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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Owner의 상상력 창고

어느날 갑자기 신의 능력을 가져버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영혼지배자
작품등록일 :
2022.05.1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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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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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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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화

DUMMY

2화


“택시를 탄 후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가지 말고 여러 번 택시를 갈아타 가며 이동해야 한다.

돈뭉치를 다 꺼내지도 말고.”


“알았어요.”


아버지는 가져온 것들을 모두 가방에 넣었다.


“성천아, 사랑한다.”


“저도요. 아빠.”


그 말을 뒤로하고 아버지는 밖으로 나가셨다.

아버지가 나가신 후에도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날이 밝아왔다.


내 침대 위에 가방이 없었다면 모든 것이 꿈처럼 느껴질 정도다.


아버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나에게 학교 가라고 소리치며 나를 깨우러 왔다.


“뭐해? 학교 가야지. 아직도 자고 있으면 어떡해?”


뻔히 침대에 앉아 있는 나를 보며 그렇게 외쳤다.


“빨리 일어나지 못해?”


밖에서 우리를 감시하는 놈들을 의식해서 하는 행동인 것을 알았다.


내가 이렇게 뭉그적거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기에 화장실로 가 씻고 학교 갈 준비를 했다.


“식사하고 가라.”


식사할 기분이 아니었다.


됐다고 말하려다 어쩌면 아버지와 함께 하는 마지막 식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식탁에 앉았다.


아버지와 나는 아무 말 없이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가 끝난 후 학교에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나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조폭이 원래는 한 명이었는데 세 명으로 늘어나 있다.


게다가 평소 같았으면 나를 태워다 주고 돌아갔을 텐데 학교 정문에 주차하더니 기다리는 것을 보면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맞는 것 같다.


새벽에 있었던 일로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1교시가 끝나자마자 창문을 통해 가방을 학교 건물 뒤쪽으로 던졌다.

조폭들의 영향으로 건방이 하늘을 찌르고 있을 때라 아무도 날 신경 쓰지 않았다.


가방을 들고 뒤쪽 담을 넘어 택시를 잡아탔다.


“아저씨 서울역으로 가 주세요.”


이동하다가 중간에 죄송하다며 택시에서 내렸다.


아버지가 한 번에 이동하지 말라고 한 것은 누군가 미행하거나 수소문해서 찾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게 택시를 갈아타며 양재동 근처로 이동했다.


내가 가야 할 곳은 경상북도와 전라북도 사이 어느 산속이다. 그곳을 가기 위해선 서울을 벗어나야 한다.


지금까지 조폭들이 어떻게 사람들을 잡아 왔는지 보고 살았다.

그 기억에 고속버스와 기차는 타지 않았다.

대신 화물차에 숨어 이동할 생각이다.


화물차 번호판을 보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있기에 내가 갈 곳과 가까운 지역으로 출발할 화물차를 골랐다.


차량 근처에서 눈치를 보다 운전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화물차에 올라타 짐 안쪽으로 숨었다.


그렇게 무사히 남쪽까지 내려왔다.


그곳에서 택시를 여러 번 바꿔 타며 목적지 반대편에 도착했다.


마지막으로 산을 넘어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을 땐, 내가 출발하고 사흘이 지난 후였다.



* * *



집 앞에서 멍하니 앉아 아버지를 기다렸다.

눈 깜짝할 사이 사흘이 지났고, 끝내 오시지 않았다.


‘이러고 있으면 안 돼.

빨리 아빠를 구할 방법을 찾아야 해.’


이때부터 도움이 될만한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 마음을 먹어서일까?

지금까지 눈에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제일 처음 눈에 띈 것은 가방 속 바닥에 깔린 딱지처럼 접힌 여러 장의 쪽지다.


‘이게 아빠가 말한 그건가?’


아버지가 당부한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읽을까 말까 숙고하다, 쪽지를 펼쳤다.


[네가 도착한 곳은 죽은 회장의 은신처다.

회장의 지시로 내가 만든 곳이지.

나와 후배를 제외하곤 누구도 그곳을 알지 못한다.]


어머니에 관한 글은 아니었다.


[네가 지낼 은신처는 일반적인 집이 아니다.]


‘그냥 집이 아니라고? 이게 무슨 뜻이지?’


[그 집은 만평이 넘는 토지 가운데 지어졌고, 토지 끝자락에는 5m가 넘는 담이 성처럼 집을 둘러싸고 있다.

담 위에도 촘촘한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지.]


이미 본 것이기에 잘 알고 있다.


[집 안쪽, 담 밑에는 폭 5m, 깊이 1m가 넘는 수로를 파 놓았다.

그 수로 안에 20cm 정도의 송곳이 촘촘히 박힌 철판이 숨겨져 있다.

그 송곳은 담을 넘어오는 자들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니, 실수라도 절대 들어가지 마라.]


담 밑은 고사하고 집 앞 바닥도 보이지 않는다.

마당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아, 내 키만큼이나 높게 풀이 자라있어 서다.


‘글을 읽지 않고 그곳에 갔다면 큰일 날 뻔했네.

앞으로 조심해야겠어.’


[집 자체도 요새처럼 만들었다.]


‘요새라고?’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 1층 창문이 없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


[안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는 한 집에 들어오긴 쉽지 않을 거다.


만약, 1층 철문을 강제로 열고 침입한다면 보안 설비가 작동한다.


문 안쪽에 숨겨진 이중 철문이 작동하며 문을 봉쇄하고 나갈 수 없게 막거든.

이때 천장에서 마비 가스가 나와 침입자를 제압할 수 있는 구조다.


최악의 경우 집을 가스 폭발시킬 수도 있다.

이건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을 위한 준비다.

그동안 지하로 연결된 하수구를 통해 그곳을 벗어나면 된다.]


그 외에도 많은 장치가 설비되어 있다.


[그곳에서 움직이지만 않는다면 조폭이 절대 널 찾지 못할 거다.]


아버지의 글대로라면 이곳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한 곳이다.

나를 왜 이곳으로 보냈는지 충분히 이해됐다.


다만, 나는 이곳에 숨어 있을 생각이 없다.

무슨 방법이든 찾아내 아버지를 구할 거니까.


다음 글은 음식에 관련된 내용이다.


[지하로 내려가면 냉동실과 냉장실, 식료품 창고가 있다.

그 안에 1년은 넘게 먹고 살 수 있는 식자재가 보관되어 있으니, 한동안 식량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다.


혹여, 그곳에서 3년 이상을 보내야 할 수도 있기에 지하 창고에 여러 종류의 캔 음식과 전투 식량, 채소 씨앗도 함께 보관해 놓았다.]


지하로 가보니 꽤 많은 것들이 준비돼 있다.

심지어 씨앗마다 재배 방법이 적혀 있었다.


[집 주위에 심어 놓은 과일나무도 너에게 큰 도움이 될 거다.]


외부에서 집 안이 보이지 않게 나무를 심어 놨다고 한다.


준비가 정말 철저하다.

죽은 회장을 위한 것이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곳엔 죽은 회장의 비자금도 보관되어 있다.]


지금까지의 정보가 당장 필요한 것이라면,

다음 정보는 미래에 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다.


[내가 조직에 들어갔을 때 조폭들은 나이트클럽, 룸살롱, 성인 오락실, 성매매, 도박, 마약 등으로 돈을 벌고 있었다.


이렇게 번 돈으로 다시 사채를 운영해, 말도 안 되는 이자로 족쇄를 채운 뒤 목숨을 담보로 폭리를 취했다.

법보단 폭력이 우선시 되던 시대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차피 경찰도 한통속이었으니까.]


이 체계를 아버지가 모두 바꿔버렸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굴하지 않고 밀어붙여 기존 사업과 새로운 사업을 완전히 분리해 버린 것이다.


처음엔 회장도 상당히 숙고했다고 한다.

실패하면 아버지 혼자 죽는 거론 끝나지 않을 테니까.


이런 위험 부담에도 회장은 아버지가 내민 계획서를 보고 큰 결단을 내렸다.

성공했을 때의 꿀은 너무도 달콤했으니까.


회장의 승낙이 떨어지자, 아버지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투자 회사를 여러 개 설립해 사모 펀드를 만들었다.


그런 후 조폭이 운영하는 고급 룸살롱에서 정보를 모았다.

돈이 될만한 정보를 얻으면 해당 기업 담당자에게 확인 절차를 거쳐 주식을 매입했다.


이때 기업 담당자를 돈으로 매수하거나 도박, 사채, 미녀, 약점, 마약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들이 배신할 것을 대비해 증거 자료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조폭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MO 제약이 상장한 후엔 MO 제약의 주식으로 폭리를 취했다.

주식시장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 시작할 때라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목숨을 건 도박에서 아버지는 멋지게 성공한 것이다.


그렇게 번 돈은 고스란히 회장의 비자금이 됐고, 회장의 신임은 나날이 높아져만 갔다.


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던 회장은 비자금 관리를 모두 아버지에게 맡겼다.


기존에는 은신처에 돈을 쌓아 뒀기에 보안에 취약했다.

보관 금액이 많아지면 아무리 부하를 잘 단속해도 배신자가 나오기 마련이니.


소문까지 나면 다른 조직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경찰이나 검찰이 이 돈을 노리는 거다.

이렇게 뺏기면 빼도 박도 못하니까.


이런 모든 위험 부담이 사라진 것이다.


[비상 탈출로 옆에 금고가 있다. 금고 번호는··· ···.]


바로 확인해 보니 백 장 단위로 뭉쳐진 만 원짜리 지폐가 수북하다.


그 외에도 달러와 무기명 채권, 다이아몬드가 들어 있는 주머니, 금괴, 차명으로 만들어진 페이퍼 컴퍼니 목록, 투자 회사 목록, 사모 펀드 목록과 관련 자료도 같이 들어 있다.


언제든 가지고 도망갈 수 있게 여러 개의 가방에 나눠 넣어두었다.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이 번호로 전화해 도움을 요청해라.

그럼 그 집으로 물건을 배달해 줄 거다.]


적어 준 전화번호는 아버지의 후배였다.

현재 미국에서 지내며, 아버지가 만든 투자 회사를 운영 중이라고 한다.


그 후배가 한국에 있는 담당 변호사에게 전화해 필요한 것을 지시하면 변호사가 알아서 처리해 주는 방식이다.

이 집에 관련된 모든 세금과 공과금도 변호사가 처리한다고 했다.


뭔가 상의할 일이 생겼을 때도 후배에게 조언을 얻으라고 쓰여있다.


[네가 크면 직접 말해 주려 했으나, 기회가 없을 것 같아 글로 남긴다. 네 엄마는···.]


드디어 어머니에 관한 글이 나왔다.

하지만, 엄마라는 단어에 분노가 먼저 생겼다.

5살 된 어린 나를 버리고 가버린 여자.


읽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적은 다음 글로 인해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았는지, 어머니는 왜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적혀 있었으니까.


[내가 낸 논문 중 하나를 흥미롭게 본 국가 소속 연구소에서 연구를 제의했다.


논문 자체가 워낙 희귀한 케이스고 기업이 흥미를 느낄만한 주제도 아니었기에 연구를 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연구가 진행되고 동물 실험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자, 연구소는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

그들은 내 연구를 군대에 접목하고 싶어 했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연구였기에 당연히 거절했다.

인간에게 실험할 만큼 많은 데이터가 쌓이지 않았으니까.


내가 거절하자 기다렸다는 듯, 당시 관행이었던 연구비 사용을 이유로 날 협박하고 회유했다.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연구를 계속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눈치챘어야 했다.

그 결정이 나를 파멸의 길로 인도할 줄은 정말 몰랐거든.


예상대로 데이터에 없는 문제가 생겼고, 실험 대상자는 일주일 단위로 죽어 나갔다.


그나마 실험 대상자가 강력 범죄자라 죄책감은 덜했지만, 연구에 관한 호기심은 급격히 사라졌다.


연구소장과의 충돌이 생긴 건 그때부터다.


결국, 난 연구소에서 쫓겨났지.

정말 기분이 홀가분했고 좋았다.

연구소만 나오면 모든 게 다 해결될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그건 순진한 생각이었다.

연구소 비밀 유지 팀에서 나온 정보원들이 쫓아다니며 내 모든 것을 방해했거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내 인맥을 협박해 도와주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한다.


그것만이라면 어떻게든 참고 넘겼을 거다.


그러나 그들은 가족까지 들먹이며 협박했다.

말로만 겁을 준 게 아니야.


실제로 네 엄마를 공격해 상해를 입혔지.

그 일로 이민을 하려 했으나, 승인이 나지 않았다.

아마 그들이 손 쓴 거겠지.


국가의 지속적인 위협에서 가족을 지킬 수 없었던 나는 네 엄마에게 집에서 도망치라고 했다.

당시 지희는 네 동생을 임신하고 있었거든.


내가 얘기를 꺼내자마자 지희는 반대했다.

죽어도 같이 죽겠다며.


난 절대 그럴 수 없었다.

지희를 꼭 살리고 싶었으니까.


그렇게 며칠 동안 지희를 설득했다.]


‘생각나. 엄마가 나가던 그날.’


5살 때지만, 나에겐 트라우마 같은 기억이었다.


그 기억속의 부모님은 둘도 없는 잉꼬부부였다.

그런 부모님이 처음으로 살림까지 때려 부수며 싸우는 모습에 정말 무서웠다.


엄마가 나가고도 한참을 울었다.


한데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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