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만련자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검술천재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만련자
작품등록일 :
2023.11.13 15:30
최근연재일 :
2023.12.08 12:0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176
추천수 :
21
글자수 :
44,982

작성
23.12.04 12:01
조회
126
추천
2
글자
11쪽

5화

DUMMY

드자이크는 고개를 두리번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는 아무도 없었으니 환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오산.

[ 무엇을 원하느냐? ]

틀림없는 의사표현이다. 주변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없지만 말이다.

“누...누구 십니까?”

6써클의 마법사를 속였을 정도로 모든 것에 태연했던 드자이크였지만 이번만큼은 태연할 수 없었다.

그의 생각이 맞다면 이 존재는 신(神)이 틀림없었으니까.

[ 네가 바친 제물을 받은 자다. ]

“스테고니아 신이십니까?”

[ 인간들은 나를 그렇게 부르더군. 하지만 내 진명(眞名)은 아니지. ]

드자이크는 할 말이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죽인 것일 뿐 제물을 바친 것은 아니었으니까.

[ 흥! 그래도 마찬가지다. ]

신은 드자이크의 생각을 읽은 것처럼 말을 이었다.

[ 내게 제물을 바치는 법은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인세에 보기 드물 정도로 뛰어난 인재여야 하며 직계가족이어야 하지. 게다가 바치는 자도 바쳐지는 자도 신앙심마저 가지고 있어야 하고 같은 직업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같이 제단에 올라와 나의 축복을 받아야 하지. 이렇게 까다롭게 인과율을 짜 놓은 이상 조건이 맞춰지면 나라고 해도 반드시 거래를 이행해야 한다. ]

“그럼 제 소원은 저 아래 케비넷에 있는 물건들을 가지고 이 신전에서 나가는 것입니다.”

[ 그것은 안 된다. 주문을 외웠을 때 소원은 이미 정해져 있었느니라. 그것은 진리의 조각이었다. ]

역시나 마우드는 드자이크를 바쳐 더 높은 써클로 나아갈 생각이었나 보았다.

“하지만 이곳에서 나가지 못하면 무슨 소용입니까? 이곳에서 굶어 죽으라는 말입니까?”

[ 그건 내 알 바가 아니다. 내가 줄 수 있는 건 내게 빌었던 진리의 조각뿐이다. ]

그 순간 드자이크는 머리 속에 폭발하듯 많은 사고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것은 수많은 가지로 뻗어나가며 사고를 확장시켰다.

하지만 그 대가로 드자이크는 머리가 터지는 고통을 느끼며 땅바닥을 굴러야만 했다.

그리고 고통이 가라앉았을 때는 이미 신은 사라지고 없었다.

스테고니아 신은 드자이크의 머리에 제 멋대로 진리의 조각을 쑤셔 넣고 떠났다.

그것은 바로 더블 스펠링. 더블 캐스팅이 아니라 더블 스펠링이었다.

더블 캐스팅은 동시에 두 개의 마법을 부리는 것이었지만 더블 스펠링은 하나의 마법에 똑 같은 마법이 자동으로 부여되는 것이었다.

에를 들자면 파이어볼을 쏘는 순간 동시에 하나 더 쏘아져 나가 똑같은 지점에 쏘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더블 스펠링이라는 개념체계가 형성되며 패러다임의 경계가 더 넓어졌다.

한 마디로 정신체계의 격이 상승했으며 그에 따라 마라지배력도 역시 증가했다. 지금 당장 4써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드자이크의 눈에는 기쁨보다 실망이 가득했다.

“빌어먹을! 누가 이런 걸 달래? 이곳에서 내 보네 달라니까.”

마우드가 신전의 문을 여는 방법은 주문이었다.

“#$%$ $% #$%&& %$&$$@ %$@#$ %@$# %$%#&!”

두 달 전 마우드가 신전의 문을 열었을 때 썼던 주문을 그대로 외웠다.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문은 열리지 않았다.

괜히 신에게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한게 아니었다.

아무리 기억력이 좋다고 한들 생전 처음 듣는 언어의 발음까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었다.

주문에 실린 의념도 무엇인지 몰랐으니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었다.

“젠장. 절벽을 뚫어야겠네. 음식이 먼저 떨어지느냐 절벽이 뚫리느냐 그 싸움이군. 일단 내려가야 하니 4써클부터 만들어야겠군.”

드자이크는 그 자리에서 4써클을 만들었고 머리 속에 담아두었던 4써클 마법 레비테이션을 가장 먼저 익히고는 바람 마법을 이용해 아래쪽 텐트로 내려갔다.

계단에 놓인 함정들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데브리어 산맥의 계곡을 따라 한 소년이 내려왔다.

그리고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눈에 보이자 그 자리에 서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스테고니아 덕분이라도 해야 하나? 골렘을 쓸 수 없었다면 그 안에서 굶어 죽었을지도 몰라.”

소년은 바로 드자이크였다.

처음엔 파이어 볼로 바위를 뚫고 나오려 했다.

그런데 일정부분까지 파이고 나더니 그 다음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마법결계에 의해 절벽이 보호를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 땅을 파는 수밖에 없었고 4써클 골렘 마법을 사용해 지하로 땅굴을 파고 나서야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드자이크는 마을로 들어서자 곧장 마차에서 내렸던 곳으로 찾아갔다. 더 이상 이곳에 머물고 싶지 않아서였다.


“어떻게 하지? 지금 마차가 하나도 없는데?”

마당 앞에 놓인 마차들, 뻔히 보이는데 없다고 했다.

“저기 있잖아요. 어리다고 돈 걱정하시나 본데요. 돈은 있어요. 걱정 마시고 파세요.”

“그게 아니고. 진짜로 없다고. 남작령에서 말이란 말은 전부 다 징발해 가서 마차를 끌고 갈 말이 없어.”

“말을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마차 중개인은 이리저리 주변을 살피고는 귓가에 속삭였다.

“영지전을 준비 중이야.”

“왜요?”

“놈들의 주장으로는 우리 영애께서 지이나 남작의 영식에게 모욕을 주었다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우리 영지를 뺏으려는 수작이고말고.”

“그래요?”

“암. 당연하지 우리 아가씨가 얼마나 착하고 예쁘신데. 다른 사람에게 모욕을 주실 분이 아니지.”

“네. 그럼 수고하세요.”

“어디를 가려고?”

“영지전에 휘말리기 전에 이곳을 떠야죠. 밥이나 든든하게 먹고 출발하려고요. 마차가 없으면 걸어야죠.”


눈에 보이는 대로 여관에 들어섰는데 사람들이 가득했다.

영지전이라니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불러 모은 모양이었다.

“뭘 줄까?”

여관 시급은 보자마자 반말로 물어왔다. 드자이크로서는 딱히 새로울 일이 아닌지라 그냥 넘어갔다.

“배부르고 빨리 되는 것요.”

“2인 분을 먹으면 되지. 돈도 없는 놈들이 꼭 그렇게 주문하더라. 돈이 없는데 배가 부르겠어?”

고개를 돌려보니 얼굴에 상처가 그득한 놈이 드자이크를 보며 말했다. 옆구리에 검을 차고 있는 것을 보면 용병인가 싶었다.

“왜? 뭐? 어쩌려고?”

드자이크는 그 사내를 향해 저벅저벅 다가갔다. 그리고 그 테이블에 앉았다.

“뭐하기는요? 심심하니까 이야기나 좀 들으려고요. 영지전 하러 온 거죠?”

태연한 소리에 사내는 어이가 없었는지 김이 새는 소리를 내 뱉더니 말했다.

“꼬마야. 그런거 관심 두지 말고 얼른 도망쳐라. 영지전에 휘말리면 너 같은 애송이들이 제일 먼저 죽거든.”

“네. 안 그래도 밥만 먹고 도망칠 거에요. 숲속에 있다 나왔더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람?”

그 순간 탁자 위로 호박 스프와 빵 덩어리 2개가 담긴 쟁반이 두 개가 놓였다.

사내도 역시 똑 같은 음식을 시켰던 것이었다.

드자이크는 쟁반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우리가 궁금한 건 못 참잖아요? 어때요? 영지전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주면 밥값은 내가 내주죠.”

“좋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이야기는 마차가게에서 들은 이야기와 똑같았다.

그래서 물었다.

“이쪽에 승산은 있어요?”

“없지. 저쪽에서 작정하고 걸어온 영지전인데 승산이 있을 리가 있겠어?”

“그럼 아저씨는 왜 이쪽에 붙은 건데요?”

“싸워야 먹고 사는 용병이니까.”

“에이 아닌 거 같은데요? 돈을 벌려면 이기는 쪽에 붙어야죠. 안 그래요?”

“짜식. 예리하네. 그래 네 말이 맞다. 원래 지는 쪽에는 용병도 잘 안 붙는 편이다. 그래서 이쪽에서는 신분세탁을 걸었다.”

“그게 뭔데요?”

“영지전에서 승리하면 새로운 신분을 주겠다는 것이다. 전에 무엇을 하고 살았던 안 따지겠다는 뜻이지.”

“그래도 되요?”

“죽기 직전인데 무언들 못 하겠냐?”

“그렇게 하면 승산은 있나요?”

“싸움이 돌아가는 판을 봐서 이길 것 같으면 남아 있고 질 것 같으면 다 도망친다. 그런데 가끔 신분세탁을 하고 싶은 사람중에 거물이 껴 있으면 이기는 일도 생긴다..”

“호오. 그렇군요.”

“영지전이 흔한가요?”

드자이크는 영지전이 흔하다면 이곳에서 떨어진 곳의 영지전을 찾아가 신분세탁을 할 생각이었다.

“흔하지 않지. 무엇보다 위에서 싫어하시니까.”

“아. 그래요? 그렇군요.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드자이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영지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징집관을 찾아가 신고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문고리를 잡으려는 찰나 한 사내가 버티고 서서 길을 막았다.

수염도 덥수룩하고 온몸에 상처를 새겨 놓은 것을 보니 칼밥을 먹으며 산 것 같았다.

“잠깐 꼬마야. 내 술 값도 좀 내주고 가지?”

“허어.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데서 강도짓을 하시겠다?”

“강도짓은 무슨? 남들 다 아는 이야기를 듣고 밥값을 내주는 걸 보면 내가 문을 열어주면 술값도 내주겠다 싶어서 나선거지. 내가 문을 열어 줄 테니 술값을 내라는 거다.”

“그렇지. 이왕이면 내 것도 대신 내줘라. 나는 이놈에게 문 열어주라고 말을 할테니까 말이야. 하하. 하하하.”

“내 것도 추가하자. 꼬마야.”

두 사내가 싱글벙글 웃으며 다가왔다.

졸지에 세 사내가 길을 막고 선 것이었다.

드자이크는 머리에 손을 얹고는 고개를 절래 흔들었다.

“하아. 정말이지. 밤길도 아니고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데서 이런 일을 당하려니까 머리가 다 아프려고 그러네. 당신들 신분세탁하려는 사람들 맞아? 이렇게 살면 신분세탁 해도 방금 지명수배가 될 것 같은데?”

“그런 이야기는 먼 일이고. 내 눈 앞에 있는 애새끼가 말을 안 들으면 두들겨 패서라도 가르쳐야지. 안 그러면 화병에 걸려 죽을지도 모르거든.”

“어이 애송이. 가진 돈 다 내놓으라는 것도 아닌데 뭐 그리 아껴? 술값만 내고 가라고. 술값만. 나도 이제 손을 씼어야 하니 수배가 될만한 일은 안하고 싶다고.”

“흥! 능력 있으면 뺏어가 보든가.”

드자이크가 웃으며 슬쩍 뒤로 움직였다. 마법을 쓰기 위해 거리를 벌린 것이었다.

“흐흐흐. 꼭 피를 봐야 돈을 꺼내는 놈들이 있지.”

“그러게 머리가 멍청하면 몸이 피를 보지.”

“바로 이 애송이 놈처럼 말이지. 흐흐흐.”

사내들이 옆구리에 있던 무기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검을 뽑아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사가 검술천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리메이크 해서 오겠습니다. 23.12.12 16 0 -
9 9화 23.12.08 99 2 11쪽
8 8화 23.12.07 102 1 11쪽
7 7화 23.12.06 112 2 13쪽
6 6화 23.12.05 115 3 12쪽
» 5화 23.12.04 127 2 11쪽
4 4화 23.12.01 139 3 11쪽
3 3화 23.11.30 142 3 10쪽
2 2화 23.11.29 160 3 11쪽
1 1화 23.11.29 180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