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장편 글쓰는 중

달빛의 말씀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장편
작품등록일 :
2019.02.04 17:31
최근연재일 :
2023.10.23 21:19
연재수 :
492 회
조회수 :
14,961
추천수 :
584
글자수 :
2,078,347

작성
21.04.12 00:02
조회
50
추천
1
글자
5쪽

473화, 느긋한 호랑이.

DUMMY

중립자와 정령들을 타란으로 데리고 온 호야.


엘븐이 아닌 타란으로 온 그들을 보고 션은 한손으로는 이마를 짚고 남은 한손으로는 명치를 움켜쥐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호야는 인간계에서의 상황과 함께 초아의 전언을 덤덤하게 전달했다.


션은 애써 담담히 들으려 했지만 놀람과 당혹감에 중간중간은 몸을 움찔 거렸다.




"호야님! 호야님!! 저희는 이제 뭘 할까요?"




의욕이 넘치는 예티의 물음에 호야는 멀뚱히 그를 내려다봤다.


눈이 초롱초롱한게.


'초아랑...닮았어.'


뭘 기대하거나, 의욕이 넘치거나, 맛있는걸 눈 앞에 뒀을때 특히나 그 검은 눈동자가 반짝반짝 하지.


'내가 고양이로 변했을때도 그랬는데...앞으로 고양이로 좀 있어볼까...초아는 좋아할텐데...한 멍청이가 놀리려나.'


고양이로 변해있을 자신을 보고 한이 깐죽 거리면서 놀려댈게 뻔했다.


그 생각을 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건 좀...




"귀찮은데. 하아."


"네?"


"아...너한테 한 소리 아냐."




그럼 우리한테? 조용히 눈치보고 있던 중립자들이 지레 놀랐다.




"어떤 바보가 있는데...걔가 귀찮다는거야."


"아하! 그렇군요! 그럼 이제 저희는 어쩔까요?"


"그냥...쉬어. 초아가 돌아오면. 그때 알려줄거야."


"그렇군요!"


"저희도...그럼도 차기 지도자님이 돌아올때까지 기다리면 될까요?"


"...응."




중립자의 물음에 호야는 고객를 천천히 끄덕였다.


덤덤하고 느릿한 호야의 대답이 답답할법도 하지만 급박한 상황을 겪고 온 중립자들에게 오히려 그의 느긋함이 편안한 안정감을 주었다.


반대로 빠르게 상황을 보고 받고싶었던 션은 답답해 죽으려고 했다.




"아가씨는 왜 함께 돌아오지않은 겁니까?"


"초아는 남아있다가 다같이 돌아온다는데......"


"......"


"......"


"그게 다 입니까?"


"...응"




아가씨 왜 하필 이런 사람을 보내신 겁니까!


션은 인내심을 꽉 붙들고 언제 올지 모를 초아를 속으로 부르짖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위드도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예티의 의견을 존중하기에 차기 지도자에게 협조했지만 막연히 기다릴 수 없네."


"그럼 먼저 가면 되잖아..."


"예티만 두고 갈수는 없잖나! 자네라면 상식적으로 이런 곳에 부하만 두고 갈 수 있겠나?"


"......"


"......"


"아......"


"여기 이 자 말고 말 좀 잘 하는 령은 없나!!"




결국 위드가 폭발했다.






* * *






결국 보다 못한 션과 듣다 못한 위드가 호야를 제외하고 초아가 오기 전까지 정령들의 처우를 논하기로 했다.


대부분 위드의 의견에 합의점을 맞춘 덕에 예티는 초아가 오기 전까지 그리고 돌아오나서도 현 사태의 증언과 정보 제공을 위해 장기적으로 타란에 머물게 됐다.


중립자들은 비교적 청결하고 깔끔한 수감실로, 정령들은 비어있는 별궁으로 이동했다.


호야는 션에게 추가적인 보고를 마치고서야 쉴 시간이 주어졌다.




"타란도 별궁이 있구나..."




우리도 그런데.


별뜻 없는 중얼거림에 션이 발끈하듯 헛웃음 터뜨렸다.




"하, 당연하죠. 참고로..."


"......?"


"아니, 아닙니다."




엘븐의 궁에 비해 타란의 궁이 얼마나 유서가 깊고 더 뛰어난지 설명하려 했던 그였지만 맹한 호야의 표정이 그의 의욕을 단번에 꺾어버렸다.


'입 아프게 설명해봤자 나만 손해다. 별거 아닌 일에 열을 내봤자지.'


그는 절레절레 고개를 털며 쉽게 발끈 했던 자신을 탓하고 말았다.




"일단 당신도 좀 쉬십시오. 메이드가 방을 안내 할 겁니다."




그는 그 말과 함께 메이드 한명을 남기고 사라졌다.


'기분이 묘하네...'


허튼 짓하면 죽여버리겠다는 경고 정도는 들을 줄 알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적으로 마주했던 이들이 자신에게 순순히 등을 보이고 쉴 자리를 마련해준다니. 뭔가 싱숭생숭한 기분에 호야는 멋쩍게 뒷머리를 긁었다.


정령과 같은 별궁 안에 방을 배정 받은 호야는 필요한게 없냐는 메이드의 물음에 "아무것도..." 라는 말만 남기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듯 거울이 놓인 욕실로 향했다.


똑똑- 똑똑똑- 똑똑-


그리고 거울을 응시한체 규칙적으로 거울을 두드렸다.


거울 속 호야의 모습이 일렁거리며 일그러지더니 곧 거울 속은 욕실과 전혀 다른 배경이 그려지면서 다른 이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안녕, 노덴님."


[......호야.]




노덴이 어딘가 실망스러운 얼굴로 호야를 마주했다.


언짢은 표정으로 한숨을 크게 내쉰 노덴이 이내 풀어지듯 의자에 몸을 기댔다.




"왜 기분이 안 좋아?"


[......]


[호야.]




노덴의 등 뒤에 서있던 케르타가 다그치듯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누나 화났다.'




"...요."


[됐어. 케르타, 네 동생한테 자꾸 이상한거 시키지마.]


[수호자로써 최고 지도자께 응당 예를 갖춰야합니다.]


[나 그거 옛날에 포기했어.]


작가의말

이번 편도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달빛의 말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92 언젠가 다시 만나요 23.10.23 6 0 1쪽
491 491화, 큐라는 령. 23.09.17 9 0 6쪽
490 490화, 에반의 악몽. 23.08.01 11 0 7쪽
489 489화, 날 꼬드기려고 했어. 23.01.27 22 0 6쪽
488 488화, 가문인지, 나인지. 22.10.16 20 0 7쪽
487 487화, 칼렌가문. 22.10.11 23 0 5쪽
486 486화, 내 흔적을 찾는걸 아주 잘하거든. 22.06.26 29 0 5쪽
485 485화, 그러라고 만든거야~ +1 22.04.02 26 1 9쪽
484 484화, 어서 끝내자. +1 22.02.02 25 1 11쪽
483 483화, 없어졌습니다. +1 22.01.03 31 1 9쪽
482 482화, 완전해진 달. +1 21.10.14 42 1 7쪽
481 481화, 만능 월석. +1 21.09.28 28 1 7쪽
480 480화, 떨어지다. +2 21.09.22 24 1 3쪽
479 479화, 미래를 본다. +1 21.06.13 52 2 3쪽
478 478화, 동화. +1 21.05.23 35 1 4쪽
477 477화, 내가 잡았어. +1 21.05.17 68 1 12쪽
476 476화, 진짜 어이없어! +1 21.05.03 34 1 9쪽
475 475화, 그냥 내가 싫어하는건가? +1 21.04.26 30 1 8쪽
474 474화, 우리 애를 어쩌면 좋니. +1 21.04.19 56 2 16쪽
» 473화, 느긋한 호랑이. +1 21.04.12 51 1 5쪽
472 472화, 뭘 물어봐. +1 21.04.05 64 1 9쪽
471 471화, 궁금하면 해봐. +1 21.03.29 97 1 12쪽
470 470화, 어이차! +1 21.03.22 34 1 3쪽
469 469화, 똑같은 헛것. +1 21.03.15 49 1 11쪽
468 468화, 혹독한 겨울. +1 21.02.22 42 1 10쪽
467 467화, 이럴리가 없어. +2 21.02.15 53 1 7쪽
466 466화, 그럼 얼려봐. +1 21.02.11 77 1 7쪽
465 465화, 안심이지! +1 21.02.07 36 1 4쪽
464 464화, 잠자코 지켜봐. +1 21.02.01 77 1 6쪽
463 463화, 나는 널 의심하고 있어. +1 21.01.25 30 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