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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님의 서재입니다.

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들의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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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s
작품등록일 :
2020.08.03 20:08
최근연재일 :
2022.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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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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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2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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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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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3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in Mt. 대(1)

DUMMY

대산은 소산에 비해 산세가 험했다. 우거진 나무와 빽빽하게 자라난 각종 줄기 나무들 덕분에 땅은 잘 보이지 않았고 그로인해 자칫 잘못하면 발을 헛디디기 십상이었다.


또한 높지는 않지만 군데군데 가파른 절벽들이 있어 자칫 잘못하다가는 부상당하고 조난당하기 일쑤였다.


하칼과 샬롭은 마을이 안 보이는 지점까지 오자 등에 있던 가방과 짐을 풀었다.


“이거 오랜만에 무각을 쓰네요. 옛날 생각나네...”


샬롭이 기계로 만든 각반을 차며 말했다. 무각은 기계화를 하지 않은 일반 병사들의 각력을 극대화 시켜 기계화한 병사들의 기동력과 점프력에 필적하는 힘을 갖게 해주었다.


다만 수월하게 다루기가 아주 어려워 평범한 사람들은 겨우 무각의 2할의 힘을 사용하기에도 버거웠다. 하칼과 샬롭 역시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뛰어난 운동신경과 신체능력으로 각각 6할과 5할 정도의 힘까지 다룰 수 있었다.


이 이상의 힘은 컨트롤이 완벽하지 못했다.


“너는 정말 무각 관리 안하냐? 온통 시꺼머네!”


하칼이 핀잔을 주었다.


“화약 때문이에요. 예전에 전쟁할 때부터 이랬는데 새삼스럽게 왜 그래요?”


“흥”


무각을 다 착용한 하칼과 샬롭은 다시 가방을 맸다. 둘은 무릎을 굽혔다가 순간적으로 뛰어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 다음 커다란 나무 위까지 뛰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땅이 아닌 나무를 건넜다.


그들은 나무를 한 개씩 건너갈 때마다 주변을 신중하게 살폈다. 그럼에도 그냥 걸어가는 속도보다 훨씬 빨랐다. 산 중턱을 지나 사람들이 다니던 길이 점차 풀에 덮여 희미해지기 시작하자 하칼은 수화로 샬롭에게 속도를 더 올리자고 했다.


하칼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고 샬롭도 그 뒤를 쫓았다. 산은 험했다. 높고 오래된 나무들 때문에 햇빛이 들지 않아 어두컴컴했고 그로인해 시야도 좁아져 나침반이 없다면 방향감각을 상실하기 쉬웠다.


그러나 샬롭과 하칼은 오래 전 대소산을 중심으로 청나라의 군대와 싸웠던 기억이 있어서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군데군데 여전히 존재하는 그때의 잔해물들이 보였다.


그렇게 그들이 순조롭게 산을 넘어갈 때 쯤 어디선가 날카로운 쇠붙이 소리와 총소리가 들려오며 매캐한 화약 냄새가 그들의 코를 찌르기 시작했다. 하칼은 손을 들며 멈췄다. 그리고 두껍고 커다란 나무 위를 올라가 주변을 살폈다.


소리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계속해서 났다. 하칼은 나무에서 내려와 샬롭이 있는 곳으로 갔다.


“주변에서 누가 전투를 하고 있다.”


그는 작은 소리로 샬롭에게 말했다.


“그냥 가죠. 굳이 신경을 써야 합니까?”


“혹시 모르니까 보고만 가자.”


“혹시? 뭘 모릅니까? 갈 길이 멀다고요!”


하칼은 샬롭의 투덜거림을 무시하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뛰어갔다. 샬롭은 한숨을 쉬며 마지못해 따라갔다. 소동이 난 곳은 그리 멀지 않았다. 먼저 도착한 하칼은 더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 모습을 본 샬롭은 고개를 저으며 하칼이 원래 있던 곳으로 갔다. 그리고 그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너무 놀라 순간 나무에서 떨어질 뻔 했다. 가장 처음 그가 놀란 것은 산의 정상 근처에 이런 넓고 평평한 공터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 뒤 그의 눈에는 그 공터에서 싸우고 있는 병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용병이 아닌 정규군의 갑옷을 입고 몇몇은 무각을 꽤 나 숙련되게 사용하며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병사들과 싸우고 있는 무엇 때문이었다.


샬롭은 이해가 가지 않아 하칼이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대장 저게 뭡니까?”


샬롭이 물었다.


“잘 모르겠다. 나도 처음 보는 거야. 보기에는 움직이는 거대한 돌덩이인데? 허!”


하칼은 자신이 한 말에 헛웃음을 지었다.


“움직이는 땅같기도 하고...”


샬롭 역시 눈에 보이는 대로 묘사해 보니 그 말이 너무 웃겼다. 하칼은 아무런 반응 없이 신기한 생물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숨을 죽이며 그 것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눈에 새겨 넣었다.


군사들 역시 그저 말단 병사들만은 아닌 듯했다. 움직임이 민첩했고 체계적이었으며 공수를 유연하게 바꾸며 그 것의 공격들을 대처해 나갔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병사들의 체력이 소모되어 바닥나기 시작하자 움직임이 더뎌지고 사람간의 체력차이로 인하여 생긴 공수의 공백들이 점점 벌어지자 하나둘씩 부상자가 속출했다.


샬롭 역시 새로운 생물에 흥미를 가지긴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초조함이 점점 커져갔다.


“대장 안 갈 거요? 벌써 세 시간이나 지났어요!”


참다못한 샬롭이 말했다. 그러나 하칼은 여전히 그 것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괜찮아, 여차하면 다음 열차 타면 된다.”


“트러스티는요?”


“너는 트러스티가 누군가한태 당할 거라고 생각하느냐? 그 아이만큼 신중한 사람이 우리 중에 있냐? 트러스티는 파티를 할 때에도 무각을 벗은 적 없는 사람이야. 기습도 안 먹힌다.”


“아, 또 시작이네...”


사실 하칼은 타고난 싸움꾼이자 전략가였다. 그가 군에 들어오기 전에는 강하다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목숨을 건 싸움을 해 끝까지 살아남았다.


“난, 내가 이 세상에서 싸울 수 있는 것들과는 다 까워봤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다!”


“아...좀! 그런 성격 때문에 제천성한태 팔 잘린거 아니에요?”


“하하하! 맞아! 그래도 그때 져서 기계식 팔도 달아 보고 혼자다녔다면 싸워 보지 못할 것을하고 싸워 봤잖아?”


“미쳤네...”


“너 그거 기억나?”


“뭐요?”


“예전에 조선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만났던 전투기계들?”


하칼은 그때의 생각에 또 다시 전율을 느꼈다.


“당연히 기억나죠. 그 불가사리 놈을 잡는 것에만 얼마나 오래 걸렸는데요. 철ᄁᆞ지 씹어먹는 기계라니!”


“그걸 만든 거구귀의 능력만 일찍이 알아보는 사람이 조선 땅에 있었다면 아마 우리는 아직까지 조선이랑 싸우고 있었을 거야”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요? 어차피 조선은 왕이랑 그 밑에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썩어서 우리가 쳐들어가지 않았어도 오늘 내일 했었는데요?”


“지금 그때랑 비슷한 흥분이 느껴진다. 오랜만에 말이야.”


그는 흥분에 살짝 몸을 떨었다.


“아니, 싸울 거면 빨리 싸워요.”


“아직 저기 있는 병사들이 방해 될 거다. 움직임을 보아하니 멧돼지 부대와 거붓이 부대가 대부분이고 사이사이에 살쾡이 부대원들도 하나둘 보인다. 심지어 최소 백인장부터 천인장도 몇 놈 있는 것 같아. 병사들은 어따 팔아먹고 지네들끼리 싸우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그냥 가요. 이러다 진짜 늦겠어요.”


“조금만...조금만 더 있으면 다 나가떨어지고 진짜 목숨이 위태롭게 될 거야. 저 것은 멈출 기미가 안보이거든.”


“하...진짜 미치겠네...”


“조금만 움직이자.”


하칼으 샬롭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움직였다. 옆에 있는 나무들을 타고 빙 둘러 전투가 있는 곳에 더욱 가까이 갔다. 전투 중이 아니었다면 분명 병사들에게 들켰을 만한 위치까지 갔다.


특히나 살쾡이 부대원들은 소수의 인원이 소리없이 움직여 암살, 첩보, 수색 등 비밀스러운 임무를 주로 담당하는 부대였기 때문에 단박에 그들이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몇 시간째 쉼 없는 전투로 인해 체력이 고갈되어 버린 그들에게는 다른 곳에 집중할 여유가 하나도 없었다.


“가고 싶으면 먼저 가라. 나도 뒤따라 갈 태니.”


하칼은 흥분으로 인해 새어나오는 미소를 참지 못하고 있었다.


“진짜 뒤 따라 올 수 있어요? 그냥 여기에 묻히는 거 아니요?”


“하하하! 그럴 수도 있지!”


“에휴...이런 인간을 대장이라고 따르는 내가 멍청이지...”


“아! 가기 전에 성능 좋은 폭탄들은 놔두고 가!”


“됐네요! 후딱 끝냅시다. 네? 즐긴다고 질질 끌지 말고!”


“그런 일은 없다. 목숨을 건 사냥에서 자비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다.”


샬롭은 자신의 가방을 옆에 있는 가지에 걸고 그 안에서 자그마한 가방들과 주머니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벨트를 꺼내 자신의 몸에 칭칭 감았다.


하칼은 이미 이 곳에 올라온 시점부터 등에 매고 있던 가방을 열고 그 안에서 자신이 전쟁 때 사용했던 거대한 게틀링건을 왼손에 그리고 권총을 오른 손에 쥐고 있었다.


그의 게틀링건은 무겁고 조금 특별했는데 둥그런 게틀링건의 가운데에는 대포가 있어 그 곳으로 특수 제작한 거대한 총알은 물론이며 대포에 맞게 제작한 샬롭의 폭탄도 발사 할 수 있었다.


하칼은 오른손에 쥐고 있던 권총을 잠시 허리춤에 있는 가죽 집에 넣고 샬롭에게 폭탄을 받아 장전했다. 그리고 여분의 총알들은 가슴에 엑스자로 착용하고 있던 벨트와 허리와 허벅지에 감겨있는 벨트에 나눠 넣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거요?”


“예전에 거구귀의 전쟁작품들과 싸울 때 배운게 있지.”


“뭔데요?”


“모든 움직이는 것들에는 동력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은 밥을 먹고 그 밥을 몸속에서 소화시켜 에너지를 만드는 것처럼 전쟁기계나 저런 것에도 그런 동력원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말이지. 헌데 저건 아예 처음 보는 것이기 때문에 가늠할 수가 없다.”


“그럼 공략 방법이 없다는 듯 아닌가요?”


“처음에는 그랬지. 근데 계속지켜보니 이상한 점이 있더라고.”


“아니, 빙빙 돌리지 말고 그냥 간략하게 말하면 안 돼요?”


“이제 말 할 거다. 좀 기다려! 자세히 보면 병사들의 공격이 아주 안 먹히는 건 아니야. 분명 타격이 있고 총이든 칼이든 도끼든 강한 힘으로 관절부분이나 장갑이 약한 곳을 공격하면 부서진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로 금방 복구하지. 이게 문제야. 그런데 다른 곳은 다른 돌이나 흙으로 대체가 되는대 유독 왼쪽 어깨 부분의 암석은 대체가 되지 않아. 그리고 병사들이 동시에 여러군데 타격을 하면 꼭 오른 손으로는 왼쪽 어깨를 감싸쥐지. 그렇다면 무슨 뜻이겠냐?”


“왼쪽 어깨를 공격해야 한다는 거 아닌가요?”


“맞아, 근데 그게 쉽지 않아. 병사들도 커다란 희생을 그 대가로 치렀으니까.”


“그래서 전략은?”


“내가 먼저 싸울 거다. 밀어붙여 볼 태니까 그 틈을 타 왼쪽 어깨에 폭탄을 터뜨려라. 몇 번 폭파시키면 그 안에 있는 어떤 작은 지점에 급소, 즉 동력원이 있을 거다. 그것만 부시면 된다.”

“쎄게 때려서 안쪽까지 다 으스러뜨리라는 거죠?”


“그래, 그리고 좀 관찰해보니 몸을 강화시키는 게 무한은 아닌 것 같다.”


“한계가 있다는 뜻인가요?”


“그래, 정해져 있는 크기나 무게 혹은 다른 어떤 기준일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다. 저 것이 공격을 할 때는 무기 비슷한 것을 만드느라 몸의 장갑이 얇아지면서 민첩해진다.”


“음...”


샬롭이 아직도 아리송해하자 하칼은 씩 웃으며 덧붙여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한태는 기회가 한 번 뿐이야. 아까 병사들이 많았을 때는 저런 무기 없이 그저 몸을 두텁게 해서 방어 위주로 싸웠지. 허나 지금은 병사들의 수가 많이 줄어들어 공격보단 회피를 하다 보니 민첩하게 모습을 바꾼 거다.”


“아! 무슨 말인지 이해했네요.”


해는 어느 덧 정수리에서 자리를 옮겨 사선에서 그들을 비췄다.


“조금만...조금만...한 명 남았다.”


하칼은 눈을 번뜩이며 싸움을 지켜봤다. 그들이 이곳에 도착한지 거의 여섯 시간이 다되었을 무렵이었다. 무각을 신고 이리저리 피하던 두 명의 살쾡이 부대원 중 하나가 쓰러지고 마지막 병사가 남았을 때 하칼이 외쳤다.


하칼은 자신의 무각에 있는 단위를 바꿨다.


“지금이다! 가자!”


하칼은 자신의 외침의 메아리가 채 돌아오기도 전에 엄청난 속도로 튀어 나가 그것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샬롭도 그의 뒤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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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in Mt. 대(1) 20.09.14 57 0 13쪽
12 12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in Chaft(2) 20.09.11 68 1 13쪽
11 11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Mt. 대소 20.09.07 60 1 13쪽
10 10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in Chaft(1) 20.09.04 93 1 15쪽
9 9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1) 20.08.31 71 1 14쪽
8 8화. City 대원(6) 20.08.28 80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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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City 대원(2) 20.08.14 131 1 12쪽
3 3화. City 대원(1) 20.08.10 175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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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 실종 +3 20.08.03 639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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