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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곤이 님의 서재입니다.

탑 씹어먹는 히든 클래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곤이
작품등록일 :
2023.08.11 16:47
최근연재일 :
2023.08.30 18:00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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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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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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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화

DUMMY

한 명은 본명,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헌터명······

눈 앞에 희대의 연쇄살인마 조윤진이 두 명이나 나타난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

물론 한국인이 아닌 소니와 그녀의 친구들은 조윤진이 누구인지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같은 장소에 한국인이 세 명이나 나타났다는 건?

오늘 천공의 섬에 투입된 죄수는 대략 1만 9천여 명, 한국에서는 73명이 투입됐다.

1만 9천 명 중, 고작 73명 밖에 안 되는 한국인이 무려 세 명씩이나 같은 지점에 떨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게다가 이곳에 모여 있는 사람은 모두 여섯 명.

파티를 구성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은 다섯 명이다. 따라서 같은 장소에 모이는 인원은 다섯 명보다 적은 경우는 있어도 많은 경우는 없다.

물론 이 곳이 어떠한 변수가 일어날지 모르는 천공의 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대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과연 이 모든 일들이 그저 우연일까?

‘그럴리가! 절대! 네버!’

누군가가 인공 게이트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조작, 나를 제거하기 위해 조윤진을 보낸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언제든지 게이트 조작이 가능한 헌터연합?’

아니, 헌터연합의 소행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납득이 가지 않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내가 헌터연합이 눈엣가시로 여기는 히든 클래스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죽을 이유는 아니라는 점.

간수에게 들은 바로는 세계 각지에 설치되어 있는 특수 범죄자 수용소에는 수많은 히든 클래스들이 수감되어 있고, 주기적으로 탑을 오르고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긴즉슨 아직까지 살아있는 히든 클래스가 상당히 많다는 뜻. 헌터 연합이 히든 클래스의 목숨을 직접적으로 노리지는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두 번째.

바로 희대의 사이코패스 조윤진을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조윤진은 악마와 같은 존재이다.

그런 그녀에게 헌터연합이 이번 일을 사주했다면 그녀가 엄청난 감형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뜻.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만약 헌터 연합이 나를 제거하려 했다면 기폭장치를 누르거나 적당한 죄목을 붙여 처형장으로 끌고 가면 간단하게 끝나는 일.

이렇게까지 일을 복잡하게 처리할 이유가 없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내 목숨을 노리고 있는 자는 헌터연합 전체가 아닌 한 개인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개인은 대한민국 헌터 연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상당한 거물일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인공 게이트를 조작했기 때문.

서울에 있는 대한민국 헌터 연합 본사. 그리고 본사 건물 안에 위치한 게이트 관리 센터.

그 곳에 있는 슈퍼 컴퓨터 제니아가 인공 게이트를 관리, 운영하고 있는데, 게이트 관리 센터는 어지간한 직책으론 얼씬도 하지 못할 만큼 엄격한 출입 통제하에 운영되고 있다.

그런 곳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인물이라면?

최소 지역 본부장 급이나 그에 준하는 직책을 가진 자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이건 차차 고민해 보는 걸로 하고······

우선 당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

‘둘 중 어떤 년이 진짜 조윤진이냐는 건데······’

먼저 자신의 이름을 살인마의 본명 조윤진이라고 밝힌 첫 번째 여성.

단순한 느낌만으로는 이 여자가 진짜 조윤진일 것 같다.

다짜고짜 시비를 걸어온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조금 전 대치상황에서의 그 눈빛.

‘지릴 뻔 했지······’

가짜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살인에 미친 사이코패스의 눈빛이었다.

만약 그게 연기였다면 저 여자는 헌터가 아닌 영화배우를 했어야 한다. 그랬다면 저 여자는 할리우드를 씹어먹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조윤진의 헌터명 붉은 여우라 소개한 두 번째 여성.

이 여자 역시 만만치는 않다.

우선 160이 채 안돼 보이는 조윤진에 비해 족히 170은 넘어 보이는 훤칠한 키. 피지컬 면에서 게임이 안 된다.

그렇다고 여우가 뚱뚱하다는 건 아니고, 마른 체형의 몸매였지만 기본 골격의 차이 때문인지 마치 초등학생과 어른이 마주보고 서있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살기 가득한 조윤진의 눈빛을 가소롭다는 듯이 받아넘기고 있는 저 표정.

그 때문일까?

청순하게 생긴 외모를 강조하기 위함인지는 모르겠으나, 긴 생머리 위에 끼워진 제법 두툼한 분홍색 머리띠가 그녀를 졸라 강한 미친 년처럼 보이게 만들어 주었다.

아무튼 흘러가는 분위기만 놓고 봤을 때, 싸움은 붉은 여우 이 여자가 한 수 위일 것 같다.

여우가 나타난 이후 조윤진은 마치 사자 앞에선 오소리마냥 으르렁 거리기만 할 뿐, 꼼짝도 못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둘 중 하나가 진짜 조윤진이면 나머지 하나는 누구지?’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무렵.

“저기······”

소니와 그녀의 친구들이 다가왔다.

“어차피 여섯 명이니까······”

다소 조심스러워진 소니의 말투.

“저희는 따로 움직이려고요.”

파티를 맺을 수 있는 인원은 최대 다섯 명,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발언이었다.

다만.

‘시바······! 나는 왜 빼는데? 나도 무섭다고!’

그 인원이 네 명이 아닌 세 명이라는 것이 조금 섭섭했다.

하지만 그녀의 발언으로 나에게도 이 두 명의 악마들과 헤어질 기회가 찾아왔다.

“별수 없군! 그럼 나도······”

그때였다.

“아니! 결속 스크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조윤진이 내 말을 가볍게 씹어 먹으면서 소니의 의견에 딴지를 걸었다.

“어차피 정식적인 파티도 아닌데, 여섯 명이 다녀도 상관 없는 거 아닌가?”

결속스크롤은 파티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주는 마법 아이템이다.

천공의 섬에서 파티는 일반 파티, 그리고 정식 파티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일반 파티는 총 인원이 다섯 명만 넘지 않고, 구성원 중 다른 파티에 소속 되어있는 이가 없다면 언제 어디서든 간단한 맹세만으로 맺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 파티에는 몇 가지 중차대한 문제점들이 있는데, 첫 번째는 같은 파티원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팀킬을 당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일어났고, 마법사의 광역마법이나 궁수의 미스 샷으로 마수보다 파티원들이 더 큰 피해를 입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두 번째 문제점은 바로 아이템 배분 문제.

경험치의 경우 처치 공헌도에 따라 비교적 합리적으로 분배 되었지만 아이템의 경우 그렇지 못했다.

그냥 줍는 사람이 임자가 되는 것.

따라서 먹튀도 많았고, 비 합리적인 분배로 인해 꽤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결속스크롤.

결속 스크롤을 사용하면 같은 파티원에게는 그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게 되고, 몬스터를 처치한 공헌도에 따라 아이템 소유에 대한 우선권이 주어지게 된다.

사용방법은 스크롤에 파티를 구성할 이들의 피를 묻힌 다음 파티장이 될 사람이 찢으면 된다.


“하지만 파티를 맺지 않은 한 명은 경험치를 얻지 못하는데······”

마치 그 정도의 반대 의견쯤은 예상했다는 듯, 곧바로 이어지는 소니의 반박.

“그럴 바엔 차라리 팀을 나누는 게 맞지 않을까요?”

혹시라도 분란이 일어날까 걱정되는지 상당히 조심스러운 말투였지만, 물러서지 않겠다는 그녀의 의지를 표현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때요?”

소니의 말을 받은 건 조윤진이 아닌 붉은 여우였다.

“지금 이 꼴로 세 명씩 갈라지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에요.”

맞는 말이었다.

현재 탑에는 수많은 헌터들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죄수 복을 입고 있다.

즉, 헌터들의 눈에 우리는 탑의 마수와 별반 차이가 없는 사냥감 중 하나인 것이다.

십 만원 상당의 무구와 배낭, 그리고 에너지바를 떨구는······

헌터들의 파티가 대부분 5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죄수복을 입은 3인 팟은 상당히 불안하다 할 수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거죠?”

소니가 붉은 여우에게 물었다.

“여섯 명이 몰려는 다니되, 파티는 맺지 않는 거죠.”

“······?”

“······!?”

‘뭐지? 얘는······ 병신인가?’

애초에 왜 파티를 맺기 시작했는데······

파티를 맺지 않으면 따로 따로 파티를 맺었을 때보다 갈등을 빚을 여지가 훨씬 커진다.

파티를 맺지 않은 다수가 마수를 잡으면 가장 데미지를 많이 입힌 사람이 경험치를 독식하고 아이템 선택의 우선권을 갖기 때문.

여우의 말은 전사인 루디우스는 아무것도 처먹지 말고 몸 빵이나 하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녀의 발언으로 한가지는 확실해졌다.

조윤진과 붉은 여우 두 악마 같은 년들은 우리를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것.

‘설마······ 둘이 같은 편은 아니겠지?’

생각만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하, 하지만······”

반박을 하기 위해 다시 입을 여는 소니.

“그렇게 되면 아이템 분배에 있어서 잡음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건데요?”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다.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요.”

“네?”

“자기가 잡은 마수에서 나온 건 자기가 가지면 되니까요!”

“!?”

“···헐!”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여우의 솔루션.

하지만 이건.

“그 말은······ 솔로잉을 하자는 말인가요?”

“맞아요!”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왜요? 자신 없어요?”

“······”

소니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자신 있다는 대답은 여우의 의견을 받아들인다는 뜻이었고, 반대로 자신이 없다는 말은 그녀의 각성등급이 7급도 안 되는 개허접이라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대답이 없는 건, 제 의견을 받아들인 다는 뜻인가요?”

이때다 싶은 모양인지 여우는 소니를 몰아세웠고.

“재미는 있겠네!”

조윤진이 여우의 뜻에 힘을 보탰다.

‘진짜 둘이 한패인가?’

정말 뭐 같은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어쨌든 가장 강해 보이는 두 명이 한 목소리를 내자 선뜻 이의를 제기 하고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좋아요! 그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싸우는 걸로 해요.”

소니는 여우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대신.

“저는 맨 마지막 순번으로 할게요!”

실리를 택했다.

피식!

가소롭다는 듯이 실소를 터트리는 여우.

“그럼 난 다섯 번째!”

하지만 눈치게임은 이미 시작 된지 오래였다.

“아, 아니! 이게 그렇게 정할······”

“난 네 번째로 하지!”

그렇게 외국인 삼인방이 가장 좋은 순번들을 차지하자.

“이것들이······ 지금 장난하나!?”

조윤진이 버럭 소리를 질렀고.

“난 세 번째!”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저 두 명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하나의 집단을 이루는 것에 동의한 이상, 다수결을 당해낼 수는 없는 법.

“별 수 없죠. 저는 두 번째로 할게요.”

이를 먼저 눈치 챈 여우가 조윤진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렇게 정해진 순번은 조윤진, 붉은 여우, 나, 루디우스, 테리, 그리고 소니 순이었다.


“그럼 파티장만 선출하고 바로 출발할까요?”

“···뭐? 파티장?”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여우의 제안에 두 귀를 의심했다.

“파티를 맺는 건 아니지만 다같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하는데, 리더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제법 그럴듯한 변명이었지만.

‘무슨 꿍꿍이지?’

분명 숨기고 있는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다.

‘설마 파티장의 지위를 이용해 내 목숨을 노리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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