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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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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작품등록일 :
2021.02.07 07:41
최근연재일 :
2021.04.21 13: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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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100

작성
21.03.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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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의뢰종료

DUMMY

-=의뢰종료=-


"완벽한 타이밍!!"


소녀를 향해 손을 뻗던 자세 그대로 끌려온 레피온 옆에서 케네이드가 격렬한 동작으로 쎄레모니를 하고 있었다. 그의 옷은 칼에 베이고 둔기에 헤지고 장병기에 찢어져 너덜너덜, 케네이드 역시 험한 상황을 겪었음을 짐직 캐 했다.


"놀라울 정도로 극적인 탈출이었습니다! 검사님도 분명 엄청난 위기였죠!? 감각이 있었습니다. 뭔가 위험한 것이 임박해오는!!! ...기묘하게 옅긴 했지만... 옅게 느껴질만한 이유야 얼마든지 있죠.

...그동안 저도 위험해서 검사님을 모셔올 수 없는 처지였는데 불과 몇 초 전에 안전한 곳을 찾아 흉악한 엘프 무리를 따돌릴 수 있었죠. 그리고 몇 초 안남은 검사님을 여기로 데려온 겁니다. 결국 몇 초 차이로 우리는 둘 다 무사할 수 있던 겁니다! 연극 저리 가라 할 나이스 타이.....!"


"도대체.... 왜 지금이었습니까?!"


케네이드의 말은 레피온의 고함에 멈췄다.

케네이드는 어안 벙벙해 있다가 곧 인상을 쓰고 눈알을 좌우로 굴리며 생각을 해 본 뒤 말을 한다.


"검사님. 제가 느낀게 맞는다면 검사님은 분명 방금 전에 뭔가 큰일을 당하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런 검사님을 구한 건 우리의 계약을 지킨 결과죠. 어디까지나 계약 대로 이행했을 뿐 당연한 행동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쳐도.... 화내기보단 감사하는 게 더 경우에 맞지 않겠습니까?"


"그런 건 필요 없어요! 나를 내버려 두었다면...! 내버려 두었다면....!"


레피온은 지금 자신이 하는 말이 상대에겐 어떻게 들리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케네이드의 표정은 냉담해져 있었다.


"죽었겠죠.


안에서 뭔가 큰일을 겪은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예의란 건 타인에 대한 성의인 동시에 자신의 품위를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정신 차라시길······. 인간처럼 연약한 종족에게 뭘 기대하겠습니까만은...."


 신파극을 싫어하는 케네이드는 조소를 담아 말하다가 분위기를 전환했다.


  "자, 그럼 사업 이야기를 하죠. 이변의 원인은 확인하신 거겠죠? 당신은 저에게 금화 180개를 선금으로 받았습니다. 보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레피온은 조끼에서 금화를 꺼내 케네이드에게 내민다.


"돌려 보내주세요, 제가 있던 곳으로..!"


 레피온의 머릿속에선 괴물에게 스스로를 제물로 바친 하르시아스에 대한 마음만이 가득하다. 터트리고 싶은 그녀를 향한 격렬한 갈망을 이 정도나 억누르는 것도 레피온의 원래 성격이 차분하고 인내심이 강해서다.


 그래 봐야 레피온이 말하는 건 제삼자 입장에선 이해가 안 가는 수준이지만.


 분별력을 잃은 레피온의 생떼에 케네이드는 웃는다. 하지만 짜증이 묻어나온다.


"이거 이거, 성의니 도리니 감사니, 예의니.... 그런 건 그저 기분의 문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 처리까지 이러시면 곤란한데요...."


 케네이드는 고개를 갸우뚱갸우뚱 하지만 표정은 결코 좋지 않다.


 레피온은 상대가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한결 더 자신을 억눌러 자신의 목적을 말한다.


"나에겐 구해야 할 사람이 있어요."


 물론 그것은 케네이드가 원하는 말이 아니다. 레피온은 갑자기 보이지 않는 뭔가에 감겨 조여오는 느낌을 받았다. 양팔이 몸통에 붙어 옴짝달싹할 수 없고 몸이 떠오른다.

 케네이드는 피곤한 표정으로 말한다.


 "그런 건 제 알바가 아닙니다. 저한테 필요한 건 정보죠. 우린 정당한 거래를 했습니다. 전 그걸 배신당하는 걸 정말 싫어합니다."


 케네이드의 말투와 표정에서 감정이 사라져간다. 실제로는 짜증이 커져가고 있어서, '인간 사회의 룰 따윈 아무래도 좋다'며 케네이드가 가하고 있는 힘은 슬슬 손안에 쥔 병아리를 부서트리는 것이 되어가고 있었다.


 레피온은 알 수 없는 뭔가에 조여지며 숨이 막힌다. 조여진 팔이 갈비뼈를 압박해서 부러질 것 같은데도 레피온은 그보다 케네이드에게 이런 강력한 마법 같은 힘이 있다는 것이 희망이 될 뿐이다.


"이 힘으로... 날... 돌려보내 줘... 요...."


 레피온의 흉곽에 가해지는 힘이 강해져, 이제 레피온의 폐 근육으로는 숨을 들이켤 수 없다. 이럴 때 대응하려면 마지막 숨을 최대한 품고 있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숨을 품고 있어도 별다른 탈출법을 찾지 못하고 이대로 가면 그대로 질식사하는 것이고, 실제로는 레피온을 움켜쥐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는 계속 강해지고 있으니 질식사하기 전에 몸통이 으스러져 죽을 것이다.


 그러나 레피온은 마지막 숨을 돌려보내 달라는 요구를 하는 데 썼다.


 케네이드는 폐가 눌려서 말조차 제대로 못 하는 작고 어린 인간에게서 느껴지는 것이 고통이나 공포가 아닌 희망이라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도대체 뭘 보고 온 겁니까? 사악한 정령에게 홀리기라도 한 겁니까? 그런 건 전혀 감지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킁킁, 유황 냄새랑은 상관없는 것 같고...


 하아... 유감이지만 검사님의 허리에 감았던 마법의 줄은 당기는 것밖엔 안 됩니다. 당신은 지금 되돌려보내 준다면 영혼이라도 팔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저한테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 당신이 도대체 어딜 갔다 왔는지도 파악이 안 됩니다.

 뭔가 마법의 벽 같은 것 틈새를 지나가셨다는 정도가 제가 아는 전부죠.

 제가 마법의 힘이 있다 한들 어떻게 알지 못하는 것 너머로 보내드리겠습니까? 있던 곳으로 돌려 보내드린다 해도 알아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말해보십시오. 검사님은 어디서 온 겁니까"


 레피온도 듣고 보니 케네이드가 들여보내 주려면 어떤 곳인지 알아야 들여보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케네이드가 힘을 좀 풀어주자 레피온은 자신이 결계 안에 있던 것과 그 결계를 누가 왜 쳤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레피온이 이것들을 설명해준 목적은 하나뿐이다.


"....그러니, 안으로 보내줘요."


케네이드는 레피온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해줬다.


"초월적이고 사악한 존재의 소멸을 위한 시간의 덫이란 거군요. 세계와 당신의 안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엘프 여성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좋아요, 이걸로 계약 이행이군요. 금화 180개는 당신 겁니다."


"안 들여 보내주는 겁니까?!"


격분을 억누르는 레피온에게 케네이드는 이성적으로 말했다.


"검사님의 말이 맞다면, 여성분과 괴물은 공멸해야 이 플람브라셀의 안녕이 지켜집니다. 만약 당신이 그녀를 구출한다면, 그녀가 펼치고 있는 지역을 봉쇄하는 결계, 괴물을 묶고 있는 계약, 그리고 그 계약의 제물을 그녀의 희생만으로 충당하도록 제한하고 있으며 괴물의 존재를 소멸시키고 있는 시간 반복의 마법이 모두 사라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괴물은 회복하고 플람브라셀은 물론이거니와, 대륙 전체, 더 나아가 전 세계에 파멸을 불러올 수 있죠.


 도리어 제 입장에선 당신이 그녀를 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막아야 하는 입장입니다.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바라는 개인으로서도, 상단과 단원들을 책임지는 상단장으로서도, 또 사회의 안녕과...."


"속였구나!!"


분노가 폭발한 레피온이 이성을 잃고 케네이드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허공에 보이지 않는 뭔가에 발이 걸려 균형을 잃고 꼬꾸라지려는 레피온을 케네이드가 손으로 잡아 바닥에 던진다. 레피온은 내던져진 충격으로 정신을 못 차린다.


"이성을 잃었군요. 지금 상태의 저는 당신을 압도할 수 있다는 걸 보셨을 텐데... 힘의 강약도 가늠 못 하는 겁니까?


 그리고.... 방금 당신은 외진 밤길에 무고한 상인을 공격하신 겁니다. 범죄입니다?

이거 꽤 실망스럽군요. 처음에 받은 좋은 인상을 좋은 기회로 삼고자 호의를 베풀었거늘, 폭력으로 되갚는 배은망덕한 짓을 당할 줄이야.

 결국 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에게 아까운 금화를 낭비했군요. 하아.....

 뭐 괜찮습니다. 나중에 어떻게든 회수해가도록 하죠. 다 방법이 있을 겁니다."


쓰러져있는 레피온에게 케네이드는 광택 있는 황토색 명함을 던졌다. 명함은 기묘한 움직임으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레피온의 옷깃 사이로 들어가 사라진다.


"물론, 지금 금화는 당신 겁니다.

전 강도가 아닙니다. 당신처럼 교양 없는 망나니도 아니고요. 그러니 완력으로 빼앗진 않습니다. 전 합법적인 게 좋아요. 잔혹함은 합법적일 때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는 당장의 돈보다 명성이 중요한 상인이죠. 지금 꼬락서니를 보니.... 당신은 실망감을 못 이겨 술독에 빠져서 금화나 낭비하면 될 것 같군요. 


 제가 오늘의 거래 이야기를 실망감을 담아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을 때, 제가 금화 180개나 되는 금액도 계약한 대로라면 반드시 지불하는 상인이라는 걸 확인시킬 수 있는 사례가 되어주시면 다소의 금화 소비도... 뭐, 그럴만한 가치가 있겠죠.


 자, 그럼 기대로 시작한 만남을 유감스럽고도 유쾌하지 못한 작별로 끝낼 시간입니다."


 쓰러진 레피온을 내버려두고 케네이드는 뒤돌아 어디론가 떠나간다.

그에 따라 그의 목소리도 점점 멀어진다.


 "당신을 내버려 두는 건 당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죠. 전 여태 저기에 펼쳐진 게 마법 장벽인지도 몰랐습니다. 

 놀라운 실력이에요. 누가 저런 훌륭한 마법의 장벽을 뚫을 수 있겠습니까?

 달콤한 절망의 시기가 펼쳐져 있군요~ 아주 좋아요. 발악을 하든 자포자기를 하든 멋진 삶이 될 겁니다······. 제 기준으로는 말이죠."


  레피온에게 목소리가 원근감이 없이 들려온다. 말이 끝났을 때 결국 레피온은 의식을 잃었고, 케네이드는 사라졌다.


밝아져 가는 하늘에 떠 있는 달은 시간에 맞는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잊을 수 없으니까=-


케네이드가 떠나고 레피온은 동이 트는 하늘 아래서 정신을 차렸다.


무거운 몸을 일으키며 맡는 아침의 냄새. 바닥이 침대만 아니다뿐 마치 평화로이 자고 일어난 뒤 같아, 문뜩 이 모든 게 하룻밤의 꿈이 아닌가 싶다. 그 꿈은 너무나도 소중했던 사람이 있었던 깨기 싫었던 안타까운 꿈이다.

 그러나 꿈은 아니다. 품 안의 금화가 현실이듯이.


작가의말

다음 화는 하루 쉬었다.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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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협력하는 정탐꾼 21.03.08 31 0 12쪽
12 칼한제국의 결사대 21.03.07 48 0 11쪽
11 천문대가 있는 언덕 21.03.06 46 0 12쪽
10 칼한제국의 통치 21.03.05 84 0 11쪽
9 마수 글라운트 21.03.04 74 0 11쪽
8 800년 전의 만남 21.03.03 45 0 12쪽
7 꼬치로 꿰인 인연 21.03.02 67 0 13쪽
6 캐트시 21.03.01 74 0 12쪽
5 죽음의 문턱 21.02.28 109 0 12쪽
4 소년과 마족과 결사대 21.02.27 89 0 13쪽
3 사냥개 고블린 21.02.26 82 0 14쪽
2 마족 상인의 의뢰 +4 21.02.25 115 1 12쪽
1 쫓겨난 소년은 악마를 만났다 (표지+삽화) +2 21.02.24 18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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