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凶星之男 님의 서재입니다.

나비의 기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凶星之男
작품등록일 :
2021.02.07 07:41
최근연재일 :
2021.04.21 13:15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111
추천수 :
2
글자수 :
264,100

작성
21.02.27 22:15
조회
89
추천
0
글자
13쪽

소년과 마족과 결사대

DUMMY

레피온은 겁쟁이 취급당하는 기분이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금화 180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그거면 이 앞이 보이지 않는 괴로운 여행을 분명 중단시킬만한 금액일 것이다.

금화를 얻긴 커녕 목숨을 잃게 된다고 해도 적이 이 정도라면 고통 없이 순식간에 죽을테니, 어느 쪽이든 돌아가는 것보단 나쁘지 않다.


"아뇨, 괜찮아요. 계속 갈게요."


-그래요, 실력을 발휘해 보십시오.

하지만 검사님, 감당이 안 된다 싶으시면 즉시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저에겐 검사님을 곧바로 무사히 돌아오게 할 특별한 방법이 있지만... 제가 일 처리를 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위험하겠다 싶으면 미리미리 말씀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고마워요, 케네이드씨도 혹시 모르니 조심하세요. 매우 빠른 놈이었습니다."


-아~ 네~ 그... 고블린이 키가 2m 30cm가 넘는 거대한 놈이었던가요?-


케네이드가 과장해 놀리는 것 같아 레피온의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볼 수 없는 걸 믿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문제다. 그보다 사람 목숨이 중요하니 레피온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믿으시든 안 믿으시든 조심하셨으면 좋겠어요. 뭔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빨랐습니다."


레피온은 케네이드가 처음 만났을 때 알 수 없는 힘으로 자신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던 걸 떠올리며 말했다.


"제가 걱정하는 게 주제넘은 일일진 모르겠지만요."


레피온은 칼에 묻은 피를 헝겊으로 닦으며 가던 길을 마저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케네이드는 끝까지 빈정거리는 것 같아서 레피온의 기분이 좋지 않았다.


-천만에요. 검사님처럼 침착하신 분이 하신 말씀이라면 당연히 믿어야죠.-


케네이드도 손에 묻은 피를 비단 손수건으로 닦으며 대답했다.





-=얽혀가는 사정=-


레피온은 서둘러 숲길을 간다. 저 멀리 높은 언덕 위의 천문대가 달 아래 보인다. 그러나 지형이 험해서인지 곧바로 갈 수 있는 길은 안 나오고, 최대한 가까운 방향으로 가려고 하지만 전혀 가까워지지 않는 느낌이라 점점 초조해진다.



케네이드도 눈을 감고 감각을 집중하고 있다. 레피온에게 묶어둔 뭔가를 통해 레피온의 상태가 아주 대략적으로 전해져오기 때문이다. 레피온이 이상하게 헤매고 있지만, 그 정도는 금화 한 닢어치도 안 되는 고생이다. 케네이드가 레피온에게 지불한 건 180닢이고 말이다.



둠캐스터들은 사냥개 고블린을 불러들이는 피리를 불었다.

둠캐스터들은 일정 이상으로는 들어가지지 않고, 조사도 성과가 없어 슬슬 인내심이 다해가던 참이다. 이제 사냥개 고블린들만 돌아오면 방법이 없었노라며 본대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두 방향'에서 사냥개 고블린이 돌아오지 않았다. 여기서 둠캐스터들에겐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사냥개 고블린은 둠캐스터들이 고블린을 특별히 육종해 만든 독특한 존재다.

만약 사냥개고블린의 모습이 -시체로라도- 인간들에게 발견되면 호기심 많은 인간들은 이 종에 대해 파헤치려고 할 것이다.


일단 모험가들이 달라붙을 것이고 -물론 그들은 흔적도 없이 제거당하겠지만- 그 자체로 골칫거리다.


만에 하나라도 인간들이 사냥개 고블린의 단서를 잡는데 성공한다면.... 사냥개 고블린을 만든 둠캐스터의 존재도 인간들에게 노출 되는 건 시간문제인 것이다.

이것이 첫 번째 문제다.


첫번째 문제만이라면 둠캐스터 정찰조의 지휘관은 대원을을 전부 흩어져 찾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정 반대의 지시를 내린다.


"정찰조. 비상사태다. 지금부터 우리의 임무를 잃어버린 사냥개 고블린의 회수와 목격자의 말살로 변경한다. 전원 예비 집결지로 모여라, 병력을 재편성하겠다."


두번째 문제는 돌아오지 않는 두 마리중 한 마리가 사냥개 고블린의 우두머리란 것이다.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가 2m 30㎝에 달하는 괴물로, 힘과 속도가 다른 개체보다 월등하고 지능도 높아 신호용 호각으로 상황을 알릴 수도 있다.


그런 괴물이 연락할 틈도 없이 사라졌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상상하기도 힘든 것이다.


지휘관의 명령에 어두운 숲속 곳곳에서 그림자들이 바람처럼 달려온다.

예비집결지에 둠캐스터 정찰대원이 모이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휘관은 숲속의 공터에 모여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병력을 살펴본다.

다들 대륙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실력자들이다. 하지만 너무 경보병 위주다.


사냥개 고블린의 대장의 숨통을 순식간에 끊을 상대라면 체급부터가 압도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대를 검으로 무장한 인원만으로 상대하는 건 무리 아닐까?


그렇다고 돌아가거나 증원을 기다릴 수는 없다.

기밀과 관련된 임무는 시간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끌수록 기밀이 노출되거나, 추적에 실패할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결국 실종 된 두마리의 사냥개 고블린 중, 작은 사냥개 고블린 쪽에는 겨우 뒤를 밟아 감시만 할 수준의 인원만 보내고, 우두머리에 사냥개 고블린이 사라진 쪽으로 거의 전원을 이끌고 가기로 했다.


인원으로 밀어붙이면 설령 상대가 드래곤일지라도 어떻게든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로 말이다.





"하하하, 이것 참..... 건틀릿 낀 고블린을 봤으니 다음엔 장화 신은 고양이나 발톱에 진주 낀 돼지라도 볼 줄 알았는데..."


발 하나를 무릎 위에 얹고 바위에 걸터앉아있던 케네이드에게 둠캐스터전사들이 찾아왔다.


"보기 드문 분들이, 상상도 못 한 모습으로 제 앞에 나타나시는군요!"


케네이드는 상대에 시선을 던진다. 깊게 눌러 쓴 후드 밑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콧방울과 턱선, 뽀얗다거나 창백한 정도가 아닌 순백의 피부.


"사악한 종족을 거느리고 있는 엘프 군단이라니."


둠캐스터 전사들은 이마가 꿰뚫려 있는, 신장 2m 30cm의 사냥개 고블린으로 시선을 옮겼다.


시선을 감지한 케네이드는 불편과 경계심을 감추지 못한 얼굴로 말한다.


"제가 오늘 금화를 180개나 지출했습니다. 매우 지출이 컸지요. 이 놈은 어차피 죽은 놈이니 저한테 뒤처리를 맡겨주시면 제 살림에 보탬이..."


싸늘한 전사들의 시선이 케네이드를 향했다.


길드나 관청에 신규 맹수의 보고는 돈이 된다. 크고 위험할수록 포상금도 커진다. 케네이드는 그걸 생각하고서 사체 처리를 해주겠단 제의를 한 것이다.


그러나 그걸 막기 위해 전사들은 왔다.

둠캐스터대장은 전사들 제일 뒤에서 사냥개 고블린 상처를 보고 있다가 안도한다.


사인은 분명 냉병기에 의한 상처다.

초인적인 실력이긴 하지만, 그런 것이라면 이쪽도 아주 많이 가지고 있다.

상대가 마족이긴 하지만 둠캐스터는 마족에 대한 지식이 가장 풍부한 세력 중 하나다. 딱히 두려워 할 것은 없다.


그렇게 승산을 계산하고 있는 둠캐스터전사들에게 케네이드가 쭈뼛쭈뼛 눈치를 보며 말을 한다.


"음.... 제가 조금 앞뒤 못 가리고 있는 건 아닌가 불안해지기 시작하네요.

이 상태일 때는 너무 기분파가 돼서 나중에 곤란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랍니다.

근데 지금도 딱 그런 때의 느낌이 들기 시작하고 있어요."


케네이드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구르면서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데 둠캐스터 전사들이 촤악 퍼지며 케네이드를 둘러싼다. 케네이드는 신기해 했다.


"와우, 도대체 방금 뭘로 신호를 준 겁니까? 저는 아무것도 감지하지 못했는데!"


그때까지도 그저 서서 사냥개 고블린의 시체만 쳐다보던 정찰대장의 입가가 씨익 웃는다. 용이라도 있을 줄 알았기에 '....걱정이 과했군.'이라며.





걸어가던 레피온은 멀지 않은 곳에서 소리를 들었다.


개 짖는 소리와 고블린의 끼기긱 거리는 울음소리를 적당히 섞은 듯한.... 뭔가 기묘한 소리였다.


하지만 개와 고블린의 중간쯤이라니 떠오르는 게 있다.

아까 레피온이 죽인 고블린은 마치 개처럼 네 발로 달렸기 때문이다.


그게 서로 대화하듯 두 방향 이상에서 들리며 다가온다. 레피온은 가던 길을 멈추고, 멀지 않은 습격에 대비해 방어에 유리한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레피온이 처음 사냥개 고블린을 잡을 땐 놀랄 틈도 없었다. 그냥 상황에 반응해 몸이 움직였을 뿐, 잡고 나서는 '우와,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란 기분까지 들었다.

공포를 느낄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아주 가까이에서 들리는 울음에, 자기한테 뛰어들던 사냥개고블린의 무서운 기세와 건틀릿에 가득 달린 살벌한 칼날만이 떠오른다.


그런 걸 자기가 어떻게 막았는지도 모르겠고, 그 비슷한 상황이 또 닥치면 막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러니 의지할만한 건 지형의 유리함이다.


나무와 돌을 타고 올라 커다란 바위 위로 오른다. 이 정도면 한 번에 뛰어오르기도 힘들겠고, 기어 올라오는 걸 칼로 치면 쉽게 맞설 수 있겠지 싶은 것이다.


레피온이 막 바위 위에 올라섰을 때 숲에서 나타난 사냥개 고블린은 세 마리였다.


그 흉흉히 빛나는 안광과 건틀릿의 검광에 레피온은 겁이 나서 케네이드를 불렀다.


"케네이드씨. 지금 돌아가고 싶다고 하면 도와주실 수 있나요?"


응답이 없다.


"케네이드씨!!?"


레피온이 낭패감을 느끼고 있을 때 가쁜 숨의 목소리가 들린다.


-듣고... 있습니다... 바로 이곳에.. 모셔드릴 수, 있지만은!-


케네이드가 갑자기 힘을 주는 순간 허리를 조여오는 감각에 레피온은 깜짝 놀라 자기 허리에 뭐가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역시 허리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


-장담하죠. 지금 여기로 오면 검사님은 죽습니다. 무슨 일이시든지, 당분간은 혼자 견디는 게 나을 겁니다. 상황이 괜찮아지면 제가 먼저 알려드릿...! ....드리겠습니다.-


케네이드의 말을 듣는 동안에도 3마리의 사냥개 고블린들이 레피온이 있는 바위를 에워쌌다.


레피온을 잡으려는 듯 뛰어오르려는 괴물들의 모습에 레피온은 칼을 뽑으며 위협하듯 좌우로 크게 둘렀다. 그런데 오른쪽으로 휘둘렀던 칼이 움직이질 않았다.


동시에 뒤에서 들리는 고대의 엘프어.


"그래, 이 정도겠군...."


돌아보니 언제 올라왔는지 어두운 옷을 입은 장신의 둠캐스터 전사가 레피온의 칼을 한 손으로 잡고 칼끝을 보고 있었다.


레피온은 내심 놀랐지만 상대는 적어도 사람처럼 보였고, 상대의 목소리는 메마르고 무감정할지언정 적의나 악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적어도 사냥개 고블린에 비교하면 도움을 청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를 품게 된 건... 레피온의 상황 판단이 나쁜 탓일까?


그는 여전히 레피온이 알아듣지 못하는 엘프어로 중얼거린다. 레피온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듯.


"사냥개 고블린의 등에 꿰뚫린 상처의 크기나 모양을 생각하면 이 정도 칼이겠지."


그는 정찰대가 잃어버린 두 마리의 사냥개 고블린 중 약한 쪽을 찾으라고 보내진 둠캐스터대원이었다. 사냥개 고블린 3마리도 추적을 위해 그에게 붙여진 것이다.


둠캐스터 전사는 한 손으로 레피온의 칼끝을 꼭 잡은 채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칼을 뽑으려 한다.


이 순간에도 레피온은 어처구니없는 고민을 했다.


'저 사람이 칼을 뽑아서 나를 공격하려는 게 맞을까? 혹시 다른 좋은 의도는 없을까?'


'저 사람이 날 공격하면 위험하니까, 우선 내가 칼을 놓고 안전거리를 벌린 다음에 어떻게 나를 공격하지 않고 좋게좋게 흘러가자고 이야길 해볼까?


아니면 다짜고짜 반격해야 하나? 반격하면 도움을 받기 힘들 텐데?'


둠캐스터전사는 인간 어린아이가 공포에 얼어 붙어있다고 보고 자신에게 내려진 임무를 생각해 봤다. 위험하게 직접 건드리지 말고 뒤를 쫓으며 감시하란 것이었다.


"감시는 무슨, 죽이면 되지."


귀찮은 듯 감정을 드러낸 말투에서 풍겨 나오는 나쁜 감각. 마치 귀찮은 파리를 후려치려는 느낌에 이제서 레피온은 깨달았다.


'살의다!'


다행히 레피온은 상대에의 적의가 분명한데 무기인 장검을 포기하면 미래가 없다는 정도는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럼 더는 고민할 게 없다.


레피온이 칼을 당기자 상대는 반사적으로 손에 힘을 주어 딸려가지 않게 했다. 레피온은 검을 당긴 반동으로 상대를 향해 달려든다.


딱히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

이 다음에 뭘 할지는 상대의 대응에 맡긴 채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비의 기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 쉽지 않은 탐색 21.03.17 31 0 12쪽
20 먼 도시에서 온 마법사 21.03.16 25 0 12쪽
19 칼한의 망령 21.03.15 26 0 11쪽
18 숲의 여왕 21.03.14 24 0 11쪽
17 잊을 수 없으니까 21.03.13 26 0 12쪽
16 의뢰종료 21.03.11 23 0 11쪽
15 제물의 때 21.03.10 27 0 12쪽
14 필사의 포옹을 나누고... 21.03.09 47 0 12쪽
13 협력하는 정탐꾼 21.03.08 31 0 12쪽
12 칼한제국의 결사대 21.03.07 48 0 11쪽
11 천문대가 있는 언덕 21.03.06 46 0 12쪽
10 칼한제국의 통치 21.03.05 84 0 11쪽
9 마수 글라운트 21.03.04 74 0 11쪽
8 800년 전의 만남 21.03.03 45 0 12쪽
7 꼬치로 꿰인 인연 21.03.02 67 0 13쪽
6 캐트시 21.03.01 74 0 12쪽
5 죽음의 문턱 21.02.28 109 0 12쪽
» 소년과 마족과 결사대 21.02.27 90 0 13쪽
3 사냥개 고블린 21.02.26 82 0 14쪽
2 마족 상인의 의뢰 +4 21.02.25 115 1 12쪽
1 쫓겨난 소년은 악마를 만났다 (표지+삽화) +2 21.02.24 181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