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Vach의 서재입니다.

지니 플레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Vach
그림/삽화
바치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7
최근연재일 :
2021.06.02 11:1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4,273
추천수 :
214
글자수 :
174,770

작성
21.05.19 12:40
조회
86
추천
3
글자
12쪽

18화. 언제 죽을지 알게 된(1)

DUMMY

센터 외부 CCTV를 통해 보이는 듯한 영상에는 미사일이 거의 근접해 있었다.


‘헉!’


(모두 벽 쪽으로 피해요!)


슈트 통신망으로 소리를 치며 멤버들에게 달려갔다.

도착하기도 전에 터져버린 미사일.


콰쾅!


지니가 보여주던 화면이 꺼져버렸다.

지축을 울리는 엄청난 굉음과 커다란 진동이 동시에 일어났다.

진동이 잦아들어 몸을 세우려는데.

천정에서는 하얀 가스가 품어져 나왔다.


‘읔! 뭐야. 이 가스는?’

[화재방지용 할로겐 가스와 도난 방지용 수면 가스입니다. 생명유지장치가 있는 슈트를 입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에요.]

‘··· 이 건물은 얼마나 파괴된 거야?’

[다행히 지하 5층 위쪽만 파괴되었어요.]


주요 문화재 보관시설이라 튼튼하게 지어선지 생각보다 피해는 크지 않은 듯했다.

정전되어 사위가 어둠으로 뒤덮였다.

어두움도 잠시.

투명 슈트의 눈 부위에서 플래시처럼 빛이 뿜어지며 주위를 밝혔다.


(다들 괜찮아요?)

(뭐야? 뭐가 터진 건가?)

(뭐에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적막하기만 하던 지하시설이 큰 폭음과 함께 커다란 진동을 일으켰으니 많이 놀라기는 했지만, 다행히 다친 멤버들은 없는 듯했다.


(벙커 파괴용 미사일이 건물에 떨어졌어요. 지하 5층 정도까지 파괴되었고요.)

(허어··· 우리가 들어온 걸 어찌 알고?)


나도 그것이 의문이었다.

그러나 급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일단 안전하게 밖으로 나갈 방법을 찾아봐야겠어요.)


‘지니야, 대피로!’

[지하 16층에 외부로 나갈 수 있는 비상용 통로가 하나 있어요.]

‘그 외에는?’

[없어요. 철저히 밀폐된 곳이에요.]


지니가 파악해준 대로 지하 16층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말하려던 찰나였다.

다시 빨간색으로 깜박이는 화면.

화면을 급하게 띄우는 지니.

미사일이 날아오는 모습이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보였다.

인공위성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미사일이 또 날아와요! 벽 쪽으로!)


또 한 번의 커다란 폭음과 엄청난 진동.

처음보다 더 크고 더 강했다.

진동이 차츰 가라앉자 두려움이 담긴 성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형! 이러다 우리 이 건물 안에서 죽는 거 아니에요?)


더 머뭇거리면 건물이 무너져서 죽든 미사일에 죽든 죽을 것이다.


(방법을 찾아볼게!)


‘지니야. 지하 16층에 있다는 통로는?’

[미사일이 더 날아오지 않는다는 조건이면 지금도 탈출 가능해요!]

‘그런 조건은 확신할 수 없으니··· 이 건물 지하 몇 층까지 있어?’

[지하 40층까지 있어요.]


멤버들을 바라보았다.


(지하 16층에 외부와 연결된 비상 통로가 있는데, 미사일이 한 번 더 폭발하면 그곳도 붕괴될 겁니다. 두 발의 미사일이 날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보면 우리가 그 통로에 도착하기도 전에 붕괴될 가능성이 큽니다.)


나의 설명을 듣던 택형이 낙담한다.


(그렇다면, 이 건물 안에서 매몰되어 죽든 계속 날아올 미사일에 죽든, 결론은 죽는다는 이야기 아닌가?)


주리, 성준, 누나의 얼굴에서도 보이는 절망적인 표정.

일단 위험에서 최대한 멀어져야 한다.

시간을 벌어야 했다.


(이 건물이 지하 40층까지 있어요. 현재 제일 안전한 곳은 그곳입니다. 일단 지하 40층으로 가죠!)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는 방법은 그 방법뿐이었으니···.

지니가 다시 화면을 띄웠고 빨간색으로 깜빡였다.

미사일이 또 날아오고 있는 것이다.


(미사일이 또··· 벽 쪽으로 붙어요!)


다시 한번 커다란 폭음과 엄청난 진동이 일어났고 우리는 지하 40층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국립 문화재 보관센터의 마지막 층인 지하 40층.

더 이상 내려갈 곳도 피할 곳도 없다.

싸우다 죽으면 후회라도 없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마저 든다.

그렇게 죽음을 생각할 무렵.

미사일이 또 날아온다는 신호인 빨간 깜박임이···.


(또···.)


희망을 잃은 멤버들의 표정을 보며 또 다시 경고하기에도 저어된다.

이어 들리는 커다란 폭음과 엄청난 진동.

4번의 폭발이 있었으니 지하 20층 정도까지 파괴되었을 것이다.

미사일이 앞으로 4번만 더 날아오면 죽는다는 뜻이다.

언제 죽는다는 것을 알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 이렇게도 고통스러운 것일 줄이야···.

주리를 바라보았다.


‘주리야···.’


절망이 섞인 눈물을 떨구고 있다.

정말··· 여기서 죽는 것일까?

이렇게 죽는 것인가?

5년동안 고통받았던 어깨가 나았기에 국가대표 양궁선수와 코치직도 열려 있었다.

회사에서도 승진이 예정되어 있었고.

바라만 보았던 여신 주리와도 가까워졌다.


‘앞으로 진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럴 줄 알았는데···.

몬스터들의 수괴로 지목되어 공개 수배를 당하는 것도 모자라, 지하 40층 밀패된 공간에서 죽음을 맞이할 줄이야.


‘내 인생의 끝을 지하 40층에서···.’


지니마저도 아무 말이 없다.

우두커니 서서 두려운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는 멤버들.

보이지도 않는 그것. 자신들을 죽음으로 인도할 미사일을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만파식적을 가슴에 안고 있는 주리.


(주리야···.)


몸을 심하게 떨고 있다.

밀폐된 공간에 갇혔다는 공포와 곧 죽는다는 공포가 겹쳐진 듯한 그녀의 모습이 너무도 애처롭게 보였다.

가만히 다가가 안아주었다.


(오빠··· 우리 이렇게 다 죽는 거지?)


등을 천천히 토닥여 주었다.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


성준은 좌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머리를 아래로 떨구고 있다.

누나는 커다란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긴장된 서성거림으로 계속 왔다 갔다 한다.

택형은 허허로운 표정으로 태극현현보를 바라보고 있었다.

꿈으로만 꾸고 있었던 제2의 인생.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 줄 태극현현보를 얻었지만, 그것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 역설적인 상황이었으니···.


(허허···.)


인왕산 암반 속에 만들어 놓은 연구소.

그곳에서 자신만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 지상 최강의 마도사가 되겠다며 즐거워했던 모습이 불과 얼마 전이었는데···.


‘···! 인왕산 암반 속 연구소?’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을 확인하고자 택형을 바라보았다.


(택형!)


희망이라는 빛이 사라진 눈으로 나를 천천히 바라본다.


(택형, 은신처인 연구소를 만들 때 인왕산 암반을 어떻게 뚫었어요?)


이 상황에 무슨 소리인가? 갑자기 지난 일을 왜 물어보나? 라고 생각하는 듯한 표정이 역력한 택형.


(그거야 소형 고효율 TBM으로···!)


절망에 신음하고 있던 택형.

벌떡 일어섰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눈치챈 모양.


(그것으로 암반이 가득한 터널을 뚫었네. TBM! 연구소 창고에 있네!)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이었지만 살 수 있다는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택형은 연구소 AI인 문어에게 지금 쓰고 있는 안경을 통해서만 접근하시죠?)


뭐든지 빨리 이야기하라는 듯 고개를 세차게 끄덕인다.


(그렇네!)


또한, 뭐든지 들어주겠다는 듯한 표정.


(그 권한을 당분간 저에게 넘겨주세요.)

(알겠네!)


택형은 두말도 하지 않고 주저 없이 권한과 안경을 넘겨주었다.

넘겨받은 권한으로 지니가 안경을 통해 문어를 통제하도록 했다.

먼저, 우리가 타고 온 나비를 연구소로 출발시켰다.

연구소 AI인 문어에게는 창고에 있는 소형 고효율 TBM을 연구소 상부에 있는 이륙장으로 이동시키도록 지시했다.

나비에게 TBM을 사패산으로 가져오도록 명령을 내린 것이다.


‘지니야. 사패산에서 제일 연약한 지반을 찾아줘. 문화재 보관센터 지하 40층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지니에게 명령을 하고 멤버들에게 계획을 설명했다.


(택형에게 넘겨받은 권한을 이용해 연구소에 있는 TBM을 이쪽으로 가져올 겁니다. 이 산에서 제일 연약한 지반의 시작점이며 이곳 지하 40층과 제일 가까운 지점에 떨어뜨릴 계획입니다.)


택형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나비가 가져올 TBM으로 그 지점부터 여기까지 터널을 뚫고, 그 터널로 탈출하자는 계획인 거지?)

(그렇습니다.)


택형의 눈빛에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충분히 가능하네. 두더지··· 그러니까 나비가 가지고 올 소형 고효율 TBM이면 연약한 지반을 뚫으며 여기까지 들어오는 것은 식은 죽 먹기지! 문제는 시간인데.)


택형의 활기찬 설명으로 인해 나머지 멤버들의 눈빛에도 생기가 차올랐다.


(오빠! 살아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

(계획이 그래. 일단 뭐든 해보자고!)


살 수 있다는 희망과 생기를 되찾은 멤버들을 둘러보았다.

정확히는 세나 누나를.


(우리도 안쪽에서 해야 할 일이 있어요.)


주리가 만파식적을 꽉 쥐며 대답했다.


(어떤 일이든 시켜만 줘. 오빠!)

(정확히 말하면 세나 누나가 할 일이야.)


누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어온다.


(내강?)

(응! 누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뭘 해야 하는뎅?)


말하는 사이에 미사일이 날아온다는 신호인 빨간색 깜박임.

또 다시 이어지는 커다란 폭음과 진동.

이전보다 그 소리와 진동이 훨씬 크게 느껴졌다.

5번째 미사일이었다.

앞으로 남은 건 3번.


‘지니야. 두더지가 연약한 지반을 뚫고 들어오면 건물 하부와 만나는 지점이 어디야? 지하 40층 평면도에 그 지점을 표시해줘.’


지니가 평면도를 띄워서 두더지가 닿을 지점을 확인시켜 주었다.


[왼쪽 4번째 금고 모서리에요.]


멤버들의 어깨너머에 있는 4번째 금고.

그곳을 바라보며 누나에게 말했다.


(누나가 할 일도 터널을 뚫는 거야.)

(터널을?)

(그래, 누나. 누나도 두더지가 올 반대편에서 터널을 뚫어 주어야 해.)

(나도 두더지양?)


땅을 파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지 전투용 슈트에서 커다란 모종삽을 꺼내 드는 누나.


(··· 두더지가 되라는 건 아니고, 누나가 입고 있는 전투용 투명 슈트에 장착된 미사일을 내가 이야기하는 지점에다가 쏘면 돼.)

(오홍~.)


화단용 모종삽은 제 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생기를 되찾은 택형을 바라보았다.


(택형, 전투 슈트에 장착된 소형 미사일의 위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음··· 지금 이 건물을 부수고 있는 미사일의 기종을 알 수 있겠나?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해서 그렇네.)

(B211-12 벙커 파괴용 미사일입니다.)

(그것이 한 발에 5층 정도씩 파괴하니··· 세나의 슈트에 있는 미사일은 1층 정도? 우리가 사용할 미사일은 층과 층 사이가 아닌 두꺼운 외벽을 뚫어야 하니 넉넉잡고 두 방이면 흙을 볼 수가 있겠어!)

(누나 들었지? 미사일 두 방?)

(앙~ 홍홍~.)

(왼쪽 4번째 금고 안의 모서리가 연약지반과 만나는 지점이니 그곳에 쏘면 돼.)


4번 째 금고문을 열었다.

금고 안에는 무기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검과 활도 많이 있네.’


지금은 살고 봐야 했다.

검 두 개를 들어 누나가 미사일을 쏘아야 할 지점에다 X 표시를 해주었다.

화면이 또 빨간색으로 깜빡인다.

이어지는 커다란 폭음과 엄청난 진동.

고막을 찢을 듯한 폭음과 몸을 지탱하고 서 있기도 힘들 정도의 진동이었다.

다들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6번째 미사일이었으니···.’


앞으로 2번 남았다.

죽기까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지니 플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한 말씀 올립니다. 21.06.07 35 0 -
33 33화. 폭주(3) +4 21.06.02 42 2 13쪽
32 32화. 폭주(2) +2 21.06.01 39 2 12쪽
31 31화. 폭주(1) +4 21.05.31 39 2 11쪽
30 30화. 세계 최초 던전 클리어 영상 +5 21.05.30 41 4 12쪽
29 29화. 던전 네임 : 학교 던전(3) +2 21.05.29 46 1 12쪽
28 28화. 던전 네임 : 학교 던전(2) +4 21.05.27 55 4 12쪽
27 27화. 던전 네임 : 학교 던전(1) +4 21.05.26 59 4 12쪽
26 26화. 우리 동네는 우리가 지킨다 +4 21.05.25 61 2 11쪽
25 25화. 검만 잡으면 +2 21.05.24 52 2 12쪽
24 24화. 던전 네임 : X등급 레어 던전(3) +2 21.05.23 59 4 12쪽
23 23화. 던전 네임 : X등급 레어 던전(2) +2 21.05.22 67 5 12쪽
22 22화. 던전 네임 : X등급 레어 던전(1) +2 21.05.21 76 4 12쪽
21 21화. 멸망의 시작(2) +2 21.05.20 72 6 13쪽
20 20화. 멸망의 시작(1) +4 21.05.20 68 5 12쪽
19 19화. 언제 죽을지 알게 된(2) +2 21.05.19 65 5 12쪽
» 18화. 언제 죽을지 알게 된(1) +3 21.05.19 87 3 12쪽
17 17화. 용의자 4명 +4 21.05.18 68 3 11쪽
16 16화. 조선시대 무인의 스킬 +4 21.05.18 76 4 13쪽
15 15화. 레벨업 +2 21.05.17 91 4 12쪽
14 14화. 서로 읽히지 않는 사람들 +4 21.05.17 95 5 12쪽
13 13화. 몬스터와 대적할 무기(2) +4 21.05.16 100 4 12쪽
12 12화. 몬스터와 대적할 무기(1) +4 21.05.16 129 6 12쪽
11 11화. 세나 누나를 위한 탈취작전(2) 21.05.15 121 5 14쪽
10 10화. 세나 누나를 위한 탈취작전(1) +4 21.05.15 157 6 11쪽
9 9화. 투명 슈트 +5 21.05.14 178 7 13쪽
8 8화. 각성 +4 21.05.14 197 9 13쪽
7 7화. 멸망의 서막(2) +2 21.05.13 201 10 13쪽
6 6화. 멸망의 서막(1) +1 21.05.13 223 7 12쪽
5 5화. 스킬을 사용한 첫 싸움(2) +1 21.05.12 226 1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