이 엄청나다는 소리겠지.

A급 대원인 엠마의 기운으로도 커버되지 않을 만큼.


쿨럭!


이번에는 울컥! 속에서 핏덩이가 올라와 입에서 쏟아졌다.


젠장. 아프다. 괴롭다.

이대로 죽는 건가? 내가 왜!?

그때 사용자 등록만 하지 않았어도.

그때 한다고 하지만 않았어도.

나도 같이 도망칠 걸 그랬나.

그랬다면 최소한 죽지는 않았...


아니. 아니다.

이제와서 생각하지 말자.


꼴사납다!!


서겅! 시윤은 팔에 매달린 실을 좌아악! 끊어냈다.

검격이 어두운 허공에 파란 잔상을 남겼다.


“으아아아아!!!!!”


삐빅! [ 에너지의 흐름을 보조합니다. ]


시윤은 온 힘을 끌어냈다.

뜨거운 기운이 파도처럼 밀려와 팔찌를 향했다.


후우욱!!

검에 파란 불꽃이 크게 일어났다.

마지막 한 방이다.

이걸로 최대한 거리를 넓히고...!!


어라.


뭐지?

눈앞에 서 있던 변칙자가 사라졌다.


“아쉽지도 않구나, 애송이. 반쪽짜리 힘이라니.”


변칙자 놈의 말소리가 들린 것은 바로 옆이었다.

어느새..!!


저 가늘지도, 굵지도 않는 목소리.

소름끼친다.



동시에 부웅.

그 손에 검정색 기운이 칼날의 형태로 맺혔다.


“끝이다.”


검정 칼날이 시윤의 목을 노리고 가로로 획을 그었다.


삐빅! [ 추가 에너지가 발견되었습니다. ]


## ■■■의 힘을 각성합니다. ##


그때, 시윤의 눈앞에 붉은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작가의말

작가 조팔봉입니다. 추천과 선호작은 많은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연참대전 끝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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