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SoulOwner의 상상력 창고

어느날 갑자기 신의 능력을 가져버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영혼지배자
작품등록일 :
2022.05.11 11:24
최근연재일 :
2024.06.24 19:35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603,937
추천수 :
29,698
글자수 :
1,180,378

작성
22.05.16 08:00
조회
20,929
추천
289
글자
13쪽

8화

DUMMY

8화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것이,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일 줄 전혀 몰랐다.


이 놀라운 능력이 실무에서 더 큰 빛을 발휘하고 있다.


사무실에 제일 말단인 여직원들이 컴퓨터 활용법을 가르쳐 달라며 나에게 친한 척했다.


그 소문을 들었는지 최상현 과장도 나를 찾아왔다.


“컴퓨터 활용법 좀 가르쳐 줄 수 있나?”


“물론이죠.”


지금은 최상현 과장이 수기로 작성한 문서를 임시직 여직원이 대신 컴퓨터 문서로 작성해주고 있다.


이 비효율적인 업무처리 방식이 언제까지나 계속, 지속하지 않을 거란 건 최상현 과장이 더 잘 알고 있다.


시대의 흐름이기에 극복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그 자리를 똑똑한 후임들이 대신할 거다.


모든 기업이 시행하고 있는 일이기에 회사를 이직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자리라도 보존하려면 무조건 컴퓨터를 배워야 했다.

이건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니.


체계적으로 컴퓨터 활용법을 알려주며, 최 과장과 좀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처음 회식을 하는 날.


“회사가 설립되고 자네 같은 직원은 처음이야.”


“그런가요?”


“누가 자네를 고졸이라고 하겠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능력을 가졌는데도 언제나 겸손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고졸이라고 무시하던 분위기도 사라졌다.


2차 노래 주점, 3차 나이트클럽의 비용을 내가 내주자, 직원들과 더 가까워졌다.


젊은 남녀들이 모여 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분위기를 살려 매주 토요일마다 회식할 생각이다.


술에 취하면 안 하던 말도 하게 되니, 아버지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 * *



“뭐 하고 있어?”


수북이 쌓인 신문을 보던 나에게 김 대리가 물었다.


“주식 현황 좀 살펴보고 있습니다.”


“참. 주식도 한다고 했지?”


다른 사람 같으면 한 소리 들었을 거다.

아무리 점심시간이라 해도 막내가 이렇게 신문이나 펼쳐 놓고 보고 있으니.


“혼자만 돈 벌지 말고,

좋은 건수 좀 있으면 같이 공유 좀 해봐.”


“그래요. 현진 씨.”


옆에서 듣고 있던 이미현 씨도 옆으로 다가왔다.


“얼마나 투자하실 건데요?”


“한 천만 원 정도?”


“전 500만 원이요.”


“난 그렇게 욕심 없어.

은행 이자보다 높기만 하면 돼.”


“저도요.”


“제가 지금 지켜보고 있는 기업이 있긴 한데.”


“어떤 건데?”


“삼별 전자, 파스코, 현무 자동차, STel, 국인 은행, 삼별 화재예요. 모두 재무 상태가 좋은 블루칩이죠.”


“종목이 많네.”


“현진 씨가 하나만 골라주세요.”


“하나라.”


어느새 재무팀 직원 모두가 내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


“장기 투자를 하실 거면 삼별 기업을 추천해 드려요.

지금이 제일 바닥인 것 같거든요.”


“장기면 얼마 정도를 말하는 거야?”


“10년에서 20년, 그 이상 생각하셔도 되고요.

적금 들었다 생각하고 매월 일정 금액을 지속해서 사는 게 중요해요.”


최 과장이 물었다.


“자네도 거기다 투자했나?”


“아니요. 저는 반호제강에 투자했습니다.”


“반호제강?”


“작년에 이 주식으로 꽤 짭짤한 이익을 봤거든요.

한데, 연속 하한가를 치며 계속 떨어지더니, 요즘 들어 다시 오르기 시작하더라고요.

바닥을 쳤다고 생각해 다시 매수하고 있어요.”


“그래?”


“이 기세대로라면 내년엔 30만 원 정도 찍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그 정도야?”


“아닐 수도 있으니까, 너무 믿지는 마세요.

주식만큼 믿음성 없는 정보도 없으니까요.”


“그걸 살지 말지 선택하는 건 우리 몫이야.

그러니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뭐 그러시다면 야.”


그때부터 내가 증권사에 전화할 때마다, 옆에서 엿듣고 직원들도 같은 종목을 따라 샀다.


일부러 들으라고 큰 소리로 말한 건데, 역시 눈치가 빠르다.


초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우가 좋아졌다.



* * *



“이제 얼마나 버틸 수 있지?”


“길어야 5개월입니다.”


회장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때 MO 제약을 맡는 게 아니었어.’


원래는 자신과 서열이 같은 김일두가 맡을 자리였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그는 MO 제약이 아닌 사채업과 룸살롱, 나이트를 가져갔다.


규모로 봤을 때, 전혀 비교되지 않았기에 그가 MO 제약을 포기한 것이 상당히 기뻤다.


거기다 이전 정권이 교체되면서 갈아치운 운영진이 회장과 함께 모두 죽어버리지 않았던가?


본인을 거스를 자가 전혀 없는 완벽한 정권 교체.


내부적으로 안정된 것은 아니었으나, 잘만 관리하면 괜찮을 줄 알았다.

아니, 당연히 괜찮아야 했다.


하지만, 세상일이 그리 쉽지 않다는 듯, 모든 일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주가도 바닥을 모르게 떨어졌다.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그들은, 그 무엇도 막지 못했다.


그때서야 박진성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또한, 그가 없이는 MO 제약을 정상화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그때부터 다.

모든 부하를 동원해 박진성을 찾기 시작한 건.


김일두가 MO 제약을 포기하면서 데려간 박진성.


회장을 죽인 박진성을 살려 둘 수 없다는 명분.


그 명분을 내세워 박진성을 데려갈 때까지만 해도, 그가 죽든 말든 상관없었다.


“박진성은 찾았나?”


“죄송합니다.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그 아들놈은?”


“전국에 있는 모든 고아원을 뒤지고 있으니 조만간에 찾을 겁니다.”


“고아원에 있는 건 확실하고?”


“그건···.”


“다른 가족이라도 있을 거 아냐?”


“부모는 이미 죽었고 박진성이 외동이라 형제자매는 없습니다.”


“이혼한 부인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아들놈이 그쪽으로 갔을 수도 있잖아?”


“그건 아닐 겁니다.

그 아들놈과 친하게 지내던 부하에게 물어보니, 어렸을 때 버리고 가, 엄마를 극도로 혐오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알아보지 않았다는 거야?”


“그게···.”


회장은 짜증 난다는 듯 외쳤다.


“벌써 1년이 넘었어.

그럼 둘 중의 하나는 해결해야 할 거 아냐?”


“죄송합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손 놓고 있을 거야?”


“······.”


“김일두는?

제대로 감시하고 있는 게 맞아?”


“그렇습니다.”


비서 실장이 눈치를 보다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정말 죽인 게 아닐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단서가 없을 수 없습니다.”


“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야.

김일두가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절대 잡아먹을 수 없는.

그런 자를 쉽게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없다. 당연히 그럴 수 없다.


1년 넘게 MO 제약을 운영하면서 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다시 한번 느끼고 있으니.


“조두식 회장님의 비자금을 찾기 위해서라도, 분명 어딘가에 박진성을 꼭꼭 숨겨 놨을 거야.”


김일두가 박진성을 데려간 이유가 조두식 회장의 비자금 때문이란 사실을 안 것 또한 얼마 되지 않았다.


뭐 어쩌겠는가?

본인이 멍청해서 생긴 일을.


“그 신입이 들어온 지 이제 한 달이 좀 넘었나?”


“그렇습니다.”


조 전무는 따로 가져온 보고서를 회장 앞에 놓았다.


“그자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쭉 훑어보던 회장이 말했다.


“자네가 보기엔 어떤가?”


“지금까지 들어왔던 자들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그렇단 말이지.”


잠시 생각하던 회장은 조 전무에게 말했다.


“그놈에게 자금을 좀 맡겨 보는 건 어떨까?”


“벌써 말입니까?”


“그놈이 추천한 주식 모두 1.5배 이상 올랐다며?”


“그렇긴 합니다만, 그래도 너무 빠른 것 아닙니까?”


“MO 제약을 이대로 뺏기는 것보단 도박이 더 나을지도 몰라.

자금을 돌릴 여력은 얼마나 되지?”


“현재 23억 정도는 운용할 수 있습니다.”


“그중 10억만 맡겨봐.”


“예. 알겠습니다.”


똑똑한 놈이니 어쩌면 이 사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박진성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지시 사항은 없으십니까?”


“박진성이나 빨리 찾아와.”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났다.



* * *



“부르셨습니까?”


“회사 적응은 잘하고 있나?”


“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소문이 자자하던데?”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하다 보니 좋게 평가해 주셨나 봅니다.”


“그래.”


조 전무가 잠시 쳐다보더니 장부를 내 앞에 내밀었다.


“이거 한번 보게.”


“예. 알겠습니다.”


장부를 모두 보고 덮었다.


겉으로 보기엔 경영 성과가 정말 좋아 보이는 장부다.

그러나 지금껏 처리한 내용과 모든 수치가 달랐다.


‘이걸 왜 나에게 보여 주는 거지?

혹시, 날 시험하는 건가?’


분식 회계는 투자자에게 잘 보이거나 경영에 문제 있을 때 사용한다고 배웠다.


‘사업이 너무 잘돼 자금을 빼돌리려 했다면, 역 분식 회계 장부를 작성했겠지?’


그만큼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단 뜻이다.


“뭔지 알겠나?”


오해받지 않을 담담한 표정과 말투로 대답했다.


“1분기 분식 회계 장부군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라도 있나?”


“제가 지금까지 처리한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수치가 달라 유추해 봤습니다.”


조 전무의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그와 동시에 나를 쳐다보는 눈빛도 변했다.


“확실히 기억력이 남다르군.

자네가 보기엔 앞으로 우리 회사가 어떻게 될 것 같나?”


“지금까지 처리한 내용을 미루어 봤을 때, 부도날 확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에 조 전무의 표정이 살짝 흔들렸다.


‘대충 던져봤는데, 정말 부도가 맞나 보네?

그래서 재무 쪽 인원이 계속 바뀐 건가?’


“우리 회사는 생각보다 튼튼하네.”


강한 부정?

이미 속내는 들켰다.


‘아빠가 있을 때만 해도 사업이 너무 잘돼 돈을 쓸어 담았는데, 부도라고?’


아버지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겨우 한 사람 빠졌다고 상황이 이렇게까지 망가질 순 없다.

MO 제약은 그 정도로 허술하지 않으니까.


내가 괜히 6개월이란 시간을 허비하며 작전을 만든 것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혹시 외부에서 공격받는 건가?’


요즘 들어 빈번하게 M&A가 일어나고 있다.

외국인 투자로 인한 폐해다.


하지만, 돈만 있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그만큼 MO 제약의 현금 보유력은 대단하다.


조 전무는 찻잔을 들었다.


“그래도 한번 물어보고 싶군.

MO 제약이 부도라면 살릴 방법은 있겠나?”


“그 전에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말해보게.”


“회사를 버릴 생각입니까?

아니면 계속 가져가실 생각입니까?”


“그건 왜 묻지?”


“어느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이 달라지기에 여쭤보는 겁니다.”


“둘 다 말해 보게?”


“만약 회사를 포기한다면 신약 개발로 주가를 끌어 올린 후 다른 기업에 팔거나 M&A(인수·합병) 당하는 게 더 이득입니다.”


잠시 말을 멈추고 조 전무를 쳐다봤다.


“그 전에 차명으로 자금을 모두 옮겨야 합니다.

책임질 사람도 필요하고요.”


무슨 얘긴지 잘 알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다음을 얘기해 보게.”


“회사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정성을 들인다?

어떻게?”


“연구원과 연구비를 지금보다 30% 이상 늘리십시오.”


“30%나?

지금 회사엔 그럴 여력이 없네.”


“여력이 없을수록 미래를 보셔야죠.”


“미래라.”


“그 조치가 주가를 연속적으로 끌어올릴 겁니다.

대신,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게 뭔가?”


“해외에 사모 펀드를 만드는 겁니다.

물론, 이미 가지고 계실 거로 생각합니다.

많은 기업이 하나씩은 운영하고 있으니까요.”


“있긴 했지.

2년 전까진.”


“지금은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이 작업에 있어서 사모 펀드는 꼭 필요합니다.

그러니 반드시 만드셔야 합니다.”


“그자만 찾으면 모든 게 다 해결되는데···.”


“네?”


“아니야. 혼잣말이네.”


‘그자라고?’


누굴 지칭한 말일까?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게?”


“잘 아시다시피 상장 기업은 일반 기업처럼 쉽게 투자받을 수 없습니다.”


자기 자본 조달, 타인 자본 조달,

이 둘을 함께 사용하는 메자닌 조달.


이 3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그건 나도 잘 알고 있네.”


“MO 제약은 현재, 주가가 바닥인 상태라 유상 증자를 통한 자기 자본 조달은 큰 메리트가 없습니다.”


메자닌 조달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할 방법은 타인 자본 조달이나 상장 폐지뿐입니다.”


둘 다 자본 조달이 용의 하긴 하나, 장단점이 뚜렷해 무엇이 더 좋다곤 할 수 없다.


내가 권할 방법은 타인 자본 조달.


“해외에 투자 회사를 세우고 그곳에서 운영하는 사모 펀드를 이용해 MO 제약에 투자하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그럼 주주들이 우리가 외자 유치를 한 것으로 오인하겠군?”


“그것을 노린 겁니다.

연구직을 늘린 상태에서 외자 유치까지 받는다면 큰 이슈가 될 테니까요.”


“그게 우리 회사의 생명줄이 될 수도 있겠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해외에 만든 투자 회사를 잘 운영하는 것.

이것만 잘하신다면, 앞으로 자금 압박은 없을 겁니다.”


내 제안이 정말 마음에 드는 표정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느날 갑자기 신의 능력을 가져버렸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11화 +7 22.05.19 18,557 277 13쪽
10 10화 +14 22.05.18 19,356 276 13쪽
9 9화 +11 22.05.18 19,877 304 12쪽
» 8화 +12 22.05.16 20,930 289 13쪽
7 7화 +11 22.05.14 22,668 300 13쪽
6 6화 +19 22.05.13 24,664 311 13쪽
5 5화 +13 22.05.12 25,988 344 12쪽
4 4화 +28 22.05.11 27,185 367 14쪽
3 3화 +14 22.05.11 29,739 405 13쪽
2 2화 +10 22.05.11 31,630 416 13쪽
1 1화 +44 22.05.11 47,298 48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