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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오메 님의 서재입니다.

성(聖)기사가 아니라 성(姓)기사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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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오메
작품등록일 :
2022.06.02 04:22
최근연재일 :
2022.06.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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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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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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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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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

DUMMY

신전 지하는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깊었다.


그들은 약 5층 정도를 내려갔다.


앞장서서 걷던 브리온이 일행에게 주의를 주었다.


“모두 발밑을 조심합시다. 함정이 있을 수 있으니.”


그 말에 레이와 프레디는 상당히 조심하며 걸음 속도를 늦추었다.


하지만 병태 일행은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그런다고 피해지면 함정이 아니겠지.’


‘그냥 이 지하를 터뜨려버리면 되지 않을까?’


‘재미있겠다.’


각자 나름의 생각을 품고 행동하는 이들이었다.


“근데 어째 그냥 쭉 빙빙 도는 느낌인데.”


“아무래도 그렇죠?”


계단을 통해 어느 정도 내려온 후부터는 계속 빙빙 도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이런 경우 나타나는 함정은 굉장히 뻔하던데.’


브리온은 다시 일행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아무튼 조심해서 갑시다. 던전의 중심부 정도로 들어온 것 같으니, 아마도 이제부터 슬슬 함정이 있을 겁니다.”


그때 누가 봐도 함정인 듯한 블록이 나타났다.


해골 모양도 그려져있는 것이 딱 밟으면 죽어요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설마 이걸 함정이라고 만들어놨겠어.’


“아무래도 함정이 시작된 모양이군요. 다들 조심해서 갑시다.”


브리온의 말을 따라 모두 해골 블록을 피해 조심히 지나갔다.


그 순간 무언가 뽁 하고 밟히는 소리가 났다.


앞서가던 일행들은 전부 뒤를 돌아보았다.


사루비아가 해맑은 얼굴로 해골 블록을 밟고 있었다.


“어,이,쿠,발,이,미,끄,러,졌,네? 퍄~햐햐햐.”


“...넌 꼭 정신과 감정 받아라. 빌어먹을.”


쿠르르릉.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무슨 기계가 작동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일단 뜁시다.”


브리온의 말에 일행은 일제히 앞으로 뛰쳐나갔다.


갑자기 벽 옆에서 날카로운 화살들이 발사되었다.


“흡!”


“핫!”


“합!”


“왁!”


“흣!”


“얏!”


일행들은 허리를 뒤로 젖히며 슬라이딩으로 재빠르게 피했다.


갑자기 땅이 꺼지며 날카로운 창들이 나타났다.


“흡!”


“핫!”


“합!”


“왁!”


“흣!”


“얏!”


일행들은 일제히 점프하며 구멍을 순식간에 뛰어넘었다.


이번엔 위아래에서 일정한 리듬으로 창이 튀어나왔다.


“흡!”

“핫!”


“왁!”


“흣!”


“얏!”


일행들은 매우 숙련된 솜씨로 창들을 무사히 피해냈다.


그러자 기계 소리가 잠잠해졌다.


병태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이정도는 너무 뻔하지.”


“너무 삼류 함정인데.”


“시시해.”


“다들 무사한가?”


“그럼, 저 정도 함정에 걸릴 우리 신전기사단이 아니지.”


갑자기 느껴지는 적막함에 그들은 주변을 둘러봤다.


“뭔가 빠뜨린 느낌이.”


“똥 싸고 뒤 안 닦았냐?”


“똥 싸고 뒤 안 닦았어?”


“아니 좀... 단어 선택을 좀...”


레이가 문제점을 눈치채고 말했다.


“브리온이 안 보인다.”


그 말에 일행들은 전부 뒤를 돌아봤다.


그들이 지나온 길 어디에도 핏자국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


그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머리를 맞대었다.


“누구 브리온 본 사람 있나?”


“앞에 가던 것밖에 못 봤는데요.”


“제일 시끄럽게 잘난 척하길래 앞서 간줄 알았지.”


“이런... 동료가 사라지는 것도 모르다니... 신전기사단 실격이야.”


레이와 프레디는 동료가 사라진 것이 상당히 충격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들은 브리온이 없어진 뒤쪽을 멍하니 바라봤다.


하지만 병태 일행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뭐 화장실이라도 간 거 아니에요?”


“아니면 잠깐 미국이라도 갔나 보지.”


“그래, 요즘 미국 당일치기가 유행이라던데.”


“그게 말이 됩니까?”


하지만 여기서 가만히 있어봐야 딱히 무슨 수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는 수 없지. 일단 전진하자고.”


이번엔 프레디가 앞장서서 일행을 이끌었다.


그렇게 걷다보니 이번엔 벽 쪽에 딱 봐도 함정으로 보이는 블록이 나타났다.


이번엔 아예 화살표 표시를 해놓고 ‘함정임. 위험함!’ 이라고 경고문까지 쓰여 있었다.


“대체 저런 게 왜 쓰여 있는 거지?”


레이가 병태의 말을 받아주었다.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거겠지.”


“심리요?”


“왜 꼭 있지 않은가. 누르지 말라고 하면 누르고 싶어지는 심리.”


딸칵.


의문의 소리에 일행들은 뒤를 돌아보았다.


카르멘이 있는 힘껏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훗, 질 수 없지.”


‘이런 곳에서 그딴 걸로 경쟁의식 불태우지 말라고!’


이번에는 천장에서 진자운동을 하는 철퇴들이 나타났다.


“핫!”


“헛!”


“왁!”


“흣!”


“얍!”


그들은 유연한 허리놀림으로 재빠르게 피해냈다.


이번에는 벽에서 뜨거운 불꽃이 방사되었다.


“핫!”


“헛!”


“왁!”


“흣!”


“얍!”


그들은 서커스 불쇼를 하는 사자처럼 이리저리 불을 뛰어넘었다.


이번에는 사방에서 날카로운 톱날들이 나타났다.


“핫!”


“왁!”


“흣!”


“얍!”


그들은 매우 민첩한 움직임으로 톱날 함정을 순식간에 돌파했다.


그러자 다시 기계음이 사라지며 함정들이 본래 위치로 돌아갔다.


병태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이 정도는, 허억, 너무, 허억, 뻔하지! 허억.”


“대체 어떤 미친놈이 신전 지하에다가 저딴 걸 박아놔?”


“원래 신에 미친놈들이 다들 한 성격 하거든. 퍄~햐햐햐.”


“...브리온은 어디갔지?”


레이의 말에 일행들은 주위를 둘러봤다.


“......”


이번에도 역시 뒤쪽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레이는 머리를 감싸쥐며 말했다.


“대체 나는... 동료들이 사라지는 것도 모를 만큼 아둔하단 말인가!”


병태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아, 진정하세요. 이런 상황에서 나올 경우의 수는 딱 하나, 그건 바로...”


“여기에 임포스터가 있는 거지.”


“...예?”


병태가 반박하려 하기도 전에 일행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동료를 믿지 못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건가.”


“오, 500년 동안 막아놓은 머리가 이제야 돌아가나 봐? 퍄~햐햐햐.”


“...저기요? 그게 무슨 개소립니까?”


함정 찾다가 갑자기 임포스터라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아니, 뭔 임포스텁니까. 뭐 누가 어떻게 그 사람들을 잡아먹어요? 그냥 뻔한 속임수를...”


그러자 사루비아가 손가락으로 병태를 가리켰다.


“너, 수상해.”


그러자 일행의 시선이 병태에게로 모여졌다.


“엥?”


“그러게.”


“아니, 그게 무슨... 아니, 내가 왜요?”


“원래 걸린 사람은 말이 많아.”


“아니, 제 말을 좀...”


“확실히 의심이 가.”


“저기요?”


분위기가 순식간에 취조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생전 브리온 씨, 프레디 씨와 무슨 관계였습니까?”


“오늘 처음 만났는데요.”


“고인 분들과 원한 관계를 맺은 적이 있습니까?”


“오늘 처음 만났다니까요.”


“그럼 묻지마 살인입니까?”


“아니 그게 무슨 개소리야! 아니 잠깐만, 왜 다들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건데!”


병태가 발악을 하자 카르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미 틀렸군. 자기가 임포스터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어.”


사루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범죄자들 중에는 자기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깨닫는 사람들도 있대.”


“아니 전 아니라니까요?”


레이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가증스럽군... 처음 봤을 때부터 눈치를 챘어야하는데.”


“뭘 눈치를 챕니까? 제가 어딜 봐서 임 뭐시기처럼 생겼어요?”


그러자 단 0.1초만에 세명의 대답이 연속적으로 나왔다.


“쓰레기같이 생겼어.”


“가까이 하고 싶지는 않다.”


“내 애완슬라임보단 괜찮은 정도? 퍄~햐햐햐.”


‘진짜 다 잡아먹어버리고 싶다.’


그는 자기가 정말로 임포스터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 그러면 최후 변론이 있겠습니다.”


“벌써요? 아니, 이게 아니지. 아니 무슨 최후 변론! 나 아니라니까!”


“시끄럽다. 자, 투표로 여러분들의 의견을 전달해주세요.”


“사형.”


“사형.”


“사형으로 확정되었습니다. 땅땅땅.”


“이게 뭔 개소리야!”


병태가 발악하자 카르멘이 병태를 무릎 꿇렸다.


“자자, 변명은 하지 않습니다. 인간말종쓰레기인간도살자뒤돌면뒤통수에칼꽂을비겁한똥침마스터 카사 씨.”


“무슨 이상한 호칭이 붙었어!”


사루비아가 그의 팔에 매달리며 위로를 했다.


“괜찮아. 우리 자기. 내가 무덤은 꼭 괜찮은 곳에 만들어줄게. 묘비에는 나는사상최악의인간고기매니아새끼손가락이제일맛있어요사랑해요우리사람우리고기 라고 꼭 써줄게.”


“아니, 그게 악마가 할 소리는 아니잖아요.”


마지막으로 레이가 병태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말했다.


“냉큼 앞으로 꺼지도록. 사상최악의범죄자몽키더드래곤의콧털속에서살아숨쉬는사랑스러운아기생명체응애응애쿵야 씨.”


“그 아무거나 막 갖다 붙이면 저작권 같은 거 안 위험합니까?”


병태는 하는 수 없이 앞으로 나섰다.


이번에도 역시 대놓고 함정이라고 써있는 발판이 있었다.


아예 옆 표지판에 ‘함정까지 전방 10m’라고 친절하게 지도까지 그려져있었다.


‘X발. X됐네.’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보아 아마도 제일 먼저 앞으로 간 사람이 어디론가 끌려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기에 지금 레이와 카르멘, 사루비아는 그 사실을 알고 그를 몰아붙인 것이 분명했다.


“......에라, 모르겠다.”


그는 발판으로 다가가서 있는 힘껏 발판을 밟았다.


철컹!


아까까지와는 다른 기계소리가 들렸다.


“으아아악!”


그는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앞으로 뛰쳐나갔다.


“......어라?”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무슨 창이나 화살이 튀어나오는 일도, 불꽃이 방사되는 것도 없었다.


“음... 뭔가 이상한데. 고장인가?”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뭐, 여긴 아무것도 없나봐요. 그쵸?”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저기요? 저 이런 장난 싫어해요?”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저기요?”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등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저기요오오오?”


그는 울먹거리며 애타게 동료들을 찾았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병태는 노래를 부르며 어두운 복도를 걸어갔다.


“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부기~ 버터플! 야도란! 피죤투 또가스!”


점점 노래가 군가처럼 씩씩해지고 있었다.


“높~은 산 깊은 물을! 박~차고 나가는! 사나이 진군에는! 밤낮이 없다!”


급기야 그는 진짜 군가를 불렀다.


‘무서워무서워무서워무서워무서워무서워무서워무서워!’


그는 게임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했지만 딱 하나 싫어하는 게 있었다.


바로 공포게임 장르였다.


좀비가 나오는 정도라면 괜찮았지만 귀신같은 것이 1초라도 나오는 것이면 학을 뗐다.


어렸을 적 수련회에 갔다가 담력체험을 하다가 정신을 잃은 적도 있었다.


그런 만큼 지금 이 상황은 그에게 있어서 지옥과도 다름이 없었다.


다그락.


“끼야아아악! 죄송합니다! 잘못했어요! 제가 안 그랬어요! 그 미친 여자가 다 시킨 거예요! 살려주세요! 다신 안 그럴게요오오오!”


돌멩이가 굴러떨어지는 소리에도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뭐야. 돌 떨어지는 소리였잖아. 하하하, 하하하! 난 또, 누가 뒤에서 몰래 나타나서 돌을 툭 건드린줄 알고...”


그의 표정이 점점 사색이 되어갔다.


‘아무것도 없이 돌멩이가 굴러 떨어질 리가 없잖아.’


“......”


잠시 후 그의 노랫소리가 더욱 커졌다.


“멋있는! 싸나이! 많고 많지만! 바로 내가! 싸나아아이! 멋! 찐! 싸! 나! 이!”


그 모습은 정말 최후의 발악을 하는 바퀴벌레와 같은 모습이었다.


“나원참. 불쌍해서 더는 못 지켜보겠네.”


“끼야아아아가후라허뱌리헤우래허고햐거니메거니더내메아야아아아!”


“...뭐래는 거니.”


그는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뒤로 황급히 달아났다.


그는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마구 소리질렀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어요! 제가 안 그랬어요! 살려주세요! 사실 일곱 살 때 다 알면서 여탕 들어간 거 맞아요! 하나님 공자님 부처님 판사님 검사님 변호사님!”


그렇게 그가 궁상대고 있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하이힐을 벗어 손에 쥐었다.


그리고 그걸로 병태의 얼굴을 냅다 후려쳤다.


빠아악!


“케에에엑!”


“이제 좀 정신이 드니?”


머리를 강타하는 뾰족한 일격에 그는 벌떡 일어나 앞의 상대를 보았다.


어디선가 많이 본 얼굴이었다.


“야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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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 +1 22.06.15 32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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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22.06.10 28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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