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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프 크라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5.11.05 00: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3:00
연재수 :
348 회
조회수 :
2,378,826
추천수 :
59,962
글자수 :
1,084,750

작성
16.07.15 23:00
조회
3,501
추천
93
글자
7쪽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

DUMMY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


도움을 요청받고서 그것을 외면하는 이는 많다.

하지만 협의를 가슴에 품고 있다면

도움을 요청받고 외면하지 않는다.


-협의지심에 대해 강호야사 제갈곡이 말하다-





3일째 되던 날, 아린과 아란이 불쑥 나에게 말했다.

“도와줘, 라임.”

“라임, 도와줘.”

이 녀석들은 내가 무슨 마술 주머니라도 되는 줄 아나? 뭘 또 도와달라고 그러는 거야?

“뭘 도와달라는 거지?”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들이닥쳐서는 한다는 소리가 도와달라는 말이다.

밑도 끝도 없이 도와달라고 하면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

두 녀석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는 동시에 입을 열었다.

“아리엔이 위험해.”

그 한마디는 충분히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아리엔이 위험하다?

“제대로 이야기해봐.”

내 말에 둘은 내 앞에 앉아, 내가 차려 놓은 음식을 가져다 먹기 시작했다.

아니, 이 녀석들은 말하랬더니 왜 또 내 것을 먹어?

먹는 모습이 토끼처럼 귀여우니 봐준다. 시커먼 사내놈이 그랬으면 그냥 패대기쳤겠지만 말이야.

“아리엔은 잡혀 있다.”

“아이바크의 북쪽, 프로즌 쓰론의 요새라는 곳에 있지.”

프로즌 쓰론? 아니, 거기에는 또 왜?

“누가 아리엔을 붙잡고 있는 거지?”

“크리에이트 길드.”

두 녀석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목소리로 대답했다.

크리에이트 길드라······.

“뭐 하는 길드인데?”

내 말에 두 녀석은 또 말없이 내가 구운 핫케이크만 우물우물 먹어댔다.

한참을 그러다가 아린인지, 아란인지 모르겠지만 왼쪽에 앉은 녀석이 말했다.

“유령의 길드다.”

“유령의 길드?”

“박병석이라는 사람··· 알고 있어?”

박병석? 블레이드 마스터 박병석? 박병석임을 버리고 듀로탄으로서의 삶을 선택한 그 녀석?

“크리에이트 길드의 녀석들은 박병석과 같아.”

“현실을 버린 자들.”

“이 ‘라이프 크라이’의 주민이 된 자들.”

“그들이 바로 크리에이트 길드의 존재들이다.”

“하아?”

잠깐. 나 너무 충격받을 만한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박병석 같은 녀석들로 이루어진 길드란 말이야?

“몇 명이나 되지?”

“현재로서는 크리에이트 길드에 소속된 자는 약 일만 명.”

“길드에 속하지 않고 개인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약 삼만.”

“총 사만의 유령이 ‘라이프 크라이’ 내에 상주해 있어.”

“그리고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으음··· 이거 그냥 웃고 넘어갈 사항이 아닌데? 사우전드소드나 블레이드 마스터 같은 녀석들이 그렇게나 많다는 말이야?

현실의 나를 버리고 가상의 내가 된다? 미치광이 같은 놈들이 한두 명이 아니군!

그러다 여기에서 죽으면? 그렇게 되고 나서 흩어진 정보의 조각이 되면 어쩌겠다는 거지?

“크리에이트 길드가 그런 녀석들로 이루어진 단체라는 것은 알겠다. 그런데 그 녀석들이 왜 아리엔을 붙잡고 있는 거지?”

내 말에 둘은 또다시 침묵했다. 그리고는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 궁리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준비된 그릇.”

“우리 디자인 휴먼은 정신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만든 거야.”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는 거냐.

“너희 말은··· 그러니까 가상공간의 정신을 다운받아 움직일 육체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준비되었다고 말하는 거냐?”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심장이 뛰었다.

지금 뛰고 있는 심장은 내 것일까?

“맞아.”

“그것이 진실.”

“진실? 하! 내가 아라한에 신경을 끈 지 오래되었으니,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나도 모르지. 하지만 너희 말이 진실이라고 치면, 왜 굳이 우리를 준비한 거라고 생각하지?”

“아직 몰라.”

“하지만 추측은 가능하다.”

“말해봐.”

내 말에 둘 중 하나가 입을 열어 말했다.

“불로불사. 그것이 아라한 컴퍼니의 목적으로 추측된다.”

나는 망치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되었다. 그리고 그 말에 모든 게 이해가 되었다.

그렇군. 불로불사란 말이지.

“하! 육체를 재수복하고 갈아 치우는 것 정도로도 인류는 충분히 백오십 년은 살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에는 언젠가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 그러니까 아예 싱싱한 육체를 준비해서 정신을 이동시켜 육체를 갈아타겠다? 그리고 그런 육체를 마련하기 위한 일환으로 유전자 조작에 의해 태어난 우리들 디자인 휴먼을 준비했다?”

“결과는 나와 있다.”

“리셉티클은 바로 우리의 형제자매들이야.”

“이미 인류의 보완 계획은 발동되었지.”

“‘라이프 크라이’에 이미 허상이 된 자들이 넘쳐나.”

“그들 중 대다수는 정말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다시 실상을 얻으려는 자들이 있어.”

“그들이 바로 크리에이트 길드.”

“스스로의 몸을 창조하려는 자들.”

둘의 말이 이어질수록 기분이 참담해졌다.

그래. 리셉티클은 말이 안드로이드이지, 사실 말하자면 클론이다. 몸의 68퍼센트가 인간과 동일하다면 그것은 인간의 육체라고 봐야 한다.

그 육체는 일종의 빈 그릇. 그 빈 그릇에 가상에 넘어갔던 정신을 다운로드한다면, 그것은 그저 안드로이드의 탄생과는 또 다른 문제다.

즉 이 세계··· 현실에서의 부활과 다름이 없다.

그런 건가? 아라한 컴퍼니는 그걸 노리고 수십 년 전부터 온갖 실험을 하고, 기술을 개발한 건가? 그 가공할 오버테크의 기술력으로 이것을 만들고자 한 건가?

하지만 왜?

불로불사, 영원한 삶은 분명 인류의 꿈이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해서 얻을 만한 가치는 없다.

게다가 또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라이프 크라이’는 대체 왜 만들었단 말인가?

‘라이프 크라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그 관련 기술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라이프 크라이’는 운영자도, 버그도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게임.

하지만 세상에 완벽은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이 ‘라이프 크라이’는 뭐지?

이미 불로불사의 기반이 되는 기술은 완성되었다. 아라한 컴퍼니의 태도와 지금까지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녀석들은 왜 ‘라이프 크라이’를 개방한 걸까? 그리고 왜 실상을 버리고 허상이 된 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 매체에서는 다루어지지 않는 걸까?

내가 기억하기로 박병석을 제외하고 그런 유의 기사는 없었다. 아니, 박병석도 그저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기사만 나왔을 뿐, 오크로 살고 있다는 말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대체 어떤 일을 벌이고 있는 거지? 현실과 너무 오래 단절되었나? 현실의 정보를 긁어모을 필요가 있군.

“그래서 아리엔을 납치했다?”

“그래.”

“아리엔은 열쇠.”

열쇠라··· 어떤 열쇠인지 모르겠지만 그게 평범한 이유는 아니겠지.

다시 실상은 얻는다는 것은 자신의 육신과 똑같은 ‘리셉티클’을 구입하여, 그 육체에 자신의 정신을 다운로드한다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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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휴식 +1 16.07.13 3,575 100 7쪽
250 휴식 +3 16.07.12 3,543 10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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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삶이란… +3 16.07.10 3,532 98 7쪽
247 삶이란… +4 16.07.09 3,649 101 7쪽
246 삶이란… +3 16.07.08 3,535 9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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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현실에서의 습격 +2 16.07.06 3,493 9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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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현실에서의 습격 +6 16.07.04 3,629 100 7쪽
241 역습의 블레이드 마스터 16.07.03 3,464 97 7쪽
240 역습의 블레이드 마스터 +2 16.07.02 3,516 101 8쪽
239 역습의 블레이드 마스터 +2 16.07.01 3,502 9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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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오크 대전 +1 16.06.29 3,476 103 7쪽
236 오크 대전 +2 16.06.28 3,505 107 7쪽
235 오크 대전 +3 16.06.27 3,559 10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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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오크들의 움직임 +2 16.06.25 3,727 100 7쪽
232 오크들의 움직임 +4 16.06.24 3,709 9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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