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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고 님의 서재입니다.

개방 상거지 헌터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현대판타지

마치고
작품등록일 :
2020.10.20 09:01
최근연재일 :
2020.10.27 14:1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7,519
추천수 :
168
글자수 :
62,102

작성
20.10.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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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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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3] 공청과 개장국

DUMMY

[3] 공청과 개장국


개장국집 주인은 안절부절 절치부심이었다.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공청을 향해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응대를 하였다.


“여기 각 자리 마다 개수육 대짜 두판씩 기본으로 돌리고 술은 달라는대로 내어주도록 하오~ 주인 냥반, 아 그리고 개장국도 빼먹지말고”


“아이고 얼른 올리겠습니다.”


‘이 거지새끼가 이번엔 주렁주렁 다른 거지새끼들 까지 때거지로 달고 왔구나’


“여기 내가 다 책임 질 터이니 다들 배터지게 먹어보자!”


[우와~우와]


“큰형님 최고입니다.”


공청을 따라온 다리 밑 거지들은 얼추 봐도 스무명이 넘었다. 다들 고린내를 팍팍 풍기는 탓에 앞서 개장국집에 자리했던 손님들은 헤코지당할까 싶어 다들 자리를 떴다.


개장국집 주인이 안절부절 하는 모습을 그 딸이 유심히 지켜보더니 안되겠다 싶었는지 직접 나섰다.


아담한 키에 오밀조밀 이쁘장하지만, 보통 야문게 아닌 개장국집 딸이었다.


“저기요~ 잠시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공청은 어떤 상황인지 뻔히 알고 있음에도 켈켈 웃으며 응했다.


“켈켈켈 꾸냥은 편히 말하시게~”


꾸냥이라는 소리에 ‘욱’하고 성질이 났지만 개장국집 딸은 차분히 이야기를 하였다.


“저번 일은 여러번 죄송하다 하였고, 손님만 대상으로 원 없이 음식을 내어드리기로 했잖아요.”


“그랬었지, 암, 그랬었지”


“그래도 어쩌다 지인분들 한두명 데려오시는 것까지는,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였지만, 지금과 같이 때거지로...,”


때거지의 소리에 공청의 눈은 사악하게 주름잡혔다. 재미난 것 찾았다는 표정이었다.


개장국집 딸은 공청의 성격을 알기에 그의 변한 눈빛을 보고 아차 싶었다.


그래서, 얼른 말을 이으려 했으나 이미 늦은 뒤였다.


[켈켈켈켈켈..]


“그렇지! 거지가 거지지, 거지는 원래 때거지로 다녀야 제맛이지~ 켈켈켈 암 그렇고 말고”


“그말이 아니잖아요~”


“꾸냥~ 너무 야박하구려, 내 거지중의 상거지이나~”


[휘비적 휘비적]


능청스레 손가락으로 코를 후비며 공청을 계속 말했다.


“예와 법도에 어긋남이 없거늘~ 그리고 거지는 본디, 사람들 시선에 괄시받는 존재는 맞으나 때거지라 하여 더 천대받을 이유는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일세~”


‘이 뭔 개풀 뜯어 먹는 소리야’


개장국집 딸의 얼굴은 자신의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붉어졌다.


“이건 해도 너무하잖아요! 그깟 손톱만한 기석 하나로 언제까지 괴롭힐꺼에요!”


공청과 개장국집 딸의 드잡이질을 재미나게 구경중인 거지들,


새롭게 합류한 덩치는 옆의 거지 옆구리를 툭툭치며 무슨 일인지 물었다.


속삭이는 소리였지만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소리였다.


“큰형님이 2년 전 기석 하나를 가지고 여기서 개장국 한 그릇을 먹었지 뭡니까요.”


“그래서”


“그런데 거스름돈은커녕 큰형님이 세상물정 잘 몰라 보이니 그냥 기석을 개장국 한그릇으로 퉁쳐버린 것이지요”


“헙, 이런 도둥놈의 새끼들이”


“하여튼 나중에 큰형님이 이를 알고 여기서 계속 개고기를 받아먹기로 하고 일단락 한 것입죠.”


좌중은 다시 공청과 개장국집 딸에게로 시선이 모아졌다.


개장국집 딸은 불안한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를 향해 단단히 결심한 듯 야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기석과 관련한 2년 전 일은 저희가 잘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언제까지 저희가 고통을 받을 순 없어요.”


“꾸냥~ 고통이라니 너무하구려~ ”


[으드득~]


개장국집 딸은 깐족거리는 공청을 무시하며 계속 말을 하였다.


“지금까지 드신걸로 기석값은 충분하다 싶어요. 오늘 여기 모든 분께 최대한 술과 음식을 대접할테니 이후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약속해주세요.”


“섭섭하구려 꾸냥~ 그럼 나는 예전처럼 개장국 한 그릇씩 먹으로 와도 되는거요?”


개장국집 딸은 불쌍한 표정으로 깐족거리는 공청을 한심하게 바라봤다.


[후우~]


개장국집 딸은 어차피 공청 한 명이야 이전처럼 구석진 방에 넣어 다른 손님에게 영향 미칠일 없게 할 것이니 쉽게 수긍하였다.


“예, 계속 제공해드리지요.”


개장국집 주인도 딸의 시선을 받자, 고개를 끄덕 끄덕였다.


“켈켈켈켈 꾸냥은 선녀가 따로 없구려 내 꾸냥의 안을 받아드리리다.”


“훗~ 고마워요”


선뜻 동의하는 공청이 의아했으나 다행이다 싶었는지 개장국집 딸의 표정은 한결 밝아졌다.


...


왁자왁자 거지들의 대잔치였다.


부어라 마셔라 거지들의 대환장 잔치,


개장국집의 가장 큰 방 통째 거지들 한 가득이니 꼬롬한 냄새가 진동을 하였다.


특히 거지들 중 공청의 냄새는 타의 추정을 불허하는 고약한 냄새였다. 타고난 개방거지와 현시대의 거지는 차원을 달리하는 냄새의 벽이 있었다.


환기를 위해 문을 활짝 열어도 쉬이 냄새가 빠지지 않았다.


쉴새 없이 음식을 나르는 종업원 중 일부는 순간 구역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공청을 큰 형님으로 모시게 된 덩치가 공청옆에 붙어 궁금함을 물어보았다.


“큰형님 무식한 제가 알기에도 기석은 부르는게 값이라는데 아무리 크기가 작아도 수천만원은 받는다 합니다.”


[글적글적]


“켈켈 나도 알고 있으나, 대인된 도리로 약자를 괴롭힐 수 있겠느냐~ 그리고 꾸냥의 효심을 보지 못했느냐”


짐짓 엄한 표정이었다.


‘나이도 어린놈의 새끼가 꼭 애늙은이처럼 말하는 뽐새하곤, 에휴 약한게 죄다.’


“역시 대인다운 모습입니다. 형님!”


“켈켈켈”


상세한 내막을 아는 한 거지는 공청의 말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공청이 개장국집에 준 기석은 크기도 크지이지만 썩 좋은 상태가 아니어서 개장국집 주인이 흥정에 흥정을 더해 인근 헌터 협회에 약 1500만원에 처분하였다.


그리고 공청이 2년간 먹은 개장국이며 개고기 값이면 그 값을 충분히 상회하고도 남을 터였다.


더군다나 공청은 매 끼니마다 대부분 거르지 않고 꼭 이 집 개장국만 먹지 않았던가.


개고기에 환장한 미친놈이라는 것이 다리 밑 거지들의 중론이었다.


“네놈은 어쩌다 거지가 되었느냐?”


공청은 덩치가 거지가 된 사연이 궁금하였다.


대부분의 거지는 비루하고 보잘 것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자는 몸에 문신이며 덩치를 보아하니 힘 꽤나 쓰는 자인 것 같아서였다.


[푸우~]


한숨을 팍 쉬는 덩치였다.


“저는 왕년에 꽤 나름 잘나갔습니다. 뭐 아시겠지만 세상이 바뀌어, 오래전 성님같은 헌터들이 나타나 저 같은 건달들은 솔직히 살기 힘들어 졌습니다.”


“뭐 대충은 알고 있다만, 아직도 주먹쓰는 이들이 지천에 있지 않느냐?”


공청은 3년 눈칫밥으로, 자신이 살던 세계와 여기는 다른 세상이나,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각각을 잘 구분지어 살폈다.


공청이 보기에 덩치는 잘 쳐줘야 청루 홍루에 소속된 하오방 말단이었다. 현 세계에서는 그냥 건달정도였다, 그래도 그냥 상거지 까지는 아니었다.


[주섬주섬]


“내 뭐 큰 형님께 속이겠수~”


덩치는 바지춤을 풀어 한쪽 허벅지를 공청에게 보여주었다.


덩치의 허벅지에는 긴 자상이 나있었다.


“내 이래 다리 병신이오~ 여기저기 헌터까지 날뛰는 마당에 내가 팔팔한 건달도 아니고, 쩝 다리병신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더군요.”


공청을 본지 얼마나 됐다고 쉽사리 허벅지를 보여주는 덩치였다.


“그렇구먼~”


심드렁한 공청의 대꾸였다. 딱 복잡한 것은 질색인 성격이었다.


“허허허허, 형님이 헌터라 형님을 탓하는건 아닙니다.”


[피식~]


곧 공청은 코를 시원하게 팠다.


[휘비적~ 휘비적]


공청이 보기에 덩치는 단순했다. 자신을 꾸미고 계산할 줄 모르는 성격인 것이다.


“내 밑에서 나 따라다녀, 밥 굶진 않을 테니 켈켈켈”


...


술이 거나하게 다들 취하자 거지들은 흥에 겨워 큰방을 넘어 마루까지 넘어가 낄낄대며 각설이 타령 까지 하였다.


그리곤 바가지가 없으니 즉석해서 냄비를 빌려 두드리기까지 하였다.


개장국집 주인과 딸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꾹꾹 화를 눌러 참는 것이 보였다.


“형님”


[꿀꺽~ 꿀꺽~]


공청은 입속에 술을 들이 부으며 뜸 들이지 말고 말하라 눈치를 줬다.


“대게 헌터는 능력에 따라 세력을 만들어 떵떵거리며 살거나, 나라에 고용되어 편히 살던데 형님은 왜 이렇게 거지로 지내는거요?”


[피식~]


덩치의 의문에 공청은 전대 방주 구구개 스승이 생각났다.


[네놈은 복받은 놈이로다. 세상 천지 어디든 네놈집이 아니더냐, 아둥바등 살 것 없다. 배고프냐? 빌어먹고 또 빌어먹음 되는게지 클클클]


[스승님은 거지이나, 편치 않아 보입니다요]


[그르게 말이다. 내 무슨 죄를 지어 거지꼴을 하고 이리 바쁘게 사는지...클클 그런데 네놈도 한 몫 하느니라]


전대 방주 구구개는 무림의 일로 항상 쫒기듯 바빴다.


이미 방주직을 진전제자에게 물려주었음에도 그러하였다.


쉴세 없이 오가는 개방의 고수들, 무엇인가를 끊임 없이 요청하는 사람들,


그런 스승을 본 공청은,


한 무리의 장은 언제나 힘들게 산다는 생각이 자신의 머리속에 깊이 박혀버렸다.


공청은 그리 살기 싫었다.


그리고 누군가에 고용되어 사는 삶 또한 공청이 바라는 삶이 아니었다.


지금처럼 딱 거지처럼 사는 것이 세상 속 편했다.


‘스승님 보고 계십니까. 제자 아주 상거지처럼 퍼질러 잘 살고 있습니다. 제자 어서 돌아가야 하는데~~켈켈켈’


허나, 자신이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이 세상에 왔음으로,


이렇게 거지처럼 살면서 다시 돌아갈 방법을 찾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함에도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름 삶이 만족스러웠기에 그런것도 있었다.


“켈켈켈 거지가 뭐 어때서 그러느냐, 세상 복잡하게 살 필요 있느냐~ 아직은 때가 아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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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감독관 공청 +1 20.10.27 207 4 11쪽
13 [13] 헌터관리청 +1 20.10.26 212 4 9쪽
12 [12] 돌아온 공청 +2 20.10.25 223 5 8쪽
11 [11] 돌아온 공청 +2 20.10.24 228 6 8쪽
10 [10] 최상급 마물 +2 20.10.23 238 4 12쪽
9 [9] 최상급 마물 +2 20.10.23 234 5 10쪽
8 [8] 만정산으로 +2 20.10.21 237 5 10쪽
7 [7] 만정산으로 +4 20.10.21 253 5 9쪽
6 [6] 만정산으로 +4 20.10.21 284 7 9쪽
5 [5] 제우스의 방패 +2 20.10.20 335 9 9쪽
4 [4] 제우스의 방패 +2 20.10.20 394 10 13쪽
» [3] 공청과 개장국 +2 20.10.20 458 11 10쪽
2 [2] 현대로 넘어온 공청 +2 20.10.20 539 12 9쪽
1 [1] 개방거지 공청 +3 20.10.20 696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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