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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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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작품등록일 :
2019.02.04 17:31
최근연재일 :
2023.10.23 21:19
연재수 :
492 회
조회수 :
14,963
추천수 :
584
글자수 :
2,078,347

작성
21.01.25 00:08
조회
30
추천
1
글자
7쪽

463화, 나는 널 의심하고 있어.

DUMMY

"어어~?"




내 말에 그웬은 시치미 떼고 순진하게 웃으며 되물었다.




"동굴에 왔었잖아. 아냐?"




그때 그 장소에 있던 이들 중에서 얼음과 관련한 힘을 지닌 사람은 없었다.


만다라와 함께 있던 정령들은 대부분 땅의 정령들이었고.


'큐는 자기 힘이 마취라고 했었고...또 그 꼴을 보면 전혀 무관한 사람인게 틀림없어.'


추위에 꼴사납게 덜덜덜 떨던 큐의 모습이 떠올랐다.


'결론을 짓기는 어렵지만...인간계에서 동굴이 순식간에 얼어붙을 정도로 힘을 썼다면 그만한 마나도 지닌 사람일테니.'


의심을 안 할 수 가 없다.


따지듯 묻지않고 넌지시 밝게 묻는 내 물음에 웃고있던 그웬의 입가가 딱딱히 굳어졌다.


그웬은 나를 밀치듯이 밀어내며 내게서 떨어졌다. 시선은 나를 똑바로 고정한체 말이다.


그웬의 입가가 잠깐 씰룩 거리며 파르르 떨렸다.




"흐응~ 난 잘 모르겠는걸? 애기가 무슨 소리 하는 통 못 알아듣겠어."


"그래?"


"애기야. 지금 뭐하는거야~? 지금 날 의심하는거야?"




아닌척 되려 내게 자신을 의심하냐는 그웬에게 나도 아닌척 되돌려주었다.




"의심이라니? 동굴에 오지않았었냐고 물은건데 의심이라고 할건 없지."


"아..."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딱 그 짝이다.


그웬이 한순간 아차 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곧 언제 그랬냐는듯 방긋방긋 웃었다.




"러시아 쪽에서 찾은건 있었어?"


"아니~ 방금까지 여기저기 뒤지고 온건데 뭐 없더라고~ 괜히 시간만 축냈어~"


"오래 걸릴만하지. 거긴 인간계에서 가장 영토가 큰 국가 중에 하나니까."




난 그런 그웬의 어깨에 손을 살짝 올리곤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거긴 나도 꼭 가보고 싶었는데. 혹시 봤어? 인간들이 미스테리라고 하는 유적지말이야."


"으응~?"


"삼각형 모양인데."




손가락으로 삼각형 모양을 만들며 내가 아는 그것을 설명했다.




"엄~청 유명하대. 얼음으로 된 큰 유적지인데. 고대 국가의 왕의 무덤이래. 그 앞에는 무덤을 지키는 커다란 개 석상도 있다던데. 혹시 봤어? 곳곳에 있어서 한번쯤은 봤을텐데."




꼭 보고 싶었거든. 나름 열과 성을 다해 설명하며 꼭 보고 싶었다고 어필했다.


'그렇게 보여야 하니까.'


그웬은 다소 뜬끔없는 내 말에 눈을 깜빡깜빡 거리며 귀엽게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앙증맞고 귀여운 표정속에서 "이건 또 무슨 수작이지~?" 하는 생각이 눈에 보였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고, 대답을 잘 생각해야 할거야.'


네 말대로 나는 널 의심하고 있으니까.


인간으로 지냈던 나한테는 기본 상식과 같은 것이지만. 이런걸 아는 령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인간계에 관심 많은 한도 내가 인간계에 대해 얘기해주면 처음 들어봤다고 하는게 꽤 있을 정도였으니까.'


직설적인 그웬이 인간계 지식이 있다면 내게 무슨 헛소리를 하냐고 할테고.


인간계의 지식은 없으나 그녀가 정직하게 수색 임무에 임했다면 그런건 본적이 없었다고 할것이다. 그리고.




"그럼 봤지~ 애기 말대로 엄청 커서 멀리서도 보이더라~"




인간계 지식은 없고, 거짓말까지 한다면. 지금과 같은 대답을 할것이다.


와, 세상에 이렇게 쉽게 걸린다고? 되려 내가 당황스러울 정도다.


픕! 등 뒤에서 웃음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케인이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참고 있었다.


케인의 웃음 소리에 그웬은 어리둥절 했다. 아랑도 케인의 반응을 의아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케인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보긴...뭘 봐. 그딴게, 어딨어. 혼자 딴 세상 갔었나 보지? 큭..."




케인의 말에 그웬의 얼굴에 귀엽게 그려진 미소가 일그러졌다.


그딴게 어딨냐는 말은 그런게 존재하지않는다는 소리고. 내가 그웬을 속였다는 얘기이기도 했다.


나는 덤덤하게 고개를 돌려 그웬을 내려다봤다.


'이집트의 유적을 러시아에서 봤을리가 없지. 곳곳에 얼음으로 지어진 고대 유적이라는것도 내가 지어낸거고.'


나도 그런건 듣도 보지도 못한 것이다.


아랑도 이제서야 눈치챈듯 "아..." 하고 감탄을 터뜨렸다.


그웬은 적을 대하듯 살기로 얼룩진 표정으로 삐뚜뜸하게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애기야? 이게 무슨 개짓거리야? 지금 나 놀려?"




네가? 나를? 배신감에 치가 떨린다는 목소리였다.


나도 어색하게 웃던걸 치우고 그웬에게서 한발짝 물러섰다.




"놀리다니. 시험한거야."


"하?"


"그웬...너 뭐 하고 다녔어?"


"뭐하고 다녔냐니? 당연히 수색하고 있었지. 내가 찾은게 없어서 그래?"




그웬이 말을 하다 말고 고개를 푹 숙인체 씩씩 거렸다.


팍팍팍팍!!!


작은 발로 자기 발 아래를 거칠게 밟으며 이내 소리쳤다.




"지금 내가 능력 없다고 나 무시하는거야!!!!"




숙였던 고개를 홱 처들고 날 노려보는 그웬.


그녀는 내가 건드려서는 안되는걸 건드린 것처럼 바락 바락 소리쳤다.




"파멸자를 찾았다고 내 앞에서 으스대고 나 놀리는거냐고!!! 그래??!!"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 모르겠어. 네가 능력이 없어서 못 찾았다고 한적 없는데."


"뭐?!"


"어차피 넌 찾으려고도 안 했잖아. 파멸자의 은거지 주위에 얼음 결계를 치고, 우리 행방을 쫓아서 동굴을 얼리느라 바빴으니까. 그래서 있지도 않은걸 봤다고 거짓말까지 했잖아."




얼음 결계. 큐와 함께 은거지로 몰래 숨어들알 봤던 얼음 바위나 트랩등이 떠올랐다.




"내 말이 틀렸다면 변명이든 반박이든 해. 나는 지금 너에 대한 확신이 필요해."




'근거 없이 몰아가지 말자고 생각했지만.'


자꾸만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웬 그녀가 등장하면서 자꾸만 내 촉이 위험하다고 나를 자극시켰다.


그웬은 내 말에 씩씩 터뜨렸던 화를 가라앉히며 길게 한숨을 토하고는 양손으로 얼굴을 쓸며 마른 세수를 했다.


마치 가면을 쓴것처럼 얼굴에서 손을 뗀 그웬은 방금 전에 나를 반갑게 맞이하듯이 방긋 웃고 있었다.


그런 그웬의 모습에 소름이 끼쳤다.


그웬에게 풍겨오는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애기야, 왜 자꾸 쓸데없는 일을 하구 그래? 귀찮게."


"뭐?"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의 모습에서 음습한 분위기가 거북스럽게 풍겨온다.




"그래도 날 위해 이렇게 인형을 준비해줬으니까. 용서해줄게~"


"인형?"


"응, 인형~. 애기야, 우리 오랜만에 인형놀이 해볼까?"


"갑자기 무슨 인형놀이야?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많아~ 아주, 아주, 아주. 애기가 준비해줬잖아? 날 위해서!"




그웬은 내게 떨어져서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는 손가락을 튕겼다.


얼음이 부딪히는 청명한 소리와 함께 불길함이 엄습했다.




"아주~ 흐, 흐흐! 근사한 인형이야! 애기야!"


작가의말

오늘 편도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에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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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 486화, 내 흔적을 찾는걸 아주 잘하거든. 22.06.26 29 0 5쪽
485 485화, 그러라고 만든거야~ +1 22.04.02 26 1 9쪽
484 484화, 어서 끝내자. +1 22.02.02 25 1 11쪽
483 483화, 없어졌습니다. +1 22.01.03 31 1 9쪽
482 482화, 완전해진 달. +1 21.10.14 42 1 7쪽
481 481화, 만능 월석. +1 21.09.28 28 1 7쪽
480 480화, 떨어지다. +2 21.09.22 24 1 3쪽
479 479화, 미래를 본다. +1 21.06.13 52 2 3쪽
478 478화, 동화. +1 21.05.23 35 1 4쪽
477 477화, 내가 잡았어. +1 21.05.17 68 1 12쪽
476 476화, 진짜 어이없어! +1 21.05.03 34 1 9쪽
475 475화, 그냥 내가 싫어하는건가? +1 21.04.26 30 1 8쪽
474 474화, 우리 애를 어쩌면 좋니. +1 21.04.19 56 2 16쪽
473 473화, 느긋한 호랑이. +1 21.04.12 51 1 5쪽
472 472화, 뭘 물어봐. +1 21.04.05 64 1 9쪽
471 471화, 궁금하면 해봐. +1 21.03.29 97 1 12쪽
470 470화, 어이차! +1 21.03.22 34 1 3쪽
469 469화, 똑같은 헛것. +1 21.03.15 49 1 11쪽
468 468화, 혹독한 겨울. +1 21.02.22 42 1 10쪽
467 467화, 이럴리가 없어. +2 21.02.15 54 1 7쪽
466 466화, 그럼 얼려봐. +1 21.02.11 77 1 7쪽
465 465화, 안심이지! +1 21.02.07 36 1 4쪽
464 464화, 잠자코 지켜봐. +1 21.02.01 77 1 6쪽
» 463화, 나는 널 의심하고 있어. +1 21.01.25 3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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