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피의호수 서재입니다.

음유시인 루에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사피의호수
작품등록일 :
2020.01.28 21:33
최근연재일 :
2020.02.16 19:43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2,556
추천수 :
69
글자수 :
289,549

작성
20.01.28 22:41
조회
68
추천
1
글자
10쪽

제 1막 3장. 악보를 모으는 여행 (3)

안녕하세요! 사피의호수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스토리는 크게 본편(메인)과 속편(외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속편은 본편에서 일행이 기적의 악보를 얻을 때마다 누군가의 과거 이야기가 진행되는 형식입니다. (때론 악보를 얻더라도 스토리 진행 상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속편이 본편과 완전히 떨어진 이야기는 아닙니다. 때론 본편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할 지도 모릅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시길..




DUMMY

제 1막. 여행의 시작

제 1막 3장. 악보를 모으는 여행 (3)



다음 날 이른 아침.


메이가 옷매무새를 고치고 촌장의 집으로 향한다.


“루에딕, 엄마는 촌장님께 말해 집을 처분하고 올 테니, 짐을 싸 두렴.”



“네, 엄마!”




루에딕이 아쉬운 표정으로 집안을 둘러본다.


“오랫동안 정 들었는데.. 아쉽네요.”



“여행 경비를 마련하려면 어쩔 수 없잖니. 지금 가진 돈으론 한 달도 못 버틸 테니 말이야.”




루에딕이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메이는 집을 나섰다.



집 앞에서 루에딕이 멀어지는 메이를 향해 소리쳤다.


“얼른 다녀오세요!”









촌장의 집.


화전민의 마을 록마운틴에서 촌장의 집은 다른 집과는 다르게 많이 특별하다. 집이 벽돌로 지어져 있어, 통나무로 지어진 다른 집과 확연히 구분된다. 듣기로 나라에서 높은 관료로 일을 하다가 지금 이곳에 정착했다는 소문이 있지만, 믿거나 말거나다. 그래도 촌장은 예전에 한껏 날렸을 듯한 아우라를 풍긴다.



똑똑 -



“촌장님, 안에 계신가요?”


“들어오시오.”



문 뒤에서 촌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메이는 숨을 가다듬고 문을 열고 촌장에게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촌장님.”



촌장이 메이를 반갑게 맞이한다.


“메이구나. 그래, 아침부터 무슨 일이냐?”



가지런히 모은 메이의 두 손이 꼼지락거린다. 그리고는 힘들게 입을 열었다.


“저.. 집을 좀 팔 수 있을까 해서요.”



촌장이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다.


“네 집을? 무슨 일이 있는 게냐?”


“네.. 루에딕이 여행을 가고 싶어 해요. 아빠도 보고 싶어 하구요.”



루에딕아 아빠 이야기가 나오자, 촌장이 못마땅한 눈초리를 보낸다.


“칼데인 말이냐? 에잉~, 그 녀석이 뭐가 좋다고 보고 싶어 한다는 건지..”



메이가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촌장님도 아시잖아요? 루에딕이 악기와 노래에 소질이 많다는 걸요. 루에딕은 음유시인이 되고 싶어 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루에딕에게 바깥세상을 구경시켜주고 싶어요.”




촌장이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는다.


“으흠.. 녀석이 노래를 잘 부르긴 했지. 악기도 잘 다루고..”




그리고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시선이 메이에게로 향했다.


“그래, 얼마동안 다녀올 생각이냐?”




메이는 조금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이 예상하는 시간을 말했다.


“그게.. 1년은 넘길 거 같아요. 전 세계를 두루 다녀 볼 생각이라..”



촌장이 들었던 고개를 내려 다시 생각에 잠긴다.


“1년이라.. 꽤 길구나.”



메이는 미안한 듯, 고개를 숙인다.


“죄송해요..”



“아니다. 죄송할 것까지야.. 잠깐만 기다려라. 내 방에 좀 다녀 올 테니.”


“네, 그러세요.”





잠시 후, 무언가가 든 상자를 가지고 나온다.


쿵 - !



상자는 무거운지 굉음을 내며 바닥에 내려졌고, 주위로 먼지가 가득 날린다.



“에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무거운 건 오래 못 들겠구나. 아들 녀석은 일을 나가버려 시킬 사람도 없고..”



촌장이 허리를 두드리며 신세한탄을 하더니, 이내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걸 가져가거라. 거긴 돈 말고도 여러 금속 조각들이 있으니, 팔면 제법 받을 수 있을 게다. 그동안 네가 마을을 위해 열심히 일했으니, 주는 게야.”



그리고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을 이어간다.


“네 집은 없는 동안 아들 녀석을 시켜 잘 정리해 둘 테니 걱정 말거라.”


“그리고 상자가 무거우니, 혼자서는 못 들게다. 나중에 아들 녀석이 오면 그때 집으로 보내주마.”



메이가 감동받은 얼굴이 되었다.


“촌장님.. 정말 감사해요.”



촌장은 메이의 눈빛이 어색한 지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메이에게 물었다.


“크~ 흠, 뭐.. 됐다. 그나저나 출발은 언제 하는 거냐?”


“내일 아침에 떠나려구요.”


“내일이라.. 여행 준비를 하려면 시간이 걸릴 테니 어서 가 봐라.”


“네, 그럼 들어갈게요.”




메이가 문을 열고 촌장 집을 나섰다. 뒤에는 촌장이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친 딸처럼 키운 아이였는데.. 막상 떠난다고 하니 서운하구먼.”






다시 집으로 돌아온 메이.


“루에딕~”




밖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자, 루에딕이 얼른 문을 열고 메이를 맞이한다.


“다녀왔어요?”



“그래. 촌장님께서 과분한 돈을 주셨더구나.”


“촌장님께서요? 잘 됐네요!”



“하지만 어찌 될지는 모르겠구나. 세상에 나가 본 일이 없으니.. 여행이 끝나기도 전에 돈이 떨어지면.. 아마도 우리가 직접 벌어야 할 거야.”




메이의 걱정스러운 말투에 루에딕이 두 팔을 걷어 부친다.


“걱정마세요, 엄마! 제가 열심히 일해서 편하게 모실게요!”




그 말에 메이가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우리 루에딕, 다 컸구나.”


“그럼요! 정 안된다면 거리에서 연주를 해서라도 돈을 벌 수 있을 거예요!”



끼익 -



그때,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촌장의 아들 길버트였다.


“어? 길버트 아저씨다! 아저씨, 반가워요!”




길버트는 무거워보이는 상자를 내려놓았다.


쿵 - !


“그래, 루에딕이구나.”




메이도 미소지으며 길버트를 반긴다.


“안녕하세요.”


“메이, 아버님의 부탁으로 상자를 가져왔다.”




길버트가 서운한 지, 고개를 조금 숙인다.


“미리 말해주었다면, 수도에 가서 이것저것 준비해왔을 텐데..”



메이가 어쩔줄 몰라한다.


“그게.. 어제 갑자기 결정된 일이라..”




그때 루에딕이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으며 길버트를 향해 소리친다.


“아저씨! 엄마는 아무 잘못 없어요! 제가 여행가고 싶다고 엄마를 졸랐단 말이에요!!”



그러자 루에딕의 머리로 꿀밤이 날아온다.


콩 - !



“아야!”



루에딕은 아픈지,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그 사이로 길버트의 호통소리가 들린다.


“욘석아! 그렇게 중요한 일은 미리 엄마에게 말해, 마을 사람들과 의논하도록 했어야지!”




그리고는 한결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메이를 본다.


“메이, 아버님께서 하실 말씀이 있다며 저녁에 네 엄마와 함께 집으로 오라고 하시는구나.”



“촌장님 댁이요?”



“그래, 마을 사람들과 인사 정도는 나눠야 하지 않겠니?”



“물론, 그래야죠. 길버트씨, 전해줘서 고마워요.”



길버트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니, 뭘.. 그럼 돌아가마. 저녁때 보자꾸나.”




길버트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무언가 떠오른 듯 뒤돌아보며 소리쳤다.


“루에딕, 너도 함께 와야 한다!”



그러자 루에딕이 두 손을 입가에 모아 소리쳤다.


“당연하죠!”















그 날 저녁.


메이는 루에딕과 함께 샛길을 따라 촌장 댁으로 향했다.






한편, 어둠이 내리깔리고, 촌장 집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통나무집 사이로 마을 사람들이 음식을 준비하며 메이와 루에딕을 기다리고 있었다. 꼬마들은 뛰어노느라 정신이 없다. 그리고 촌장 집 앞에는 장작이 타며 커다란 불을 내뿜고 있었다.




“저기 와요!”



마을 꼬마가 멀리서 다가오는 메이와 루에딕을 보며 소리쳤다. 그러자 몇몇 마을 사람들이 꼬마 주위로 모여들었다.


“정말이군. 자넨 어서 촌장님을 불러 오게나.”


“알겠습니다.”



한 청년이 바쁘게 촌장 집 문을 열고 들어간다.







메이와 루에딕의 시야에 커다란 불빛 사이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저기 모닥불이 있네요? 무슨 일일까요?”


“글쎄..”




두 사람은 영문을 모른 채, 모닥불 근처로 다가갔다.



그러자 한 아주머니가 손짓을 한다.


“메이! 얼른 와요! 루에딕, 너도 이리 오너라!”




“무슨 일이에요?”


루에딕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묻자, 옆에 있던 아저씨가 대답했다.


“무슨 일이긴! 너희 두 사람이 여행을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환송 파티를 하려는 거지.”


“정말요?!”




루에딕이 흥분된 표정으로 메이를 바라본다.


“엄마, 우리를 위해 파티를 열어주신대요!”



메이도 감동한 것인지, 두 손을 꼬옥 모았다.


“모두들..”




어느새 나왔는지 촌장이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두 사람에게로 다가간다.


“메이, 루에딕, 어서오너라.”



메이는 아직 감동이 사라지지 않았는지, 두 손을 모은 채 촌장을 바라보았다.


“촌장님..”


“설마 둘이서 몰래 떠나려 했던 건 아니겠지?”




촌장의 말에 루에딕이 당황하며 손사래를 친다.


“설마요! 아니에요!”




낮에 길버트가 했던 말이 떠오른 탓이다.


‘욘석아! 그렇게 중요한 일은 미리 엄마에게 말해, 마을 사람들과 의논하도록 했어야지!’




그 모습이 재밌는지, 메이가 ‘푸훗’하며 웃었다.





모두 모인 듯 하자, 촌장이 가까이 있던 마을 사람에게 지시한다.


“자, 그럼 파티의 주인공이 왔으니 시작하게나.”


“예, 촌장님!”




마을 사람은 촌장의 말을 받아 모든 이들을 향해 소리쳤다.


“시작합니다! 모두들 메이와 루에딕에게 작별 인사를 하시고.. 즐겁게 즐깁시다!!”



와 -


와아!




사람들의 입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저마다 테이블에 있는 음식을 먹으며 춤추고, 이야기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메이와 루에딕 역시 음식을 먹으며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멀리서 그 모습을 촌장과 길버트가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즐거워서 다행입니다, 아버님.”


“그렇구나.”








어둠이 짙게 깔린 사이로 검은 그림자가 숨어 들었다.


“즐기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군.”




그는 통나무집 사이로 고개를 내밀더니, 다시 통나무집 뒤로 숨어들었다.


“그래, 즐겁게 놀아라. 잠시 후에 지옥을 맛보여줄 테니.”




그는 등에 메고 있던 커다란 활을 꺼내들어 화살을 메겼다. 그리고는 마을 청년의 등을 겨눈다.


딩 ~



활시위가 손아귀를 벗어났다.


쉬이익 -



화살이 빠른 속도로 날아간다.



그리고



퍼억 - !



“크헉!”




마을 청년이 등에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꺄악 - !


“무슨 일이야?!”


“어서 약초를 가져와!”



순식간에 마을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것을 신호로 곳곳에 숨어 있던 산적 떼가 마을을 덮쳤다.


“얘들아! 쳐라!!!”


“예, 두목!!”


“크하하! 사냥이다!!”




쾅 - !


빠지직 -



산적들은 음식 놓여 있던 테이블을 사정없이 부숴버렸다.




그 상황을 멀리서 검은 그림자가 지켜보고 있었다.


“이쯤 하면 되겠군. 마을은 충분히 흔들어놓았으니.. 나머지는 산적 녀석들이 알아서 하겠지.”



그림자는 혼란을 틈타 마을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음유시인 루에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제 2막 5장. 운명의 쳇바퀴는 돌기 시작하고.. (2) 20.01.28 22 1 7쪽
23 제 2막 4장. 운명의 쳇바퀴는 돌기 시작하고.. (1) 20.01.28 24 1 9쪽
22 제 2막 3장. 현자 사파엘 (3) 20.01.28 24 1 7쪽
21 제 2막 2장. 현자 사파엘 (2) 20.01.28 23 1 8쪽
20 제 2막 1장. 현자 사파엘 (1) 20.01.28 24 1 8쪽
19 [외전1-2] 바람이 부네 (feat. 칼데인, 실바) 20.01.28 25 1 4쪽
18 제 1막 16장. 희망의 염원 20.01.28 25 1 10쪽
17 제 1막 15장. 두 번째 악보 (2) 20.01.28 28 1 7쪽
16 제 1막 14장. 두 번째 악보 (1) 20.01.28 23 1 12쪽
15 제 1막 13장. 루스탄의 소매치기 소녀 (3) 20.01.28 46 1 11쪽
14 제 1막 12장. 루스탄의 소매치기 소녀 (2) 20.01.28 48 1 12쪽
13 제 1막 11장. 루스탄의 소매치기 소녀 (1) 20.01.28 46 1 10쪽
12 [외전1-1] 치유의 눈물 (feat. 슈라엘, 미도라) 20.01.28 24 1 5쪽
11 제 1막 10장. 민스트럴, 음유시인의 전설 (2) 20.01.28 50 1 13쪽
10 제 1막 9장. 민스트럴, 음유시인의 전설 (1) 20.01.28 50 1 10쪽
9 제 1막 8장. 백작가의 막내아들 (4) 20.01.28 51 1 11쪽
8 제 1막 7장. 백작가의 막내아들 (3) 20.01.28 54 1 11쪽
7 제 1막 6장. 백작가의 막내아들 (2) 20.01.28 54 1 12쪽
6 제 1막 5장. 백작가의 막내아들 (1) 20.01.28 60 1 11쪽
5 제 1막 4장. 악보를 모으는 여행 (4) 20.01.28 65 1 11쪽
» 제 1막 3장. 악보를 모으는 여행 (3) 20.01.28 69 1 10쪽
3 제 1막 2장. 악보를 모으는 여행 (2) 20.01.28 76 1 10쪽
2 제 1막 1장. 악보를 모으는 여행 (1) 20.01.28 90 1 10쪽
1 프롤로그 20.01.28 124 1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