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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고 님의 서재입니다.

개방 상거지 헌터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현대판타지

마치고
작품등록일 :
2020.10.20 09:01
최근연재일 :
2020.10.27 14:15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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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2,102

작성
20.10.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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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5] 제우스의 방패

DUMMY

[5] 제우스의 방패


제우스의 방패라는 다소 긴 이름을 가진, 헌터단체 대표 김성득은, 눈앞 투명한 상자를 지나쳐 공청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아! 코가 괴롭다. 다행히도 공기청정기가 맹렬히 돌고 있구나’


근래 새로 바꾼 공기청정기의 값이 아깝지 않은 순간이었다.


“제가 식견이 짧아 이처럼 개성 강한 헌터는 처음 봅니다. 하하하, 여기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득이라 합니다.”


“켈켈켈, 지천에 거지새끼들인데 뭐 새삼 놀라는가. 크흠, 공청이라 하외다.”


김성득 옆 자리에 앉아 있는 새침한 표정의 사람은, 고운 아미를 살짝 찌푸려졌으나 곧 제 할 말을 하며 싱긋 웃었다.


“저희 제우스의 방패는 비록 규모는 작으나 내실이 튼튼한 단체로, 능력 있는 헌터님의 가입을 언제든 환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대표 겸 인사담당인 이연실입니다.”


공청은 턱을 들고 히죽 웃으며 고개를 끄덕끄덕였다.


“크흠, 꾸냥, 자신있는 소개구먼, 켈켈켈, 내가 잘 찾아왔구먼, 그렇지 않느냐?”


“그렇습니까 형님. 다행입니다.”


오방은 여전히 씩씩한 목소리였지만, 안내부스 때와는 다른, 몸가짐이었다. 아무래도 눈 앞의 자들도 헌터들이기에 본능에 충실한 것이었다.


오히려, 공청의 행동이 너무도 거만하여, 내심 공청을 걱정하였다.


‘한 대 줘 터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구나’


...


“그럼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어떤 각성인지 알 수 있을까요?”


대화를 이끌고 있는 이연실 부대표는 투명한 상자를 공청 앞으로 살짝 밀었다.


공청의 불쾌한 냄새에 은근히 절차를 서두름이었다.


투명한 상자속엔 적당히 시든 초년생 나무가 있었다.


공청은 시든 나무를 보자, 그들이 자신을 힐러나 디버퍼로 봄을 알았다.


자신은 만만치 않은 사람, 괜한 의뭉을 한번 떨었다.


“이 나무는 뭔가?”


“아!...... 그럼... 램프로드인가요?”


두 사람의 표정에 기대가 읽혔다. 램프로드는 희귀하기에 그 존재 가치가 매우 귀했기 때문이다.


공청의 기준에서 의뭉은 이것으로 되었다.


“켈켈켈, 뭔가 오해를 한 듯 하군, 나는 여기 기준으로 격수가 맞겠군.”


대표 김성득과 부대표 이연실은 의아했다. 격수의 경우, 그 특징이 분명해 어디서든 기파가 표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 앞의 공청이라는 거지는 기파는 커녕 비슷한 기운도 없지 않은가.


그래서 당연히 디버퍼 아님 힐러라 생각했던 것이다.


공청은 눈앞의 두 사람 반응을 충분히 이해하였다.


[피식~]


‘내가고수가 없으니, 기를 숨길 아는 이가 없음이야’


공청의 생각처럼, 현 세계에서는 공청과 같은 상승의 내기를 가진자가 없기에 이런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공청은 말 대신 기를 내어 투명상자의 모서리에 손을 대곤 그었다.


깔끔하게 잘린 단면으로 냉기가 피어올랐다. 떨어진 부분은 이미 녹아 형체를 알 수 없었다.


[헛]


‘순식간에 기가 나타나곤 사라졌다’


대표와 부대표는 기를 느껴 놀랐고, 오방은 그저 단순히 놀랐다.


“분명 중급 이상 헌터로군요, 혹여 이 이상도 가능하십니까?”


대표는 코앞의 고약한 냄새가 문제가 아니었다. 자리를 바짝 당겨 앉아 눈에 빛을 내고 있었다.


“켈켈켈 여기까지라네~”


공청은 자신의 실력을 다 드러낼 생각도 없거니와 스승으로부터 배우고 들은 ‘언제든 본 실력은 숨겨두어야 한다’는 말을 실천하듯 선을 그었다.


“하하하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대표와 부대표의 표정엔 잠깐 아쉬움이 있었으나, 그보다 만족감이 더 컸다.


자신들과 같은 소규모의 단체에 중급 헌터는 큰 힘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언 듯 보이는 그 이상의 힘,


공청은 자신의 실력을 보였으니, 상대의 역량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나도 대표와 부대표를 알고 싶구먼”


공청의 당연한듯한 반말과 요구에도 이들은 공청의 외모가 주는 충격 때문인지,


아니면 이미 특유의 성격을 파악하였는지, 처음부터 별다른 반발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살뜰함에 가까워졌다.


“전 중급 격수입니다. 허나, 분명 공청님 보단 제가 등급이 낮은 듯 합니다. 하하하”


공청은 대표의 소개를 듣기 전 그가 중급 격수임은 이미 알고 있었다. 격수 특유의 기파를 숨기지 못하기에 쉽게 파악이 되었기 때문이다.


공청은 대표보단 부대표인 이연실이 궁금하였다.


헌터의 급수까지는 알 수 있으나 격수 외에는 그 특징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저는 힐러에요~”


“중급이겠군”


“놀랍군요~ 맞아요”


이연실은 대충 공청이 추측한 것이라 생각하였다. 공청이 정확히 헌터 그릇 크기를 볼 수 있다곤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되었다.


공청은 자신이 생각해둔 조건을 상세히 일렀다.


그리고 단체에서 자신에게 제공되는 모든 서포트를 살펴보곤,


그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자신의 서퍼를 자신이 원하는 이로 고용할 것을 조건에 포함시켰다.


단체에 소속이 된다면 단체에서 모두 알아서 처리할 것이었지만 단체가 아닌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필요하여 그 조건을 붙인 것이었다.


공청이 생각하는 서퍼는 개장국집 딸이었다. 이외에는 떠오르는 이가 없었다.


‘똘망똘망 한 것이, 제 몫은 잘 하겠지~ 켈켈켈’


이 모든 것은 스승에게 배운바였다.



.....



공청은 김지혜, 즉 개장국집 딸의 성화에 못이겨 결국 목욕탕을 한번 다녀오게 되었다.


김지혜는 공청의 덕으로 자신이 꿈도 못꾸던 헌터협회에 취업한 것이지 않던가.


소규모이지만, 어떤 협회든 서퍼의 위치는 모두가 되고 싶어하는 선망의 자리,


그래서 김지혜는 나름 은혜를 갚고 공청을 챙기려 목욕을 강요한 것이었다.


[더럽게 살든 말든, 내 알 바 아니었으나, 이젠 내가 챙겨줘야지, 호호호]


모든 것이 본인 만족일 뿐이라는 것을 모르는 김지혜였다.


공청은 정말로 거지처럼 지내는 것이 편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 목욕하지 않으면 취업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훗, 멋쩍어 하기는, 그 정도 눈치는 나도 있지, 좀 강하게 등 좀 떠밀어 줘야겠다]


공청은 심각하게 거지 중 말 잘 듣는 이를 골라 취업시킬 것을 고민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공청의 고민을 김지혜가 알았다면 까무러치듯 놀랐겠지만,


세상 깨끗하고 개운하게 지내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생각이 었던 것이다.



...



목욕탕집 주인 장씨는 한달음에 개장국집으로 향했다.


“김씨! 김씨!”


“어어? 장씨 아닌가?”


“자네 딸 지혜 어디있나!”


개장국집 주인은 목욕탕집 장씨의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린느 것이 예사일이 아니라 판단하였다.


“어허~ 자네 왜 그러는가....그렇게 ......헛”


[아버지, 제가 거지 공청에게 큰 선심 썼어요~ 그래서 ....]


개장국집 주인 머릿속에 스치는 딸의 이야기


예사로 들었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예삿일이 아닌 것이다.


숨 넘어 가듯 지혜를 찾던 장씨는 바닥에 주저 앉아 울어버렸다.


[꺼이~꺼이~]


“자네 딸년 때문에 나는 망하게 되었다네~ 크흑흑”


[으흐~]


“아니 아무리 거지가 목욕 한번 했기로서니 목욕탕이 왜 망하는가~”


“시끄럽고! 당장 지혜를 데려오게”


울다가 화냈다가 실성한 사람처럼 장씨는 종잡을 수 없었다.


“있던 손님 다 나가고, 두 번 다신 우리 목욕탕엔 오지 않는다질 않는가.”


“어허 사람들이 좀 예민하구먼”


머쓱해 사람 정 없음을 탓하는 김씨였다.


“이 사람아 인근 거지 때거리가 한번에 우리 목욕탕엔 와서 난장인데 어느 누가 다시 오겠는가.”


[크흠]


‘공청이 이놈 혼자 간게 아니라 거지새끼들 다 데려갔구먼, 이런 미친놈’


김씨도 주저 않았다.


[허허허~]


“듣고도 믿기지 않는군”


...


김지혜는 목욕탕집 장씨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있었다.


“아저씨 죄송해요, 설마 거지때 전부 데려갈 줄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요”


장씨는 허망한 눈으로 김지혜를 무심히 보더니 눈물을 소매로 슥하고 훔쳤다.


저 멀리서 흥얼거리며 오는 공청이 보였다.


옷은 거지 옷 그대로인데 몸은 묵은 때를 벗겨내었는지 빛이 났다.


봉두난발은 매끄럽게 쪽을 틀어 올렸고 구정물에 말라 감춰진 얼굴이 훤히 드러났으며 누런 이는 관리를 더 받아야겠지만 그래도 상당히 양호해졌다.


“여 꾸냥! 이거 개운하구먼 켈켈켈켈”


공청은 켈켈켈 거리며 꿇어앉은 김지혜를 지나 개장국 집으로 쓱 들어가 버렸다.


장 씨는 원흉인 공청이 즐겁게 개장국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더니,


허탈하여, 주저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멍한 표정으로 터덜터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그의 뒷모습은 쓸쓸했다.


김지혜는 방금 공청에게 화를 내고 따져야 했지만, 화를 순간 내지 못했었다.


공청의 이목구비를 보자 말문이 막힌 탓이었다.


‘뭐야 잘생겼잖아 왜 거지로 살지? 허긴 잘생긴 거지나 못생긴 거지나 거지는 거지지’


김지혜는 생소함에 어안이 벙벙하였다.


나중이지만 쓸쓸한 뒷모습의 장씨를 잊지못하고 결국 개장국집에서 청소방역업체를 통해 목욕탕집을 그 이전처럼 원복시키고 상당한 기간 동안 손님을 몰아 주는 등의 노력을 하였다.


공청은 목욕이 하나의 이벤트였을 뿐 원래대로 돌아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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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감독관 공청 +1 20.10.27 207 4 11쪽
13 [13] 헌터관리청 +1 20.10.26 212 4 9쪽
12 [12] 돌아온 공청 +2 20.10.25 223 5 8쪽
11 [11] 돌아온 공청 +2 20.10.24 228 6 8쪽
10 [10] 최상급 마물 +2 20.10.23 238 4 12쪽
9 [9] 최상급 마물 +2 20.10.23 234 5 10쪽
8 [8] 만정산으로 +2 20.10.21 237 5 10쪽
7 [7] 만정산으로 +4 20.10.21 252 5 9쪽
6 [6] 만정산으로 +4 20.10.21 284 7 9쪽
» [5] 제우스의 방패 +2 20.10.20 335 9 9쪽
4 [4] 제우스의 방패 +2 20.10.20 394 10 13쪽
3 [3] 공청과 개장국 +2 20.10.20 457 11 10쪽
2 [2] 현대로 넘어온 공청 +2 20.10.20 539 12 9쪽
1 [1] 개방거지 공청 +3 20.10.20 696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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