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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련자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검술천재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만련자
작품등록일 :
2023.11.13 15:30
최근연재일 :
2023.12.08 12:0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177
추천수 :
21
글자수 :
44,982

작성
23.11.29 12:09
조회
180
추천
2
글자
11쪽

1화

DUMMY

깜깜한 어둠.

산소가 부족해 숨을 조이는 공기.

좁아터져 몸조차 돌릴 수 없는 답답함.

빠른 작업속도를 위해 지주대조차 세우지 않고 파 들어간 토굴.

그야말로 언제 토굴이 무너져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환경이었다.

퍽! 퍽! 퍽! 샤악! 샤악!

삽으로 흙을 파는 소리와 손으로 흙을 밀어내는 소리가 깜깜한 토굴 속에 울렸다.

“1번.”

“2번.”

“3번.”

샤악! 샤악!

자신의 번호를 부르며 흙을 밀어내자 다음 번호가 소리를 지르며 연달아 흙을 뒤로 보냈다.

그들이 하는 짓을 보자면 두더지와 같았다.

몸을 돌릴 수도 없는 작은 토굴인지라 자신의 앞에 싸인 흙을 뒤로 보내 퍼내야만 뒷걸음질로 돌아나갈 수 있었다.

마지막 구호는 20번이었다.

후드득! 후드득! 토굴의 어디선가 흙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몇 번이야?”

“7번. 내 옆이야.”

“판자로 바치고 막대기를 기둥을 세워! 6번과 8번은 어서 7번에게 판자와 막대기를 넘겨. 길게 세 겹으로 지지대를 세우게 해! 그리고 5번과 9번도 6번 8번에게 판자와 막대기를 줘. 6번 8번 기둥세우고.”

“알...았어.”

어둠속에서 바쁘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끝이 났다.

그러자마자 푹! 땅이 꺼지는 소리가 났다.

다행히도 방금 세운 판자와 막대기 위로 흙이 내려앉더니 더 이상 무너지지 않고 멈춰 섰다.

“무너진게 왼쪽이야? 오른 쪽이야?”

“오른 쪽.”

“다들 들었지? 왼쪽으로 붙어라. 모두 왼쪽으로 붙어서 지지대를 건드리지 말고 후퇴한다.”

“하지만 책임량을 못 채우면 밥을 굶어야 하는데?”

“멍청한 소리 하지 마. 죽는 것 보다는 나아. 어서 왼쪽에 바짝 붙어서 후퇴해. 지지대가 버티는 동안 빠져나가지 못하면 진짜 죽는다.”

“하지만 굶어도 죽는데?”

“야. 이 멍청한 새끼야. 똘똘이 말대로 해. 하루 굶는다고 당장 죽지는 않아.”

“똘똘이 말 대로 해. 똘똘이는 무조건 옳아. 똘똘이 말대로 판자와 지지대를 가지고 오지 않았으면 우린 여기서 다 죽었을 걸?”

“맞아 조금 불편해도 똘똘이가 시킨 대로 판자와 막대기를 가지고 다녀야 해.”

사람들의 의견이 모여지자 똘똘이가 다시 소리를 냈다.

“왼쪽이라고 복창하며 후퇴한다. 실시.”

“왼쪽. 왼쪽. ......”

복창소리가 길게 이어지며 모두가 뒤로,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밥을 굶지 않아도 되었다.

그들이 후퇴하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모이라는 신호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캉! 캉! 캉!

쇳소리가 정적을 깨트렸다.

“똘똘아. 시간이 되었냐?”

“아니. 어림도 없어. 이건 뭔가 다른 일이 생긴 거야.”

“제기랄 또 다른 토굴이 무너졌나 보네. 몇 명이나 죽었을까?”

죽음이 언급되자 모두가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광산 노예는 죽을 때까지 토굴을 파다가 땅에 묻혀 죽어야할 팔자이기 때문이었다.

그때 똘똘이라고 불렸던 자가 말했다.

“이건 그런 종이 아니야. 어서 나가자고. 좋은 일일테니까.”

“좋은 일?”

“그래. 이건 전체 집합 신호야. 토굴이 무너졌다고 해도 우리를 모두 부르지는 않았잖아? 작업할 놈들만 불렀지. 그런데 지금은 전체를 다 불렀어. 분명 노예를 사러온 상인일지도 몰라.”

“아! 맞다. 그래. 모두를 다 불렀을 때는 누군가가 우리 중에 몇몇을 데리고 갔었어.”

“좋았어. 어서 나가자. 어디로 가든 이곳보다는 나을 거야. 어서 이 지옥을 벗어나자고.”

“어이. 잔소리는 그만하고 어서 나가기나 하자고. 시간 안에 못 나가면 맞을 건데.”


쇳소리가 울리고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키리오스 산맥의 자락에 있는 작은 토굴들에서 노예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이들이라면 여우굴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작은 토굴이었는데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들어 있었다는게 의아할 정도였다.

그렇게 모여든 이백에 달하는 광부들...... 아니 광부라고 부르기에는 그들의 체구가 너무나 작았다.

대부분이 열 살에서 열네 살로 보이는 작은 소년들이었다.

아이들은 일사분란하게 공터에 몰려들어 줄을 지어 앉기 시작했다.

줄지어 앉은 아이들을 보며 모두 모였다는 것을 확인한 관리자가 입을 열었다.

“나으리께서 똑똑한 노예를 찾으신다. 나으리가 내는 문제에 충실하게 답 하거라.”

관리자의 말에 광부들...... 아니 소년들의 눈이 반짝였다.

진짜로 이 지옥에서 빠져나갈 기회가 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이 초롱초롱한 것은 똘똘이라고 불리던 소년이었다. 똑똑한 노예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듣거라. 세 상인이 여관에서 식사를 했다. 점심 값은 1인당 100쿠퍼였다. 그런데 주인이 단골이라며 50쿠퍼를 할인해 주었지. 그래서 각자 10쿠퍼씩을 나누어 가졌다. 그리고 나머지 20쿠퍼로는 후식을 사먹었다..”

‘나으리’라고 불린 자는 아이들을 돌아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묻겠다. 10쿠퍼씩 돌려받았으니 상인들은 식사에 270쿠퍼를 쓴 것이다. 그리고 후식에 20쿠퍼 썼으니 모두 290쿠퍼를 썼다. 그럼 10쿠퍼의 금액은 어디로 사라진 것이지?”

그 물음을 들은 소년들과 관리인조차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10쿠퍼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도무지 모르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어리둥절해 할 때 힘차게 올라온 손이 있었다.

똘똘이라고 불렸던 소년이었다.

“너는 사라진 10쿠퍼에 대해 대답할 수 있겠느냐?”

“네. 어르신.”

“하지만 대답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나는 모르고도 아는 척 하는 자를 유독 실어한다. 틀린 답을 말한다면 나의 시간을 허비한 죄로 30대의 태형에 처할 것이라는 거다. 그래도 대답하겠느냐?”

30대의 태형이면 성인들도 죽을 수 있는 매질이었다.

제대로 먹지 못해 바짝 골은 아이들이 맞는다면 틀림없이 죽음에 이를 처벌이었다.

“네. 어르신.”

“좋다. 그럼 대답 하거라.”

“애초에 질문이 틀렸습니다. 먹는데 쓴 돈의 반대되는 말은 먹는데 쓰지 않은 돈입니다. 그러니 총액을 구하려면 먹는데 쓴 돈과 먹는데 쓰지 않은 돈을 합해야 합니다. 먹는데 쓴 돈 270쿠퍼에 돌려받은 돈 30쿠퍼를 더해야 논리적으로 맞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정확히 300쿠퍼가 됩니다.”

“아...! 그러네.”

“맞아. 맞아.”

질문 자체가 틀린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답을 구하려던 아이들은 그제야 문제가 무엇인지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잘 맞췄다. 그럼 이 문제는 어떠냐?”

‘나으리’는 또 다른 문제를 내었다.

나머지 문제도 역시 논점을 교묘하게 비틀어 오답으로 유도하는 것이었다. 점점 더 교묘하게 말이다.

하지만 똘똘이라는 소년은 그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주저 없이 정답을 말했다.

그렇게 연달아 3문제를 해결하자 ‘나으리’는 소년이 자신이 찾고 있던 인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나으리는 땅에 주머니를 던졌다.

손가락만한 누런 황금덩어리가 무게를 주체하지 못하고 주머니 밖으로 튀어나왔다.

“저 아이를 데려가겠다.”

“알겠습니다. 어르신.”

소년들에게 사신처럼 무섭게 군림하던 관리인은 어르신이라는 자를 향해 허리가 부러져라 굽실거렸다.


마차에 오르자마자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으리’가 입을 열었다.

“나는 마법사 마우드 제이만이다.”

마법사라는 말에 소년은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마법사는 기사와 함께 세상을 호령하는 두 개의 축이었고 마법사들의 존재는 지극히 희귀해서 기사들보다 더 귀하게 대접을 받는 존재들이었다.

“너는 나를 스승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

“똘똘이라고 불렸습니다.”

“성은 고사하고 이름조차도 없단 말이구나. 그럼 드자이크 제이만은 어떠냐?”

그 말을 들은 소년은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놀라고 말았다.

그건 스승의 성과 똑 같은 성이었기 때문이었다.

“허허. 이름만 듣고도 내 뜻을 예측하다니 정말 똑똑하구나. 그래 넌 이제 내 양자가 되어 내 모든 것을 이어받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똑똑한 아이를 찾은 거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죽는 날까지 스승님을 잘 모시겠습니다.”

드자이크는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이며 외쳤다.

하지만 마우드는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전에 해결해야 할 조건이 있다.”

“무엇입니까, 스승님.”

“지금부터 반년 안에 1써클의 마법사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뒤를 이을 자격이 없다. 그때는 너를 다시 노예시장에 내다 팔 생각이다.”

그 순간 드자이크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마우드가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이건 거래다.

6개월 안에 지정한 수준의 능력을 보여야만 맺을 수 있는 관계. 그것을 보이지 못한다면 다시금 노예로 팔려가고 말리라.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스승님.”

마우드는 그제서야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글은 읽을 줄 아느냐?”

“죄송합니다. 스승님. 저는 평생 글자를 본 적이 없습니다.”

“하핫! 하하핫! 하하하핫!”

마우드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너는 지금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 말인 즉슨, 본적이 있다면 지금 읽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로 들리는 구나. 맞느냐?”

“네. 그렇습니다. 스승님.”

“오늘부터 마차에서는 글을 배울 것이다. 나는 지금 매우 중요한 연구를 하고 있기에 연구실에 도착하면 널 가르칠 시간이 없다. 당분간 기본적인 내용들은 책을 보고 스스로 익혀야 한다. 열심히 배우 두거라.”

“알겠습니다. 스승님.”

그리고 5분 뒤 마우드는 할 말을 잊고 말았다.

‘허어. 아무리 똑똑해도 그렇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평생 단 한 번도 글자를 본 적이 없다고 했던 드자이크가 단 한 번 독음을 읽어주는 것으로 모든 글을 읽고 쓰는게 가능해져 버리다니?

그것도 모자라 드자이크는 지금 마우드가 준 서적 [ 마나의 이해- 기본편 ]을 소리 내어 읽고 있었다.

그런데 한 번의 막힘도 없이 거침없이 읽어 내려가는 것을 보니 똑똑하다는 생각을 넘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승님. 모르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무엇이냐?”

“테라, 벤투스, 이그니스. 아쿠아, 아카샤가 무엇입니까?”

“그것들은 고대어다. 테라는 흙과 대지를 말하고 벤투스는 공기와 바람을 말한다. 이그니스는 불을 말하며 아쿠아는 물, 아카샤는 공간 혹은 하늘을 의미한다.”

“감사합니다.”

질문이 끝이 나자 드자이크는 또 다시 책속으로 빠져들었다.

마우드를 눈치를 보기보다는 자신이 할 일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좋아. 내 말을 아주 잘 알아들었어. 아주 똑똑한 녀석이야.’

마우드는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는 드자이크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작가의말

10화까지 올렸던 글이지만 리메이크를 했습니다. 불편 드려서 죄송합니다.

1화는 비슷하지만 2화부터는 확 바뀌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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