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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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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작품등록일 :
2019.02.04 17:31
최근연재일 :
2023.10.23 21:19
연재수 :
492 회
조회수 :
14,962
추천수 :
584
글자수 :
2,078,347

작성
21.02.15 00:04
조회
53
추천
1
글자
7쪽

467화, 이럴리가 없어.

DUMMY

케인과 쉐도우는 거대한 결계를 앞에 두고 신경전을 벌였었다.


케인이 파멸자의 스파이로 지목한 대상이 그웬이였기 때문이다.




"정 내 추측에 반박하고 싶다면 네가 직접 밝혀봐."


"못 할 줄 압니까! 나중에게 내 파트너를 모욕한 대가를 치를 각오나 하십시오!"




쉐도우의 사납게 언성을 높였다.


그의 그림자는 당장이라도 케인의 찢어버릴 기세로 위협적으로 일렁거리고 있었다.


그런 쉐도우의 보며 케인은 피식하고 조소를 지었다.




"의심이라는걸 좀 해보는게 어때. 여긴 그 녀석이 맡은 구역이야. 물론 구역이 좀 넓다고 하지만 너 같으면 이걸 아직까지 발견 못하고 있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 해?"




케인은 엄지손가락으로 등 뒤에 있는 결계를 무심하게 가르키며 말했다.


그리고는 한에게 넌지시 물었다.




"한, 너라면 어땠을것 같아."


"뭐가?"




한은 조금 툴툴 거리며 되물었다. 케인이 그웬과 함께 호야도 스파이로 지목한게 아직 마음에 남았기 때문이다.




"너라면 저런게 있는데 아직까지 발견 못 했을 것 같냐고."


"사람마다 능력이랑 역량이 다른걸? 나야 뭐..."




한은 슬쩍 쉐도우의 눈치를 살피며 이어 말했다.




"혼자서도 찾았겠지만..."


"그건!"


"아니라고는 못 할텐데. 지형 특성상 지천에 널린게 얼음이고 눈인데. 그리고 그 꼬맹이 성격을 내가 모르는것도 아니고. 제 실력을 증명하려고 뭐든 해대잖아."


"......"


"그래?"




'그걸 네가 어떻게 잘 알어?'


한이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 거렸다.




"몰라도 돼. 알아봤자 쓸데없는 얘기야. 뭐, 네 주장대로 그 꼬맹이가 파멸자가 아니고 진작 이걸 발견했었다면...아직까지 말이 없는걸로 봐선."


"......."


"파멸자들한테 붙잡혀있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겠지."


"야씨! 넌 말을 해도 왜 그렇게 말해?"




듣다못한 한이 케인의 등짝을 세게 내리쳤다.


쉐도우는 더이상 들을 가치도 없다는듯 발걸음을 옮겨 자리를 떠났다.


당장 그웬이 담당한 구역을 그 혼자 수색하며 그웬을 찾아볼 요량이였다.


한은 "어, 어? 가는거에요? 아니, 저렇게 보내도 돼?" 라며 케인과 쉐도우를 번갈아 쳐다봤다.




"그냥 보내. 저런 상태인 녀석을 데려가봤자 방해만 돼."




쉐도우는 묵묵히 눈 밭을 가로질렀다.


임무를 내팽겨치더라도 파트너를 파멸자로 의심받게 둘 수 없었다.


케인의 말에 반박하지도 못했던, 잠시나마 흔들렸던 자신을 용납할 수 도 없었다.


쉐도우는 복면에 손을 올렸다. 복면 속에 감춰진 큰 흉터.


'내가 어떻게 웬디를 의심할수있겠어...'


그의 입꼬리부터 광대까지 길게 난 큰 흉터가 욱신 거렸다.


쉐도우는 흉터 위 복면을 손끝으로 더듬 거리며 쓸어내렸다.


이 흉터는 그웬과 쉐도우의 특별한 흉터이다. 이 흉터가 자신과 그웬의 돈독한 사이를 나타내는 증거이기도 했다.


쉐도우는 그 언제인가 그웬이 그에게 복면을 건내주며 했었던 말을 떠올렸다.




"그 흉터 좀 가리고 다녀. 보기 힘들단 말이야..."




속상한듯 말을 흐리며 제 시선을 피하던 그웬이였다.


'날 위해 나서주다가 위험에 처할뻔 해놓고, 내 흉터를 자기 탓이라고 생각했던 애야...'


말은 좀 험하고, 행동이 좀 과격하지만 좋은 사람. 수호자가 되기 전부터 힘든 시기를 함께 해온 소중한 사람. 쉐도우에게 그웬은 그런 사람이다.


그런 그녀가 파멸자라니. 그건 그녀를 모욕함과 동시에 자신을 모욕한 것이다.


쉐도우는 이를 악 문체 다시 한발 내딛자 익숙한 마나가 느껴졌다.


반가움이 든 동시에 그의 발 밑에서 수십개의 얼음 가시가 길게 튀어나왔다.


마치 거미의 다리가 벌레를 집어삼키듯 얼음 가시는 쉐도우를 씹어삼켰다.






* * *






쉐도우는 비틀 거리며 천천히 한발 한발 신중하게 그웬에게 다가갔다.


'아냐...그럴리가 없어. 이럴 수는 없어.'


눈 앞에 상황을 부정하듯 쉐도우의 두 동공이 심하게 떨렸다.


부서지고, 쓰러지고, 엉망이 된 눈밭 위에 서있는 사람들은 지면 위로 솟아오르는 얼음 바위에 사색이 되어 있었고.


결계로 보이는 것 안에는 기괴한 모습으로 결계를 빠져나오려하는 령들이 있었고, 그들의 몸 곳곳에는 얼음이 돋아있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을 사라잡는 높은 얼음 기둥 꼭대기에는 자신의 등장을 반기지않는 이가 혀를 차고 있었다.


'그웬...!'


쉐도우는 비틀거리늘 발걸음을 멈추고 눈 앞의 상황을 부정하려 눈을 질끈 감은체 고개를 크게 저었다.


그가 고개를 크게 젓자. 후두둑...! 눈 위로 그의 머리에서 흐르는 피가 떨어졌다.




"하아...하아..."




쉐도우는 천천히 호흡을 내뱉으며 감았던 눈을 떴다.


당연하게도 달라진게 없는 광경에 쉐도우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송곳니에 깨물린 입술이 터지면서 베어나온 피는 마치 눈물처럼 그의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쉐도우는 떼어지지않는 입술을 뗀체 황망한 표정으로 얼음 기둥 꼭대기를 올려다봤다.




"웬디. 아니지? 그렇지?"




아니라고 대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절실했다.


오해라고, 그러지않았다고, 사실이 아니라고.


대답이 아니라도 좋았다. 그저 한번이라도 고개를 끄덕여주었으면 바랐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쉐도우 그는 자신이 어떻게는 나설 생각이였다.




"......"




그러나 그런 그의 바람과 달리 그웬은 어떤 대답도 행동도 취하지않았다.


묵묵하고 건조하게 그를 무시하듯 응시만 할뿐이였다.


쿵- 쉐도우는 심장 곤두박질쳐지는 것 같았다.


'아니야...아니야...아니야. 아니라고...'


어느새 그의 눈에는 눈물 고여있었다.




"네,네가......파멸자일리 없..."


"피터~"




넋이 나간듯 중얼거리는 쉐도우를 향해 그웬은 자연스레 방긋 미소를 짓고는 그를 애칭으로 불렀다.


그런 그웬의 모습에서 희망을 느낀 쉐도우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를 지어졌다.


피식, 그웬은 쉐도우의 표정을 보고 입꼬리를 비틀었다.




"이 병신아. 상황파악이 안돼?"




주륵...


고여있던 눈물에 흐르는 피가 섞여, 그웬에게 짓밟힌 미소 위를 피눈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흉터는 왜 또 내놓고 다녀?"




가시같은 말이 쉐도우의 가슴을 박혔다. 쉐도우는 숨을 쉬는것도 잊은체 처량한 얼굴로 제 파트너를 올려다볼 뿐이였다.


그럼에도 제 흉터를 거론하는 그웬의 말에 아주 작은 희망을 품었다.


자신의 얼굴에 있는 흉터는 자신과 그웬의 관계를 보여주는것이니 말이다.




"꼴 보기도 싫지~ 네가 매번 무슨 망상에 빠져있는지 모르겠지만~"


"웬, 웬디..."


"네 그 흉측한 흉터가 내 나약함을 보여주는것 같아서 늘 역겨워."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오늘도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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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 485화, 그러라고 만든거야~ +1 22.04.02 26 1 9쪽
484 484화, 어서 끝내자. +1 22.02.02 25 1 11쪽
483 483화, 없어졌습니다. +1 22.01.03 31 1 9쪽
482 482화, 완전해진 달. +1 21.10.14 42 1 7쪽
481 481화, 만능 월석. +1 21.09.28 28 1 7쪽
480 480화, 떨어지다. +2 21.09.22 24 1 3쪽
479 479화, 미래를 본다. +1 21.06.13 52 2 3쪽
478 478화, 동화. +1 21.05.23 35 1 4쪽
477 477화, 내가 잡았어. +1 21.05.17 68 1 12쪽
476 476화, 진짜 어이없어! +1 21.05.03 34 1 9쪽
475 475화, 그냥 내가 싫어하는건가? +1 21.04.26 30 1 8쪽
474 474화, 우리 애를 어쩌면 좋니. +1 21.04.19 56 2 16쪽
473 473화, 느긋한 호랑이. +1 21.04.12 51 1 5쪽
472 472화, 뭘 물어봐. +1 21.04.05 64 1 9쪽
471 471화, 궁금하면 해봐. +1 21.03.29 97 1 12쪽
470 470화, 어이차! +1 21.03.22 34 1 3쪽
469 469화, 똑같은 헛것. +1 21.03.15 49 1 11쪽
468 468화, 혹독한 겨울. +1 21.02.22 42 1 10쪽
» 467화, 이럴리가 없어. +2 21.02.15 54 1 7쪽
466 466화, 그럼 얼려봐. +1 21.02.11 77 1 7쪽
465 465화, 안심이지! +1 21.02.07 36 1 4쪽
464 464화, 잠자코 지켜봐. +1 21.02.01 77 1 6쪽
463 463화, 나는 널 의심하고 있어. +1 21.01.25 30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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