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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럭비 님의 서재입니다.

마왕이 내게 100억 현상금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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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럭비
작품등록일 :
2021.03.07 18:55
최근연재일 :
2021.04.01 07:0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5,765
추천수 :
108
글자수 :
101,100

작성
21.03.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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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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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0쪽

10화 나의 팬 윤호(3)

DUMMY

연우는 제일 앞서 달려드는 고블린의 턱을 주먹으로 날렸다. 퍽하고 기분 좋은 타격감이 느껴지면서 곧바로 놈이 저만치 날아가 쓰러졌다. 자기 친구가 한 방에 날아가자 나머지 두 고블린 놈이 당황하면서 동작을 멈췄다.


“뭐... 뭐야 저거...?”


놈들은 쓰러진 고블린이 일어나길 기다렸지만 고블린은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 새끼가...?”


나머지 두 놈이 연우를 다시 노려보면서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고블린이 인간보다 잽싸다고는 하지만 용족의 파워와 스피드를 가지고 있는 연우의 눈에는 그 움직임이 훤히 보였다.

게다가 오크에 비하면 놈들의 파워는 귀여운 수준이었다. 연우는 침착하게 놈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한 놈 한 놈 치명타를 날려 쓰러뜨렸다. 한 놈은 배를 때리고 한 놈은 옆구리를 가격했다.


순식간에 땅바닥에는 세 마리의 고블린들이 사이좋게 기절한 채로 쓰러져 있었다. 연우는 고블린들의 목을 뚜둑 뚜둑 꺾어 확실하게 죽여버렸다. 그러자 놈들의 몸에서 검은 기체가 흘러나왔다. 연우는 얼른 손을 뻗어 검은 기체를 받아들였다. 몸 속에 마력이 쌓이는 느낌이 들었다. 마력측정앱을 확인하니 방금 전까지 마력이 427포인트였는데 1000포인트정도가 늘었다.


‘마력이 형편없는 놈들이군... 겨우 이것밖에 안 늘었어...’


고블린을 버려두고 골목에서 나왔다.

다시 술집 골목을 걸었다. 또다시 먹잇감이 걸려들길 기다리면서 거리를 걸었다. 30분 후 오크 한 마리가 잉여인간이냐고 따라와 놈을 막다른 골목으로 유인해 죽였다. 그리고 또다시 마력을 흡수했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할까?’


하룻밤 새에 사냥을 너무 많이 하면 꼬리를 잡힐 가능성이 높다. 연우는 사냥을 마치고 고시원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돌아오고 얼마 동안 마력이 빠르게 줄기 시작했다. 동시에 마력이 온 몸을 도는 느낌이 들었다. 용족은 마력을 흡수하면 반은 체내에 저장해두고 반은 몸체를 강화하는데 쓴다고 했었던가. 실제로 흡수한 마력이 온 몸으로 계속 순환하며 몸을 변화시키는 것이 느껴졌다. 마력이 온 몸을 도는 느낌이 끝났을 때는 몸이 더 강해진 느낌이었다.


연우의 전투력이 늘어갈 무렵 나쟈크는 자신의 아버지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연우에게 주입한 약물을 아버지에게 주입한 지 꽤 시간이 지났다. 나쟈크는 계속해서 아버지의 신체가 강해지길 기다렸지만 아버지의 신체는 오래되어 썩은 언데드의 몸 그대로였다.


“아버지...”


답답함에 나쟈크가 중얼거리면서 아버지의 손을 잡아당겼는데 손이 툭하고 힘없이 떨어져 나왔다. 나쟈크는 부들부들 떨다가 옆에서 죄인처럼 서있는 리키 한에게 외쳤다.


“왜 안 되는 거야? 어? 왜 이런 거냐고!”


리키 한이 몸을 떨며 말했다.


“아... 아무래도 실패인 거 같습니다.”

“최연우 그 놈은 성공했잖아! 왜 우리 아버지는 실패하는데!”

“그게 실험체마다 성공확률이 달라서요... 최연우랑 같이 실험했던 남자도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성공 못 시키겠다고?”


나쟈크가 눈을 부릅뜨며 말하자 리키 한이 말했다.


“그... 최연우를 붙잡아 해부해서 성공요인을 좀 분석하면...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만...”


나쟈크가 가만히 생각하다가 말했다.


“좋아, 놈을 붙잡아 올 테니 반드시 성공시켜 알았어?”

“네... 알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스타연예TV 시청자 여러분. 최근 제작되고 있는, 마왕님의 학창시절 실화를 바탕으로 한 로맨스영화. ‘마왕님은 얼굴천재!’. 정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시죠? 그 영화의 제작현장에 제가 지금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제 옆으로 마왕님, 배우 신수지, 이유성 씨 나와 계십니다.”


리포터가 시선을 돌려 옆에 앉아 있는 마왕과 배우들을 쳐다봤다. 촬영기구들과 카메라를 든 스텝들이 한쪽에 모여서 마왕과 배우들을 찍고 있다. 명품 정장을 쫙 빼입은 채로 다리를 꼬고 간이의자에 앉은 마왕이 가장 먼저 카메라를 보며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마왕 카리슈마입니다.”


마왕을 따라 신수지와 이유성도 카메라에 대고 인사했다. 리포터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마왕님. 촬영현장에 마왕님께서 계실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요. 혹시 마왕님도 이 영화에 출연하시나요?”


마왕이 짐짓 젠틀한 미소를 얼굴에 띠우며 말했다.


“출연하지 않습니다. 저는 격려차 촬영장에 들른 거고요, 제 역할은 이유성 씨가 연기합니다.”


그러자 이유성이 득달같이 끼어들어 말했다.


“네, 제가 마왕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마왕님의 역할을 맡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캐스팅을 허락해주신 마왕님과 감독님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께 정말 무한감사를 드립니다.”

“이유성 씨, 마왕님의 역할을 맡아서 열의가 대단하시다고 들었는데 소문대로시네요.”

“네, 저는 하루종일 마왕님 생각만 합니다. 밥 먹을 때도 똥 쌀 때도 어떻게 하면 더 마왕님을 더 잘 연기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왕은 그 말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리포터가 말했다.


“신수지 씨는 어떠세요, 이번 작품에 임하시는 기분이? 마왕님의 첫사랑 역할에 캐스팅되셨잖아요?”

“저... 정말 영광이죠. 마왕님의 첫사랑 역할이라니...”


그때 마왕이 냅다 끼어들며 말했다.


“신수지 씨는 정말 적절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첫사랑 이미지에 딱 들어맞아요. 청순하면서 섹시한... 그런 느낌?”


마왕은 그러면서 끈적한 눈길로 신수지를 쳐다봤다. 신수지는 아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마왕의 시선을 받았다.

인터뷰가 끝나고서 마왕은 대형 밥차를 촬영현장으로 불러 스텝과 배우들을 격려했다. 스텝들과 배우들이 음식을 먹는 사이 마왕은 감독을 따로 불러 얘기했다.


“오늘 신수지 촬영일정이 남아있나?”

“네, 밤에 아주 중요한 신이 남아 있습니다.”

“그 일정은 다음으로 미루지. 신수지는 나랑 오늘 같이 저녁 먹어야 되거든.”

“네? 죄송합니다만 마왕님... 오늘은 중요한 장면 촬영이라... 좀 어려울 거 같습니다.”

“하하, 중요한 장면이라... 안 된다...?”


마왕이 웃으며 말하자 감독이 마왕의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여, 영화를 완성도를 위해서 마왕님께서 협조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헤헤...”


그러자 마왕이 웃음기를 싹 지우고 인상을 찡그렸다.


“내가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왕인데 말야... 가끔 인권을 하찮게 여기고 싶어질 때가 있어. 이런 엿 같은 상황 말이지... 우리 유 감독은 목숨보다 영화가 중요한가봐?”


그 말에 감독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죄, 죄송합니다. 신수지 촬영일정 바꾸겠습니다.”

“그래. 진작 그럴 것이지.”


감독이 꾸벅 인사를 하고 물러가자 마왕의 비서가 옆으로 다가왔다. 마왕은 나지막이 비서에게 말했다.


“날 독살하려고 한 놈에 대한 단서는 찾았나?”


비서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아직도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마왕이 이마를 지그시 누르며 문질렀다.


“빨리 찾아야 할 거야. 내 인내심이 오래 기다려주지 않을 거거든.”

“빠... 빨리 찾겠습니다...”



다음날 다시 저녁이 되어 연우는 사냥을 나설 채비를 했다. 막 밖으로 나가려는데 똑똑똑 방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연우는 얼른 마력측정앱이 켜져 있는 스마트워치를 껐다.


‘누구지?’


문을 열어보니 윤호가 서 있었다. 후우... 연우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도망자 신세가 되다보니 괜히 문 두드리는 소리 따위에도 신경이 곤두섰다.


“형님, 퇴근하면서 제가 커피 하나 타왔습니다. 드세요.”


윤호의 손에는 일회용 커피컵이 들려 있었다. 연우가 커피숍으로 직접 가기는 힘드니 하나 타 온 모양이었다.


“아, 고맙다.”


커피를 받아 뚜껑을 열어보니 라떼아트로 마왕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아씨, 깜짝이야...”

“아, 죄송해요. 형님. 이게 마족들이 항상 주문하는 옵션이라 버릇이 되어서...”


연우는 뚱하게 윤호를 바라보다 말했다.


“네 솜씨는 인정한다만... 마왕 얼굴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


마왕만 보면 고문 받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당연히 놈의 얼굴 따위 보고 싶지 않았다.


“아, 죄송해요. 다음부턴 마왕 얼굴 안 만들게요.”


연우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어라, 별 기대 안 했는데 꽤 맛있었다.


“오, 맛있다.”

“정말요?”

“응, 이런 제대로 된 커피 진짜 오랜만에 먹어 봐.”

“그죠? 마족들 중에서도 제 단골이 있다니까요.”


윤호는 자기 커피실력에 자부심이 있는 모양이었다. 커피 얘기를 하는 표정에 천진난만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다가 이내 실망하는 표정으로 변했다.


“휴, 근데 애초에 마족들이 아니라 사람들한테 커피를 팔면 더 좋겠지만요...”


분명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그래, 사람들한테 팔면 더 좋아하겠다.”

“그죠?”

“응.”


연우는 나중에 세상이 좋아지면 커피숍 한 번 차려봐. 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그런 날이 올까 싶어서 관두었다.


연우는 윤호가 자기 방으로 돌아간 후 고시원에서 조용히 나왔다. 또다시 밤거리. 걸음을 유흥가 쪽으로 옮겼다. 유흥가 풍경은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술에 취한 마족들이 내는 시끌벅적한 소리. 고성.


연우는 또다시 미끼가 걸려들게끔 유흥가 거리를 걸었다. 사실 그렇게 노력할 필요도 없었다. 술 취한 마족들은 시비를 못 걸어 안달난 놈들 같았다. 술만 들어가면 인간들이 아니라 지들끼리도 시비 걸고 싸우기 일쑤니 말 다했다.

그날 연우의 사냥감은 인간과 가장 비슷한 마족. 피가 돌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 창백한 피부, 입 틈새로 보이는 뾰족한 송곳니. 뱀파이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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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마왕의 힘을 얻다(3) 21.03.10 521 7 11쪽
2 2화 마왕의 힘을 얻다(2) 21.03.09 574 8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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