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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s 판타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L우진
작품등록일 :
2022.10.18 21:59
최근연재일 :
2022.10.1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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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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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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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진주만, 운명의 날까지 앞으로 1년

DUMMY

1941년 1월 3일. 대일본제국 연합함대의 기항 쿠레(呉)에는 흰 눈이 펄펄 날리고 있었다. 여느 때같으면 눈이 잘 내리지 않는 이곳 간사이 지방에 눈이 내리는 것을 두고 주민들 사이에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군부에서는 미국과의 개전(開戰)을 두고 강경파가 득세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메이지(明治) 시대 이후 모든 일본의 해군 함정들이 이곳 쿠레 군항에서 만들어지고 배치되었다. 조선소와 해군 기지창들이 속속 들어 섰고, 그곳에서 일할 많은 노동자들이 모여 들어 작은 어촌에 불과 했던 이곳은 채 30년도 안되는 사이에 40만명이 넘는 중소 도시로 탈바꿈하였다. 쿠레항 부두에 쌓이는 흰 눈은 쿠레항을 새하얗게 만듬과 동시에 전함 나가토(長門)의 거무스름한 선체 역시 반이상 덮고 있었다. 일본 해군의 상징이자 기함 역할을 하고 있는 나가토의 깊숙한 곳, 제국해군의 수뇌부가 모두 모인 회의실에서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五十六) 해군사령장관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오늘부로 고노에(近衞) 내각은 총사퇴한다"


"그럼 다음 내각의 수반은 누가 되는 것입니까?"


제1항공전대 사령관인 오자와 지사부로(小沢 治三郎) 중장이 물었다. 그는 일찌감치 항공전력이 해상전의 주력이 될것을 간파하고 해군대신과 대본영 쪽에 끈질기게 해군 항공대를 집중 육성한 부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다 육군의 미움을 사서 좌천될 위기에 몰렸으나, 야마모토 사령장관의 신임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었다.


오자와 중장이 육군항공대와 해군항공대의 합동으로 해상에서 뇌격 훈련을 실시했을 때 비교적 얕은 만쪽에 정박하고 있던 목표 함선을 훌륭히 격침시키는 것을 보고 야마모토 사령장관은 "이런식으로 하와이를 직접 공격할 순 없을까?" 라는 질문을 오자와 중장에게 했다. 아직 개전(開戰)까지는 한참 남은 시점이었지만, 이 무렵부터 이미 둘 사이에는 진주만 공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 되고 있었던 것이다.


"후임 내각 수반은... 도조 히데키(東條 英機) 육군 대신일세"


야마모토 사령장관의 말이 떨어지자, 회의장이 술렁거렸다.

일본은 1937년부터 시작 된 중일 전쟁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 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일본 군부는 해군의 온건파와 육군의 강경파로 나뉘어 미국과의 전쟁을 놓고 대치 국면에 있었는데, 이는 해군의 장성들이 대부분 미국의 신문물을 공부하고 온 유학파인 반면, 육군의 장성들은 러일전쟁과 중일전쟁을 거쳐 승리의 기쁨을 맛 보기만 했지 미국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장성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간혹 독일에 가서 경험을 쌓고 온 장성들도 있었지만, 당시 독일은 유럽에서 프랑스와 영국을 연이어 격파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던 때였다. 당연히, 그들의 눈에는 미국도 영국이나 프랑스와 다를게 뭐겠냐는 인식이 팽배했다.


반면, 해군 쪽은 사령장관인 야마모토 이소로쿠만해도 미국 하버드 대학을 공부하고 온 수재로, 그는 미국의 풍부한 인적, 물적자원, 거기에 수반 되는 인프라, 경제력 등을 감안 할 때 도저히 일본이 이길 수 없는 상대로 인식하고 있었다. 다른 해군 장성들도 그와 의견을 같이 하고 속히 개전해야 한다는 육군의 주장에 맞서 맹렬한 반대를 해왔던 터였다. 하지만, 육군 대신인 도조 히데키가 내각 수반 즉, 총리대신에 취임했다는 것은 자신들의 의지를 더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질 것 이라는 의미였다.


"각하! 그럼 이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입니까?"


오자와 중장의 옆에 앉아 있던 야마구치 다몽(山口多聞) 소장이 물었다. 그는 오자와 중장과 마찬가지로 항공전력의 육성이 시급함을 알리고 누구보다도 일본 해군의 전력 개선에 앞장 서 왔던 사람이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잠재력이나 내면의 힘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야마모토 이소로쿠 사령장관과 함께 누구보다도 육군의 개전론에 반대해 왔던 한사람이었다. 그런 그였기에 도조 히데키의 총리 취임 소식에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야마모토 이소로쿠 사령장관은 조용한 눈빛으로 회의실에 앉은 면면들을 둘러 보기 시작했다. 일본해군 연합함대의 항공전력을 누구보다도 집중해서 육성해 왔던 오자와 지사부로 중장과 야마구치 다몽 소장. 파일럿 출신으로 언제나 부하들보다 앞장서서 전선을 누볐던 해군항공대의 화신 오오니시 타키지로(大西 瀧治郎) 대좌, 포술과 출신으로 일본의 거함거포주의에 걸맞는 포술 진용을 갖췄으나 결코 미국의 저력을 과소 평가하지 않았던 카쿠타 카쿠지(角田 覚治) 대좌 등... 그들 모두가 미국과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때로는 육군 강경파의 암살 위협에도 맞서가며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들 모두는 야마모토 사령장관을 중심으로 뭉쳐 있었지만, 고노에 내각이 총사퇴한 이상 야마모토는 모종의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되었다.


"오늘 이후 나는 육군의 강경파에 동조하여 개전론에 힘을 실어 줄 생각이다"


야마모토 사령장관의 짧으면서도 강단 있는 이 말에 회의실의 모두가 침묵했다. 하지만, 침묵은 오래 가지 않았다. 침묵을 깬 것은 오자와 중장이었다.


"각하! 그건... 이제 육군이 득세를 했으니 일본의 운명을 그들에게 맡기고, 그냥 몸사리기에 나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암살 시도에도 물러서지 않던 각하께서 그러실 수 있는 것입니까! 저희는 받아 들일 수 없습니다!"


오자와 중장에 이어 비교적 계급이 낮았던 카쿠타 대좌까지 소리를 높였다. 다른 장성들도 일제히 분개하는 모습이었다. 일부는 탁자에 올려진 컵을 던지며 성미를 가라 앉히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모두 내 말을 들으라!"


야마모토가 포효하듯이 지른 소리에 좌중이 일순 조용해졌다. 야마모토는 몸을 반쯤 일으키고 좌중을 노려 보고 있었다. 그의 몸은 부르르 떨렸고 얼굴은 경직 되다 못해 창백하기까지 했다.


"도조 히데키 총리는 해군에서 더 이상 반대를 한다면 모든 해군 장성들을 갈아치워서라도 자신들의 개전론을 어전회의에서 관철시킬 생각이다. 현실이 이러한데 우리가 더이상 개전을 반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대로 우리가 물러난다면 일본은 정녕 죽음의 소용돌이에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꼴이 되버리고 말것이니, 그것을 막기 위해 이제부터 우리는 개전을 하되 이기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지지 않는 전쟁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야마모토의 말이 끝나자 해군 장성들이 모두 자세를 고쳐 잡았다. 방금 전까지 흥분을 가라않히지 못하던 오자와 중장이 야마모토에게 재차 물었다.


"지지 않는 전쟁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다. 지지 않는 전쟁"


"미해군의 전력이나 인프라의 두터움은 각하께서 너무나 잘 알고 계시는 부분이 아닙니까. 현실이 그러한데, 이기지 못하면서 지지는 않겠다 하시면 어떤 방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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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 그의 마지막 출격 22.10.18 88 0 7쪽
3 3화 - 부겐빌의 하늘 22.10.18 79 0 5쪽
2 2화 - 공격 목표는 진주만 22.10.18 84 0 5쪽
» 1화 - 진주만, 운명의 날까지 앞으로 1년 22.10.18 12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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